문학동네에서 '블랙펜클럽'이라는 장르문학 전문 시리즈를 만들면서 첫번째 작품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1992년에 나왔다지만 다행히 나는 못봤다.
미스터리로 시작해서 심리 서스펜스, 그리고 고딕적 분위기까지를 망라한다니 기대가 크다.
제목도 그렇고 작가가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이라니 그렇고 표지의 저 음침함이 나를 끌어당긴다.

로버트 해리스의 현대 역사 팩션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당신들의 조국>, <이니그마>가 2차대전을 배경으로 한다면 이 작품은 스탈린 체제의 구소련이 배경이다.
이데올로기의 광기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이 작품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듀나의 작품은 생각만 했지 읽지를 못했다.
한국적 SF라는 말에 끌린다.
어떤 작품들이 내 맘에 들지 한번 봐야겠다.
우리동네에서는 어떤 SF적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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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7-12-21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듀나의 작품은 해피 sf 1호에서 단편 정도만 접하였는데... 구입을 고민중입니다.

물만두 2007-12-21 18:55   좋아요 0 | URL
저는 읽다 말았는지, 읽었는지 기억이 도통 없네요.

BRINY 2007-12-25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라, 비밀의 계절 다시 나왔군요. 10년전에는 이해못했는데, 지금 다시 읽으면 이해가 갈라나. 그나저나 책이 어디 쑤셔박혀있는지..

물만두 2007-12-25 13:10   좋아요 0 | URL
오, 읽으셨군요.
저는 이제 읽을 참인데 어렵다니 걱정됩니다 ㅡㅡ;;;
 
살인의 역사 뫼비우스 서재
케이트 앳킨슨 지음, 임정희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작품 속에서 우리는 세 가지 사건을 따라가게 된다. 첫 번째 사건은 자고 일어났더니 어린아이가 감쪽같이 사라진 실종 사건이고, 두 번째 사건은 백주 대낮에 아버지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게 된 첫 날 이상한 남자에게 살해당한 딸의 사건이고, 세 번째 사건은 산후 우울증이었는지 갑자기 아이를 울게 만들었다고 남편을 살해한 여인의 사건이다.

이 사건들을 처음 독자들에게 사건 번호가 적혀 있는 파일을 나열하듯이 보여준다. 그 뒤 잭슨 브로디라는 전직 경찰관 출신이 이혼하고 딸을 가끔 만나는 탐정에게 그 사건들이 어떤 형태로 의뢰되는지를 이야기한다. 그와 동시에 잭슨의 사생활도 보여준다.

아버지의 임종으로 완벽한 해방을 맞은 아멜리아와 줄리아는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아버지의 책상 서랍에서 그 옛날, 세 살이라는 나이에서 더 이상의 아무 것도 알 수 없게 된 사랑스러웠던 동생 올리비아의 인형을 발견하고 경악한다. 그들은 잭슨에게 아버지가 범인이었는지, 동생은 어떻게 된 것인지 아직 종결되지 못하고 이제는 그들 자매 이외에 기억하는 이도 드물어진 사건을 다시금 파헤치게 만든다.

테오는 결코 딸 로라를 잊을 수가 없어서 로라를 죽인 남자를 찾아달라고 잭슨에게 의뢰한다. 그에게는 단서가 거의 없었다. 단지 범인이 입고 있었던 옷만 알뿐이다. 그는 어쩌면 딸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면서 그저 딸이 아이처럼 사랑스러운 존재라고만 믿었던 아버지였을지 모른다. 잭슨이 알아내야 할 것은 범인 찾기보다는 그쪽이 더 쉬울 것 같았다.

언니가 유명한 도끼 살인마라는 낙인을 달고도 이름을 바꾸지 않은 셜리는 언니가 자신에게 맡긴 딸 탄야를 찾아달라고 잭슨을 찾아온다. 하지만 잭슨은 그 의뢰를 맡고 싶지 않다. 그녀의 눈동자가 말할 때 오른쪽으로 올라갔기 때문이다. 그건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잭슨은 탄야를 찾아야 하는 건지 셜리의 거짓말을 알아내야 하는 건지 이 건은 흐지부지된다.

이런 잭슨에게 의뢰하고 잭슨이 찾아내는 성과와 상관없이 사건은 시작과 끝은 잭슨이 참여하든 안하든 모두 알려준다. 하지만 그건 독자에게 알려주는 것이지 비밀은 비밀인 채 더 묻히는 경우가 많고 해결이 됐는지 안됐는지 알 길이 없이 끝나기도 해서 기존의 추리소설과는 많이 다른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모두 하나의 사실이다. 사랑을 받은 아이이건,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이건 여자들에게 세상은 너무도 위험한 곳이라는 것이다. 가족도, 학교도, 이웃도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피해자가 된 여자들, 아직 살날이 너무도 많아 보이는 아이들에게는, 또한 가해자가 되어 버린 여성에게도. 그들의 순진함과 순수함, 그리고 세상에 대한 오만과 무지만큼 아니 그보다 더 세상은 무섭고 그래서 딸을 가진 아버지인 잭슨은 이제 여덟 살인 딸을 걱정하고만 있다. 그의 누나가 어린 나이에 살해당했던 것 때문에 그는 희생자 가족에게 공감하는 것이다.

작품은 과거에서 시작해서 현재에 도달한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몇 십 년 혹은 몇 년이 아닌 하루 또는 몇 시간을 현재에서 과거로, 다시 과거에서 현재로 인물들의 관점을 달리해서 교묘하게 짜 맞출 수 있도록 쓰고 있다. 하나의 작은 사건이 잭슨에게 갔다가 다시 아멜리아에게로 오는 그런 일들 속에서 인물들의 심리 묘사를 극대화하고 있다. 사건 자체만을 다루고자 했다면 그 나름대로 괜찮은 추리소설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작가가 다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다. 그것을 캐롤라인의 등장에서 알 수 있고 부랑아 릴리-로즈에서도 알 수 있다.

작가의 이 작품은 범죄의 고발과 살인자를 찾아내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진실을 알아내는 데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작품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 희생자의 가족이 오랜 세월 가족의 실종과 살해의 피해자 또는 가해자였기에 안고 있어야만 했던 슬픔과 괴로움에 대한 치유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도 범죄자를 찾아내는 것과 진실을 밝혀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과 자신의 딸을 걱정하는 생생한 느낌을 전달하는 잭슨의 모습이 이 작품을 높이 평가하게 만들고 있다. 서스펜스 스릴러 반전 미스터리도 좋지만 잔잔한 여운 속에 다른 시각으로 미스터리를 바라보게 만든 것이 이 작품을 ‘범죄소설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한 원동력이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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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7-12-20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제목에서부터 확 끌리는군요. 기억하고 있겠슴다!^^

물만두 2007-12-20 11:29   좋아요 0 | URL
넵. 추리소설로써 보다는 그 이면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니 보시기 그렇게 나쁘지 않을겁니다^^

보석 2007-12-20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물만두님 리뷰가 출판사 책소개보다 더 재미있어요..ㅜ_ㅜ

물만두 2007-12-20 15:52   좋아요 0 | URL
캄사합니당^^

모딘 2007-12-20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거의 물만두님 스토커 수준이 되어가네요. 이번에도 낚였습니다. 저 책임지세요.

보석 2007-12-20 18:00   좋아요 0 | URL
물만두님 저도 같이 책임져주세요.ㅡ_-

물만두 2007-12-20 18:52   좋아요 0 | URL
님들 아깝습니다.
허경영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면 책임질 수 있었는데요.
정말 안타까워요=3=3=3
 
2007년 결산 특집 알라딘 서재 기네스 - 1부 서재/알라디너편

1. 올해 알라딘 서재에서 작성된 글 수

마이리뷰 94721편 / 밑줄긋기 2434편 / 포토리뷰 1012편 / 구매자40자평 10951편
마이페이퍼 42103편 / 마이리스트 43283편 / 댓글 252003개

2. 올 한 해에 방문자 수가 제일 많은 서재

- 로쟈님의 로쟈의 저공비행 : 65089
- 마라토너님의 서재 : 60072
- 보슬비님의 하늘을 읽다... : 34553
- 하이드님의 litte miss coffee : 29724
- 물만두님의 만두의 추리 책방 : 28165
- 대전복수동정지윤님의 순리를 따라 바른 길을 가고자... : 25970
- 마노아님의 비우고 채우기 : 25141
- 아프락사스님의 자유를 찾아서 : 24151
- 이매지님의 Baker street 2218 : 154449

4. 문학 분야에 가장 많은 마이리뷰를 쓴 알라디너

- 아델라이드님 : 328편
- 태극취호님 : 278편
- 물만두님 : 208편
- 폴리아나님 : 204편
- 쥬베이님 : 179편
- 플로라님 : 162편
- 학진사랑님 : 157편
- 보슬비님 : 156편
- 대전복수동정지윤님 : 156편
- 푸른하늘님 : 133편

12. 가장 많은 방명록을 받은 서재

- 체셔고양2님 : 193편
- 다락방님 : 141편
- 혜경님 : 137편
- 마태우스님 : 122편
- 水巖님 : 122편
- 아프락사스님 : 94편
- 물만두님 : 90편
- 향기로운님 : 84편
- 네꼬님 : 82편
- 홍수맘님 : 79편

14. 가장 많은 댓글을 단 알라디너

- 체셔고양2님 : 7949편
- 아프락사스님 : 7370편
- 혜경님 : 7261편
- 마노아님 : 6963편
- Mephistopheles님 : 5921편
- 물만두님 : 5410편
- 홍수맘님 : 4716편
- L-SHIN님 : 4663편
- 무스탕님 : 4315편
- 향기로운님 : 4231편

15.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서재

- 마노아님의 비우고 채우기 : 6542개
- 아프락사스님의 자유를 찾아서 : 6164개
- 혜경님의 처녀자리의 책방 : 6132개
- Mephistopheles님의 perfect stranger : 5673개
- 물만두의 만두의 추리책방: 4583개
- L-SHIN님의 L-SHIN : 3750개
- 로쟈님의 로쟈의 저공비행 : 3674개
- 정아무개님의 서재 : 3516개
- 이매지님의 Baker street 221B : 3469개
- 홍수맘님의 생선가게 홍수네 : 3354개

16. 올 한 해에 즐겨찾기 많이 된 서재

- 로쟈님의 로쟈의 저공비행 : 578
- 바람구두님의 바람소리 쓸쓸한, 風簫軒 : 219
- 물만두님의 만두의 추리책방 : 189
- 체셔고양2님의 그대도 아직 내가 그리운가요... : 189
- 아프락사스님의 자유를 찾아서 : 188
- 마태우스님의 처음처럼이 있는 서재: 168
- 혜경님의 처녀자리의 책방 : 164
- 나귀님의 나귀: 162
- 하이드님의 little miss coffee : 155
- 딸기님의 텅빈 책꽂이 : 141

흠... 댓글을 그래도 많이 달았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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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12-19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보다 저조하셨어요. 작년에 1위 하셨잖아요~ 내년엔 건강한 마실을 기원해요. 유훗~!

물만두 2007-12-19 18:34   좋아요 0 | URL
작년에 1등한 건 댓글달린 리뷰부분이었는데 그게 이주의 마이리뷰 당선 덕분이었죠^^:;;

미미달 2007-12-19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뭐. 어케 된게 전 하나도 없나요. -_- ㅋㅋ

물만두 2007-12-19 20:05   좋아요 0 | URL
먼글 트랙백했으니 찾아보세요^^';;;

비로그인 2007-12-19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이런 것도 하는구나. 내 이름이 두번이나 올랐네.ㅋㅋ

물만두 2007-12-19 20:05   좋아요 0 | URL
축하드려요^^

어릿광대 2007-12-19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경스럽습니다... 대체 이게 몇 군데에요?? 역시 만두님이란 생각밖에 안 드내요.^^

물만두 2007-12-19 21:54   좋아요 0 | URL
16군데 중 6곳에 들었는데 무슨 말씀을요^^:;;

순오기 2007-12-19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해요~~~~~축하합니다!
알라딘 생활 이제 6개월 돼 가나~~ 놀라움의 연속! ^^

물만두 2007-12-19 21:55   좋아요 0 | URL
제가 질보다는 양이걸랑요^^
연식도 좀 됐구요~

바람돌이 2007-12-20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만두님!
한동안 뜸했었는데 건강하시죠? 전 요즘은 추리소설이 조금 뜸한지라 만두님의 기대에 부응을 못하고 있답니다. ㅠ.ㅠ

물만두 2007-12-20 10:59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방가방가^^
그냥저냥 합니다~
이런... 옥상이 마이 춥습니다.
빡쎄게 남은 날들 읽으시기 바랍니다~^^

Koni 2007-12-20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축하해요! 역시 물만두님이세요.^-^

물만두 2007-12-20 11:0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조선인 2007-12-20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물만두님 최고. 그런데 댓글 달리기 무심해진 거 맞아요. 저도 마찬가지지만. ㅋㅋ

물만두 2007-12-20 11:00   좋아요 0 | URL
그죠. 그런데도 제가 순위에 있다는게 신기합니다^^ㅋㅋ

보석 2007-12-20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오..멋집니다.+_+

물만두 2007-12-20 11:0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실비 2007-12-20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만두님 어디에나 다 포함되시는군요
저도 만두님처럼 열심히 해야하는데
올해 그러질 못해서.
내년에는 분발해야겠어요.+_+

물만두 2007-12-20 14:15   좋아요 0 | URL
16곳중 6곳입니다^^;;;

유망주 2007-12-20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ㅎㅎ

물만두 2007-12-21 10:1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BRINY 2007-12-21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서재가 내용면에선 가장 알차고 믿음이 간답니다.

물만두 2007-12-21 10:51   좋아요 0 | URL
브라이니님 흑~ 이런 과찬을 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처녀들, 자살하다 민음사 모던 클래식 65
제프리 유제니디스 지음, 이화연 옮김 / 민음사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집안에 딸이 다섯이 있다. 그런데 그 딸들이 모두 십대에 자살을 한다. 그것도 일 년이라는 기간을 두고 막내가 먼저, 일 년 후 네 명의 딸들이 자살을 하고 살아남은 마지막 딸이 다시 자살을 해서 모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어떻게 보면 잔인한 이야기를 화자인 소년과 친구들이 그들의 자살 전에서부터 그들이 왜 자살을 했는지 알기 위해 조사를 하는 나이가 든 뒤인 지금까지를 담아내고 있다.

무엇이 이들을 자살하게 만들었을까 에 대해서는 아무도 밝혀내지 못한다. 살아서 주목받지 못한 아이들이 죽어서 주목받게 되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며 이들은 얼떨떨해하지만 분개하지도 않는다. 그들의 마음은 소녀들로 인해 뜨겁게 달아오른 듯 보여 지지만 사실 미지근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고 담담하게 사실만을 쓰고 있다.

그 집에 대한 묘사, 학교에서의 묘사, 마을에 대한 묘사가 오히려 소녀들의 내면에 대한 표현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세밀하게 등장하고 소년들의 눈과 어른이 된 눈으로 바라보는 하나의 사건을 자신들의 성장통처럼 여겨지게 만들어 소녀들의 자살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소년에서 어른이 되는 과정이 마치 수많은 하루살이가 살다 죽고 다시 계절이 돌아오면 다시 찾아와 온 마을을 뒤덮는 것처럼 그런 일련의 인간이 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도 느껴졌다. 그들은 그렇게 그녀들의 자살과 함께 성장하고 그 자살의 실체를 조사하며 아직도 자라는 현재진행중이기 때문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그녀들은 왜 그렇게 어린 나이에 자살을 선택한 것일까? 자살이라고 하기보다는 한 집안의 한순간의 몰락으로 그려지는 모습은 마치 한 세대의 실패, 한 나라의 추락, 하나의 문명의 붕괴를 나타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들의 자살이기 때문이다. 여자들, 처녀들의 사라짐은, 자발적 사라짐은 인간의 종말과 맞닿아 있다. 말하자면 크게 보면 인류의 멸망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 원인을 찾아 나서는 이들이 소년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위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작가는 소녀들의 자살과 그 집안의 붕괴, 이웃들의 시선과 소년들의 조사를 약간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만들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든 그것은 읽는 독자의 몫이라는 듯이. 하지만 책을 덮은 뒤에도 마지막에 어떤 말을 했던 간에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왜 그 아이들은 자살을 한 것일까? 그렇게 산다는 것에 어떤 미련도, 희망도 없었을까? 언제나 늦은 뒤에 이웃은 손길을 뻗다가 만다. 친구들의 눈물도, 자책도 뒤 늦게 찾아온다. 소년들이 소녀들의 자살을 통해 알고자 한 것은 정말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그것은 자신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려는 것은 아니었을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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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7-12-19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읽고 나서도 저는 이 책이 무슨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미들 섹스』쪽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구요. 그런데 물만두님의 리뷰를 보니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어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게 명확하게 이해되지는 않는 작품이었어요.

물만두 2007-12-19 18:39   좋아요 0 | URL
저도 처음에는 왜 자살했을까를 이야기해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서 화자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왜 이런 시도를 할까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도 저 또한 잘 모르겠더군요.

Apple 2007-12-20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는 영화로 봤는데,(버진 수어사이드) 영화로봐도 잘 모르겠었다는..=_=;
그래서 이 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읽었는데도 잘 모르겠을것같네요...사야하나 말아야하나...음...

물만두 2007-12-20 10:57   좋아요 0 | URL
저도 좀 그래서 뭐냐? 뭐 이런 기분이었습니다.

보석 2007-12-20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론이 애매한 책을 싫어요; 답답하잖아요.

물만두 2007-12-20 10:58   좋아요 0 | URL
무지 답답합니다.

딸기 2007-12-21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낙 책 취향이 다르니 제가 이 책을 읽을리는 없겠지만,
언니가 리뷰에서 소개한 내용으로 보면-- 정말 잔혹한 책이로군요!
그런데 넘 흥미진진해요... 어렵기도 하고요.

물만두 2007-12-22 10:33   좋아요 0 | URL
잔혹하게 보여야 하는데 너무 덤덤하게 써서 그렇게 느껴지지 않아요.
단지 이유가 궁금하게 썼는데 이유를 안 밝혔더라구요.
 

19세기 말 유럽,
화가, 비평가, 화상 등 예술 세계에 몸담은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담은 소설.
또 다시 화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사건에 빠질 수 있는 작품이 등장했다.
이언 피어스의 그림을 소재로 한 작품은 좀 그렇지만 그래도 작가 이름이 작품에 끌리게 한다.

인간 심연에 자리하는 '악의'를 날카롭게 파헤친 장편소설로, 하나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서로 다른 감정을 서늘하게 묘사.
한 여인의 살인 사건이 그 주변인에게 주는 공포감을 우선적으로 다룬 색다른 작품같이 생각된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읽기 좋다고 한다.
한나 스웬슨 시리즈는 언제 읽어도 좋은데 크리스마스에 사건이 일어나는 모양이다.
한나가 크리스마스시즌에 출간할 요리책 시연회겸 크리스마스 포트락 파티가 열리던 날
사건이 벌어진다.
사건보다 드디어 한나가 요리책을 낸다고 하니 더 관심이 간다.
오~ 이 작품에는 더 많은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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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7-12-18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들은 모두 살벌한 분위기를 자아내게 하는군요. ^*^

물만두 2007-12-18 14:03   좋아요 0 | URL
제가 보는 책들치곤 약합니다^^;;;

한솔로 2007-12-18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은 소개글에도 나와 있지만 각신문잡지사 서평 담당자가 뽑은 책 1위로 8표를 받아 역대 최다 투표작이라고 하더군요.

물만두 2007-12-18 18:49   좋아요 0 | URL
이 작가의 캐러멜 팝콘은 그랬는데 더 기대되요.

Mephistopheles 2007-12-18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책이 심히 땡깁니다..이유는 왜일가요.^^

물만두 2007-12-19 10:55   좋아요 0 | URL
닉네임 후보로 땡기시나요^^

BRINY 2007-12-21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나 스웬슨 시리즈는 제 예상을 깨고 계속 나오네요. 그런데, 전 일회용처럼 느껴져서 더 이상 사보고 싶지는 않네요.

물만두 2007-12-21 10:53   좋아요 0 | URL
그래도 전 시리즈라 계속 나와줘서 좋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