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사람들에게, 물론 가까운 사람들에게 만두님 얘기를 합니다.
내가 책사는 곳에 님이 계셨다는 것.
책 구경 하다보면 늘 님의 글이 있었다는 것.
어떻게 늘 님의 글이 있을 수 있을까 의구했다는 것.
나는 그렇게 좋아하는 책을 읽고 싶어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데
님은 쉬지도 않고 읽어 글을 남기고 있는 모습에 괜시리 질투가 났었다는 것.
그래서 샘이난 난 님과 그 주변인들의 소통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것.
어느 날 님의 부고를 알리는 글을 제목으로 보았고
나는 문학인들의 반어법 따위로 생각하고 하릴 없이 제목을 눌렀다는 것.
아마도 장르문학에서 순수문학으로 전공을 바꾸었겠거니 짐작했다는 것.
그런데 그것은 반어도 뭐도 아닌 사실 그대로의 부고 소식이었다는 것.
아... 서른두살먹고 쪽팔리게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내가 알던 물만두님은 물만두님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내가 만든 모형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제는 쪽팔릴대로 쪽팔리지만 하소연 할곳도
없네요.
요즘 만두님 덕분에 책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제1회 물만두 추리 리뷰대회에 글 올리려고 2,3일에 한권씩 소화하고 있습니다.
평소엔 간단하게 남겼던 리뷰를 가능한한 늘여 놓습니다.
책 읽을 시간 없다는 건 다 핑계였고, 내가 알던 님은 님이 아닌 제 시기가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였다는 사실을 리뷰를 올릴때마다 생각하게 됩니다.
미안하고 쪽팔려서 가능한한 물만두님 마음에 들 수 있도록 열심히 리뷰 쓰고 있습니다.
옹졸한채 닫혀 있던 제 마음이 소통의 길이 끊긴 뒤에야 비로소 열려 버렸습니다.
퍽이나 게으르고 나태한 인간인가 봅니다 저는.
그러하면서 자신의 허물은 보지 못하고 남탓 너탓만 하고 살고 있었던건가 회의하게 됩니다.
이제는 님의 댓글을 기대하지 못함에도 혹여 달릴 수 있다면
무어라 답해줄까... 궁금해집니다. 미안해요...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