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 사막의 망자들,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5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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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매커보이가 돌아왔다. <시인>의 사건도 지난 지 한 참 되었고 젊음과 영광을 뒤로 한 채 정리 해고 통보를 받는 처지가 되어서 말이다. 그는 2주동안 그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젊은 기자 안젤라에게 인수인계를 하는 일만 남겨뒀지만 마지막으로 그가 쓴 사건에서 한 건 하고 나가기로 한다. 16살 흑인 갱단 소년이 백인 여자를 성폭행하고 살인한 죄로 잡힌 사건이다. 그는 처음 그의 유죄를 의심하지 않지만 사건을 조사하던 중 그가 무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은 그의 자리를 차지할 안젤라가 비슷한 유형의 사건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트렁크머더닷컴이라는 사이트도 있고. 두 사건 모두 시체가 트렁크에서 발견되었다. 이제 잭은 그 또 다른 사건을 알아보러 라스베이거스로 떠난다. 

작품은 잭 매커보이가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한편에서 범죄자가 잭을 이미 알고 뒤따라서 제거하려는 모습도 함께 보여준다. 범인은 빅 브라더처럼 잭을 감시하고 통제하고 그를 유인하고 자기 생각대로 행동하게끔 조종한다. 현대인을 사회로부터 고립, 단절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현대인이 가장 잘 사용하는 것의 통로를 막는 일이다. 바로 인터넷, 신용카드, 휴대전화, 통장의 잔고다. 인터넷으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하는 현대인에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 내 비밀번호가 나도 모르게 바뀐다는 건 거의 완벽한 거세다. 여기에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못하고 휴대전화가 끊기고 신용카드를 다시 개설해도 통장에 돈이 없다면 그는 사회에서 아웃되는 것이다. 작품은 범죄의 무서움과 함께 이제 현대인이 더 좋은 세상에 살고 있는게, 더 발전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준다. 

그런 자신의 고립이 누군가에 의해 고의적으로 일어난 일인지 자신에게 닥치면 알기 어렵다. 잭은 그저 짜증을 내며 평범한 사람들이 보일 반응을 보이지만 FBI 요원 레이첼은 전화 통화로 그의 위험을 깨닫고 그를 구하러 달려온다. 그러면서 다시 이들의 활약이 전개되는 모습은 독자에게 묘한 설렘과 기대감을 안겨준다. 잭은 <시인>사건 이후 십 몇년 만에 레이첼을 만나 다시 그녀와 함께 사건을 해결한다. 역시 잭과 레이첼은 환상의 짝꿍이 아니었나 싶다. 단 한방의 총알에 치명상을 입어 다른 사랑을 할 수 없게 된다는 단발이론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궁금해진다.  

누구나 인터넷을 한다. 블로그는 이제 또 다른 나다. 모든 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일을 하고 취미 생활을 한다. 지금도 심심찮게 인터넷업체에서 발생하는 고객명단 유출사고니 해커의 침입, 바이러스 공격 등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채팅을 통해 나쁜 짓을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니 여기에 등장하는 허수아비처럼 완벽하게 희생자를 인터넷으로 찾고 자신의 죄를 뒤집어 쓰게 만들어 꼬리가 잡히지 않는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다. 그가 저지른 연쇄살인보다 누구든 쉽게 노출되어있다는 상황이 현실적으로 느껴져 읽는 내내 더 무서웠다.  

다 읽고나면 또 다시 알면서도 역시 마이클 코넬리라고 감탄하게 된다. 그는 여러 인물들로 시리즈를 쓰는데 시리즈마다 미묘한 차이를 드러내 차별화를 하고 있다. 잭 매커보이 시리즈는 신문기자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사건속에 사회가 알려줘야 하는 문제점을 이야기한다. 비단 범죄자가 저지른 일들의 문제뿐 아니라 그들의 어린 시절까지 아우르며 누가 허수아비를 만들었나 고민하게 만든다. 또한 매스컴과 언론의 역할의 중요성과 이중적 모습까지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 이유로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을 모든 이들이 단순한 크라임 스릴러 이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크라임 스릴러의 제왕다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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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ydevil 2010-03-23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물만두 2010-03-24 11:11   좋아요 0 | URL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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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 The Gorgon's Look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0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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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동명의 탐정 노리즈키 린타로가 등장하는 엘러리 퀸과 같은 형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추리소설가이자 탐정으로 등장하는 노리즈키 린타로와 경시로 등장하는 그의 아버지, 그리고 그가 의뢰받는 사건을 파헤치고 아버지의 도움을 받거나 부자가 공조하는 형식이다. 다른 점이라면 엘러리 퀸과는 달리 노리즈키 린타로는 아버지에게 무척 혼만 나는, 쓸데없이 사건에 끼어들어 사건만 복잡하게 만든다고 야단맞는 캐릭터라는 점이랄까. 아무튼 엘러리 퀸의 작품을 보는 것 같아 좋았다. 

우연히 후배의 사진전에서 린타로는 조각가 가와시마 이사쿠의 동생과 딸을 만나는데 이야기도중 가와시마 이사쿠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결국 그의 장례식에 참석하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여러 사람들에게 이상한 소문들을 듣게 되는데 가와시마 이사쿠와 이혼한 전처의 이야기와 그 전처가 여동생의 남편과 재혼했다는 이야기, 자기 딸도 만나지 않는다는 이야기와 형제 사이도 나빴다는 이야기, 그리고 딸이 이상한 사진작가에게 시달렸다는 이야기 등등을 듣게 된다. 하지만 그가 거기서 가와시마 아쓰시에게 의뢰받은 사건은 형의 유작인 석고상에서 누가 머리를 잘라간 사건이었다. 이에 그들은 딸 에치카를 괴롭히던 사진작가를 의심하고 행방을 조사하는데 이번에는 에치카가 실종되고 만다. 

작가는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사건을 전개시키고 그 사건 속에 또 다른 사건이 위화감없이 스며들도록 짜임새있는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본격추리소설이 추구하는 '누가 범인인가?',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나?', '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나?'를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 탐정이 마치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인냥 행동하게 하지 않고 경찰 또한 진지한 수사와 그 수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때 범인을 잡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린타로의 후회와 노리즈키 경시의 현실적인 면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그것으로 작품은 긴장감과 함께 허구임에도 현실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조각이라는 소재를 통해 조각가의 근원적 욕망에 대해 짧게 설명하는 것으로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조각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는 동시에 인간이 가진 모든 비극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있다. 범죄는 그렇게 생겨나는 것이므로. 소유할 수 없는 것을 소유하고자하는 인간의 욕심, 비틀리고 이기적인 불신과 자기 과시욕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인간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의 덧없음을 알려준다. 인간의 명예라는 것이 인간의 목숨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인간의 목숨을 나아가 하찮게 여기는 일 자체가 인간에게는 명예가 없다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작품이다. 

조사를 위해 발로 뛰고 머리로 생각하는 두가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노리즈키 린타로는 하드보일드 탐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락의자형 탐정도 아니다. 딱 엘러리 퀸스러운 탐정이고 작품 내용도 엘러리 퀸의 작품을 연상시키게 만든다. 그러면서 일본적인 것으로 알맞게 받아들인 것, 그 자연스러움이 부럽고 놀랍다. 너무도 의미심장한 제목이자 무시무시한 암시가 담겨있는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는 다 읽고나면 아, 하는 감탄사로  바뀌게 된다. 마지막까지 내막을 양파처럼 까고 또 까서 보게 만드는 에필로그에서조차 마지막 의문을 이야기하는 신본격추리소설의 절대고수가 아닌가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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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8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18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pjy 2010-03-18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러리 퀸을 별루 안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리뷰를 보니 괜히 끌리네요,,또 장바니구만 무거워집니다^^;

물만두 2010-03-18 21:02   좋아요 0 | URL
엘러리 퀸을 안좋아하셔도 이 작품은 좋으실겁니다.

비로그인 2010-03-18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무서워요. ㅎㅎ

만두님, 감기때문에 고생하셨군요.. 참 더디게 더디게지만 봄이 오긴 오겠지요? 얼른 싹 나으시기를..

물만두 2010-03-18 21:49   좋아요 0 | URL
좀 그렇죠^;;;
감사합니다. 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그장소] 2013-08-03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각,특히 석고부분은 참, 오래두고 보면서도 애정이 안갔는데..
이 책보며 오래된 석고상의 감촉이 그대로 살아나더라는..^^
이제야..정말..살결스러운 느낌이..난다랄까요!!
작가의 필력~만족스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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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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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엄마에게 아주 옛날 은혜를 입은 사람이 자신의 전재산을 남기고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지금 이 작품 안에서 그런 비현실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 유산은 무려 5억엔. 좋아해야 하는데 막상 그렇지도 않다. 아빠는 엄마와 유산을 남긴 남자 사이를 의심하다가 자신이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의 잘못도 인정하지 않고 집을 나가버리고 중학생인 아들은 자신이 누구 아들인지까지 의심하기에 이른다. 이제 이 어린 아들과 그의 친구가 탐정이 되어 엄마의 지난 시절 그 남자와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려 하는데 사건은 그렇게 간단하게 끝나지 않는다. 

5억엔이 생겼다고 마치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처럼 외부에서 괴롭히고 이웃들은 그런 자신의 평범했던 이웃을 더 이상 이웃으로 여기지 않는다. 아들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남편은 회사에서 아내의 과거에 대한 추측으로 쑥덕거림에 시달린다. 이들에게 5억엔은 돈이 아니라 짐일뿐이다. 하지만 거절할 수도 없는 짐이다. 이런 단순한 사람들의 심리를 미야베 미유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어린 아들의 눈을 통해서 어른들의 변하는 심리를 바라보게 하며 그 사실들을 심플하고 쿨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마지막의 반전은 조금 허무함을 준다. 뭐, 그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하면 또 그런대로 이해하게도 되지만 재미가 반감되는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여기에 극적인 요소도 별로 없고, 소년 탐정들이 등장해서 그런가 마치 소년의 성장통을 보는 느낌이 더 강했다. 미스터리보다는. 책을 덮은 뒤 내가 처음 생각한 것이 '미미여사는 왜 이 작품을 썼을까?'였다. 가족에 대한 이해에 관한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는 미야베 미유키다운 소재였지만 내용의 전개는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소년 탐정이 등장한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본다면 볼만한 작품이다. 미야베 미유키라는 기대를 하지않고 재미있는 추리소설을 읽고자 한다면 그러내로 만족감을 줄 수 있다. 그나저나 대가의 모든 작품이 기대만큼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미야베 미유키때문에 오늘 밤은 잠들 수 없을 것 같다. 조금 아쉬운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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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10-03-15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제 <메롱>을 읽고 역시 미미여사야 했는데....이책은 그냥 건너 뛰어야겠네요. 실망하긴 싫어요.ㅎㅎ

물만두 2010-03-15 15:44   좋아요 0 | URL
저도 메롱 볼걸 후회되요 ㅜ.ㅜ

세실 2010-03-15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잘 지내시지요.
오늘은 만두님 생각이 많이 나네요.
요즘 만두님 유머를 볼 수 없어 많이 아쉬워요.
가족 분 모두 잘 계시지요?

물만두 2010-03-17 10:46   좋아요 0 | URL
세실님 방가요^^
가족들은 잘 있고 저는 감기 끛이라 아직 좀 그래요.
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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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홈즈걸 3 : 사인회 편 - 완결 명탐정 홈즈걸 3
오사키 고즈에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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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핑핑 돌아가는 디지털 시대에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더 아날로그를 꿈꾸게 된다. 우리의 아날로그적 추억, 느림의 아름다움, 속도가 아닌 기다림으로 살아가던 그런 것들 말이다. 여기에는 서점도 포함된다. 컴퓨터만 켜면 인터넷 서점이 있고 주문 버튼만 누르면 집앞까지 배송이 되는데 굳이 다리 품 팔며 서점갈 이유가 없어졌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서점에 간다. 

책을 천천히 고르는 맛에,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여유로움을 누리기 위해, 친구와 잡담하며 공통 관심사를 주고받기 위해서 말이다. 이런 이들이 있기에 서점에서는 소소한 일들이 일어나고 세후도 서점에서는 교코와 다에가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는 것이다. 그것이 아주 단순한 일이거나, 누군가 협박을 당하는 일이라해도 말이다. 서점 일에는 어눌해도 머리는 좋아 탐정 일에 제격인 아르바이트생 다에와 서점 직원으로 사건을 지나치지 못하는 교코 콤비는 이렇게 마지막까지 함께 한다. 

<이상한 주문>은 책을 주문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면 주문하지 않았다는 황당한 답을 듣게 되면서 그 사연을 풀어가는 내용이다. <너와 이야기하는 영원>은 초등학생이 서점 견학을 와서 이상한 행동을 보이면서 그 학생에게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되는 이야기다. <가나모리 군의 고백>은 사랑에 빠진 서점 직원 가나모리군의 이야기속에서 가나모리군의 사랑을 지켜주려는 이야기다. <사인회는 어떠세요?>는 스토커를 잡기 위해 사인회를 하는 추리소설가와 그 스토커를 잡는 다에의 이야기다. <염소 씨가 잃어버린 물건>은 편지를 잃어버린 고객의 편지 찾기를 내용으로 지금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간직해야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는 기억이다. 안좋은 것도 좋게 기억하고 추억을 공유하고 작은 것도 나누는 정에 대한 그리움이다. 그것을 작품들마다 잘 담아내고 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아이와 우정이란 무엇인가 되돌아보게 하는 숙연함과 스쳐지나가는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명탐정 홈즈걸 시리즈의 평범함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책을 읽고 있는 내내 '아날로그지만 괜찮아.'라고 하는 것 같아 기분 좋아졌다. 나이가 들면 살아갈 날들보다 산 날들에 대한 아련함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3편이 마지막이라서 아쉽다. 그동안 서점 나들이 잘하게 해줘서 고마웠다. 아듀, 명탐정 홈즈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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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03-10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이구료. 그동안 왜 그리 안 보였소?
다시보니 반갑네.^^

물만두 2010-03-10 12:11   좋아요 0 | URL
감기걸렸어요 ㅜ.ㅜ
지금도 약먹어요 ㅜ.ㅜ
좀 나아서 들어와서 글 올립니다. 언제 못들어올지 몰라서요.
감기가 아주 지독해요 ㅜ.ㅜ

stella.K 2010-03-10 12:20   좋아요 0 | URL
앗, 이런...이제야 들어 온 걸 보면
아주 심했나 보네. 몸조리 잘해요.^^

물만두 2010-03-10 14:56   좋아요 0 | URL
네.

무해한모리군 2010-03-10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감기에 걸리셨군요.
건강하세요 만두님
저도 이 시리즈와 이별이라 아쉬웠습니다.
요즘은 단골을 소중히 해주는 작은 상점들이 없어져서 너무 아쉬워요.

물만두 2010-03-10 14:57   좋아요 0 | URL
저는 감기땜시 읽다 말다 몇주가 걸려서 그게 더 아쉬웠어요 ㅜ.ㅜ

무스탕 2010-03-10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월이 눈이오니 만두님도 같이 오셨네요 ^^
감기 어여 떨쳐 버리시고 봄맞을 준비 하셔야지요 :)
오랜만이라 더욱 반가워요~~~~

물만두 2010-03-10 14:57   좋아요 0 | URL
그래야 하는데 독하게 안떨어지네요 ㅜ.ㅜ

카스피 2010-03-10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 조심하세요.그리고 좋은 리뷰 많이 올려주시구요^^

물만두 2010-03-18 10:4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댓글이 많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ㅜ.ㅜ

울보 2010-03-10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많이 아프셨나보네요,
만두님 감기 뚝떨어지기를,,
아프지 마세요,
알라딘에 오면 만두님이 계셔야 하잖아요,,ㅎㅎ

물만두 2010-03-18 10:5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거의 다 낫는데 정신이 좀 없네요.
댓글 늦게 달아 죄송합니다 ㅜ.ㅜ

BRINY 2010-04-2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권만큼 신선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재미있게 읽은 3권이었어요.
요즘 날씨가 하 수상하니, 만두님도 건강이 안좋으셨군요..

물만두 2010-04-27 09:59   좋아요 0 | URL
네. 볼만했습니다.
감기는 다 낫구요. 몸 사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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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기억들 Medusa Collection 4
토머스 H. 쿡 지음, 남명성 옮김 / 시작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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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범죄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그 범죄의 기억을 안고 사는 사람은 어떤 고통 속에 살아가게 되는지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이 있듯이 범죄도 늘 되풀이된다. 그리고 피해자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안고 살거나 죽거나 해야 한다. 이것이 인간 사회의 어둡고 불편한 진실이다. 기억하기 싫은 밤의 기억들, 사악한 기억이 이제 막 펼쳐지려 한다. 

에드거상, 앤소니상 수상작가 토머스 H. 쿡이 단순한 이야기를 썼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폴 그레이브스라는 주인공을 내세워 하는 이야기와 그에게 의뢰되는 50년 전에 살해당한 한 소녀의 사건을 상상을 더해 이야기로 재구성해달라는 이야기는 처음에 내겐 생뚱맞게 다가왔다. 그리고 폴 그레이브스가 그 사건에 다가가는 과정이 너무 밋밋해서 작가는 도대체 뭘 얘기하고 싶은걸까를 과도하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사실 마지막까지 다 보면 이야기는 간단한데 말이다. 

너무 일찍 부모를 잃은 남매, 외떨어진 시골 농장에서 남매만 산다는 자체가 위험 그 자체인데 그 시절, 그 시골에서 범죄가 일어나리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없었다. 그렇기에 어린 남매만 살도록 방치한 것이겠지. 또한 남매도 둘이 살아도 무방하다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생각은 너무도 안이했다. 범죄는 일어났고 누나는 잔인하게 동생의 눈앞에서 살해당했다. 남동생은 누나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19세기를 배경으로 범죄소설을 쓰는 작가가 됐다. 하지만 책 속에서도 악당이 탐정보다 강해서 언제나 탐정은 곤욕을 치르고 악당은 유유히 빠져나간다. 그때 그랬던 것처럼. 

이런 공포를 억누르고 자살만을 꿈꾸며 금욕적 삶을 사는 그레이브스에게 리버우드의 대저택에서 앨리슨 데이비스 부인이 사건을 의뢰한다. 자신의 저택에서 살던 자신의 친구와도 같던 한 소녀 페이예가 살해된 사건을 좀 더 그럴듯하게 소설처럼 꾸며 주기를 바라는 이상한 의뢰다. 범인이 누군지도 안다. 하지만 그 범인은 재판을 받지 않고 자연사했다. 이제 죽음을 눈 앞에 둔 페이예의 어머니를 위해 그녀가 납득할만한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것에 그레이브스는 누나가 생각나고 과거의 공포로 돌아가게 될 줄 알면서도 그 의뢰를 맡아 사건을 다시 꼼꼼히 조사한다. 

사람들은 상처를 헤집지 말라고 말한다. 그래봐야 좋을거 하나 없다고.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잊어버리고 삶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당사자는 그러기 쉽지 않다. 선한 사람들은 늘 죄책감을 지고 산다. '내가 만약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내게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더라면...'을 되새김질하는 것이다. 그래봐야 범죄를 저지른 악마들은 죄책감이라는 것, 양심이라는 것 자체가 없어서 범죄를 또 저지르며 살다 잡히고 나와서 또 저지르고를 반복하는데 말이다. 

작품은 누가 페이예를 죽였는가와 왜 그레이브스는 누나의 기억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인가의 두 축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시점이 1940년대에서 1960년대, 그리고 사건을 생각하다 자신의 책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19세기까지 왔다갔다 한다. 그러면서 변하지 않는 것은 범죄라는 공통점, 피해자의 고통, 은폐되고 왜곡된 진실이다. 그것을 작가는 적절하게 잘 배치하고 상충되지 않게 잘 묘사하고 있다.   

마지막은 조금 당황스럽게 다가온다. 하지만 진실은 그렇게 불편하고 당황스럽게 만드는 것이라 회피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레이브스가 침묵을 택했듯이 말이다. 리버우드 대저택의 여주인은 살인사건 이후 평화롭던 그곳이 변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몰랐기에 그곳이 평화롭다 생각한 것이다. 이미 누군가에게 그곳은 절대 평화롭지 못한 곳이었으니까. 결국 피해자가 아닌 사람은 피해자의 입장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작품 속에 이런 실험 내용이 등장한다. 엄마와 딸, 아빠와 아들을 마주보게 앉혀놓고 아이들의 한쪽 팔만 자유롭게 해서 전기 스위치를 누를 수 있게 한다. 아이가 스위치를 누르지 않으면 아이에게 전기가 흐르고 스위치를 누르면 부모에게 전기가 흐르게 된다. 그런 공포속에 아이들은 모두 스위치를 누르게 된다는 것이다. 공포는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순자의 성악설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공포에 약하다. 그러니 그 밤의 기억들이 되풀이되는 작금의 상황들은 얼마나 공포스러운 일인가 말이다.  

단순한 공포를 공포 그 이상으로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폴 그레이브가 쓴다는 소설은 마치 <이스트 사이드의 남자>를 연상시킨다. 시골이 무서워 뉴욕으로 나온 폴 그레이브스, 하지만 그는 늘 높은 빌딩안에 스스로를 가둔 채 생활하고 뻔뻔하고 무지한 사람들 빼고는 모두 저마다 고통과 절망이라는 삶의 끝자락에 감싸여 살아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 여인이 등장해 그와 같이 사건을 풀며 그의 삶에 온기를 지피려는 듯하다. 피해자라고 꼭 피해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건 억울한 일 아니냐고 말이다. 작품 속에서라도 악당을 잡지 못하고 죽는 건 너무 억울한 일이니까.
 
삶에 희망이 있어 사는 건 아니다. 만약 폴의 누나 그웬이 지금 그에게 나타난다면 너라도 내 몫까지 잘 살아달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사는 것이다. 살아남은 자의 책임감으로. 그 기억들을 짊어지고 말이다. 잔인하다 하지 말라. 네 침묵은 그보다 더 잔인했다. 인간이 공포라는 거대한 정신적 고통속에서도 과연 삶을 이어가야만 하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살아가야 한다면 왜 살아야하는지에 대해서도 대답을 요구하는 절망과 희망이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포 그 이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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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2-12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연휴에 꼭 읽어보아야겠네요.

물만두 2010-02-23 14:54   좋아요 0 | URL
연휴 잘 보내셨어요^^

paviana 2010-02-20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즉 우울하세요? 아니면 어머님과 올림픽 보시느라 책 안보고 계신나요? 궁금해서 와봤어요.^^

물만두 2010-02-23 14:55   좋아요 0 | URL
감기걸렸어요 ㅡㅡ;;;

레몬향기 2010-03-03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결말을 예측해버려서;; 너무 흔한 설정이 아닌가 싶어요 ^^;;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예요 ㅎㅎ

물만두 2010-03-10 11:04   좋아요 0 | UR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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