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샷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육군에서 떠밀려 제대하게 된 뒤 미국 전역을 방랑하기 시작한 잭 리처. 집도 없고 전화도 없고 신용카드도 없는 그는 요즘같은 디지털 시대에 가장 찾기 힘든 사람이 되어 버렸다. 어쩌면 이것은 정해진 규칙에 얽매이던 삶에서 180도 바꾼 삶을 살겠다는 삶에 대한 반항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이런 삶을 꿈꾸는 이들도 있으니 현대판 방랑자 잭 리처라고 부르고 싶다.  

그 잭 리처가 언제 등장하게 되는 지 의아하게도 사건은 그를 놔두고 시작한다. 무차별 총격인지 도심 한복판에서 누군가 작정하고 총을 쏘는 일이 발생하고 사람들이 죽는 일이 일어난다. 하지만 범인은 너무도 많은 증거를 남겨서 금방 잡힌다. 용의자는 자신을 변호하지 않고, 변호사에게 잭 리처를 불러 달라고 요구할 뿐이었다. 그 뒤 그는 교도소에서 맞아 뇌를 다치고 기억 상실에 걸린다. 잭 리처는 우연히 그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뉴스로 그 사건을 보고 제 발로 그를 찾아온다. 용의자의 적이 되기 위해서 말이다. 용의자인 제임스 바는 군대에서 한번 그런 일을 벌인 전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도착하자마자 사건은 그를 중심으로 다시 뒤틀리기 시작한다.  

손자병법에 이런 말이 있음을 우리는 잘 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다.' 이 말은 군인이라면 더욱 잘 알것이고 민간인일지라도 살아가는데 유용한 말이니 누구든 가슴 한켠에 넣어두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적이 누구인지 모를 때가 있고, 나와 적을 비교해서 적을 가볍게 보는 경향이 더 많고, 어설프게 사건을 확대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 바로 이런 경우다. 잭 리처가 등장했을때 적들은 그가 누구인지를 먼저 알고자 했어야 한다. 이것이 이들의 첫번째 실수다. 가만히 나두면 자연적으로 해결될 일을 들쑤셔서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 두번째 실수다. 세번째 실수는 잭 리처를 이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 것 자체다. 

그에 비하면 잭 리처는 신중했고 과감했다. 그는 누가 적인지 알 때까지 기다렸다. 그를 적으로 만든 자를 철저하게 응징했다. 시작은 그와는 무관한 어린 여자의 죽음이었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일은 무고한 이의 죽음이다. 아마 전쟁을 겪은 군인이라면 아마 진저리가 날 것이다. 여기에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모습과 꼭두각시놀이꾼의 가장 위에 있는 이가 누군지 아는 것이 실질적으로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알만큼 영리하다. 이런 이를 적으로 돌리는 건 바보다. 난 잭 리처가 나타나면 그의 편에 서겠다. 아니면 그가 지나가도록 자리를 비켜주던가. 

세상에 완벽한 증거란 없다. 완벽한 알리바이가 없는 것처럼. 범죄를 저지르는 자는 우발적 범죄자가 아닌 계획범이라면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무고한 사람이라면 알리바이에 일일이 촉각을 세우고 살지 않는 범이다. 그러니 완벽한 증거란 반대로 의심을 해봐야 하는 것이라는 뜻이고 너무 완벽한 알리바이도 의심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군대에서 헌병으로 있었던 잭 리처는 이 일을 깨닫는다. 그는 군대에서 경찰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경찰처럼 생각하고 군인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제임스 바가 자기 자신은 믿지 못해도 잭 리처를 찾은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누구나 위험한 순간에 처하면 가장 필요한 사람을 떠올리게 되는 모양이다.  

그나저나 미국은 정말 이렇게 총기문제가 많이 일어나는데도 총기규제를 할 생각조차 안하니 참 대단한 나라다. 총기규제하면 나라가 흔들리는 모양이다. 뭐, 공화당 돈줄이 거기서 나온다고 하니 내가 참견할 일은 아니지만. 그로인해 리 차일드의 생생한 잭 리처 시리즈를 보게 된 건 고맙기는 하다.  

중요한 건 죄없는 자의 무죄를 밝히는 일이고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최소한 그런 일을 벌인 자들에게 철저한 응징이 있어야 한다는 것뿐이고. 앞의 1, 2편에 비해서 하드보일드적인 면은 좀 덜하지만 짜임새와 미스터리적 요소가 적절히 하드보일드와 결합되서 쿨한 방랑자, 잭 리처만의 액션 스릴러를 선사하고 있다. 잭 리처, 그는 정말 일당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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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1-29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리처는 멋지고 미국이 총기규제를 할 수 없는 걸 보면 마약이고 성매매고 못하는게 아니라 다 안하는게 확실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

물만두 2010-01-29 14:17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어느 나라나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겁니다.

pjy 2010-01-31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월이 지날수록 점점 더 땅에 떨어지는 도덕성,,더이상 떨어질곳도 없을텐데요..

물만두 2010-02-01 10:22   좋아요 0 | URL
전 인간에게 도덕성이 있기나 했는지가 궁금합니다.
 
회색의 피터팬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6
이시다 이라 지음, 김미란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초등학생이 몰카로 야한 사진찍어서 돈을 버는 세상에 살고 있다. 나도 이해하기 힘든, 뉴스에서 듣고도 믿지 못할 일들이 마구마구 일어나고 있는데 그래도 스트리트 갱단 두목이 친구고 야쿠자 중간 보스가 친구인 마코토도 희한한 일이라고 말하면 세상 돌아가는게 버겁다고도 느껴진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것은 회색 피터팬이 돌아다녀도 야수와 포옹할 수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 우리는 왜, 불행한 사람들끼리 서로의 꿈을 부수어야만 하는 것일까. - 라고 마코토는 한탄하는 일이 <야수와의 포옹>에서 일어난 일이다. 부모를 여의고 남매가 친적집을 전전하다가 성인이 되어 같이 살면서 이탈리아 음식점을 내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 오빠가 강도를 만나 돈 3천엔 때문에 다리를 못쓰게 된다. 여동생은 마코토에게 복수를 의뢰하지만 그 범인의 사연을 듣고 보니 그 또한 홀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왕따를 당해 괴롭히는 아이들에게 돈을 주기 위해 저지른 일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 봄이 다시 찾아오듯이, 우리들의 마음에는 스스로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자연적 치유능력이 있다. 그렇지 않다면 마음 같이 여린 것을 어느 누가 일생 지니고 살아나갈 수 있겠는가. - 이 작품이, 이시리즈가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의 여린 마음을 마코토가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기 때문이다. 작품 속 인물들의 우리네 인생사같은 고만고만한 일들이 마음에 와닿아 내 마음을 잘 간직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누구나 마음에 상처를 입고 산다. 또는 상처를 입히고 산다.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는 세상 속에서 이런 일은 알게, 혹은 모르게 일어난다. 그 상처가 복수를 생각할만큼 크기도 하고 그저 욕 한마디하고 잊어버릴 정도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뭐든 상처준 사람은 잊어버려도 상처받은 사람은 잊지 않는다. 잊을 수 없기에 더 괴로운 것이다. 그들은 용서와 화해를 원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내 마음의 평화, 내게 상처를 준 이가 그래도 어떤 사연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저지른 일이기를 바라는 건지도 모른다. 나를 상처입힌 자가 나와 같은 인간이기를, 사람의 탈을 쓴 야수가 아니기를 말이다. 세상은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아직 살만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지 싶다. 그 여린 마음들이 강한 비바람에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말이다. 

세상에는 정도만 걷는 사람도 있고 약간 다른 길을 걷는 사람도 있다. 보통 사람들 눈에는 이상하게 보이고 업수이 여길 수 있는 사람들도 살아갈 권리가 있고 이유가 있다. <역 앞 무허가 보육원>은 아이들을 늦은 밤에 맡겨야 하는 호스테스들의 아이들의 보육 현실과 어린 아이를 노리는 추악한 변태의 이야기다. 그리고 단지 수상해 보인다는 이유로 변태 용의자로 몰린 청년의 이야기다. 우리 사회에도 이런 이들이 많을텐데 이들의 아이들은 지금 누가 보고 있을지, 누군가는 관심이나 있을지 궁금하다. 아니 키울 수나 있을런지. 

자, 이제 정치인들에게 보라고 하고 싶은 장면이 나왔다. 주목!!! <아케부쿠로 불사조 계획>이라는 계획을 가지고 정화 작업을 한다고 모든 윤락업소에 철퇴를 내리고 외국인을 잡아가고 그렇게 해서 그곳 상권을 침체시키고 다른 합법을 가장한 윤락업소가 들어오게 만들어 악순환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마코토는 단순히 호스트에게 빠져 풍속업소까지 가게 된 언니를 구해달라는 여동생의 의뢰를 받고 시작한 일이지만 그 뒤에는 또 다른 비정상적인 모의가 있었다.  

어디서 많이 보던 이야기같지 않은가? 뉴스에서 많이 접하던 내용과 비슷하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정치인들은 너무 가시적인 성과만을 보고 일을 한다. 그게 정치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안에서 희생당하는 이들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들 또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고 국민인데 말이다. 너무 쉽게 단속하고 너무 쉽게 부수고 너무 쉽게 몰아 낸다는 생각은 안드는가. 그 안에 있는 이들은 사냥꾼에게 몰이당하는 동물이 아니고 인간이란 말이다. 내가 쇠 귀에 경 읽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지만 마코토도 한번쯤 정책을 세울 때 그 정책에 의해 희생당하는 이가 없나 생각해달라고 하니 나도 좀 그렇게 말하고 싶어졌다. 

작은 사건에서 큰 사건까지 이야기는 다양하게 전개된다. 하지만 그 속에 들어 있는 것은 하나다. 사람!!! 그 거리에 누구든 사람이 산다는 것이다. 누구든 사람이 살지 않는 거리는 거리가 아니다.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일 수도, 나쁜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은 단지 그렇게 두가지로만 나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회색지대가 있는 것이다. 삶이 그렇게 단순할 수 있다면야 이 과일가게 청년이 할 일이 없을 것이다. 그렇지않기에 오늘도 과일가게 청년 마코토는 엄마의 잔소리에도 잽싸게 거리로 나가는 것이다. 초등학생이 나쁜 짓을 하면서도 의뢰를 하는 곳이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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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0-01-27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리즈 계속 나오는군요. 몰랐네요. 하긴 소재는 무궁무진할 거 같아요.

물만두 2010-01-27 10:17   좋아요 0 | URL
6권이 끝인지 아닌지 모르겠어요.
 

판사가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의 약값 인하에 대해 환자를 대표한 복지부가 아닌 제약회사 손을 들어줬다. 이로 인해 고작 14%라도 내리려 했던 의도가 사라졌다. 복지부는 항소할 뜻을 밝혔다. 

사람 목숨 살리라고 거기 앉혔더니 사람 죽이겠다고 덤비는 판사를 키우고 말았다. 포털사이트에는 메인 화면에도 뜨지 못하는 기사가 되고 말았다. 우리 사회가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정말 심각하다. 

약 못먹으면 죽는다. 약값은 겁나게 비싸다. 빚을 내서라도 사먹는다. 그들에게는 두가지 선택만이 있다. 죽느냐 사느냐. 내가 죽어 가족을 살릴 것이냐 가족과 함께 빚더미에서 서서히 죽을 것이냐. 우리가 그들에게 이런 잔인한 선택만을 남겨 놓고 말았다. 

글리벡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나라는 강제조정을 해서라도 약값을 낮췄는데 우리나라는 손놓고 있다가 복지부에서 백혈병 환자에게는 보험 적용을 빼기까지 하다가 어렵게 소송을 했는데 우리나라 법원에서 이런 판결을 내리고 말았다.  

돈없는 자 살 자격도 없다는 말인가. 서방 7개국의 약값을 비교했다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비교가 문제가 아니다. 환자들이 약값이 비싸다고 하면 비싼거다. 잘 사는 사람이 약값이 문제가 되나? 언제나 가난한 이들을 먼저 생각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생각을 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야 약이 있는데도 돈이 없어 죽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게 얼마나 답답한 상황인지 모른다. 아파도 약이 없는 불치병 환자도 세상에는 많다. 그들에게는 약이 존재하는 병은 희망이다. 그런데 희망이 있는 이들도 희망이 사라지게 만들고야 말겠다는 이들이 있다는 건 약이 개발되도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걸 말해주는 가슴 아픈 일이다. 희망이 절망이 되어 퍼지게 만드는 이들은 누구인가. 

정말 세상 제대로 돌아가면 안된다는 법이 있는 모양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글리벡 약값 인하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복지부에서 더 많은 후속 조치들을 해야 한다. 내 글이 비록 공염불이 될지라도 오늘은 정말 이 말들은 토해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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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10-01-23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 뉴스에서 봤어.
한 알에 2만원으로 비싼 약이라 약값 부담이 크더군
작년에 복지부에서 14%인하조치를 취하면서 경쟁제약사의 다른 약이 출시되고
글리백 생산 제약회사가 영업에 타격을 받았나봐. 그런데 그걸 소송으로 한 것까지는 그렇다치고 그걸 원상복귀 판결을 내리다니...이 뭐 무슨 커넥션이 있지 않고서야.
설마 의료민영화 선조치는 아니겠지? 아아, 댓글 달면서도 한숨 나온다.

물만두 2010-01-23 12:08   좋아요 0 | URL
저도 그리 생각되어 걱정이 태산입니다. 돌아가는 게 아주 수상하고 쇼를 한다는 느낌까지 듭니다. 의료민영화라니 참 남은 기를 쓰고 앞으로 가는데 우리는 왜 항상 뒤로 가는건지 답답합니다.

파란여우 2010-01-23 12:33   좋아요 0 | URL
당신이나 나나 이게 가장 큰 걱정이지. 더 이상은 나빠지지 않아야 하는데.

물만두 2010-01-23 14:03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2010-01-23 1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3 1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0-01-23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판결이 났나요? 납득이 잘 안가네요. 백혈병 치료 골수이식이라도 하면 정말 집 한채 값 든다고 하던데.... 정말 미심쩍고 속터지는 판결입니다.

물만두 2010-01-23 14:12   좋아요 0 | URL
네. 항소한다는데 잘 될지 의문입니다. 말도 안되는 판결이죠.

카스피 2010-01-23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나라에서 국민 건강을 위해 카피약을 생산한다는데 이게 무슨 망발인지 참 걱정되네요.

물만두 2010-01-25 11:00   좋아요 0 | URL
다른나라랑 비교하기 좋아하는 나라가 왜 이런 건 따라하지 못하는 걸까요?

Mephistopheles 2010-01-23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각해요..이런저런 의료관련 불합리한 점 들쑤셔놓고 여론작전 펼친 후 "의료보험 민영화만이 이런 잡음을 잠재울 수 있다!"란 시나리오를 풀어낼까봐요.

물만두 2010-01-25 11:00   좋아요 0 | URL
벌써 조짐이 보입니다. 장애인 복지 예산 삭감 들어갔구요.

비연 2010-01-23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정신 못 차리는 사람들이 여기도 있었군요!
세상에, 약값 비싸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도록 버려두려는 저런 판결은 누가 내린 건지.

물만두 2010-01-25 11:01   좋아요 0 | URL
여기만이겠어요. 세상에 만상에입니다.

무스탕 2010-01-23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뉴스 듣고는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과연 이 정부가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그 사람들에게 거울을 보여주고 싶어요. 네 지금 꼬라지를 제대로 보라구요.

물만두 2010-01-25 11:01   좋아요 0 | URL
어이상실은 지금부터 시작이 아닌지가 더 걱정입니다.

또다른세상 2010-01-24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원에 있으면서 글리백때문에 걱정하던 보호자들 많이 봤었답니다. 이게 혈액암 협회나 이런데서 어느 정도는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기약없이 먹어야하는 약이기에.. (백혈병이란게 참.. 재발률도 높고, 너무나 힘든 병이잖아요. ㅠㅠ) 한없이 걱정하시더라구요. ㅠㅠ

건강할 땐 몰랐는데 가족 중 아픈 사람이 있다보니 모든 일이 남의 일 같지않고, 건강보험 암환자 부담도 5%로 내렸다지만 왠만한건 다 비급여로 넣어버리니(솔직히 병원비내역서를 봐도 뭐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원무과 직원들도 자세한건 모른다 그러구 ㅡ,ㅡ 황당의 극치!!!) 입원비 장난 아니랍니다~ 아픈것도 서러운데 일주일마다 병원비 영수증 나오면 환자들 거기에 다 걱정하고.. 과연 의료비 100%는 불가능한 일일까요? 한숨나옵니다.

물만두 2010-01-25 11:02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 이건 단지 아픈 이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모두의 문제입니다. 앞일은 모르는 거니까요.

2010-01-24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5 1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5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6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0-01-25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새끼들이죠. 죽일넘들... 항소의 결과가 잘 나오길 빌어보죠.

물만두 2010-01-25 11:05   좋아요 0 | URL
항소 결과가 잘 나올까 걱정입니다.

2010-01-25 0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5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넷 2010-01-25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쁜 사람들이네요... 항소 결과가 잘 나올지도 걱정입니다.

물만두 2010-01-25 11:54   좋아요 0 | URL
아주 많이요. 저도 걱정입니다.

pjy 2010-01-31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은 빈부를 가리지 않지만 회복은 빈부를 가리니..참 인생 허무합니다..이래서 가난뱅이만 병자처럼 보이고, 병자는 죄인처럼 몰아가는 사회..술푸게하는 세상이 되나봅니다..

물만두 2010-02-01 10:23   좋아요 0 | URL
정말 술푸게 하는 병든 세상입니다.
 
너는 모른다
정이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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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를 익사체 한구가 발견되면서 작품은 시작된다. 하지만 작가는 그 사건에 빠져들 틈을 주지 않고 한 가족의 이야기로 넘어가고 있다. 또 다른 아이 실종이라는 좀 더 현실적인 문제에 집중하게 만든다. 도대체 이 미스터리한 익사체의 발견이 책의 내용과 어떤 관련이 있다는 건지, 관련이 있기는 한 것은 분명한데 작가의 무심한 시선은 깊숙히 파고들 틈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 사건은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이자 '너는 모른다'를 가장 잘 반영하는 짧지만 강렬한 것이었음을 다 읽고 난 뒤 알게 된다. 그런 점에서 작가의 공들인 흔적을 볼 수 있었다.  

현대의 가족 구성은 다양하다. 현대인의 정체성 또한 다양하다. 하지만 주어진 것에 불평하는 건 자기만 손해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 말이 괜히 유행일까. 가족을 태어나면서 내 마음에 드는 구성원으로 골라 태어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어쩔 수 없는 거에 자꾸 목을 매면 후회하는 건 본인뿐이라는 걸 등장 인물들이 질리도록 돌아가면서 되새김길하듯이 각인시키고 있다. 참, 이렇게 가족으로 만나기도 쉽지 않을텐데, 그래도 이정도면 나쁜 구성은 아닌데 불만은. 푸쉬킨의 말을 하지 않았던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고. 뭐 이 정도가 각각의 인물들에게 필요하지 않았나 싶은 작품이다.  

아버지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 지 알지도 못한 채 아버지가 되어 돈만 벌어다주면 자기 할 일 다하는 거라 생각하고 무슨 일을 하는 지도 모르게 은밀한 사업을 하는 아버지가 있고 한국에서 화교로 살며 눈치보는 일에 질려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무심으로 일관하는, 그러면서 대만에 있는 옛 애인과의 관계를 끊지 못하고 있는 새엄마,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입고 애정결핍증 환자처럼 사랑에 목을 매며 자학하는 인생을 사는 큰 딸, 그림자처럼 살아가려 애쓰지만 쌓이는 스트레스를 풀지 못해서 방화를 일삼는 아들, 어리지만 집안 분위기와 태생적 수줍음으로 마음을 열지 않다가 사라지는 작은 딸. 작은 딸 유지의 실종으로 이들 가족의 문제는 표면에 드러나고 그러면서 서서히 가족의 모습을 갖춰가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가 실종되어 가족 구성원은 패닉 상태에 빠진다. 아버지는 의심가는 이들이 있고 자기가 하는 일이 발각될까 두려워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탐정을 고용한다. 엄마는 여기저기 아이의 친구에게 전화를 해보지만 정작 아이의 관심사가 무엇이었는지, 아이에게 고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오빠는 그날 자신이 집에만 있었더라면 하고 자책에 빠져 전단지를 들고 돌아다닌다. 같이 살지 않는 의붓언니는 예전에 자신이 모의한 동생을 납치해서 아버지에게 돈을 뜯어내자는 것을 남자친구가 실행한 건 아닌지 전전긍긍한다. 그리고 대만에서 엄마의 남자친구가 아이의 실종 소식에 다급하게 찾아온다.  

이를 통해 작가는 독자들에게 가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고 묻고 그 물음에 깨닫기를 바라는 것 같다. 하지만 속을 뒤집어 보여준다고 한들 먼지 한톨까지 다 알 수는 없는 일이고 다 안다고 무조건 좋은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가족이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가족이란 사랑하는 존재들이다. 믿음의 가장 최소 단위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남자와 여자는 사랑을 해서 결혼을 한다. 그렇게 믿자구. 그 사랑을 토대로 아이를 낳고 기른다. 사랑과 믿음으로 부부는 하나가 되고 부모와 자식은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 준다. 서로가 서로에게 맨 몸을 보여주고 자신의 등을 보여주며 무방비 상태임을 언제나 드러낼 수 있는 이들이 가족이고 그렇게 쉴 수 있는 곳이 가정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들은 너무 많은 갑옷을 입고 보여주지 않은 채 그 갑옷에 짓눌리기고 있다. 자신이 갑옷을 입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말이다. 

작품은 '너는 모른다'로 흠뻑 젖어 있다. 너는 모른다고 등장 인물들은 저마다 외친다. 그렇게 외칠거면 알 수 있게 속 좀 보여주고 살 일이지 너는 나를 모른다고 하소연만 하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는 너는 나를 알려고 해봤냐고 묻고 싶다. 자신도 보여주지 않고 남도 알려 하지 않는 대화가 단절되고 소통부재를 겪고 있는 가족이 불쌍하다. 이해와 연민은 가슴에서 빼놓고 무심함과 상처주기만 남은 사람들처럼 가족이 남보다 못하게 살고 있는 모습이라니. 어떻게 어린 아이가 전화할 수도 없게 만드는 지. 적어도 엄마, 아빠, 언니, 오빠라면 위험에 빠졌을 때 전화할 수 있는 이들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들은 아직도 모르는 것만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작품 안에는 가족 말고도 생각해볼 문제들이 내제되어 있다. 우선 우리는 이미 단일민족이 아니었다고 말하던 어떤 사회학자였나 인권운동가가 생각나는데 그의 주장의 근거가 바로 화교의 존재였다. 화교의 역사는 잘 모르겠지만 백년은 넘게 우리나라에 있지 않았나 싶다. 그들은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이 땅에 살게 한 이들이고 6.25전쟁이 일어났을때 이 땅을 위해 목숨 걸고 같이 싸운 같이 산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린 그들은 늘 이방인 취급했고 그들의 존재를 무시했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난다고 이제와서 단일민족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고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우린 진작에 단일민족이라는 꼬리를 버렸어야 했다. 우리 이웃에게 상처를 주고 그들을 배척하기 위한 명분으로 이용되는 단일민족이라면 그것은 추한 우리들의 자화상일뿐이다. 옥영과 밍의 대만인도 한국인도 아니게 되어버린 그들의 모습속에서, 유지를 왕따시키게 만드는 부모들의 모습속에서 잔인함을 본다.  

또 한가지 이 작품을 통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장기 기증에 대한 문제다. 아픈 내 자식은 소중하다. 하지만 내 자식 살리자고 남의 자식이 어찌되든 상관없어서는 안된다. 어떻게라도 좋다는 건 정말 아니다. 모른 척 하면 안된다. 그로 인해 음성적 매매와 납치, 살인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한다. 가난한 나라에서는 그렇게라도 먹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고 지켜주지 않는 어린 생명들은 누군가에 의해 끌려갈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영화로도 나왔었다. 아픈 딸을 위해 마춤 아이를 갖고 그 아이를 낳아 언니에게 기증을 해줬으면 하고 부모는 바라지만 아이는 거부한다는 내용의 <마이 시스터즈 키퍼>를 보라. 그런 부모의 행동이 아픈 딸을 정말 잘 알고 한 행동인지를. 순리를 거스르는 일은 옳지 않다. 이건 너는 모른다는 한마디로 끝날 일이 아니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움추리지 않았을텐데 진짜 시련이 닥쳐야 인간은 삶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그동안 바라던 것들이 얼마나 덧없고 공허한 것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 또한 없다. 산다는 건 그저 사는 것일뿐이다. 고슴도치처럼 제 몸을 부풀려 가시를 세워봐야 상대방이 상대를 안하면 헛수고라는 걸 민망해하며 알게 되듯이 그런 것이다. 인간관계의 본질을 따져봐야 별거 없다. 그래봐야 부부는 부부고 부모 자식간은 부모 자식이고 형제는 형제다. 그 굴레가 굴레든 축복이든 덫이든 관계는 살면서 잘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인간의 관계에서 절대적 고립과 단절이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좋게 생각하며 살기를. 인간 관계 꼬아봤자 나만 피곤하다. 너도 모르지만 나는 더 모르지 않는가.   

처음 사건은 마지막에 와서야 의문이 풀린다. 하지만 그 의문은 또 다른 의문을 낳는다. 이들의 시련이 과연 진짜 시련이었을까 하는. 아버지는 이용을 당했다. 그는 그것을 여전히 아내와 아이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경고조차 하지 않는다. 만약 그가 경고만 했더라도 사건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이게 끝일지 시작일지 책을 덮은 나는 모르겠다. 위험한 이들이 언제 어디서 나타나게 될지 모를 일이니까. 그러니 안타깝지만 이들의 <너는 모른다>는 현재진행형이고 독자인 나는 걱정이 될 뿐이다. 거기에 무심한 이들은 밍에 대해 궁금해하지도 않고 있다. 정말 난 이들을 모르겠다. 언제까지 너만 모른다고 할지를. 나만 모르는 걸까. 작가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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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lling Floor (March 1997)  추적자
Die Trying (July 1998)  탈주자
Tripwire (June 1999)
Running Blind/The Visitor (published as The Visitor in the UK and Australia) (April 2000)
Echo Burning (April 2001)
Without Fail (April 2002)
Persuader (April 2003)
The Enemy (Prequel, time frame occurs before Killing Floor) (April 2004)
One Shot (April 2005)  원 샷
The Hard Way (May 2006)
Bad Luck and Trouble (April 2007)
Nothing to Lose (March 2008)
Gone Tomorrow (April 2009)
61 Hours (March 2010)  

우리나라에도 탐정이라는 직업이 생길 지 모른다고 한다. 잭 리처는 비록 정확하게 탐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도움이 필요할 때 옆에 있으면 누구든지 도와주는 인물이다. 돈도 안 받는다. 한마디로 해결사라 할 수 있는데 탐정이 이런 인물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문제는 거리의 방랑자라 만나고 싶다고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라는 것이지만. 인연이 된다면 대박이다. 

그나저나 또 시리즈를 띄엄띄엄 출판하고 있다. 이것만은 제발 바뀌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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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0-01-21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리즈를 첨부터 안 내는 것, 그리고 띄엄띄엄 내는 것, 정말 화난다니까요.
그나저나 이 사람 작품 재밌나요?

물만두 2010-01-21 22:57   좋아요 0 | URL
재미있습니다. 총쏘는 미국식 하드보일드를 좋아하신다면 보십시요^^

lazydevil 2010-01-22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람, 일년에 한 편 꼴로 작품을 출간하는군요...
이런 페이스면 저같은 거북이 독자는 훌쩍 따돌릴 듯 하네요.
그나마 국내 출판상황이 속도 조율을 해주나요? ㅡ.ㅡ

물만두 2010-01-22 10:59   좋아요 0 | URL
그래도 십년동안 안내는 작가보다는 낫습니다. 밀리는 게 낫지 기다리는 건 더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