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프로포즈 - 할리퀸J 007
다이애나 팔머 / 신영미디어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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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랑이란 첫눈에 반하는 것이라구??? 모든 로맨스 소설이 그렇듯이 이 작품에서도 여주인공 루이즈 블레이클은 유능한 외과의사면서 스캔들메이커인 젭 콜트레인을 보고 첫 눈에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로맨스 소설의 공식대로 사랑보다는 오해가 먼저 끼어 들고, 불신은 깊어만 간다. 멋있는 남자는 모두 플레이보이여야 한다는 여자들의 생각은 남자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게 만드는 단점이다.

그리고 편견도 있다. 젭은 루이스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하고, 자신은 그녀의 아버지에게 받은 고통으로 인해 그녀를 혹독하게 대한다. 하지만 오해는 풀리기 위해 발생하는 법! 아니라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사랑을 결혼으로 완성시킬 수 있겠는가... 그들은 이야기를 하고 오해를 풀고 공통점을 발견하고 사랑을 확인하고 그리고 결혼을 한다.

로맨스 소설의 기본적인 결말이다.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도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일들이 모두 그런 뻔한 일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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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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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작품에는 좀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주위에 있을 법하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주위 사람들과 결코 어울리지 않고 혼자의 세상에서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가 그렇게 사는 것이 이해가 되고 그 삶을 존중하게 된다. 

어떻게 비둘기에게 자신의 영역을 침범 당했다고 집을 나가냐고 말을 할 수 있겠지만 그 비둘기가 단순한 비둘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각자 가지고 있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어떤 거라고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집 앞에 죽은 쥐가 있다. 그런데 쥐를 무척 싫어한다.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아무도 그 쥐를 치우지 않는다. 그럼 그 쥐는 비둘기처럼 자신을 내쫓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보잘것없는 한 평의 영역도 지켜 나가기가 얼마나 힘든 세상인지 그런 것을 이 작품을 통해 느꼈다.  

자신을 스핑크스 같은 경비원이라고 생각하고, 거지보다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조나단 노엘. 사람이 산다는 것은 지극히 단순한 일임을 그는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비둘기에게도 빼앗길 수 있는 것을 소유하고 있고, 거지보다 자유롭지 못한 소시민의 삶으로 세상을 풍자하고 있다. 다시 한번 파트리크 쥐스킨트에게 존경을 표하는 바이다. 간단하고 명료하고 그러면서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는 그의 작품은 독보다 더 빠르게 나를 질식시키고 있다.

누군가는 원하는 대로 삶을 살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바라는 것이 아주 적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마저 빼앗기며 살아가기도 한다.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풍요로운 사람은 그 풍요로움을 주체할 수 없어 그 풍요로움에 감사할 줄 모르고, 빈곤한 사람은 자신이 누울 한 평 짜리 조차 사치스럽다고 생각하기 일쑤다.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비둘기 한 마리 때문에 조나단 노엘은 자신이 평생을 이뤄놓은 한 평 짜리 방을 잃게 생겼다. 누군가는 그까짓 비둘기 때문에? 하고 코웃음을 치겠지만 왜 비둘기가 그에게 위협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 하긴 조나단이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겠지만. 어느 날 비둘기가 위협한 것도 아닌데 사라져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은 그의 부모는 어떻게 설명해야하는 걸까. 군대간 동안 이민을 간 여동생은, 품행이 단정치 못한 여자를 아내로 맞아 잃어버린 그의 자존심은...

유태인 조나단 노엘의 선택! 어려서 누군가에게 무조건적으로 빼앗기고 살아온 남자인 조나단 노엘. 나치에게 부모를 빼앗기고 군대에서 청춘을 빼앗기고, 여동생을 캐나다로 빼앗기고, 그의 순결한 결혼을 강요에 의해 임신한 처녀의 눈가림으로 빼앗기고, 자존심을 이웃에게 빼앗기고 결국 파리로 탈출한 그에게 그가 파리에서 이십여 년 동안 이룬 작은 방 하나를 이제 작고, 무섭고, 지저분한 비둘기에게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그러니 그깟 비둘기라고 말하지 말자. 잃기만 하고 살아온 사람은 또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인생이 그런 것인데 어쩌겠는가. 하지만 조나단이 세상에서 가장 가지고 싶고 가장 지키고 싶은 그의 작은 방은 비둘기에게 빼앗겨도 괜찮은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평화와 행복과 자유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방이었으니까. 그러니 돌아갈 수밖에 없다 비둘기가 있다하더라도 말이다. 그것은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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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논 2012-02-08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을 보니 실존주의 철학이나 문학의 계보를 잇는 작품 같군요. 언젠가부터 소설은 거의 읽지 않습니다만, 이 책은 꼭 읽어 봐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물만두님.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평안하소서!
 
반지전쟁 1 - 절대반지의 비밀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김번 외 옮김 / 예문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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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갔던 호비트라는 종족의 빌보가 동굴에서 가져온 반지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반지는 가진 자가 절대적인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절대반지였다. 하지만 그 반지는 반지를 낀 자를 조종하여 사악하게 만드는 반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호비트 중에 프로도와 샘이 그 반지를 악마의 산에 던져버리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그렇게 해서 발생하는 많은 사건들을 써놓은 작품이다.

물론 그 반지를 이용해서 세상을 지배하려는 욕망을 가진 악마적인 마법사의 추격을 어떻게 따돌리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이것은 환타지 소설이지만 아이들이 읽는 이야기는 아니다. 왜냐하면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다. 어린 시절을 기억하며 진지해질 수 있는 아주 좋은 작품이다. 언젠가 영국 수상 토니 블레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로 꼽은 적도 있는 이 작품은 환타지 소설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이 작품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작품이다. 

영화 <반지 전쟁>으로 다시 주목받게 된 톨킨의 명작. 반지 전쟁을 위한 사전이 없으면 자꾸만 앞장을 뒤적여야 하는 작품... 그만큼 등장 인물도 많고 그 인물마다 개성도 틀리고 인간, 호비트, 난쟁이, 요정, 식물 종족, 괴물, 악마 등 다약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래서 프로도가 호비트인지, 아라곤이나 갠달프, 골룸이 인간인지, 김리가 난쟁이인지, 레골라스가 요정인지 읽다 보면 혼동되기 일수다. 주인공은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메리, 피핀, 샘이 등장하거나 이외의 인물들이 등장하면 참 난감해진다. 악의 화신 사우론도 읽다 보면 적인지 아군인지 혼동될 때가 있다. 그만큼 읽기 힘들지만 읽고 나면 대단한 성취감을 주는 작품이다.  

그 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였고 지금까지 꾸준히 팔리는 밀리언셀러이며 영국이 자랑할 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해리 포터와는 완전히 다른 진짜 어른들만을 위한 동화고 환타지다. 누군가는 삼국지를 읽지 않은 자와는 말도 하지 말라고 했다지만 나는 반지 전쟁을 읽지 않은 자로 고치고 싶은 생각마저 든다. 영화가 작품을 훼손할까 봐 전전긍긍했고, 어떻게 이 작품을 표현할까 미심쩍어 했을 만큼 조금의 흠집도 내고 싶지 않은 작품 그 이상의 작품이다. 이런 작품을 읽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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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 1 - 여명편 은하영웅전설 1
다나카 요시키 지음, 윤덕주 옮김 / 서울문화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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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계의 삼국지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은하제국, 자유행성동맹, 그리고 힘없는 쓰레기하치장으로 변해버린 지구. 이들의 싸움을 그린 작품.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과 얀 웬리로 대변되는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싸움. 아, 삼국지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은 듯하다. 마치 시대만 옮겨 놓은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과 미국의 싸움 같은 느낌도 든다. 라인하르트라는 독일식 이름에서 연상되는 것일까.

하지만 그런 거창함에도 내용은 별로 볼게 없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주인공이 모두 죽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인 키르히아이스의 너무 이른 죽음이 작품의 매력을 반감시켰다. 제목에서 말하는 은하영웅이 누군지 로엔그람을 말하는 건지, 아니면 얀 웬리를 말하는 것인지... 전설은 또 무슨 말인지, 하긴 모두 죽었으니 전설로나마 남아야하겠지. 어째든 별로 재미있는 작품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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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아프리카 1
박희정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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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여자와 흑인 남자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그래서 항상 사랑에 굶주려 있는 여자. 엄마를 사랑하는 인디언 청년. 그리고 호텔 아프리카를 거쳐가는 사연이 많은 사람들... 상처 입은 사람들이 들러서 상처를 사랑으로 치료하는 곳. 우리가 언제나 한번쯤 쉬어갔으면 하는 안식처가 바로 호텔 아프리카다.

너무 사색적이라 내용에 완전히 몰입하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지만 그림이 예쁘고 진지한 생각이 있어 좋다. 가끔 왜 호텔 아프리카라는 이름의 제목을 지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아프리카의 황량함이 떠올랐다. 사막처럼 끝없이 고행해야하는 우리들의 인생에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호텔 같은 곳이 한곳쯤 있어야 한다는 뜻일까. 삭막하고 메마른 벌판의 신기루처럼, 오아시스처럼 말이다. 내 해석이 맞는다면 이 작품은 아마도 순정 만화계에 오아시스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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