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의 용의자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조영학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재미있게 읽었었다. 작가가 인도를 보여주는 새로운 방식이 마음에 들었고 구석구석 가리지 않고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도 희망을 담아내려고 하는 모습에서 현대인은 여전히 동화적 감상을 버리지 못했음에 기뻤다. 그런 작가가 이번에는 미스터리 작품을 들고 돌아왔다. 처음 시작은 열혈 신문 기자가 사건의 발단에서 어떻게 6명의 용의자가 모이고 그들에게 동기가 생겨나게 되는지를 천천히 잘 묘사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인도의 내무부장관 아버지를 믿고 범죄도 서슴지않고 저지르는 비키 라이가 한 젊은 여자 바텐더를 쏘아 살해하고도 기소면제 처분을 받고 풀려나면서 시작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인 셈이다. 이미 시민들은 분노하지도 않는다. 너무 많은 부자들이 그렇게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가난한 이들은 너무 쉽게 죽는데 말이다. 이 와중에 각기 다른 이유를 가지고 모이게 되는 6명이 등장한다. 

사이비 영매가 벌이는 쇼에서 간디의 영혼이 씌어 간디에서 부패한 정치인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모한 쿠마르, 핸드폰 도둑에서 하루 아침에 수상한 돈가방을 횡재한 뒤 비키 라이의 여동생과 사랑에 빠지는 문나 모바일, 부족을 위해 소안다만제도의 신성한 돌을 찾아 인도까지 오게 된 에케티 옹게, 인도 최고의 섹시 여배우에서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샤브남 삭세나, 샤브남 삭세나를 이용해 사기를 친 줄도 모르고 아름다운 인도 여성과 결혼하기 위해 미국에서 인도로 온 월마트 지게차 기사이자 래리 페이지, 총리를 노리다 아들 비키 라이 때문에 실패한 뒤 아들을 살해하기로 한 아버지 자간나트 라이, 이렇게 서로 다른 6명이 각기 다른 이유로 뻔뻔하게도 법원의 결과를 두고 자축 파티를 벌이는 날 모두 모이게 된다. 

부패한 정치인들의 모습에서는 심각한 부정 부패가 그려지고 가난한 젊은이의 모습에서는 꿈조차 꿀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담아낸다. 소수 부족 청년의 인도 체험을 통해서 소외된 자들과 그들을 소외시키는 자들의 모습이 등장하고 발리우드의 나라답게 여배우의 생활에서는 인도 영화와 여배우의 애환이 펼쳐진다. 생뚱맞게 등장하는 어리버리한 미국인의 모습에서 미국인을 대하는 이중적 모습은 우습기도 하지만 씁쓸했다. 여기에 이들 주변인물로 등장하는 이들의 모습 또한 무시할 수 없어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한편의 인도 소개서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문나의 동생으로 등장하는 찬티의 모습이 보팔 사건에 의한 것이라는 것과 아직도 보상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다. 부패한 정치인, 무능한 경찰, 타협하는 언론, 정경유착과 노동착취,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절대 부자가 되지 못하게 만들어버리려는 폭력 속에서 정의는 죽고, 진실은 눈멀고, 사랑은 사기가 되고, 간디가 살아 돌아온다고 해도 이젠 도저히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고 있다. 용서는 사라지고 오직 복수만이 남아 불타올라 결국 또 다른 살인을 낳고 희생자를 만들고 마니 말이다. 보는 내내 어쩌면 우리와 이렇게 같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읽게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위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말이다. 위안이 된다면 말이지만. 

비크질 찬드라의 <신성한 게임>에서 이 말을 작가가 빌려 쓰고 있다. '이 도시에 살고 싶다면, 그 전에 미리 세 번의 반전을 생각하라. 그리고 나서 거짓의 이면에서 진실을 봐야 하며, 다시 그 진실의 이면에서 거짓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작가는 이 말에 충실히 작품을 전개하고 있다. 독자를 놀랍게 하려는 반전이 아니다. 생각하게 만들기 위한 반전이다. 반전이 이렇게 사용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반전을 통해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인도 사회의 거짓 이면에서 진실을 봐야 한다. 그리고 그 인도 사회를 포함한 모든 사회의 진실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간과한 거짓을 놓치지 말아야 진정으로 이 작품을 봤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세번의 반전이란 첫번째 6명의 용의자들의 삶 자체에서 일어난다. 그들의 삶을 읽는 것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이야기가 구성되고 완성됨을 느끼게 한다. 두번째 반전은 비키 라이가 살해되고 6명의 용의자가 잡혔을때 일어난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은 정말 책 마지막에 등장한다. 6명의 등장인물들을 차례로 보여주는 방식이 약간 산만하게도 느껴졌지만 또 한번의 인도 여행을 하는 것 같이 느껴져서 좋았다. 그들을 따라 인도의 요소요소를 들여다보고 각양각색의 삶을 엿보게 하는 것이 작가 작품의 특징으로 여겨질 것만 같다. 진지하게 볼 수도 있고 재미있게 볼 수도 있다. 어떻게 보든 작가의 위트 넘치는 문장은 힘든 삶 속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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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9-06-16 1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 책 좀 땡기던데요..ㅋㅋ

물만두 2009-06-16 12:24   좋아요 1 | URL
읽으셔야할걸요^^ㅋㅋ

soyo12 2009-06-17 0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문했어요. 원작이 너무 좋아서.^.~

물만두 2009-06-17 11:42   좋아요 1 | URL
네^^
 
소문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라는  속담은 정말 무시무시한 함축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 말이 바로 현대 도시괴담이 얼마나 빠르게 퍼지는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예전에 걸어 다녀야만 하던 때도 말은 천리를 갔다. 그러니 인터넷이 생기고 통신이 발달한 지금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모이고 너무 말을 많이 하는 요즘은 순식간에 퍼질 수 밖에 없게 된 것이 소문이라는 것이다. "얘, 너 그 소문 들어봤니?"라는 말 한마디가 돌고돌아서 그야말로 소문이 사람을 어떻게 죽게 만드는 지를 보여주는 작품을 작가는 만들어 낸 것이다.  

새로운 향수 광고를 하면서 홍보 전략으로 여고생을 통해 입소문을 퍼트려 성공을 거둔다. 그 입소문 중에는 뉴욕의 레인맨이라는 살인마가 살인을 저지르지만 그 향수를 뿌린 사람은 죽이지 않는다는 소문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광고에서 나온 살인이야기가 현실에서 일어난다. 그 이야기 그대로. 경찰인 고구레와 나지마는 팀을 이뤄 사건을 조사한다. 고구레에게는 살해당한 여고생 또래 딸이 있고 연쇄살인이 되면서 딸의 친구가 살해당하기에 이른다. 그러면서 두 피해자가 향수 모니터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경찰 수뇌부는 이미 용의자를 점찍은 상태에서 그 인물만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 고구레 혼자 독자적으로 수사를 하면서 눈밖에 난다. 

작품은 초반부터 소문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면서 시작한다. 일본에서 일어났던 관동대지진때 재일교포들이 학살당한 이유도 소문때문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도 카더라 통신은 계속 양산되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상태에서 피해자들만 늘어나고 있고 도시괴담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급기야는 불신을 조장하기에 이르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라는 개인간의 신뢰가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지고 결국 국가는 손쓸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뉴스에도 나오지 않았던가. 조사를 해보니 전혀 사실과 다른 일이었는데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퍼져 엉뚱한 피해자를 만들어 마녀사냥식으로 몰아가던 것을 말이다. 그런 상황을 역이용해서 광고를 하고 상품 매출을 올리려는 상술이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무엇을 어떻게하든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면 한다는 식의 발상이 지극히 현대적이고 현실적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것 같이 느껴져서 더욱 오싹했다. 

소문과 뒷담화는 다시 한번 피해자를 억울하게 만들고 있다.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장례식에서까지 아이들의 입에 오르내려야 하는 작은 일탈 속에 살던 소녀, 그녀와는 다르게 평범하면서도 개성이 강했던 소녀, 이들의 친구들이 보여주는 자기만의 세계들과 한번 작정하면 끝까지 조사를 하는 고구레와 현장 조사와 분위기 파악에 일가견이 있는 나지마, 이 두 형사의 어울리지 않는 듯 보이면서 같은 상처로 동맹관계처럼 되어 버리고 서로 보완적인 모습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은 마치 서로 다른 세계가 공존하는 느낌을 준다. 이들 사이에 컴사이트라는 광고회사의 소문을 광고로 만든 직원들의 모습이 작품에 재미와 작은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작가는 인간 군상들의 욕망을 잘 묘사하고 있다. 광고란 인간 심리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십대들, 자신들이 유행을 선도한다고 생각하는 십대들의 분출되지 못하고 방황하는 욕망을 시부야 거리 소녀들을 통해 잘 나타내고 있다. 또한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잊고 출세한 쓰에무라 사장의 뒤틀린 지배욕과 아는 사람을 이용하고 자신의 말이 살인을 부른 것에 일말의 생각이나 관심도 두지 않는 면은 현대 사회 상층부의 현상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살인자의 끔찍한 욕망과 빠른 사건 해결을 위해 아무나 잡으면 된다는 식의 경찰의 보여주기식 욕망은 모두 우리 주변에서 너무도 흔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작가는 그 점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소문도 욕망이다. 누군가에게 자신만 알고 있는 것을 말하고 싶은, 또는 누군가를 공포에 떨게 만들고 싶은 인간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욕망. 그 욕망이 살인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이 주는 공포, 즉 소문을 즐기고 싶은 욕망의 결과를 잘 나타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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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 사라진 릴리를 찾아서,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4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여자 친구 니콜과 헤어져 헨리는 아파트로 이사를 와서 비서에게 전화를 새로 달라고 했는데 계속 이상한 전화가 온다. 릴리라는 여자를 찾는 전화다. 전에 그녀가 사용하던 번호를 헨리가 다시 사용하게 된 모양인데 점점 신경이 쓰인다. 도대체 릴리가 누구고 어떻게 됐길래 사람들이 릴리를 찾는 건지 궁금해서 헨리는 릴리를 찾기 시작한다. 그는 단지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고 싶었을 뿐이다.  

평범한 보통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들이 그렇듯이 주인공은 고독하고 외롭다. 이것은 늘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 속 등장 인물들이 지녀야 하는 공통된 특징이다. 그래서 첫 장면에서 아무 것도 없는 빈 아파트에 쌓아 놓은 상자로, 침낭에서 잠을 자는 모습에서 그의 고독을 보여주고 비서가 가구를 들여 놓았음에도 달라진 것은 없고 그의 회사의 개인 공간마저도 외로움이 느껴지게 그려내고 있다. 그런 고독과 외로움은 현대인들이 모두 공유하는 특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계의 부실한 결속력, 깨어지기 쉬운 관계와 신뢰하지 못하는 현대인 특유의 만성적 병폐를 드러낸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 집착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릴리라는 알지도 못하는 인물에게 말이다. 

작품은 화학자 헨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가 릴리를 찾는 과정과 그가 릴리를 찾게 된 동기, 그리고 릴리를 찾다가 위험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점차 헨리를 통해 그가 들어서면 안되는 곳을 기웃거릴때마다 헨리와 함께 독자를 공포로 몰아 넣는다. 자신의 작은 기업의 투자자를 구하기위해 애를 써도 시원찮을 상황에 니콜과 헤어졌다고 니콜이 그렇게 바라던 그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게 생각하는 실험실을 멀리하고 해커 친구에게 그 사이트를 조사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인터넷 사이트에 사진을 올리고 매춘을 하는 여자나 찾아다니고 있다니 그러다가 디지털 포주격인 웬츠라는 남자에게 심하게 얻어터지고 그러면서도 릴리와 릴리와 함께 일하고 자신에게 정보를 제공한 루시의 안전을 걱정한다. 경찰에게는 용의자로 의심받는 상황에까지 이르면서. 

세상은 헨리의 말대로 무섭게 변하고 있다. 경찰조차도 착한 사마리아인을 믿지 않는다. 왜냐하면 착한 사마리아인으로 위장을 한 양의 탈을 쓴 늑대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점점 악이 선을 잠식하게 되어 버린다. 도시는 삭막해지고 사람들은 자신만의 안위를 걱정할 뿐 남 생각할 여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남을 믿다가, 남을 돕다가, 아는 척을 했다가 헨리처럼 이유도 모르게 봉변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러다 정작 자신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면 누군가 구해주기를 바라게 된다. 
 
헨리에게는 트라우마가 있다. 누나를 구하지 못했다는. 그의 누나는 살해당했다. 하지만 이틀동안이나 버려져 있었는데 신고한 사람이 이틀동안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도 그에게는 충격이었다. 왜 사람들은 신고하지 않았을까? 왜 보고도 외면을 했을까? 그래서 헨리가 릴리에게 집착하게 된 것이다. 누군가는 그녀를 걱정해줘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누나에게 못해준 것에 대한 보상 심리로 말이다. 

작품이 단순하게 릴리를 찾는 것으로 끝난다면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이 아니다. 마이클 코넬리는 정교한 마이크로칩을 심어 놓듯이 작품 속에 단서와 복선을 심어 놓고 헨리 혼자 싸움에 뛰어 들어 그가 엄청난 발명을 해냈듯이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게 만든다. 누구도 믿을 수 없고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작품에서 가장 사악한 서스펜스 장치이기 때문이다. 숨 쉴 틈도 없이 책을 펼친 순간 헨리와 함께 릴리를 찾아 나서게 된다. 그리고 외치게 된다. "릴리는 왜 찾은 거야!" 마지막은 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반전이 숨겨져 있다. 마지막까지 긴장하게 만드는 마이클 코넬리표 크라임 스릴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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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자원의 독점을 둘러싼 인간 군상들의 피비린내 나는 이야기.
제3세계에서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을 것 같은 작품이다. 

  

가가형사는 마음에 드는데 시리즈가 나를 울리는구나.
히가시노 게이고도 좀 쉬어가려고 했더니 핵폭탄을 던지네.
표지는 이쁘다.
7권 다 출판해주면 안 잡아먹쥐~ 
<붉은 손가락>은 출판했으니까 이제 2권만 더 출판하면 된다.
힘내라. 아자!!! 

 

밀레니엄 3부가 드디어 나왔다.
이제 나는 1,2,3부를 모두 읽기만 하면 된다.
6권이라 좀 많은 듯 싶지만 띄엄띄엄 보느니 한꺼번에 보고 싶기에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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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9-06-10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레니엄 1부는 읽었고 2부는 아직이지 말입니다. 계속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물만두 2009-06-10 19:10   좋아요 0 | URL
별로인가봅니다. 저는 기대가 큰데요.

보석 2009-06-12 09:46   좋아요 0 | URL
아뇨..1부 재미있게 읽었어요. 다만...재미는 있었는데 초중반에 흥미진진했던 거에 비해 뒷쪽이 좀 약했달까요.;; 게다가 표지가..-_-;
뭐, 이건 제 개인적 생각이고, 객관적으로 보다면 만두님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물만두 2009-06-12 10:22   좋아요 0 | URL
예. 표지는 그래도 최악이었던 문신살인사건이 있었기에 그럭저럭입니다만 참 캐안습입니다 ㅡㅡ;;;

2009-06-10 2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10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yo12 2009-06-11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가가형제, ㅋㅋ 시리즈에 약한대요.^.~

물만두 2009-06-12 10:21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한낮의 달을 쫓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4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어릴 적에 난 세상의 주인공은 나라고 생각했다. 세상은 내가 있어 존재하고 내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그런데 왜 내가 다른 사람에 대해 모르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세상의 주인공인 나는 모든 걸 다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그러다 나이를 먹고 변함없이 나는 주인공이지만 세상의 주인공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세상의 많은 주인공 가운데 하나일 뿐이고 거대한 시나리오 속에서 보자면 무명씨 1일뿐임을. 

이 작품은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부딪침 속에서 깨닫게 되는 소소하고 작은 일상의 미스터리와 비일상의 흥분과 두려움을 담아내고 있다. 시즈카는 이복 오빠 겐고의 여자 친구인 유카리로부터 오빠의 행방불명 소식을 듣고 함께 오빠를 찾으러 나라로 떠난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던 시즈카는 유카리는 이미 죽었고 자신과 함께 오빠를 찾으러 나선 사람이 겐고와 유카리의 친구 다에코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도대체 다에코가 겐고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여행의 끝이 어떻게 될지 시즈카는 내내 불안해 한다. 그러면서 점차 시즈카는 다에코에게 동화되는 자신을 느끼게 된다. 

온다 리쿠는 어떤 방식으로든 인간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한다. 그의 작품을 읽으면 자신의 기억 속에서 무엇이라도 하나 끄집어내 회상하게 된다.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며 고등학교2학년때 수학여행을 갔던 경주가 생각났다. 처음 기차를 타고 가던 기분, 창 밖으로 보이던 낯선 풍경들, 집에 돌아오던 길의 왠지 모를 서먹함까지 이십년도 더 된 일들이 눈 앞에서 주마등처럼 지나감을 느꼈다. 이 작품은 여행을 통해 주인공과 독자 모두에게 자신이 잃어버린 것에 대해, 잊고 산 것에 대해 마주보게 한다. 그것을 찾는 과정, 마주하게 되는 과정이 미스터리이자 일상 속 비일상, 현실 속 비현실이 공존하게 되는 길이기도 하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세 사람이다. 시즈카, 다에코, 겐고. 하지만 그 밖에 더 많은 인물들이 늘 그렇듯이 삶 속에서 등장했다 사라지는 것과 같이 등장을 해서 주인공도 되고 조연도 된다. 자신의 인생에서조차 자신이 주인공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여행과 비일상을 두려워하는 시즈카, 늘 당당하고 쿨함을 보여주지만 겐고에게는 여리게 느껴진 다에코, 겐고의 연인이자 다에코의 친구였던 그들의 추억 속에서만 존재하게 된 유카리, 어머니에게 받은 상처가 커서 어딘가 과장되게 자신의 미소를 포장하는 겐고. 이들의 모습은 불안전하고 아슬아슬하다. 그들은 저마다 비밀을 가슴에 품고 있다. 그 비밀이 시즈카를 통해 하나씩 밝혀진다. 시즈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인공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얼마나 자기 자신을 알고 있을까? 또한 얼마나 자신과 친한 사람들, 가족, 친구에 대해 알고 있을까? 아마도 죽을 때까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저 안다고 생각하고, 모른 채 무심하게 넘기며 살아가게 되는 것이 산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온다 리쿠는 늘 이렇게 사람들의 소소한 삶에 미스터리를 부여하고 모든 진실을 토해내게 만든다. 몰라도 좋을 것들을 회피하지 말라는 것이 작가의 모토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알아도 뽀족한 수도 없고 아는 순간 그래도 이야기는 이어지고 살 사람은 살아야 하는 것인데도 말이다. 어쩌면 작가도 주인공은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 모든 것을 좋든 싫든 감수하는 것이 주인공된 자의 몫이라고 말이다.  

여행과 미스터리, 과거와 현재, 그리고 이어질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작품이다. 인생은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로 여행을 떠난 앨리스의 이야기와 같다. 우리 모두는 토끼를 따라 간 앨리스다. 호기심에, 또는 그것이 최선이라 따라 가지만 어디선가 토끼는 사라지고 자기 혼자 여행을 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인생이라고 작품은 보여주고 있다. 여행을 가기 전에는 설레기도 하지만 약간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낯선 곳을 간다는 건 일종의 도전이고 모험이니까. 하지만 여행을 할 때는 매료되기도 하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되기도 하고 여러가지 느낌을 갖게 된다. 작품은 그런 사람들이 가질 느낌을 잘 묘사하고 있고 특히 나라라는 도시를 잘 담아낸 작품이었다. 인생이라는 여행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사이 사이 수록된 작품과 연결되는 듯, 인생을 생각하게 하는 동화같고 잠언같은 짧은 이야기들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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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6-09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찌찌뽕 저랑 별점이 같네요.. 작가의 작품치고도 범작인듯 해요.

물만두 2009-06-10 11:20   좋아요 0 | URL
여러 작품이 생각나는 수수한 작품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