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뜩이는 직감과 본능적인 미각으로 진품과 위작을 골라내는 미술품 컨설턴트 가미나가 미유와 우연히 그를 만난 이후 사사건건 맞서게 되는 단기대학의 미술 강사 사사키 아키토모의 대결을 그린 작품으로 단편집이다.
보는 순간 갤러리 페이크가 생각났다.
저 만화틱한 표지하며 재미있을 것 같다.
역시 소재는 어느 나라나 비슷비슷하게 찾아낸다.
문제는 어떻게 쓰느냐 하는 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집이다.
이번에는 진짜 미스터리 단편집인 모양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도 참 대단하다.
이렇게 끊임없이 나오다니... 

 

제목 독특하고 미스터리 형식이라는 말로 사로잡는 작품이다.
띠지의 문구도 참...
식후 30분에 복용하는 약이 있어서 그건 안되겠소이다.
도둑질하러 갔던 집에서 함께 살게 된 남자라...
거기에 이거냐 저거냐의 문제는 또 뭔지...
암튼 궁금증을 유발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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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4-10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재들의 가격은 갤러리 패이크를 정말 생각나게 하네요~ 앗좋아라~~
(갤러리패이크 전질을 구매하고 싶은데 출판사에서 절판. 슬퍼요 --;;)

책을 처방해드립니다는 표지가 맘에 드네요~

물만두 2009-04-10 16:00   좋아요 0 | URL
재미있을거 같죠^^
전질이 몇권인가요? 음... 다 샀나 모르겠네요.

무해한모리군 2009-04-13 08:38   좋아요 0 | URL
32권 완결이네요 ^^
천재들의 가격은 거의 다 읽어가는데 다소 심심한 작품이네요..

물만두 2009-04-13 10:14   좋아요 0 | URL
집에 다 있답니다^^
아, 그렇군요.
 
유대인 경찰연합 1 - 예언자 멘델의 죽음
마이클 셰이본 지음, 김효설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루즈벨트 미국 대통령이 실제로 생각했지만 의회에서 부결되어 성사되지 못한 알래스카에 유대인 정착촌을 만든다는 계획이 실현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SF소설의 한 소재인 대체 역사를 전제로 작품은 구성되고 이루어졌다. 이 작품을 통해 그런 사실을 처음 접한 나는 만약 그것이 지금 실현되었다면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오늘과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것이 결국 불가능한 일임을, 역사는 늘 강자의 편이고 강자의 힘의 논리에 의해, 그들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지는 것임을 다시 한번 느끼고 말았다. 

아들이 장애를 가지고 태어날 거라는 말을 듣고 그 아이를 중절 수술한 뒤 미안한 마음에 아내와 이혼하고 알코올 중독자로 다 쓰러져가는 낡은 자멘호프 호텔에서 살던 랜즈먼 형사는 자신의 집이라 여긴 호텔에서 마약중독자 유대인이 총에 맞아 살해당한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의 눈길을 끈 두다 만 체스판. 아버지가 체스에 빠져 살았던 덕분에 그는 체스에 흥미를 잃었지만 그것에 어떤 암호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한다. 그리고 밝혀낸 피해자의 신원은 놀랍게도 가장 보수적이면서 강경파로 하나의 거대 조직을 이끄는 유대인 마피아로 여겨지는 버보브파의 최고 권력자인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슈필만 랍비의 외아들 멘델 슈필만이었다.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가 바로 그들이 원하던 한 세대에 한 명씩 나타난다는 메시아였다는 점이다. 도대체 누가 메시아를, 왜 유대인의 메시아를 살해한 것일까?  

작품은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추리소설 기법을 이용해서 싯카 유대인들의 사회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제 반환을 얼마 남겨두지 않아 불안해 하는 유대인들의 모습에서 2천년을 떠돌던 그들이 그토록 이스라엘 땅에 집착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다시 자신들을 받아줄 다른 곳을 찾아 떠나야 한다는 것은 셋방살이를 전전하며 늘 방 빼라는 주인의 소리가 들릴까 가슴 졸이다 한겨울 어린 자식들을 업고 리어카 하나에 짐 보따리 몇 개 실어 눈 길을 걸어가던 가난한 우리의 부모의 모습과 닮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강경파 유대인과 온건파 유대인, 유대인이 세상 유일한 민족이라 생각하는 이들과 유대인이 짐이라 생각하는 이들 사이의 괴리감은 현대에도 존재할 것이다. 작가는 유대인이지만 이 점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에서는 작가를 유대인의 적이라고 한다나. 이 점이 이슬람 국가에서 오르한 파묵이 받는 대접과 같은 것 같아 아이러니와 유대교와 이슬람교가 얼마나 닮았는지를 이해하게 해주는 것 같다. 

랜즈먼 형사에게 흥미를 느껴 읽은 작품이다. 작가 본인이 필립 말로와 루 아처와 같은 모습으로 그려냈다고 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는 루 아처에서 매튜 스커더로 변하는 모습 어딘가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 같이 느껴지는 캐릭터였지만. 등장하는 모든 유대인처럼 랜즈먼도 싯카에서 희망적이던 순간을 회상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알래스카가 유대인 자치주가 되기를 희망하던 때, 여기서 영원히 살게 되리라 생각하던 때를. 그리고 그 꿈이 무너져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된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들의 절망과 분노를 잘 담아내고 있다. 랜즈먼도 흥미로웠지만 그의 사촌이자 틀링깃 원주민 어머니를 둔 베르코가 더 흥미로웠다. 유대인과 틀링깃 원주민과의 유혈 사태로 인해 어머니를 잃고 그러면서 아버지가 유대인이라는 점 때문에 원주민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다가 아버지를 찾아와서 유대인으로 인정받으려고 애를 쓰며 유대인이 되고자 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고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게 된 그의 모습에서 인간의 편협함을 느낀다. 인간이 인간 그 자체가 아닌 그 혈통을 중요시하는 것에서 종교의 화합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유토피아임을 깨닫는다.  

메시아가 나타난다고 해도 그 메시아를 알아보지 못한다면 메시아가 무슨 소용이랴. 그 메시아를 자신들의 마음에 들게 바꾸려고 한다면 메시아의 재림을 바라는 이유가 무엇이랴. 메시아가 나타나 지금 당장 모든 총을 거두고 유대인과 무슬림이 형제처럼 지내라고 한다면 따를 것인가? 이스라엘이 힘으로 빼앗을 땅을 팔레스타인에게 넘겨주라고 한다면 받아들일 것인가 말이다. 성지는 누구를 위해 중요한 것인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또한 작품은 추리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결국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였다. 종교도, 민족도 아닌 인간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없는가 하는 점을 끝까지 피력한다. 그 점이 추리소설, 미스터리를 떠나 마음에 들었다. 뒤로 갈수록 좋은 작품임을 느끼게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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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 2009-04-09 1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리짓는 인간들로선 피하기 힘든 문제로군요. 혹시 모든 편견을 극복하고 인간 그 자체를 바라보던 이들은 죄다 우화등선해버리셔서 인터뷰가 불가능하군요. -_-
아! 누군가가 세계를 정복해서 통일시켜 버린다면 인류를 구분짓는 몇 가지 잣대는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물만두 2009-04-09 19:12   좋아요 1 | URL
무리한 일이라는 걸 알기에 인간의 삶 자체가 고단한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크던 적던간에요. 그래서 유토피아는 유토피아일뿐인가봅니다.
 

 

이언 뱅크스만큼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작가도 없다.
처음 내가 이 작가의 작품을 접한 것은 <공범>이었다.
그 책이 좋아서 산 줄 모르고 읽은 줄 모르고 또 읽었었다.
그런데 책 소개 중 우리나라에 이 작품이 이언 뱅크스의 3번째 소개되는 작품이라고 써있다.
4번째다. <공범>, <말벌공장>, <플레바스를 생각하라>에 이은...
앞의 두 작품은 미스터리다.
뒤의 작품은 SF다.
하지만 이 작품은 뭥미???
애매모호한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분위기가 마치 <매혹>같다.
또한 조너선 캐럴의 <나무바다 건너기>도 연상시킨다.
이언 뱅크스가 이들보다 더 좋은 작품을 만나게 해주기를 기대해보겠다. 

  

데니스 루헤인의 데뷰작이라고 한다.
내가 최고로 꼽는 데뷰작이 있었는데 아, 이 넘의 기억을...
암튼 제목 강렬하고 줄거기 스릴있고 데뷰작같지 않은 데뷰작이 될 것 같다.
역시 작가의 이름을 믿고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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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9-04-07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못 읽어본 작가라~

물만두 2009-04-07 12:58   좋아요 0 | URL
그럼 이 기회에 읽어보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04-07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공범만 읽어보았는데, SF라 제목은 솔깃하네요 ^^
데니스 루헤인은 저도 만나본 적이 없는 작가네요. 이것도 물만두님 말씀처럼 제목이 일단 마음에 들군요 ^^

물만두 2009-04-07 15:43   좋아요 0 | URL
저는 거기서 애매모호합니다.
데니스 루헤인은 읽으면 후회하지 않으실 작갑니다^^

Apple 2009-04-07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두작가 다 관심폭팔 작가라서...ㅠ ㅠ흐흑...

물만두 2009-04-07 19:10   좋아요 0 | URL
그죠^^ 행복하면서도 눈물이 흐읍~
 

처음 글을 마구마구 올릴때 만순이가 이런 말을 했다. 

"언니, 내 친구는 00에 서평 올려서 뽑혔대." 

나는 그때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질보다 양이다." 

언제나 나는 질보다 양이다. 

지금은 그 양도 벅차게 됐지만. 

이게 뭐 중요하냐 싶겠지만 내게는 그래도 그 시간 나름 잘 살았다는 증거다. 

책만 읽겠다고 결심한지 십년... 

그 시간동안 정말 책만 읽었다. 

잘했다. 

책속에 내 모든 것을 침전시키느라 애썼다. 

리뷰는 그저 책을 읽었다는 내가 내게 보여주는 증거일뿐... 

그리고 그 책들에 내 상념과 한숨과 아직도 떨쳐내지 못한 미련을 담아 미안하다. 

잠을 제대로 못 자는 날들이 이어지고 

그 여파로 집중력은 나날이 떨어져서 

책을 읽기기 조금씩 힘들어지지만 그래도 3000편을 향해 나는 달린다. 

마음만은... 

누구나 그렇듯 내게도 좋은 날이 있으리라 기다리면서... 

고맙다. 책들아. 

너희가 있어 오늘 내가 이렇게 잘 살고 있다. 

오늘도 나를 위해 수고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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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2009-04-05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저도 책은 꽤 읽는 편이지만, 2000편의 리뷰는 내세에서나 가능할 듯해요.^^

물만두 2009-04-06 10:5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lazydevil 2009-04-06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론 양이 질의 다른 이름이기도 합니다. 특히 덕분에 좋은 데이타 맘껏 이용하는 저같은 사람에게는요^^; / 물만두님의 첫번째 글을 보니 <해리포터 돌의 정원>이더군요~~ 그 간 주인공 해리 포터 만큼이나 물만두님의 서재도 훌쩍 커버렸네요~ 짝짝짝

물만두 2009-04-06 16:25   좋아요 0 | URL
하하하 해리포터... 원래는 그 책이 처음이 아닌데 그렇게 됐네요^^
도움이 될 수 있다니 좋군요.
양이 질의 다른 이름이라는 님의 말씀 정말 감사한 말씀입니다^^

만순이 2009-04-17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욜~언니 리뷰 2000편이야?? 대단한걸~ 내가 선물사줄께!!! 글구 아픈것도 다 나았어. 곧 셤기간이라 좀 쉬면 더 나아질거야. 언니 너무 무리하지 말고, 밥 많이 먹고, 잘 자고~

물만두 2009-04-17 14:16   좋아요 0 | URL
어제 혼났다며 괜찮냐? 감기때문에라도 너도 많이 먹고 다녀.
술 마시지 말고. 으흐흐흐 선물 쪼아~ 기대하마^^

연두별 2011-12-01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서적 보고 처음 만나뵈었어요. 최근에 추리소설에 관심을 갖게 되다가... 그분은 안계시지만, 남겨주신 흔적은 저에게 즐거운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서재가 살아있다는 느낌이랄까요... 따듯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자주 들릴게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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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 매지컬 - 살육기술의 니오우노미야 남매, Faust Novel 헛소리꾼 시리즈 5
니시오 이신 지음, 현정수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모든 것은 필연에 의한 것이고 운명이 정해 놓은 이야기속에서 이미 결정되어진 것일 뿐이라고 한마디로 헛소리, 개똥철학을 읊어대는 작품이다. 하지만 개똥철학도 철학이라 마음에 새겨지는 말이 있고 헛소리도 소리인지라 귀에서 남아 맴돌기도 한다. 뭐, 현실이 이보다 더 지독한데 허구속에서 좀 독하게 군들 해가 되는 건 아니리라 생각된다. 그런데 나는 지금까지 헛소리꾼 이짱 시리즈를 추리소설로 읽었는데 미스터리는 적고 헛소리와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사투가 더 많았던 것 같다. 신 청춘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라고 하는데 엔터테인먼트를 보여주느라 작가가 수고한다는 느낌이 든다. 다 헛소리지만. 

헛소리꾼 이짱이 또 이상한 사람과 만난다. 코토대학 인류생물학과 키가미네 야쿠 조교수라는데 이 인물 참 독특하다. 만나자마자 자기와 이짱은 만날 운명이었다느니 자기는 이미 알고 있었다느니 이상한 소리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권한다.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미이코씨를 위해 하기로 결단을 내린다. 물론 그 교수가 연구하는 죽지 않는 연구라는 게 궁금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하지만 더욱 놀라운 운명은 카스가이 카스가가 주워왔다는 구속복을 입고 망토를 두른 채 자고 있는 소녀 니오우노미야 리즈무와의 만남이었다. 니오우노미야 일족인 이들은 살육남매였다. 이중인격이라는 것과 구속복을 입은 것이 오빠 이즈무때문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지만. 여기에 토모를 찾아갔다가 만난 여우가면 남자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다양한 헛소리와 헛짓들이 오고간다.  

어쨌든 모니터 요원 시험을 보기 위해 카스가이 카스가와 유카리키 이치히메와 같이 키가미네 야쿠의 연구실이라는 산 속 외딴 병원같은 곳에 가는데 리즈무가 모니터 요원 시험을 보러 와 있었다. 게다가 정말 자신이 죽지 않는 존재라는 마도카 쿠치하를 만나고 카스가이 카스가는 갑자기 위험한 곳이라며 혼자 돌아간다. 그 뒤 정말 그들은 위험에 빠진다. 자동차가 모두 바퀴가 찢어지는 바람에 그곳에서 머물게 되는데 다음날 이짱이 일어나보니 그만 빼고 모두 살해당한 것 아닌가. 여기서 죽지 않는 연구에 대한 호기심은 날라가고 이짱은 토모에게 구조를 요청해서 빠져나간다. 하지만 도대체 누가, 왜 그런 일을 벌인 걸까? 이짱은 히메를 보디가드로 데려온 것을 후회하지만 그것도 운명이려나.  

시리즈로는 다섯 번째 작품이다. 처음에 읽을 때는 토모와의 관계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었는데, 또 이짱의 사연도 궁금하고 말이다. 아이가 너무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닌 듯이 살고 있으니 그 속 사정이 궁금한 건 당연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런 이야기보다 좀 더 잔인해지는 살인과 점점 심해지는 헛소리가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를 방해하고 있다. 아니 원래 작가는 이런 것을 보여주려던 것이었는데 내가 착각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작가가 표방하고 있는 신 청춘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이렇게 나름 정의해봤다.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한 미스터리를 소재로 삼고 개성 강한 만화적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인물들만으로도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이 작품을 보면 5명이 잠 든 사이 4명이 살해당하고 1명만이 살아 남았다. 하지만 그 1명은 범인이 아니다. 그는 헛소리꾼 이짱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이자 피바다에 뛰어들고 피바람을 몰고 다니는 트러블메이커같은 존재이기는 하지만 범인은 아니다. 그가 가는 곳에서는 언제나 사건이 일어나고 그는 사건에 자의든 타의든간에 뛰어들게 되는 타입이지만 탐정은 아니다. 탐정이나 해결사로서의 능력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면 이 클로즈드 서클같은 외딴 집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고 누가 범인일까. 또한 범인은 어떤 트릭을 사용해서 이짱을 속인 것이고 이짱은 그것을 어떻게 알아낸 것일까가 미스터리적 요소다.
 
만화적 요소로는 각각의 등장 인물이 지니는 캐릭터의 강함을 들 수 있다. 헛소리꾼 잇짱은 그 허무와 염세적인 모습이 오히려 강한 개성으로 느껴지고 여기에서는 인간다움을 버린 것 같던 기존의 모습과 죽음을 바라는 것 같지만 결코 죽어지지 않던 모습에서 벗어나 죽고 싶지 않다는 감정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작품의 처음 등장 인물이자 실제적인 주인공인 살육기술의 니오우노미야 남매를 보면 표면적 인물인 동생 리즈무는 카니발이라 불리며 오빠 맨이터 이즈무의 존재를 가려주는 역할을 하고 남매의 내면이자 실질적인 조종자인 이즈무는 살인 기계로 만들어진 집단의 일원으로 발군의 실력을 보인다. 이들뿐만 아니라 이짱이 사는 집의 인물들도 모두 개성이 강한 평범한 인물들은 아니다. 이짱이 좋아하는 미이코씨조차 검술의 달인이까. 이런 인물들이 배치되어 재미를 선사하는 소설로 보는 만화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니까 어떤 성격의 작품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재미있게 보는 것이 중요한 작품인 것이다.
 
다음 작품이 이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라고 한다. 이 작품에서 여우 가면을 쓴 사이토씨한테 적수로 찍힌 이짱은 과연 그 작품에서 인류 최강의 살인청부업자 준씨의 아버지인 사이토씨와 대결을 벌이는 걸까? 토모와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걸까? 토모가 이미 자신을 떠나면 세상을 말살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이짱의 선택은, 아니 선택의 여지가 지금까지 없었으니 여전히 휩쓸려 들어갈까? 아니면 이번만큼은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삶을 살려는 모습을 보여줄까? 만약 아버지와 이짱이 겨루게 된다면 준씨는 누구 편에 설까? 그 모든 것이 궁금하게 만드는 대단원의 마지막 작품의 마무리를 빨리 보고 싶다. 역시 엔터테인먼트 소설임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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