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렌초의시종 > 속이 탄다......-오색 음료 한 모금에 여름이 달아나네!-중앙일보

[week& 웰빙] 오색 음료 한 모금에 여름이 달아나네!

[노영희의 FOOD+] 만들어 먹는 별미 음료
 
 장마도 끝나 정말이지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이네요. 문밖으로 나가면 후텁지근한 더위가 훅 하고 달려들고요. 실내에 들어서면 찬 얼음물부터 찾게 되네요.

 요즘이야 뭐 여름이라도 실내는 여름이라 할 수 있나요? 에어컨이 팡팡 나와 냉방병이라는 신종 병까지 생겨났으니 말이에요. 옛날 덜덜거리면서 돌아가던 선풍기와 부채가 가끔 그리워집니다. 그것도 방마다 선풍기가 있는 게 아니라 대청마루에 딱 한대가 있어 서로 자기에게 바람이 오게 하려고 하던 때가 엊그제인 것 같은데요.

 장마가 끝나고 나면 시골은 엄청 바빴답니다. 장맛비로 웃자란 풀도 뽑아야 하고 아무튼 일이 많았어요. 한낮 땡볕을 피해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침 일찍 먼동이 트면 미숫가루 한잔씩 타서 드시고 밭으로 나가셨고요. 할머니와 방학을 해 집에 있는 저와 언니가 아침밥 당번이었어요. 물론 언니보다는 제가 할머니를 돕는 일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한창 바쁠 땐 아침식사도 밥과 반찬을 큰 양푼에 담아 밭으로 내다 드렸어요. 대신 그런 날 점심은 집에서 드시고 두세시까지 쉬다 다시 밭으로 나가곤 하셨습니다. 비단 우리 집만의 풍경이 아니랍니다. 농사 짓는 시골집에선 한여름 머리 꼭대기의 뙤약볕을 피해 이렇게 일을 하신 게죠.

 점심 땐 구수한 보리밥에 된장찌개 끓이고, 오이냉국 만들고, 오이지 무치고, 새우젓 넣어 애호박 볶고, 열무김치랑 새우젓무침까지 올린 푸짐한 밥상이 차려지지요.

 시골집 뒤뜰 장독대 옆에는 장마가 시작되고부터 장마가 끝난 뒤 한달 정도만 졸졸 흐르는 샘물이 있었어요. 한 여름에만 흐르는 그 샘물에는 김치항아리나 수박.참외 같은 과일이 담겨 있지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냉장고란 게 없었거든요. 그 샘물이 천연냉장고 구실을 하는 게지요.

 점심상을 물리고 나면 할머니는 샘물에 담가놓은 수박을 가져다 쭉쭉 쪼개 냅니다. 오빠들이랑 얼른 한 조각씩 들고 마루 끝에 걸터앉습니다. 단 국물을 뚝뚝 흘리며 먹다 말고 누가 씨를 멀리 보내나 내기를 하며 앞마당으로 훅훅 불어 날렸습니다. 어쩌다 아버지께서 장에 나가셨다가 얼음덩어리라도 사가지고 오시는 날이면 그야말로 수박화채 잔치가 열립니다. 녹은 물이 뚝뚝 떨어지는 새끼줄을 풀어 얼음을 물로 한 번 씻어 대바늘을 대고 망치로 톡톡 두들기면 쭉쭉 쪼개졌어요. 큰 양푼에 수박을 숟가락으로 뚝뚝 떠 넣고, 설탕을 술술 뿌리고, 얼음을 넣어 섞어 가지고 큰 대접에 한 그릇씩 먹으면 배가 불룩해지지요.

 여름에 빼놓을 수 없는 별미 음료 중에 오미자도 있지요. 오미자를 미지근한 물에 담가 하룻밤 불려 면 보자기에 밭쳐 설탕을 타고 마지막에는 꼭 꿀을 약간 넣으셨어요. 할머니는 꿀을 넣어야 설탕의 가벼운 단맛이 없어지고 깊은 단맛이 난다고 하셨어요. 오미자 냉차로 그대로 마시기도 하고, 여기에 녹말 묻힌 보리를 개구리알처럼 만들어 오미자 국물에 띄우는 보리수단을 만들어 주시기도 했어요. 보리가 마치 요즘 먹는 버블티 안에 들어있는 그것 같았어요. 오미자 국물에 수박을 넣어 수박화채를 만들기도 하고요.

 요리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송화밀수나 제호탕은 여름철 건강음료로 훌륭하답니다. 송화밀수는 봄철 소나무에서 얻은 송화 분말을 꿀물에 탄 것이고, 제호탕은 더위 먹지 말라고 한약재를 10시간 이상 중탕해 만든 겁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괴롭히는 무더위. 올 여름엔 청량음료 대신 우리네 건강음료로 날려보내시지 않을래요? 이왕이면 넉넉하게 만들어 옆집에도 한 그릇씩 돌려 정을 나눠 마시면 더욱 시원한 맛이 난답니다.
푸드스타일리스트 <
hihi61@hitel.net>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 보리수단
■ 재료=오미자 냉차 8컵(설탕과 꿀로 간한 것), 보리쌀 4큰술, 녹말 1컵
■ 만들기=보리쌀을 씻어 물에 담가 4시간 이상 불린다. 보리쌀을 삶아 건져 물기를 완전히 뺀다. 보리쌀에 녹말을 묻혀 여분을 털어내고 끓는 물에 삶는다. 위로 동동 떠오르면 건져 얼음물에 담갔다 건져 완전히 물기를 빼고 다시 녹말을 묻힌다. 다시 삶는다. 이렇게 네번 정도 반복해 건져놓은 보리쌀을 잔에 담고 오미자 냉차를 부어 낸다.

*** 오미자화채
■ 재료=오미자 말린 것 1컵, 물 10컵, 설탕 1컵, 꿀 적당량, 배 1/2개
■ 만들기=물은 끓여 60도 정도로 식힌다. 오미자는 물에 살짝 비벼 씻은 뒤 물기를 뺀다. 유리나 도자기 그릇에 오미자를 담고 식힌 물을 부어 하룻밤 불린다. 젖은 면 보자기에 밭쳐 설탕과 꿀을 기호에 맞게 타 차게 보관한다. 배는 예쁜 모양으로 찍거나 1㎝ 길이로 가늘게 채 썬다. 차게 식힌 오미자 냉차를 잔에 담고 배를 담아 낸다.

*** 수박화채
■ 재료=오미자 냉차 8컵(설탕과 꿀로 간한 것), 수박 400 ~ 500g
■ 만들기=수박은 동그랗게 뜨거나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씨를 발라낸다. 수박을 적당한 잔에 담고 오미자 냉차를 부어 낸다.

*** 제호탕
■ 재료=오매육 300g, 초과 20g, 백단향 10g, 축사인 10g, 꿀 1.5kg
■ 만들기=오매육, 초과, 백단향, 축사인은 곱게 가루를 낸다. 경동시장 약재상에 가면 살 수 있다. 양이 너무 적으면 갈 수 없으므로 넉넉히 준비해 선물해도 좋다. 가루에 꿀을 넣고 갠다. 도자기 그릇에 가루 갠 것을 담고 10 ~12시간 중탕한다. 냉장고에 보관해 두고 찬물에 타 마신다.

*** 송화밀수
■ 재료=송화 분말 8큰술, 물 8컵, 꿀 1컵
■ 만들기=물 1컵을 미지근하게 데워 꿀을 넣고 푼 다음 나머지 물을 부어 잘 섞는다. 단맛은 기호에 맞게 조절한다. 꿀물을 차게 식혀 잔에 담고 송화 분말을 띄워서 낸다. 송화 분말을 꿀에 개 물에 풀어 내도 좋다.
2004.07.22 15:21 입력 / 2004.07.22 16:12 수정

http://news.joins.com/society/200407/22/2004072215211807013000380038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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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panda78 > Michael Parkes 의 그림들

다른 그림들도 보시고 싶으시면, 저 이름으로 검색하시면 됩니다.  ^^

 


'Surrender to the Light'

 

 

'The Angel of Hidden Things'

 

 


'Last Circus'

 

 



illusion of change

 


 


'Concerti Vivaldi'

 

 


'Dark Sphinx'

 

 

수수께끼

 

 


'Creating Eve'

 

'Diamond Warrior'

 

 


Night & Day

 

 



Beatrice Alone

 

 


Aditi

 

 



wien

 

 


'An Angel's touch'

 

 


'Angel of August'

 

 


'Angel that stops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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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건강법 - 개정판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민정 옮김 / 문학세계사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는다는 것과 책을 쓴다는 것은 다르지 않다. 적어도 니나와 타슈는 독자와 작가의 입장에서 만났으나 둘은 같다. 사람을 목졸라 죽이는 것과 책을 읽는다는 것(니나와 타슈가 이해하는 방식으로)은 기분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 레오폴딘이 영원성을 잃고 순환의 세계에 들어섬으로써 목이 졸려져 타슈와 일체화 되듯이, 니나는 타슈의 목을 졸라 타슈의 화신이 된다. 니나는 타슈의 저서를 다 읽었고, 완전히 이해한 독자였다. 한 권의 책이 저자와 같은 의미로 읽혀졌을 때 결국 독자와 작가는 일치되는가보다.

그런데 왜 목을 조르는 행위의 쾌감이었을까... 나는 다음 구절에서 답을 찾았다.

"손은 쾌감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거요. 뼈저리게 중요한 기관이지..." 

손으로 목을 조르고, 손으로 쾌감을 느낀다... 이제껏 머리로 책을 읽고 분석하였고, 가슴으로 좋다, 슬프다, 싫다를 느꼈다. 그런데 막상 손이라니... 웃음이 나왔다.

마태우스님의 리뷰가 이 책을 읽게 된 동기였다. 그런데 막상 이 책을 읽을 땐 마태우스님의 리뷰를 잊고 있었다. 그러다가 니나와 타슈가 서로 신랄하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불현듯 떠올랐다. 대화로 이어가는 이야기 전개 방식. 몇 페이지에 걸쳐 대화만 나와도 나는 이상함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그랬기에 대화로만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조차 못한 것이다. 정말 놀라운 글쓰기 방식이다. 

글쓰기 방식의 뛰어남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은 재미있게 술술 읽힌다는 점이다. 타슈와 기자들의 대화는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이었고, 나를 지루하게 만들지 않았다. 읽다보니 왠지 내가 타슈같은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지루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무언가 공허함을 채우고 싶은... 그가 살인자라는 건 당연하다. 어린아이만큼 순수하고 잔인한 존재가 어디 있겠는가.

노통의 작품은 이 책이 처음이다. 책 제목도 마음에 들고 책의 외양도 맘에 들고 내용도 맘에 들었다. 그러나 별 하나를 뺀 이유는 니나가 타슈에게 표출한 까닭모를 증오감(레오폴딘의 죽음에 그렇게나 분노하는지)과 타슈가 너무나 쉽게 권태와 지루함을 드러내며 순순히 과거를 실토했다는 점이다. 약간 실망스럽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이해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어떤 쾌감을 느꼈는지(재밌다는 것도 포함될까...), 내 삶의 어느 부분이 바뀌었는지 모르니까. 그러나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생각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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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4-07-22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지금 읽으려고 하는데..리뷰 잘 보았습니다^^

꼬마요정 2004-07-22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아무때나 쓴 글 같아서 갑자기 창피해집니다...ㅡ.ㅜ

프레이야 2004-08-06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의 화장법 다음으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자살의 유혹을 물리치기 위해 글을 쓴다는 노통의 변이 인상적이다 싶더니 둘다 살인이란는 도구를 이용하여 말하고 있더군요. 하여튼 재미나게 읽었는데 아직 리뷰를 못 쓰고 그러고 있습니다.^^ 님의 글 잘 읽고 갑니다. 더운 날씨, 건강하세요.

꼬마요정 2004-08-06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신선하게 읽은 책이었어요~ 그래서인지 노통이 좋아지더라구요..적의 화장법도 읽어보려고 장바구니에 담아놓았죠.. 무더운 여름 건강하게 보내세요~^^
 
 전출처 : mira95 > 삼장 스페셜


 

 

 

 

 

 

 

 

 

 

 

 

 

 

 

 

 

 

 

 

 

 

 


 

 

 

 

 

 

 

 

 

 

 

 

 

 

 

 

 

 

 

 

 

 

 

 

 

 

 

 

 

 

 

 

 

 

 

 

 

우리들이 사랑한 남자 - 삼장 - 멋지지 않습니까? 마지막 사진의 문구가 멋있군요.. 하긴 거칠게 태어난 녀석이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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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mira95 > <최유기> 그들의 전생은?


 

 

 

 

 

 

 

 

 

 

 

 

 

 

 

 

 

 

 

 

 

 

 

 

 

 

 

 

 

 

 

 

 

 

 

 

 

 

 

 

그들의 전생은?  권렴과 천봉, 오공과 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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