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투리드 투명 북마크 - 별 헤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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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쁘다. 생각보다 작아서 책받침 느낌도 아니고, 기존 북마크보다 커서 찾기 쉽다. 스티커 붙여두기도 편하고. 게다가 책장 사이에 꽂아둔 걸 보면 투명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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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 스킵 비트! 47 스킵 비트! 47
나카무라 요시키 지음, 한나리 옮김 / 시공사(만화)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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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렌이랑 카나에랑 쿄코랑 한 드라마에서 만날 수 있는건가? 이젠 뭐 로맨스는 다 날아가고 판타지로 가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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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 - 제1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고요한 지음 / 나무옆의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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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면, 내가 좋아하는 브런치 카페의 창가 자리에 앉아 밖을 바라본다. 고소한 커피를 마시며 바람결에 흩날리는 벚꽃잎을 보면 그 순간이 그렇게나 예쁠 수가 없다. 아직 차가운 공기가 가득하지만 벚꽃은 봄이 왔다고 외치며 자신의 존재를 마음껏 드러낸다. 바람에 실려 저 멀리까지 봄의 기운을 전해주려는 건지 길 위를 누비며 높은 건물들을 지나 가버린다. 어디에 봄을 보여주고 싶은 걸까. 그리고 어김없이 벚꽃은 지고 푸른잎들이 나무를 뒤덮는다. 봄은 지나갔지만 내년에 다시 올 것이다.


재호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장례식장에서 알바를 한다. 마리 역시 알바생이었는데 둘은 정규직이 되고 싶은 평범하지만 외로운 20대 젊은이들이다. 둘은 장례식장에서 알바가 끝나면 재호의 오토바이를 타고 서울의 밤거리를 누빈다. 빌딩과 빌딩 사이에 보이는 해머링 맨을 안쓰럽게 생각하면서도 정규직이라서 좋겠다는 말을 하는 그들은 밤이랑 닮았다. 모두가 자는 밤에 차비를 아끼기 위해 첫차를 기다려야 하는 그들은 처음에는 맥도날드에서 시간을 보냈다.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에 이입하면서, 그 시간 그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있을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그리고 쏟아지는 잠을 쫓아내려 재호와 마리는 오토바이를 탄다. 광화문을 지나 덕수궁까지, 코리아나 호텔도 지나고, 더 플라자 호텔도 지나고 수많은 신호등과 횡단보도를 지나면서 둘은 불안한 미래를 애써 잊어본다. 광통교 아래에 있던 수많은 물고기등을 하늘로 날려 보내기도 하고 서대문에서 본 고양이에게 이름을 지어주기도 하면서 조금은 낙관적인 미래를 희망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재호의 아버지는 '아죽사' 회원이다. 처음에 나는 아죽사가 아직 죽지 않은 사람들의 모임인가? 했다. 남편은 제목만 보고 뱀파이어물인걸까? 라고 했고. 아죽사는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줄임말이었고, 뱀파이어가 주인공이 아니라 알바가 끝나고 첫차를 타기까지의 시간을 버텨야만 하는 두 청춘과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재호의 부모님은 이혼했다. 어머니는 재혼해서 다른 가족을 이루고 있지만 재호의 생일이나 누나의 기일이면 찾아오곤 한다. 재호의 아버지에게 세들어 살던 히로시는 고베 대지진으로 부모님을 잃었다. 그래서 일본으로 돌아가기를 무서워하고, 재호의 아버지는 그런 히로시를 아죽사 모임에 초대했다. 빨간 양복을 입고 장례식장에 가는 히로시는 아죽사 모임에 참여하면서 점점 용기를 가지고, 부모님의 죽음을 똑바로 마주볼 수 있게 된다. 그가 고베로 돌아가는 날 아죽사 회원들은 모두 히로시에게 선물 받은 빨간 양복을 입고 그를 배웅한다. 죽음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잠시간의 이별, 혹은 새로운 출발.


누나를 죽였다는 죄책감을 안고 사는 재호는 늘 하얀 뱀을 본다. 만화 <이누야샤> 속에 나오는 사람들의 사혼을 꺼내 금강에게 가져다 주는 그 하얀뱀을 닮은 요괴가 떠오른다. 누나의 영혼을 삼킨 그 뱀은 장례식장에 있는 벚꽃나무에서 자주 보인다. 자신이 누나를 죽였기 때문에 부모님이 이혼했다고 생각하지만 말조차 꺼내볼 수 없었던 재호는 자신만의 어둠과 외로움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 마리를 만나고, 아죽사 회원들을 만나고, 히로시를 떠나보내고, 아빠와 엄마를 보며 마침내 껍질을 부수고 나왔다. 사람은 누구나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고 산다는 것을 이해한 것이다. 누나의 죽음을 마주 볼 용기를 얻은 재호는, 장례식장에서 알바를 하는 것이 숙명 같았던 재호는 이제 미래를 향해 한 발을 디뎠다. 마리와 함께 상조회사에 원서를 넣고 면접을 본 것이다. 둘이 무사히 합격해서 누군가의 죽음을 잘 위로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장례식장을 어슬렁거리는 하얀뱀과 도심 곳곳을 배회하는 고양이, 그리고 광통교 아래에 떠 있던 수많은 물고기등이 모두 번뇌에서 자유로워지길.


하지만 아마 그렇지 못하겠지. 죽을 때까지 모두 지독한 외로움을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서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 이 책의 모두를 사로잡은 것은 아닐까.

마리는 욕실에서 나와 내 옆에 서더니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가리쳤다.
-경주에 있으면서 맥도날드가 그리울 때면 휴대폰으로 검색해 저 그림을 봤어. 그림 속에 앉아 있는 우리 모습을 상상하면서.
-나도 저 그림을 보면 너와 같이 있는 것 같아. 언젠가 우리도 저 그림 안으로 들어가자. 환한 불빛이 있는 저 안으로. 저 자리에 앉아 창밖 풍경을 구경하자.저 너머엔 장례식장도 있고 화원도 있고 부동산도 있을테니까. 서대문을 걸어다니는 우리도 있고. 오토바이를 타고 광화문과 종로를 달리는 우리도 있을 테니까.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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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아이 캔 주짓수 : 민낯으로 구르고 땀 흘리며 쓴 리얼 주짓수 입문기 - 민낯으로 구르고 땀 흘리며 쓴 리얼 주짓수 입문기
강선주 지음 / 팬덤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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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짓수하는 작가님 멋지다! 집 근처에 생겼다는 도장이 설마 비스트*인걸까? 월드 클래스 채 관장님이면 채완기 선수인 것 같은데 작가님 정말 대박!! 34살에 시작했다고. 글을 보면 굉장히 의욕이 넘치고 움직임이 좋은 분 같다. 2019년에 나온 책인데 작가님 지금도 계속 주짓수 하는지 궁금하다.

작가님은 무늬만 파란띠는 싫다고 했지만, 난 꾸준히 성실하게 하는 생활 체육인이 목표라서 무늬만도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신체 조건이 다르고 운동 신경이 달라서 파란띠라고 모든 흰띠를 이길 수 있지 않으니까. 갈띠라고 모든 보라띠를 이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도장에서 알게 된 동생이 한 말이 생각난다. “언니, 내가 못 하는 게 아니라 쟤들이 잘 하는 거에요. 내가 못 하는 거면 더 노력해야 하잖아요. 힘들어요 힘들어 ㅋㅋ” 맞다. 선수 할 것도 아니고 대회 나갈 것도 아니고 도장 깨기 할 것도 아닌데 내가 즐기면서 할 수 있으면 된다. 그래야 오래할 수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띠가 올라가면 부담감이 큰 건 어쩔 수 없네.

지금은 도장에 안 나오는 그 동생이 많이 보고 싶다. 돌아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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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2-06-20 18: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주짓수 수련하고 계시군요. 꼬마요정님. 멋져요!
태권도와 격투기 등 입식 타격기는 조금 익혔지만,
주짓수와 같은 유술은 접할 기회가 없었어요.
어렸을 때는 유도에 관심이 많았지만, 인연이 닿지 않았어요.
권투나 태권도 같은 운동은 혼자서도 충분히 연습할 수 있는데,
유도나 주짓수는 혼자서는 기술을 익힐 수가 없어서 아쉽네요.

꼬마요정 2022-06-21 10:03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도 유술 관심 있으셨군요. ㅎㅎ 타격기도 배우시고 멋집니다. 저는 어릴 때 태권도나 쿵후 같은 거 배우고 싶었는데 못했거든요. 이제라도 주짓수를 만나 너무 좋습니다. ㅎㅎㅎ 근데 말씀처럼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 아쉽긴 해요. 그나마 제가 다니는 도장에는 주짓떼라(남자는 주짓떼로, 여자는 주짓떼라라고 하거든요)들이 많아서 좋아요. 물론 다들 저보다 크지만요. ㅎㅎㅎ

transient-guest 2022-06-23 0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술에 관심이 많고 예전에 즐겨 수련했었습니다만 지금은 못 하고 있어서 운동하신다고 하니 부럽네요. MMA도장이나 BJJ계열 혹은 아이키도 셋 중 하나를 언젠가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꼬마요정 2022-06-23 22:09   좋아요 0 | URL
우와 멋지십니다!! 전 작고 운동신경이 그닥 좋지 않아서 그다지 관심은 없었어요. 물론 호신술 배운다는 느낌으로 태권도 어릴 때 배웠으면 하긴 했지만요. 어른이 되고 나니 무술하는 사람이 정말 멋져 보이는 거에요. 나도 하고 싶다!! 이런 생각에 나이가 있어도 도장 문을 열고 들어갔답니다. 정말 훌륭한 선택이었어요. MMA라니!! 정말 멋지세요!!! 꼭 다시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전자책] 위험한 시간 여행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고상숙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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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로 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 내가 살아온 날들에 대한 기억? 만약 내 기억이 조작되거나 잘못되었다면 나는 어떻게 나인걸까?


이 소설은 9.11 테러 이후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게 된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심지어 과학 기술도 제법 많이 발달한 듯 하다. 이 나라 사람들은 종이책을 보지 않는다. 아니, 어떻게 종이책을 안 볼 수 있나. 물론 나도 이 책을 이북으로 보긴 했지만, 그래도 당연히 종이책이 있어야 눈도 안 피곤하고 집중도 잘 되는데... 내 머리로 다운로드 할 게 아니라면 당연히 종이책이 있어야지!!


피부색으로 등급을 만들어 사람을 나누고, 행동이나 생각을 정해주고, 소수의 누군가에게 권력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제도들이 만연하다. 질문을 하는 학생은 위험한 인물이다. 스스로 생각할 줄 알고 모르는 것을 질문하는 사람은 요주의 인물이 되며, 삭제 대상이 될 확률이 높다. 단지 규칙에 대해 질문했다는 이유로.


NAS-23년 고등학교 졸업식 대표로 고별사를  하게 된 아드리안 스트롤은 리허설 때 교장이든 친오빠든 누군가의 고발로 국토보아국에 잡혀 간다. 그녀를 체포하기 위해서는 동급생들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 그 투표는 거수로 이루어졌다. 반역적 언사와 권위에 대한 도전 혐의로 잡혀가는 것을 승인한다면 찬성에 손을 들면 된다.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해 아주 공정하게 말이다. 처음에는 손을 들지 않다가도 국토 보안국 규율부에서 나온 담당관들이 노려보기 시작하자 모두가 손을 든다. 이 곳에서 그들의 눈 밖에 나면 영원히 낮은 보수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살아야 하니까.


그렇게 아드리안은 잡혀 온 다른 아이들과 함께 정신적 고문을 받다가 추방령을 당한다. 추방지는 1959년 미국 위스콘신의 웨인스코샤 주립대학, 제 9구역으로 불리는 곳이다. 세상에, 시간을 거슬러 사람을 보내다니... 정말 참신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알량한 내 지식으로는 1959년에는 웜홀 같은 게 없었을테니 그 시간대로 과연 죄인들이나 직원들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다른 가설을 떠올렸다. 어차피 지금 그들이 사는 세상은 모든 것이 전자와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 세계이니까, 머리에 칩 같은 걸 심어서 가상 세계로 보내는 것인데 그 가상 세계가 바로 1959년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과연 이 생각이 맞는지 아닌지는 끝까지 읽어도 알 수 없었다. 


1959년에서 메리 엘렌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게 된 아드리안은 자신이 미래에서 왔다는 말도 해서는 안 되고, 역사에 관여해서도 안 된다. 물론 통제된 역사를 배운 그녀가 이 시대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었지만.


이 곳에서 심리학, 한창 유명세를 떨치던 스키너의 이론을 접하면서 안 그래도 자아가 강하던 그녀는 더 더욱 논리적으로 생각할 힘을 얻게 된다. 하지만 가족과 헤어지고, 어린 나이에 같이 잡혀 온 한 학생의 죽음을 목격한 경험은 그녀를 위축되게 만들었고, 순응하게 만들었다. 국가가 개인에게 가한 폭력은 그 개인의 독립성과 인간성을 말살하기 충분했다.


이 곳에서 조용히 살려던 아드리안은 심리학 조교인 울프만은 만나게 되고, 같은 추방자 신세였던 그들은 외롭고 고독한 추방 생활을 함께 하며 시간을 버틴다. 울프만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시간 여행이란 불가능하며 모든 것은 가상 세계라는 것이다. 그래서 절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기 위해 계획을 짜지만, 천둥 소리와 작고 검은 박쥐 같은 새에 의해 공중분해 되고 만다.


이 곳에 유배된 사람은 그녀 혼자만이 아니었다. 울프만도 있었고, 아드리안의 삼촌인 토비아스도 있었다. 그런데 과연 그게 사실일까? 번개에 맞은 건지 쓰러져 있다 구조된 아드리안은 아니, 메리 엘렌은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다. 그녀의 기억은 메리 엘렌의 것인지, 아드리안의 것인지, 아니면 그저 미쳐버린 것인지 알 수 없다. 


이 찰나의 죽음은 그녀의 원래 세상에서 그녀가 '삭제'되었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그녀의 망상일까. 토비 삼촌의 등장은 도대체 무얼 말하는 걸까. 과연 그들은 돌아갈 수 있을까. 


아드리안은, 메리 엘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과연 나는 누구일까.

행복을 가지지 못한 사람에게는 안도감이 행복이 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추방자에게 안도감은 극도의 행복을 가져다준다.(175/372) - P175

때로 심문자가 자리를 고쳐앉을 때면 눈이 부신 조명 밑을 벗어나 저쪽으로 얼굴이 넘어가기도 했는데 그 때 나는 정말 아주 잠깐 그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한데 놀랍게도 그 얼굴은 버스 안에서 마주칠 법한 이웃처럼 너무나 평범했다.(37/372) - P37

자아란
기능적으로 통합된 반응체제를 대변하는 기제일 뿐이다.
-스키너, <과학과 인간 행동> (3/372) - 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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