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개주막 기담회 2 케이팩션
오윤희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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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다 읽었다. 연암의 말처럼 이야기에는 삶이 담겨 있다. 기이한 이야기라 해서 도리질 칠 필요는 없다. 왜? 라는 질문도 힘이 없다. 삶이란… 아르미안의 네 딸들처럼 예측불허니까.

기담회에 온 사람들은 ‘이솝 이야기’처럼 숲 속 친구들이 듣고 있다. 무슨 말인지는 읽으면 아시리라.

이야기는 좀 더 가슴 아프고 현대화된 듯 하다. 예나 지금이나 마음 속에 묻어두고 꺼내기 싫은 자신의 모습이 있나보다. 사관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왠지 ‘옷소매 붉은 끝동’이 생각났다. 그 드라마는 서고에서 사랑이 싹 텄지만, 여기서는 고뇌가 꿈틀거리는 게 차이점이랄까. 그러고보니 정조 시절이라 시대는 같구나. 사관이 본 미래는 둘 다 예측가능한데, 앞으로 일어날 일이라 상상하며 생각하니 좀 무서웠다. 과연 앞날을 아는 건 행운일까, 불행일까.

공기놀이 하는 아이의 경우, 좀 신기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는데 세세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아이 잡아먹는 귀신은 지금도 있다. 아주 다양한 형태로. 마음이 아팠다. 엄마가 되어본 적이 없는데 그리 힘들 줄 어찌 알았을까. 게다가 사람이 늘상 좋을 수도 없건만. 너무 가슴 아팠다.

여기 이야기들 다 삶이 녹아 있다. 어떻게든 치열하게 살고자 했던 이들의. 그래서 더 재미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선노미가 연암을 따라 청으로 가면, 또 얼마나 기이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줄까.

"그렇다면 광에 가둘 게 아니라 치료를 받아야 했군요."
노루가 안타깝다는 듯 혀를 찼다.
"애당초 아이를 낳기만 하면 저절로 애정이 생길 거라고 기대하는게 잘못 아닌가? 어미라고 무조건 아이를 예뻐하라는 법은 없어." - P110

"너희 또래 여자애들이 외모에 관심을 가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하지만 아름다운 얼굴이 정말 그렇게나 중요한 걸까?"
두 소녀가 심각한 표정이 돼서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 P281

연암이 선노미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인생이란 기이한 일의 연속이지. 우리 인생 자체도 하나의 기담이다." -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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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게이샤 커피 세트 - 파나마100g, 콜롬비아 100g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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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좋은 향, 좋은 느낌. 입 안에 느껴지는 오크통의 와인맛이 깔끔하게 목 뒤로 넘어간다. 워시드 원두 특유의 맛 때문에 사실 지금보다 조금만 더 볶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여러 가지 맛들이 입 안에서 춤을 추는 기분이다. 하지만 날이 추워 드립으로 내린 커피가 금방 식어 아쉽다. 식었을 땐 산미가 좀 많이 올라와서 따뜻할 때 빨리 먹는다. 우유랑도 나쁘지 않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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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1-03 00: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즘 날씨가 추워서 커피가 금방 식어요.
요즘 이 커피 알라딘에서 후기 쓰시는 분들 많은데, 벌써 품절이네요.^^
꼬마요정님, 2022년 새해 첫 주말 잘 보내셨나요.
새해엔 항상 건강하시고, 가정과 하시는 일에 좋은 일들 함께 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꼬마요정 2022-01-03 01:07   좋아요 3 | URL
품절이군요. 저도 첫번째 주문엔 실패했지만 이틀인가 뒤엔 성공했답니다. 서니데이님두 꼭 드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서니데이 2022-01-03 01:25   좋아요 3 | URL
품절되고 다시 입고되는 모양이네요.
홀빈으로 나온 상품이라서 이번에는 지나가려고요.^^

책읽는나무 2022-01-03 08: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 마셨을 때 혀에 부드럽게 착 감기던데 그게 무슨 맛일까?늘 의아했었는데 그게 와인의 느낌인 건가?어렴풋하게나마 짐작만 했었어요.
요정님의 입안에서 춤을 추는 여러 가지 맛들이라고 하셨는데 아...그 맛이었어!!! 생각했어요^^
요즘 커피가 빨리 식으니까 덕분에 순식간에 원샷 하는 기분으로 마셔버려 이게 뭐지??하고 있네요ㅋㅋㅋ

꼬마요정 2022-01-03 15:10   좋아요 2 | URL
저도 그냥 배운 맛이라 안 배운 맛은 이게 뭐지? 이러고 맙니다^^ 커피를 좋아해서 수업도 들었는데 라떼아트를 못 해서 바리스타 시험을 포기했어요. 그 원 만드는 것도 안 돼서… ㅎㅎ 요즘 커피가 너무 빨리 식어서 진짜 후룩 마시면 뭔가 허전해서 또 마시고 싶고 그래요ㅠㅠ

페넬로페 2022-01-03 10: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꼬마요정님께서 커피를 잘 아시는것 같아요 커피에 대한 표현이 넘 좋으세요.
저는 그 여러가지 맛에 대해 아직 잘 모르겠어요 ㅎㅎ
꼬마요정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2년에는 호랑이의 기운 받아 건강하고 행복하게 기대하시는 일, 다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꼬마요정 2022-01-03 15:11   좋아요 2 | URL
커피를 잘 알지는 못하구요. 그냥 좋아해서 기웃기웃 하는 정도입니다. ㅎㅎ 그래도 예전에 바리스타 수업 들은 게 좀 남아 있네요. 역시 뭐든 배우면 다 쓸 데가 있나 봅니다. ㅎㅎ 페넬로페님도 언제나 건강하시고 원하시는 일 다 이루시길 바랍니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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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책은 대부분의 이야기를 끝내 버린다. 읽다보면 이렇게나 많이 남았는데 도대체 어떻게 이야기를 끌어가지? 이런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긴장은 유지되고 읽을수록 알면서도 궁금해지는 기묘한 기분을 느낀다. 그리고 단편적인 정보가 얼마나 위험한 건지, 누구에게 감정을 이입하느냐에 따라 피해자의 정당성(루미)이 집착과 무례로 비춰지는 지 깨달았다.

세상에 절대 선이 없을텐데 절대 악인들 있으랴. 결국 ‘선택’은 자기 몫일테고 그로 인해 일어나는 일들은 감당해야겠지. 마지막은 제발 아니길 바랐으나 생각했던 대로였다. 조이 아저씨가 좀 더 자신의 이야기를 했더라면 달라졌을까. 무릎 꿇은 인간이 아닌 두 발로 선 인간은 오만하고 신을 등졌다, 신이 있다면.

과연 ‘사랑’으로 인한 갈등일까, 가진 것을 놓지 못해 일어나는 갈등일까.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본다. 유령의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 수 없게 된 ‘그’ 역시 어떻게 살아갈 지 무척 궁금해진다.

어린 시절 친구를 잃는 건 삶 전체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어린 시절 친구를 잃는 건 자신의 어린 시절 전체를 잃어버리는 것과도 같거든."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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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운하시곡
하지은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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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이야기들이 가득이다. 그리고 어느 하나 가슴 아프지 않는 이야기가 없다. ‘로부전’은… 나도 뒷 이야기가 매우 궁금하니 정조가 유배 보낸 이유에 지극히 공감한다. 그러면 안되는데 하하.

결국 사람은 선택을 하고 그 선택 때문에 괴롭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알든 모르든 그렇다. 그래서 내 마음이 아프다.

흔들리는 세상에 네 어미를 던져 놓고 네 어미가 흔들었다 하였다. 자신들의 마음이 동하여 네 어미를 희롱하고서는 네 어미를 요부라 하였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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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곱스카야 공작부인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미하일 레르몬토프 지음, 홍대화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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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인 듯 한데 이야기는 끝났다. 크라신스키와 부딪친 페초린, 공작의 소송 때문에 베라와 연결된 크라신스키, 페초린이 이용한 네구로바… 이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이어질까. 이들의 사연이 어떠했기에, <우리 시대의 영웅>에서 페초린은 한 쪽 발을 죽음에 담근 채 살았을까.

예민하지 않은 다부지고 강한 성격이지만 조심스럽고, 나태함과무심함이 깃들었지만 절도가 있다고 설명하는데. 결코 잘 생기지는 않았지만 오만해 보이는 태도와 군복이 잘 어울리는 냉소적인 남자라는 거겠지. 어떤 인물인지 궁금해진다. 페초린은 어떤 선택을 할까. 그의 연인이었던 베라는 어떻게 될까.

저 시대, 재산이 없다면 결혼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삶이란 정말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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