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사
앙드레 모루아 지음, 신용석 옮김 / 김영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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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제국은 이제 존재하지 않으나 아직도 영광과 가치를 가진 무언가로 여전히 남아 있다.’ 색슨족, 덴마크족 일부, 켈트인, 로마인 등이 오랜 시간 함께 하다가 정복왕 윌리엄부터 대영제국이란 무언가로 나아가게 된 것 같다. 참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인데 뭔가 피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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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 박완서 작가 10주기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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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시대를 함께 한 분의 글이라는 건 참 놀랍다. 내가 살면서 느끼는 아름다움이 보이기도 하지만 또한 그릇됨 역시 드러난다. 그래서 저 먼나라에 있는 또 다른 멋진 작가가 쓴 글이 때론 더 이상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있는 이 땅, 이 시대를 조금 먼저 겪으신 분의 글은 내 영혼에 진실하게 스미는 것 같다.

‘나는 누구일까’ 에피소드에서, 그래서 무사히 집에 가셨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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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 이야기 1
무라사키 시키부 지음, 세투우치 자쿠초.김난주 옮김, 김유천 감수 / 한길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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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카루 겐지를 위한 팬픽 소설. 헤이안 시대, 권력의 정점에 있던 후지와라 미치나가가 글쓰기를 후원했다 하니 내용이 이런 것도 이해는 간다. 바람끼는 제왕에게 높은 점수를 주지는 않으니 왕이되 왕이 될 수 없는 불운한 이에게 내려진 비극적인 성정이 되어버렸다. 바람끼와 아름다운 용모, 불우한 어린 시절이 합쳐져 이런 이야기들을 만들어가는 것 같다. 이 시대 일본 여인들은 이러고 살았나… 특히 어린 무라사키를 자기 입맛대로 키우는 건 정말…

일본 특유의 문화인지, 자신이 잘못을 했는데 그게 남에게 알려져 체면이 상할까 염려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아주 화가 났다. 겐지 시키 니가 싫다는 여자한테 집적거려놓고 죽으니 남이 알면 어쩌냐 이럼 어떡하냐고. 이러니 잘못한 걸 들추면 화내고 사과 안 하는구나…

세토우치 자쿠초가 <안나 카레니나>, <죄와 벌>, <보바리 부인>, <적과 흑> 등이랑 나란히 이 책을 언급하는데 왜 난 언짢은걸까.

"네 말이 옳구나. 모든 일이 인연이라고 단념해보려 하지만,
내 속절없는 바람기에 사람 하나가 목숨을 잃었다고 비난들이 클 테니, 그것이 몹시 괴롭구나. 네 누이동생 소장 명부에게도 절대로 얘기해서는 안 되느니라. 하물며 유모에게는 더욱이 안되느니라. 이런 일에는 잔소리가 심한 분이니, 알게 되면 그 얼마나 부끄럽겠느냐."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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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잘 하세요. 부인이 있으면서 여러 여자 울리지 말고. 부모 잘 만나 편하게 살면서 다른 사람의 노력을 하찮게 여기고, 배움의 정도가 다른 이들을 못 배웠다 멸시하고… 여러 여자 만나 품평하니 재미가 좋은 모양이다.

갱의를 지켜주지 못한 겐지의 아버지도 마음에 안 들고, 아버지의 여자인 후지쓰보 여어를 맘에 두는 겐지도 마음에 안 들고… 계속 읽어야 하나…

요즘 들어서야 흔잡을 데 하나 없이 이상적인 여자가 그리 흔치 않다는 것을 알았네. 겉으로야 정을 주는 척 달필로 편지도 술술 쓰고,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를 잘 이해한다는 듯 재치있는 대답도 하는 정도의 여자는 제법 많지. 그러나 본격적으로 한 가지 재능을 꼭 집어 골라내자면 급제할 만한 여자는 찾아보기 어렵단 말일세. 뭐 하나 잘한답시고 제멋대로 자랑하고거만을 떨고 다른 사람을 경멸하는, 그런 몰염치한 여자들만많아.
부모 슬하에서 오냐오냐 응석을 부리며 장래가 양양한 처녀시절에야, 하찮은 재주를 소문으로 전해 듣고 마음을 빼앗기는남자도 있을 터. 용모가 반듯하고 성품도 단정한 젊은 여자가달리 소일할 일이 없을 때에는, 사소한 재주 하나라도 남이 연습하는 것을 보고 듣고 흉내내어 자기도 열심히 하게 되는 일도있으니 한 가지 재주 정도야 저절로 터득하게 되는 법이지 않은가. 허나 그 여자의 시중을 드는 시녀들이야 그녀의 좋은 면만과장하여 떠들고 다니게 마련이니까, 본인을 직접 만나기 전에는 설마 그렇게 대단한 정도는 아니겠지 하고 폄하할 수도 없지않은가. 그러니 정말인가 보다 생각하면서 정작 여자를 만나다보면 거짓이 드러나 실망하지 말란 법도 없지."
개탄하듯 이야기하는 모습에 겐지가 압도될 정도로 두중장은그 방면에 경험이 풍부한 모양이었습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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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6-23 20: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이 작품은 10세기 말, 11세기 초, 그러니까 지금부터 천년 전에 씌어진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장편소설이라고 일컬어지는 작품입니다.
너나 잘 하세요, 라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백년도 아니고 천년 전 이야기임을 감안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읽다보면 복장 터지시겠습니다만.

꼬마요정 2021-06-24 15:04   좋아요 2 | URL
그렇죠… 천 년 전이니까요ㅜㅜ
하지만 일본식 연애는 정말 복장 터집니다ㅜㅜ 집에 갇혀 있는 여자들과 그녀들을 보러 다니는 한량 같은 남자들 정말 싫어요. 다른 나라는 적어도 본부인을 존중해야 한다는 마음이라도 있잖아요. 물론 서양 애들은 실컷 정부랑 놀다가 죽기 전에 종부성사로 놀아난 것을 다 없던 걸로 하지만요. 동양도 처첩들을 거느린다지만 조강지처라는 게 있잖아요. 적다보니 여러모로 감안할 것들이 많네요. 그나마 이 시대에 태어난 걸 고맙게 여겨야 할 것 같습니다ㅠㅠ

coolcat329 2021-06-24 10:45   좋아요 1 | URL
이 소설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장편소설이군요...
천년전 이야기라니

꼬마요정 2021-06-24 11:16   좋아요 1 | URL
쿨캣님.. 그렇다고 하네요. 묘사가 아름답다고 해서 시작했더랬죠. 권력 가까이 있으나 잡지 못하는 이들이 그렇듯 풍류를 즐기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그 풍류가 당연히 여자인 것을 왜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부럽기도 하네요. 할 수 없다면 다른 것들을 하면 되니까요. 나름의 좌절감도 있겠지만 말이죠.

잠자냥 2021-06-23 22: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으아 이거 읽으시는군요…. 저는 여러 번 뒷목 잡았습니다. 끝까지 읽긴 했으나…. 욕 나오는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일단 겐지가 후지쓰보 여어하고도 문제지만 그 다음에 무라사키노우에하고의 관계는 지금으로 보자면 완전 양육해서 잡아먹는 형태라… 으으 암튼 이것 말고도 진짜 복장 터져요. 중간중간 묘사나 문장이 아름다운 부분은 있습니다만.

Falstaff 2021-06-24 11:10   좋아요 2 | URL
니옙.
저도 누가 이 책 읽어보려 한다면 도시락 쌀 거 같아요. 쫓아다니며 말리려고요.
그래도 내용 일부는 기억하시네요. 전 뭐 무대만 대충....

꼬마요정 2021-06-24 11:12   좋아요 2 | URL
일단 겐지가 아름답다고 해서 상상하니 뭔가 소년미 넘치는 햇살 같은 아름다움을 연상하고 싶은데 퇴폐미가 물씬 풍기는 나른한 어른 남자가 연상 되네요ㅠㅠ 이 책이 술술 넘어가는데 참견하게 만드네요 ㅎㅎㅎ 무라사키노우에 기억해 두겠습니다. 복장 터질 준비하고 계속 읽어야겠어요. 전 아직은 음양사의 세이메이가 좋아요 ㅠㅠ
 
환담·관화담
고다 로한 지음, 홍부일 옮김 / 연암서가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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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를 할 줄 몰라서인지 언어의 아름다움은 잘 모르겠다. 다만 번역을 최대한 고다 로한의 글에 맞추려고 했다는 걸 보면 수식어가 많고 고어를 많이 쓰는 듯 하다. 중국 역사나 일본 고대사를 알면 더 재미있을거고. 그런데 일본 술법은 저주 쪽으로 발달한걸까? 이 이야기가 공포 쪽이라 그런가… 식신이든 텐구든 이즈나든 여우 괴롭히지 말자ㅠㅠ

낚시를 좋아하지 않아서 낚시 관련 설명은 좀 힘들었다. 하지만 뭔가 설명을 쭉 하다가 갑자기 이야기를 치고 나가니 빨려들어가는 듯 했다. 고즈넉하면서 옛스러운 분위기가 좋구나.

‘다리가 흐르고 물은 흐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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