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간 220개가 넘는 집을 설계한 나카무라 요시후미는 일본을 대표하는 주택 전문 건축가다. 경험을 바탕으로 쓴 여러 권의 책은 건축의 문턱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떤 건축가에게 집을 쌓아 올릴 떄 정교한 설계만큼이나 편지와 술이 중요하다. 젊은 제빵사가 보내온 설계의뢰 손편지에 감동해 설계비의 절반을 빵으로 대신 받는 식이다. 설계 진행 과정을 공유하러 의뢰인과 만났다가 엉뚱한 얘기에 빠져 술이나 마셔버리기도 한다. 그런 집들은 편지와 술과 빵으로 쌓아 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시사인 532호에 반가운 기사가 실렸다. 요미우리문학상 수상작인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비채, 2016의 주인공인 신입 건축가 '나'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나카무라 요시후미씨의 인터뷰 기사다. '요시후미씨는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의 작가 마쓰이에 마사시의 집을 설계해주기도 했는데, 마쓰이에 집에 놀러갔던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 집에 반해 나카무라씨에게 자신의 주택 설계를 의뢰하기도' 했단다.

 

" 나카무라씨는 일본 현대건축사에 한 획을 그은 요시무라 준조의 제자로 그의 계보를 잇고 있는데, 화려함보다 소박함을 강조하고 작가로서 건축의 영역을 넓히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건축과 글이 꼭 닮았는데, 옆에서 말을 거는 듯 다정하고 친근한 문체로 써내려간 책은 건축에 대한 심리적 문턱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축가 나카무라 요시후미씨의 저작이 국내에도 꽤 번역이 되어 있어 반가운 마음에 모아 놓는다. 나카무라씨는 홋카이도에 위치한 작은 빵집 '블랑제리 진'의 설계비 절반을 빵으로 받았다고 한다. 홋카이도에 또 갈 일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제목과 인용은 시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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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띵가띵가 노느라 오늘 좀 바빴다.
지난 주말로 가즈오 이시구로의 창백한 언덕 풍경,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우리가 고아였을 때, 남아있는 나날, 나를 보내지 마를 다 읽었다. 11월이 끝나가는 게 무섭지만 12월에 대한 기대감으로 두려움을 조금은 상쇄해본다. 친구랑 집으로 오는 전철 안에서 가즈오 이시구로가 가진 특유의 정조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여러 책에서 공통되게 흐르는 그 뉘앙스, 분위기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곰곰 생각하다가 일본작가들의 작품들에서 그런 비슷한 정조들이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니자키 준이치로도 그렇고 미시마 유키오도 그들만의 분위기가 확실하다. 나를 보내지 마를 읽으며 오래전에 본 영화 중에 안개 속의 풍경이란-제목이 확실한지 모르겠다-영화가 떠올랐다. 읽고 난 감상은 흐릿한데 이미지는 선명하게 남는다. 카세트 테이프에 대한 이야기들은 작가의 직접경험 같았다. 토미와 캐시의 그 에피소드만으로도 한편의 단편영화를 본 듯.영국의 헌책방 마을 헤이 온 와이가 떠오르기도 했다. 자, 이제 이 책들을 다시 한 번 더 읽어야겠다. 그러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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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악몽을 파는 가게>를 클릭한 것은 주말에 <기사단장죽이기1,2>를 읽은 탓이다.
‘악몽‘모티브는 아니지만 연상이 되기에. 클릭하고 보니 스티븐 킹의 단편집이다. 무려 스티븐 킹. 두 작가 모두 내가 선호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글로벌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 3억 독자가 기다리는 이야기의 제왕 스티븐 킹의 미출간 신작들을 모은 단편집. 2016년 에드거 상 단편 소설 부문에서 최고 소설상을 받은 ‘부고‘를 포함한 총 20편의 색다른 이야기들을 통해, 스티븐 킹은 익숙한 주제를 얼마까지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는지 유감없이 펼쳐 보인다. 

각 단편마다 스티븐 킹 본인이 직접 쓴 자전적인 논평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그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나 작가의 과거지사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읽을 수 있다. 이 단편집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스티븐 킹을 제외한 어떤 작가도 이토록 평범한 현실을 오싹하게 탐구할 수 없을 거라는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책소개를 읽다보니 ‘능수능란‘ 이란 단어가 들어온다. 스티븐 킹의 작품이야 고작 <스탠 바이 미> 한 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아, 이래서 팔리는 작가가 된거구나 하는 감탄은 충분히 했었다. 십여년 전에 읽었는데 아직도 기억에 선명한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구상을 해서 직조했다기 보다 입에서 나오면 술술 그냥 이야기가 되고 마는 천상 이야기꾼.(본인은 머리 싸매고 구상했을지언정)손에 들었다하면 ‘훅‘ 읽히고 만다. 가독성의 천재.

<기사단장 죽이기1,2>도 그랬다. 가독성 쩔었다. 책을 눈으로 보기 전엔 두 권이라고 좋아했더니 막상 네 권 분량이었다. 이렇게 긴 장편들은 잘 읽지 않기에 기사단장죽이기도 읽으려고 손에 든 건 아니고 그냥 펼쳤다가 읽게 되었고 읽는 순간 멈춰지지 않았다. 덕분에 숙제 하나를 해결한 기분이다. 하루키 팬도 아니면서 하루키 신간이 발표되면 왠지 안읽으면 찜찜한 이 기분은 몬지?

이미 하루키덕인 동생에게 ‘발표했던 소설들의 총합‘이라는 간단한 논평을 들은 뒤였고 심지어 ‘지루했다‘ 라는 피드백까지 받았었다. 하루키 소설 독자들에겐 심심했다는 이 소설이 독자가 아니었던 내게는 재밌게 읽혔다. 비록 역사적인 사건과 예술과 관념과 은유라는 모호함과 고단한 개인사를 넣어 공을 들여 직조했건만 심오하진 않았다.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적당히 재밌게 이야기로 술술 읽힌다는 점. 책 한 권으로 다방면의 호기심을 충족하거나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이 독자들에게 매력어필 하는 것 같다.

이 책만 해도 서사 외적인 부분, 고급차에 대한 브리핑, 지게미에 절인 방어 맛, 초상화의 세계, 역시나 고급진 또는 전문적인 음악의 세계를 검색하게 만들었다. 나는 하루키 에세이는 꽤 읽은 편이어서 사생활과 소설의 디테일이 자꾸 연결되었는데, 결국 하루키가 글로벌 독자층을 형성하게 된 것은 그의 생활이 그의 마인드가 글로벌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곳에서 오래 체류하지 않으면 모르는 코드가 소설 군데군데 나오는데 단어 하나의 문제에 불과한데. 그 단어 하나는 뉘앙스를, 분위기를 만들기에 그 곳에 있는 독자는 친숙함을 그 곳을 동경하는 독자에겐 대리만족을 주는 것 같다.

스티븐 킹이 글로벌한 작가인 것은 그가 글로벌한 생활을 해서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하루키는,
하루키 소설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은
그가 가진 ‘떠도는 이방인의 정서와 체험‘이 근간과 디테일을 구성한다고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힘들게 읽었던 1Q84를 다시 읽어 보고 싶어졌다.
거꾸로 무엇이 반복되는지 그 지점을 찾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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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
오늘 언니랑 오상진 김소영 부부가 운영하는 상수동의 당인리 책발전소 갔다. 앉아서 책 좀 읽어볼까 했는데 빈 자리 없이 꽉찬 카페에선 어쩐지 마음이 편치 않아 호가든 로제만 한 잔 마시고 금방 일어나 나왔다. 작은 독립서점 느낌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넓은 공간, 생각보다 책은 조금.
이제 막 시작했으니 더 알차지겠지.

들어가면 중앙매대에 로쟈님의 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가 오아나운서님의 깜찍한 멘트(꼭꼭 씹어 으깨주는 할머니가 주신 듯한 맛있는 니체독법)와 함께 전시. 마태우스님의 신간 서민독서 는 가장 잘 보이는 책꽂이에 꽂혀있었는데 왠지 뿌듯:)

아직 두서가 없고 사람이 너무 많았지만, 책을 안읽던 젊은이?들이 오상진님의 멘트에 이끌리어 책을 한 번 읽어보겠노라고 선언한 SNS글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독서인구의 증대에 일조하는 멋진 서점으로 대박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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