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재치도 있으니 더 바랄게 없겠다. 싱고님은^^.

잼나다 하면서 읽고(보고?) 마침 아침 출근을 같이 한
큰 조카에게 선물했다. 일에 치여 사는 20대 후반의 직장인인 조카에게 이렇게 귀엽고 재밌고 글은 따문따문 있고 시소개도 하는 이런 책이 활력소가
될 것 같아서다. 별 네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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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1Q84는 근근히 읽어내었다. 그야말로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서.

일주일에 한 번 나가던 그림 모임의 언니가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두 권을 추천해 줬는데
정유정 작가의 초기책과 1Q84였다.

뭔이야기이여 대체, 하면서 읽었지만 그 후로도 오랫동안 장면이나 뉘앙스가 남아있는 걸 보면 꽤 인상적이었던건 틀림없고 이제 다시 읽으면 뭔 이야긴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1Q84.

뭔 이야긴지 아리송한 가운데 익숙한 이름이 나왔으니, 레오 야나첵이다. 우리에게 유명한 스메타나보다 더 유명한 체코의 국민 작가. 야나첵의 신포니에타가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데 어제 드디어 시디를 사서 차에서 들었다.(늘 유투브로만 듣다가)

1악장을 들으며 관악기소리가 거슬려 잉 잘못 샀군. 빈 필하모니 산 거 같은데 뭥미 했는데

5악장에서 팀파니 연주 나오는 부분은 좋았다. 상품 포장 안보고 무조건 시디만 꺼내 넣어서

타라스불바가 어디서 부터 시작이지?했는데 6부터다.오늘은 6을 신경 써서 들어보겠다.

야나첵은 체코의 동부 모라비아 출신으로 러시아를 좋아해서 정기적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고 한다. 타라스불바를 통해 16세기 우크라이나의 카자크를 알게 된 것도 흥분?된다.

16세기 우크라이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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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아였을 때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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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내가 고아였을 때가 아니고 왜 우리인지 생각해보고 싶은데 졸음이 쏟아진다. 내용이 뻔하고 유치한 감이 있지만 가즈오 이시구로 특유의 정서는 살아있다. 평범한 결말이 주는 쓸쓸한 따듯함.
별 세 개 반. 자야겠다.
모두 좋은 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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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려고 컴퓨터를 열었는데, 어제 동생네서 건너온 책 두 권에 맘을 뺐긴다. 눈이 부셔서 커튼을 꽁꽁 여미었는데도 햇살이 가을인줄 너무나 알겠어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어제 하루 종일 누워만 있었어서 오늘은 하루종일 엎드려 일만 할 계획이었는데 (읭?) 오늘도 왠지누워서 버티다  등허리에 쥐가 날 것 같은 불안감 엄습.

딸1이 방에서 자고 있긴 하지만 안깨우면 안일어날 것이므로 나는 오늘도 혼자일 예정. 옛날에 엄마는 잠인심이 후하셨는데 우리가 아무리 늦잠을 자도 깨우지 않으셨다. 젊을 땐 많이 자야한다는 이상한 신념을 설파하곤 하셨는데 지금에야 엄마 마음을 알겠다. 엄마도 ‘혼자‘있고 싶으셨던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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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바다를 좋아한다. 사람들은 나에게 왜 바다를 연구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내가 하와이에 살기 때문에 더 그럴 것이다. 나는 그런 이들에게 바다를 연구하지 않는 이유는 그곳이 외롭고 텅 비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곤 한다. 육지에는 바다보다 600배나 되는 생명체가 살고 있다. 사실 그 격차는 주로 식물에 인해 생겨난다. 바다의 평균적인 식물은 약 20일 정도 사는 단세포 생물이다. 육지의 평균적인 식물은 100년 넘게 사는 2톤짜리 나무다....미국 서부의 보호림 안에서만도 800억 그루의 나무가 산다..

프롤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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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일하며 평생을 보내지만 끝까지 하는 일에 정말로 통달하지도, 끝내지도 못한다는 사실은 좀 비극적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 대신 우리의 목표는 세차게 흐르는 강물로 그가 던진 돌을 내가 딛고 서서 몸을 굽혀 바닥에서 또 하나의 돌을 집어서 좀더 멀리 던지고, 그 돌이 징검다리가 되어 신의 섭리에 의해 나와 인연이 있는 누군가가 내딛을 다음 발자국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랩걸 272

 

나는 남의 말을 듣는 데 능숙하지 않기 때문에 과학을 잘한다. 나는 똑똑하다는 말을 들었고, 내가 해낸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도 들었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는 말도 들었고,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내가 한 일을 할 수 있었다는 말도 들었다. 나는 영생을 얻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고,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일찍 죽을 거시라는 말도 들었다. 너무 여성적이라는 꾸지람을 들었는가 하면 너무 남성적이어서 못 믿겠다는 말도 들었다. 내가 너무 예민하다는 경고를 받은 적도 있고, 비정하고 무감각하다는 비난도 들었다.그러나 그런 말을 한 사람들은 모두 나만큼이나 현재를 이해하지 못하고, 미래를 보지 못하는 이들이었다. 그런 말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내가 여성과학자이기 때문에 누구도 도대체 내가 모엇인지 알지 못하고, 따라서 상황이 닥치면 그때그때 내가 무엇인지를 만들어나가면 되는 갑진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동료들의 충고를 듣지 않고, 나도 그들에게 충고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음 두 문장을 되뇐다. 이일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그렇게 해야만 할 때를 빼고.

 나는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지만, 동시에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 "널 사랑해"라는 말을 어떻게 할지는 모르지만 행동으로 어떻게 보여줄지는 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그것을 알고 있다. 랩걸 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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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매력적이어서 읽기야 하겠지만, 대충 눈에 들어온 단락들을 보니 작가의 삶의 자세가 너무나 반듯하고 성실한 것 같아 덜 매력적이다. 유시민 선생님이 추천해준 책이라 읽으려고 했는데, 왠지 읽고 나면 반듯하게 살고 싶은 게 아니라 반듯하지 못한 자신을 엄청 돌아보게 될 것 같은 불길한 기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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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여행 할 기회가 있었다. 친구들은 화려하고 유럽분위기 물씬 풍기는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반했지만 나는 잠깐 머문 모스크바가 좋았다. 아름다운 성당 건축물이 특히 마음을 잡아 끄는 와중에도 성당의 화려함과 대비되는 암울하고 단조로운 동유럽 특유의 건조함에 눈길이 갔다.


언발을 구르며 30분 넘게 줄을 선 모스크바국립미술관은 아는 것 없이 가서 뛰듯이 훑고 나오며 다시 올건데 뭐 하며 아쉬움을 달랬고, 트레챠코프미술관은 못가봤지만 그 때 기분으로는 한 겨울에 한 번은 모스크바에 와야지 했다. 당장 올 겨울에도 모스크바는 언감생심인데, 이런 책이 나와서 반갑기 그지없다. 작가는 트레챠코프 미술관에서 십년이 넘게 도슨트를 하는 한국인이다. 18년간 러시아에 살면서 미술관 도슨트를 하며 미술작품 딜러를 한다니 놀라고 반갑고 부러운 사실이다. 언젠가는 트레챠코프에 서서 이 분의 그림 설명을 듣는 날을 고대하면서 일단은 소곤소곤 러시아 그림 이야기부터 차근차근 읽어 나가야 겠다.

 

책소개

"평범한 사람의 특별한 러시아 그림 읽기. 저자는 약18년 전 러시아에 처음 입성하였다. 러시아어도 하나 모르고, 러시아가 어떤 나라인지 상상도 할 수 없는 때였다. 아무하고도 소통할 수 없는 저자는 심하게 향수병을 앓을 수 밖에 없었다. 저자는 활동적인 성격을 가지고 활발하게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살았는데 언어를 몰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 절망하고 있었다. 그때 저자는 트레챠코프 미술관을 만나게 되었다. 그 속에서 본 수많은 러시아 그림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미술전문가의 입장에서 그림을 보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미술애호가의 입장에서 그림을 보기 시작했다. 그림의 가치와 평가를 하기에 앞서 그림이 저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래서 저자는 트레챠코프 미술관을 거의 매주 가면서 그림들을 보고 또 보았다. 한 그림을 몇 시간 동안 본 적도 있다. 그렇게 쳐다보고 있으면 왠지 그림이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고 그림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그림과 저자는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내가 이만큼 알고 이만큼 공부했고 이만큼 경험했다가 아니라 이 그림을 보고 이렇게 행복했고 저 그림을 보고 이렇게 안타까워했으며 또 다른 사연에 이렇게 눈물지었다 솔직히 얘기하고 여러분의 끄덕 끄덕 공감을 얻고 싶은 그런 책이 바로 <소곤소곤 러시아 그림 이야기>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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