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소음>을 읽느라 노벨문학상 소식을 늦게 접했다.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읽고 반해서 그의 책을 다 사두고 읽지는 못했는데 신간소식까지 들려 벼르다 오늘 잡은 김에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 버렸다.
하아, 반스는 시간에 매달리는 소설가 같다. 이번 책은 시간이 주제는 아니지만 곳곳에 시간의 화두가 눈에 띄었다. 뒤로 갈수록 예술가의 시대적 상황과 심리적 갈등이 어찌나 내밀하게 묘사되어 있는지 숨도 못쉬고 읽었다. 예술가의 내적 고통은 처절했지만 독자인 내가 내지른 탄성은 캬, 정말 아름답다!! 였다. 혹시 반스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거 아냐?하며 책장을 덮고 폰을 들었더니 친구들의 단톡방에 가즈오 이시구로 노벨 문학상 소식이 올라와 있었다.
기쁘다. 나름 가즈오 이시구로의 팬이기에. <남아있는 나날>을 읽고 우아하고 아름다운 소설이라고 생각했고 좋은 느낌이 참 오래갔다. 최근에 읽은 <여름은 오래 그 곳에 남아>를 독서모임에 소개하면서도 가즈오 이시구로를 좋아한다면 < 여름은 오래...>도 좋아할거라고 했다. 읽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따듯해지는 소설들이다. 노벨문학상 기념으로 내일은 영화 남아있는 나날들이라도 봐야겠다고 생각하니 비슷한 느낌으로 봤던 영화 섀도우 랜드가 생각났다. 영국이라는 배경, 같은 주연배우 탓도 있겠지만 잔잔한 감동이라는 키워드가 일치하는 탓도 있겠다. 섀도우 랜드는 <사자와 마녀와 옷장>의 작가C.S루이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 보다보면 루이스의 절친 반지의 제왕 작가 톨킨도 등장하기에 문학팬들의 흥미를 끌만하다.
시대의 소음은 인용하고 싶은 부분이 많은데 컴으로 따로 작성해야겠다. 지금은 침대에 엎드린 채 하는 눕북.아, 민음사는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