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이야기
윤열수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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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 속에서 태어나고 민중에 의해 그려지고 민중에 의해 유통되는 그림', '우리 겨레의 미의식과 정서를 가시적으로 표현한 옛그림', '겉치레나 형식을 벗어난, 서민의 기질이 다분히 깔려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민화는 서민 대중의 정서를 반영하고 생활 속에 깊숙히 들어가 있는 삶의 예술이다. 그렇게 서민적이고 대중적인 민화가 오늘 날 서민 대중은 익숙히 공유할 수 없게 되었다. 민화는 점점 우리 곁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민화 이야기'는 그런 우리에게 민화를 바로 바라 보면 민화가 한결 더 사랑스럽다고 소곤거려 준다. '민화이야기'는 민화의 정서만큼이나 친숙하고 소박하고 쉽게 써내려가서 정말 이야기 책을 읽는 것 만큼이나 쉽게 술술 읽혀서 좋았다. 게다가 민화를 감상하는 맛까지 보태니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서 읽기에 딱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산수화, 수석도, 화훼도,영수화, 어해도등 민화의 종류 스무여가지를 도록과 함께 쉽게 설명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쉬이 즐기는 사이에 민화 감상의 눈이 한 단계 높아질 수 있겠다. 민화에서 호랑이는 왜 희화화 되었는지, 머리 모양이 높고 괴상한 수성노인은 뭣하는 사람인지, 민화에 나오는 크고 작은 짐승들은 눈매는 왜 그리 장난스러운지 재밌게 읽고나면 고궁이나, 크고 작은 사찰들에 있는 그림읽기도 더 흥미로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용 도서로도 권하고 싶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오자가 많다는 것이다. 재판을 발행하면서 책값은 50%를 인상한 출판사가 초판본에 있는 오자를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재판을 발행했다는 것은 너무 성의 없는 처사가 아닌가 실망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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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의 딸 로냐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11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일론 비클란드 그림, 이진영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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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의 딸 로냐는 내가 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사실 한 5~6년쯤 전에 이 책을 한 번 읽었었는데 그 땐 상황에 쫓겨 의무감으로 읽어 치우듯해서 그닥 재미있었단 기억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런데 그 이후로도 많은 사람들이 추천을 해서 한 번 더 읽어 봐야지 하던 숙제를 이제야 해결한 것이다. 벼르고 별렀던 만큼 천천히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는 기분으로 책장을 넘겼다.

역시나 첫 페이지부터 독자의 마음을 끌어 당기는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터프의 대명사인듯한 산적이 '아들'이 아닌 '딸'이 태어남을 호들갑스럽게 좋아하는 것이나 그 옆의 도적무리들이 '로냐'를 애지중지하는 그런 모습들이 무척이나 실감나서 절로 웃음이 났다. 역시나 고정관념을 깨는 읽을 거리가 사람의 마음을 가져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냐'는 읽는 사람의 연령과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많은 이야기를 건져 올릴 수 있는 마법의 호수 같은 책이다. 4학년 이상의 권장도서로 추천 일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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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여우 - 좋은아이책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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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플 때가 있다. 배가 부른데 배가 고프다는 멍청한 표현을 쓰는 사람도 있다(본인). 그런데 확실히 그런 경우가 있다. 그런 건 이유가 달리 없다. 먹고 싶은 것을 못 먹었거나, 먹어서 해결 안 될 일을 먹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했을 경우이다. 그럴 땐 처방 보다는 진단이 먼저다.

책 먹는 여우는 꼭히 그랬다고 볼 순 없지만, 적어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런 깨달음을 준다. 한 우물을 파는 것도 좋지만 물줄기가 없는 곳에서 파는 한 우물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여우는 책을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먹기까지 했지만 여우가 채울 수 없는 허기짐은 먹는 데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여우는 허기짐을 해결해야만 했고, 그런 과정에서 홀대 당하고 좌절하지만 결국은 발상의 전환으로 인생 대박의 길을 열고야 만다. 내가 지금 미치게 좋아하지만 그 길이 내 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일찍 알면 알 수록 좋을 것 아닐까. 너무 내 식으로 이해했다.인정..

아이들에겐 유쾌 상쾌 통쾌의 의미로 읽힐 수 있는 책이다. 책 같지 않아서 스트레스 없이 읽을 수 있는 책. 그림, 글자체, 내용...다 재미있다. 음...이런 책이야말로 초등 전학년용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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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오페라 극장 신나는 음악 그림책 1
안드레아 호이어 글 그림, 유혜자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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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 가서 공연을 보노라면 누구나 한번쯤 무대 뒤가 궁금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의 오페라 극장>은 그런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는 책이다. 첫 장을 펼치면 아이가 관계자외 출입금지 구역이라고 써놓은 문을 열고 들어가는 뒷모습이 나온다. 아이를 따라가면 무대 뒤는 물론 무대 아래, 소품실, 분장실, 미술실...등등을 샅샅이 구경할 수 있다. 지극히 교육적인 책임에도 그림을 보는 재미가 있어서 아이들에게 지식책으로 읽히지만은 않을 것이다. 남자 아이 역할을 여자 배우가 한다든지 여자 마녀 역할을 남자 배우가 하는 것을 그림으로 찾아 보면 아주 재미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공연장 자체의 신비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킴과 동시에 공연장 곳곳을 들여다 보게 함으로써 그 호기심을 해소 시켜준다. 이 책을 미리 읽고 공연장을 방문한다면 공연 뿐만 아니라 공연장에 대해서도 관찰하는 아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카메라 앵글을 곳곳에 들이 대듯이, 무대 뒤는 물론 무대 아래, 무대 쪽에서 보는 객석의 모습까지 담았다. 아이들로 하여금 무대 위의 공연이 전부가 아닌, 큰 공연장에서 이루어지는 이면의 총체적인 협력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 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림이 자세하고 글의 양도 많은 편이 아니라 유아도 읽어 주기가 가능하고, 초등 고학년도 읽을 수 있는 가족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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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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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한다. 여자 아이의 시점으로 씌여진 은희경의 <새의 선물>과 비교해서 읽어 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새의 선물>은 여자 아이가 주인공이었는데, 남성적인 문체에 매력을 느낀 기억이 있다. <나의...아름다운...정원>은 소년의 시점으로 씌여졌지만 섬세하고 여성적이면서 거침없어서 시원시원하게 읽혀서 좋았다.

시간과 공간, 인물이 참 잘 어우러져서 소설적인 구조가 참 견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 읽고나니 공간 두 곳이 그려졌다. 동구가 현실에 발 붙이고 살던 공간과 동구의 마음 속 공간. 동구가 동경해 마지않던 삼층집의 아름답고 완벽한 정원과 동구의 가족과 가정사를 대변하는 나의...아름다운...정원은 묘한 대조를 이루면서 나약하고 비굴하고 모순덩어리인 인간들에게 그래도 더듬더듬 희망을 던져 주고 있다. 나의...아름다운...정원을 지키기 위해 동구가 선택한 대안은 그래서 눈물겹게 아름답고도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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