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세상 니체전집 13
프리드리히 니체 / 책세상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뻔뻔한 자

 

너무나 오랫동안 사람들은 저들의, 이 소인배들의 권리를 인정해주었다. 그리하여 결국 저들에게 권력까지 주고만 것이다. 그렇게 하여 저들은 '소인배들이 선하다고 부르는 것만이 선하다'고 가르치기에 이른 것이다.

 

오늘날, 소인배 출신으로서 자신을 두고 '내가 곧 진리'라고 한 바 있는, 소인배들이 떠받들어온 기이한 성자이자 저들의 대변자이기도 했던 저 설교자가 한 말이 '진리'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저 뻔뻔한 자, 이미 오래전부터 소인배들의 볏을 부풀어 오르게 해왔다. '내가 곧 진리'라고 가르침으로써 소인배들에게 작지 않은 오류를 가르쳐온 저 뻔뻔한 자 말이다.

 

뻔뻔스러운 자이면서 그보다 더 정중한 호응을 받은 자가 일찍이 있었던가? 그러나 오, 차라투스트라여, 그대는 그를 지나쳐 가면서 이렇게 말했었다. '아니다, 아니다, 세 번을 말하지만 아니다!'

 

그대는 그가 가르친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경고했다. 최초로 그대 연민이란 것을 조심하도록 경고했다. 만인에게도 아니고 그 어느 누구에게도 아닌 그대와 그대 부류의 사람들에게.

 

 

그 신은 죽어 마땅했다

 

아무튼 그 사람은 죽어 마땅했다. 모든 것을 목격한 바 있는 눈으로 사람들의 깊은 속내와 바탕을, 은폐된 치욕과 추함을 남김없이 보고 말았으니.

 

그의 연민은 수치심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리하여 그는 나의 더없이 더러운 구석구석까지 파고들어왔던 것이다. 이 더없이 호기심이 많고 지나치리만큼 주제넘은 자, 연민의 정이 너무나도 깊었던 자는 죽어 마땅했다.

 

그는 허구한 날 나를 지켜보고 있었지. 이같은 목격자에게 나는 앙갚음하고 싶었다. 아니면 내 자신이 죽어 없어지든가.

 

모든 것을, 사람까지도 지켜보고 있던 신, 그 신은 죽어 마땅했다! 그같은 목격자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참고 견딜 수가 없었으니.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은 어느 정도로 커야 하는가

 

그는 마음속으로 생각해보았다. "인간은 어찌 그리도 궁핍한가! 어찌 그리도 추악하며, 골골하며, 남모를 수치심으로 가득 차 있는가!

 

사람들은 내게 사람은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아, 이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은 어느 정도로 커야 하는가! 얼마나 많은 자기 경멸이 이 사랑에 맞서고 있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세상 니체전집 13
프리드리히 니체 / 책세상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런 자를 잡아간다면

 

안수로 재주를 부리는 마법사, 신의 은총이란 것을 입어 괴상한 이적을 행하는 자, 성유를 바르고는 세계나 비방해대는 자, 악마가 나타나 이런 자를 잡아간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러나 악마는 있어야 할 곳에 있는 일이 없지. 언제나 그렇지만 그는, 이 경을 칠 놈의 난쟁이, 안짱다리는 너무 늦게 나타난단 말이야!

 

 

판관까지 되고자 한 것

 

그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비밀스러움으로 가득 찬 신이었다. 진정, 그는 그의 아들에게까지도 샛길로 왔다. 그래서 그의 신앙의 문턱에 간통이란 것이 자리하게 된 것이지.

 

그를 사랑의 신으로 찬양하는 자는 사랑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평가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판관까지 되고자 한 것이 이 신이 아니었던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라면 보상과 보복이라는 것을 초월하여 사랑하기 마련이거늘.

 

동방에서 온 이 신은 젊은 시절 가혹했으며 복수심에 불타 있었다. 그런 그가 자신이 좋아하는 자들을 기쁘게 할 생각에서 지옥이란 것을 만들어내었던 것이다.

 

 

선과 악의 저편

 

"이 얼마나 놀라운 이야긴가!" 교황은 귀를 곤두세운 채 말했다. "오 차라투스트라여, 그대는 그같은 불신앙으로 말미암아 그대 자신이 믿고 있는 것보다 한층 더 경건하시다! 그대 안에 어떤 신이 있어 그대로 하여금 신의 존재를 믿지 않도록 만든 것이리라.

 

그대로 하여금 그 어떤 신도 더 이상 섬기지 못하도록 만든 것, 그것은 그대의 경건성이 아닌가? 이제는 그대의 차고 넘치는 저 크나큰 정직성이 그대를 선과 악의 저편으로 인도하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세상 니체전집 13
프리드리히 니체 / 책세상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무나 오랫동안 배를 부풀린 개구리

 

제 몸을 늘이고 부풀리는 사람을 나 너무나도 많이 보았는데, 그때마다 민중은 외쳐댔지. '저기를 보라, 위대한 사람을 보라!'고. 그러나 풀무 따위가 다 무슨 소용이람! 언젠가는 바람이 빠지고 말 것을.

 

너무나 오랫동안 배를 부풀린 개구리는 끝내 터지고 만다. 그렇게 되면 바람은 빠진다. 잔뜩 부풀어오른 자의 배를 찌르는 것, 나는 그것을 괜찮은 심심풀이라고 부른다. 귀담아 들어라, 너희 사내아이들이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세상 니체전집 13
프리드리히 니체 / 책세상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기랄

 

왕인 우리 자신이 사이비가 되고 말았다는, 조상들의 빛바랜 금빛 영화와 더불어 더없이 어리석은 자와 더없이 교활한 자들, 그리고 오늘날 권력을 휘두르며 온갖 폭리를 다 취하는 자들이 즐겨 달고 다니는 기념주화로 온통 치장을 하고 그렇게 몸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역겨움이 나를 질식시키고 있구나!

 

우리는 으뜸가는 자들이 아니다. 그런데도 그런 척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속임수도 지긋지긋하며 역겹다.

 

우리 바로 저 잡것들을 피해 도망친 것이다. 저 핏대를 올리는 자들과 글이나 끄적이는 금파리, 소상인의 악취, 주체할 수 없는 야심, 고약한 숨결을 피해. 제가랄, 잡것들과 함께라니.

 

제기랄, 고작 잡것 사이에서 으뜸인 척하다니! 아, 역겹다! 역겹다! 역겹다! 우리, 왕들이 다 뭐란 말이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세상 니체전집 13
프리드리히 니체 / 책세상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나 멀까?

 

'멀다'면 얼마나 멀까? 나와 무슨 상관인가! 나 그 때문에 그만큼 더 흔들리고 있는 것도 아니거늘. 나 두 발로 이 땅 위에 굳건히 서 있거늘.

 

 

낚시여!

 

자, 웃어라, 웃어라. 나의 밝고 건전한 악의여! 높은 산에서 번쩍이는 너의 비웃음을 저 아래로 내던져라! 너의 광휘로써 더없이 아름다운 사람 고기를 내게 유인해달라!

 

모든 바다 속에 있는 것 가운데 내게 속해 있는 것, 일체의 사물 속에 있는 나의 즉자와 대자, 그것을 내게 낚아올려라, 그것을 나에게 끌어올려라. 고기잡이 가운데 더없이 악의에 차 있는 나 그것을 기다리고 있으니.

 

저 밖으로, 저 밖으로, 나의 낚시여! 저 안으로, 저 밑으로, 나의 행복의 미끼여! 내 마음속의 꿀이여, 더없이 달콤한 이슬을 방울방울 떨어뜨려라! 낚시여, 일체의 검은, 비탄의 배[腹]를 찔러대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