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미망과 광기
찰스 맥케이 지음, 이윤섭 옮김 / 창해 / 2004년 2월
구판절판


인간은 미래를 알고 싶어하기 때문에 그동안 많은 잘못을 범해왔다. 신은 미래에 인간이 열 수 없는 베일을 쳐놓았다.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 행복하다. 그러나 인간은 이러한 신의 축복을 알지 못하고 어느 시대에나 미래를 알려고 애썼다.
-1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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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미망과 광기
찰스 맥케이 지음, 이윤섭 옮김 / 창해 / 2004년 2월
구판절판


가장 기막힌 것은 '큰 이익이 되는 사업을 운영하는 회사, 그러나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소개하는 사업에도 사람들이 몰려들어 투자했다는 것이다. 이를 고안한 희대의 사기꾼은 아침에 주식거래소에서 투자자의 돈을 받은 다음, 그날 저녁 유럽대륙으로 도망갔다.

다음은 남해회사에 대한 투자를 비웃는 노래다.

수천 명의 주식 구매자들이 떠다니는구나.
물이 새는 보트를 타고 금을 낚으려다가
빠져 죽는구나.

이제 깊은 바다에 묻혔네.
이제 시체가 쌓여 하늘까지 이르렀네.
술 취한 사람처럼 앞뒤로 흔들거리는구나.

난파선을 뜯어먹고 사는
야만인들이 절벽에서 기다리네.
그들은 죽은 자의 몸을 분해한다네.
-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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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미망과 광기
찰스 맥케이 지음, 이윤섭 옮김 / 창해 / 2004년 2월
구판절판


한 민족이 계층에 상관없이 군사적인 영광에 사로잡힌다든지, 광신에 사로잡혀 피가 강물처럼 흐를 때까지 제정신이 아닌 경우도 있다. 유럽인들은 비이성적으로 예수의 무덤을 순례했으며, 어느 시대에는 악마의 공포에 사로잡혀 수십만 명을 마녀사냥이라는 구실 아래 학살하기도 했다. 또 다른 시대에는 현자의 돌에 미쳐 이를 찾느라 온갖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다.

유럽 전역에서 자연사를 위장해 사람을 천천히 죽이는 독약이 유행했다. 사람을 칼로 찔러 죽이는 것에 펄쩍 뛰며 반대하는 사람이 양심의 가책 없이 이 방법을 쓰기도 했다. 또한 결투 같은 야만스러운 관습이 몇백 년 동안 지속되었다.-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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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붕괴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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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오랫동안 소중하게 간직하던 핵심 가치가 이제 생존과 양립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될 때 그 가치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런 일이다. 그렇다면 과연 현실과 타협해 살기보다는 차라리 죽기를 원하는 때는 언제인가? ...... 이와 같은 모든 결정들은 도박에 가깝다. 기존의 핵심 가치를 고수하면 파멸에 이르게 될 것인지, 반대로 기존의 핵심 가치를 포기하면 생존할 수 있을 것인지를 확신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592쪽

아마도 한 사회가 생존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떤 가치관을 고수할 것인지, 어떤 가치관을 버리고 새로운 가치관으로 대체할 것인지를 현명히 판단하는 데 있는 듯하다. 지난 60년간 세계 주요 강대국들은 다른 가치들은 보존하면서도 과거 오랫동안 중심적인 국가 이미지를 고수해왔던 가치를 포기해왔다. 영국과 프랑스는 수세기에 걸쳐 독립적으로 움직였던 세계 강대국의 역할을 단념했다. 일본은 군국주의 전통과 무력을 포기했다. 러시아는 공산주의라는 오랜 실험을 그만두었다. 미국도 실질적으로 인종 차별 합법화, 동성애 불법화, 여성의 종속적 역할, 성적 억압이라는 이전의 가치로부터 후퇴했다(완전히 후퇴한 것은 아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영국적인 정체성을 지니고 있는 목축 사회라는 자신의 지위를 재평가하는 작업에 들어갔다.-593쪽

따라서 이런 어려운 결정을 내릴 용기를 지니고 있고 또 도박에서 이길 수 있는 행운을 가진 사회와 개인이 성공에 이르는 듯하다. 오늘날 개별 국가가 아닌 세계 전체도 환경 문제를 놓고 유사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5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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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붕괴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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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이지만 잘못된 나쁜 행위(rational bad behavior)'란 '나에겐 좋지만 너,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는 해로운' 행위를 말한다. 쉽게 말해 '이기적'인 행위다.-584쪽

이해 충돌의 한 가지 특별한 형태는 '공유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이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는 '죄수의 딜레마(the prisoner's dilemma)' 혹은 '집단 행동의 논리(the logic of collective action)'와 유사하다.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어부나 공동 목초지에서 양을 방목하는 목동들처럼 공동으로 소유한 자원을 많은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상황을 가정해보기로 하자. 만약 모든 이들이 자원을 과다하게 소비한다면, 즉 어부가 남획을 하거나 목동들이 너무 많은 풀을 양에게 뜯게 한다면 해당 자원이 고갈되어 결국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며, 이는 모든 소비자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각 소비자가 절제를 발휘하여 과다 사용을 억제하는 것이 모든 소비자들에게 이익을 안겨준다. 하지만 각 소비자가 가져갈 수 있는 자원의 최대량을 제한하는 등 효과적인 규제가 없다면 각 소비자는 당연히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내가 물고기를 잡지 않거나, 내 양에게 풀을 뜯어 먹게 하지 않는다면 다른 어부나 목동이 나 대신 가져갈 것이다. 그러므로 자제심을 발휘해봤자 내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 따라서 비록 결과적으로 공유 자원이 파괴되어 모든 소비자에게 해가 될지라도, 다른 소비자가 가져가기 전에 자원을 소비하는 것이 합리적인 행위가 된다.-585쪽

공유의 비극을 막는 마지막 해결책은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공동 이익을 인식해 스스로 현명한 자원 채취량을 설정하고, 준수하고, 강제하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은 다음과 같은 일련의 조건이 충족될 때 가능하다. 1) 소비자들이 동질적인 집단을 형성하고 있을 것, 2) 그 구성원들 사이에 신뢰가 있어 의사소통이 원활할 것, 3) 구성원 간에 공통의 미래를 공유할 수 있고 후계자에게 자원을 물려줄 수 있다고 예측할 수 있을 것, 4) 스스로 치안 조직을 구성할 수 있는 능력과 권한이 있을 것, 5) 소비자가 공유하는 자원의 경계가 잘 정의되어 있을 것.-5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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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6-03-23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꽤 철학적인 내용이 많이 담긴 책으로 보입니다.

oren 2006-03-23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마천님의 말씀처럼, 철학적인 내용도 꽤나 담겨 있습니다. 부피에 걸맞게 워낙 방대한 내용들이 담겨져 있어서, 심지어는 도미니카 공화국이 왜 야구 강국인지에 대한 얘기조차 풍성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야구 선수들 이름만도 스무명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사이영상을 '3회'나 수상한 보스턴 레드삭스의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비롯하여, 알렉스 로드리게스, 그리고 물론 '홈런 왕' 새미 소사까지 히스파니올라섬(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이더군요.

심술 2007-04-27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렌님, 님의 리뷰를 읽고 많은 도움을 받는 처지라 이런 글 올리기는 죄송스럽지만 도미니카공화국이 왜 야구 강국인지에 대한 얘기는 없던대요. 다이아몬드 교수는 그냥 도미니카공화국은 우리에게 익숙한 야구선수도 많이 배출했다라고 쓰고 그들이 누군지 이름을 나열했지만 '왜 도미니카공화국이 야구강국인가'에 대한 답은 주고 있지 않던대요. 실례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oren 2007-04-30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술님께서 제 댓글에 대해 따끔한 지적을 해주셨군요. 저 또한 이 책 내용 가운데 '도미니카 공화국이 왜 야구 강국인지에 대한 얘기조차 풍성하게 펼쳐져 있다'고 댓글을 쓰고 나서, 혹시라도 나중에 어떤 분께서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을까 하고 일말의 염려스러운 느낌을 가졌던 기억이 나는군요. 제 덧글은 분명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드린 말씀은 이 책을 읽는 분들마다 약간씩 다르게 판단할 수 있는 문제일 테니까요. 제가 이 책을 통해 도미니카 공화국과 야구 강국을 연결시켜 이해했던 부분은 이 책의 여러 대목을 종합해서 판단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 가운데 몇 가지 대목만 되짚어 보고 싶군요.

oren 2007-04-30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선 도미니카 공화국은 역사적으로도 아이티와 달리 외국인 이민자들을 환영했으며 에스파냐어를 사용했음을 저자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유럽과 미국에서 자본을 도입하여 수출 경제를 발전시켰던 점이 아이티와 달랐으며, 미국은 또한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카리브 해 지역의 정치적 소요로부터 파나마 운하를 지켜내기 위해 1916∼1924년까지 도미니카 공화국에 군대를 주둔시켰었습니다. 이런 점들이 도미니카 공화국 사람들이 '야구'를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좋은 배경이 되었으리라고 제 스스로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oren 2007-04-30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한 469쪽에 나온 내용도 어느 정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도미니카 공화국이 트루히요 암살 사건 및 1965년의 내전 이후 미국에서는 해군을 파병하게 되는데, 이와 더불어 도미니카 공화국 사람들의 대규모 미국 이민이 시작되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외에 거주하는 도미니카인은 100만 명쯤 되는데, 이들은 주로 미국에 살면서 번 돈의 일부를 고향으로 송금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어느 시점인가에 이르러서는 도미니카 출신 가운데 한 사람 쯤은 야구 선수로 엄청난 대성공을 거둔 수퍼스타가 탄생했을 것입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박세리 선수 혹은 박찬호나 박지성 선수 같은 스포츠 스타가 탄생한 것과 똑같은 상황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같은 성공 사례는 도미니카의 어린 꿈나무들을 비롯하여 수많은 도미니카인들에게 '미국 메이저 리그의 수퍼 스타'를 열망하도록 부추겼으리라 충분히 짐작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oren 2007-04-30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 책에서 도미니카와 아이티와의 양국 경제에 커다란 차이를 가져온 여러 요인들 가운데 중요한 한 가지 원인으로서 수출 경제와 해외 무역을 발전시킨 점을 꼽고 있습니다. 다이아몬드 교수가 이 책에서 제시한 '사회 변화를 초래하는 다섯 가지 요인'들 중 '적대적인 이웃, 우호적인 무역국'이라는 요인은 결국 야구 강국이라는 오늘날의 도미니카 공화국의 모습과도 깊은 관련성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지요. 저자는 또한 도미니카인들이 해외 여행과 외국인 관광객들 및 TV를 통해 푸에르토리코와 미국의 높은 생활 수준을 접하게 되었고, 이것은 부분적으로는 외국에 거주하는 도미니카인들의 송금 덕분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은 지리적으로 불과 960킬로미터 바깥에 있다는 점도 얼마간의 영향을 끼쳤으리라 봅니다. 뉴욕은 도미니카 공화국의 수도인 산토도밍고에 이어 두 번째로 도미니카인들이 많이 사는 도시가 되었다고 합니다. 심술님의 덧글에 대해 대략 이 정도 수준에서 변명 아닌 변명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심술 2007-04-30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크, 이렇게 정성들여 반론을 해 주시니 황송해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공들인 답글 고맙게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리뷰 많이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