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탄생 (양장)
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김현구 옮김 / 시아출판사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잘 살아 볼 시간을 천연시키는 일은 강을 건너려고 물이 다 흘러가 버리기를 기다리는 촌 사람 격이니라. 그 동안 강물은 흐르며 영원히 흘러갈 것이다.
  - 호라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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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세계의 발전에 관한 종합적인 그림을 좀 살펴볼 수 없을까? 이 책은 이같은 물음에 대해 정말 놀랍도록 많은 그림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번스타인 박사는 미국내 투자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다. 또한 그는 금융전문지『모닝스타』의 객원 애널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자의 이런 독특한 배경은 경제사라는 다소 어렵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무척 쉽게 읽을 수 있게 만드는 바탕이 되고 있다.

600쪽에 가까운 두툼한 분량과 책의 뒷부분에 딸린 수많은 참고문헌들을 두루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학술서와 비슷한 책에서 마주칠까봐 걱정스러운 지루함 혹은 부담감(다소 어렵게 느껴질지 모르는 학구적인 논증과 주장들을 애써 따라가야만 할 것 같은) 등을 느낄 겨를이 별로 없다. 왜냐하면 이 책은 기본적으로 부의 급작스러운 변화에 촛점을 맞추고 있기도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 전개 자체가 폭넓은 시공간을 무대삼아 종횡무진으로 워낙 속도감있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경제 뿐만 아니라 역사, 지리, 정치, 군사, 과학 등 인류 문명의 거의 전부분을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다보면 인류 역사를 장식해온 온갖 흥미로운 사건이나 인물들과 끊임없이 마주치게 된다. 그래서 저자의 이야기를 조금만 따라가보면 어느새 저자가 이끄는 흥미진진한 역사 탐험단의 일원으로 나선 듯한 묘한 즐거움도 느껴진다. 좀 더 과장해서 말한다면 타임머신을 타고 세계 곳곳을 두루 한바탕 신나게 휘젓고 다니면서 '부의 흐름'들을 살펴볼 수 있는 신명나는 탐험기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이 책의 저자가 '부(富)의 흐름'을 살펴보기 위해 주된 분석 틀로 삼은 것은 4가지 요소이다. 즉 재산권, 과학적 합리주의, 자본시장, 빠르고 효율적인 통신과 수송이 그것이다. 저자는 이 4가지 요소를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주장한다.

이 책의 제1부에서 저자는 번영에 꼭 필요한 이들 네 가지 요인들에 대해서 설득력 있는 새로운 자료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인류의 진보 속도가 1820년경까지는 거의 제로였다는 점, 구텐베르크와 베이컨 이전 시대의 기술 진보가 얼마만큼 더뎠던가 하는 점 등은 인간의 삶이 홉스가 말한 '고독하고 가난하며 불결하고 야만적이며 부족한' 자연 상태로부터 벗어나기가 얼마만큼 어려웠던가를 절감하게 한다.

종이, 인쇄술, 화약을 발명한 중국인들 못지 않게 영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창조해낸 인도의 수학자들 얘기도 중요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뉴턴 및 핼리를 거쳐오면서 실제 모습의 우주에 다가서는 '과학적 합리주의'가 얼마만큼 넓은 영역에 걸쳐서 인류의 번영을 촉진시켜 왔는가 하는 점은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저자는 여러 과학적 발견보다 훨씬 더 역사가 오래된 재산권의 흔적에 대해서도 깊숙히 파고든다. 로마의 치명적 결함이 어디에 있었는지, 인류생태학자 가렛 하딩의「공유지의 비극」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으로서의 '재산권의 마련'이 얼마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서도 실감나게 설명한다. 왜 북한은 99%의 문자 해독률과 더불어 정말 부지런히 일하는 사회이지만 일인당 GDP가 900달러에 지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친절한 설명을 덧붙여 놓았다. "사실 재산권은 그 어느 때보다 오늘날 더욱 중요하다. 현대 세계에서 안전한 재산권은 부국과 빈국, 번영을 두고 벌이는 경쟁의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모든 것이다."

"'인민'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재산의 수용과 강제 매각은 아무리 의도가 좋다고 하더라도 가난에 속박된 주민을 구해내는 데 필요한 제도 자체를 좀먹을 뿐"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주장은 요즈음의 여러 경제정책들과 관련해서도 음미해볼 만한 내용들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번영을 불러오는 마지막 요소는 수송과 통신의 발달이다. 동력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줄 아는 지혜가 정보의 전파 속도를 눈부시게 향상시킴에 따라 부가 뒤따랐음은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오늘날 정보 통신 시대의 엄청난 발달이 초래하고 있는 놀라운 번영 속도에 대해서 저자는 '댐이 터지는' 것처럼 멈출 수 없는 급류가 계속 되리라고 비유적으로 말한다.

이 책의 제2부에서는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가장 먼저 부를 창출한 국가인 네덜란드와 잉글랜드, 두 번째로 부를 창출한 국가인 프랑스, 스페인, 일본, 마지막으로 뒤처진 국가들인 이슬람 세계와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내용들이 무척 많다.

금고와 장롱 속에 묻혀진 돈의 의미가 무엇인지, '땅에서 일하기'라는 한 가지 직업이 오늘날 1만 2,740개의 직업으로 나눠지게 된 '분업'(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중요하게 다룬)의 진화, 스페인과 로마제국의 쇠퇴기 동안 일어난 일들이 얼마나 유사했던가에 관한 내용들, 이슬람 세계의 미래가 여전히 많은 의문점들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들은 이 책 속에서도 여전히 흥미롭게 다뤄지는 이야기들이다.

이 책의 제3부에서 다루는 내용은 좀 더 놀라운 이야기들이 많다. 부유해지면 행복할까, 국가의 번영과 개인의 행복은 어떤 관계인가, 만인의 소득 증가가 만인의 행복을 보장하는가, 소득 불평등은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을까 등등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설득력있는 근거들과 함께 담겨 있다. 오랫동안 경제학자들은 사람들이 부를 소득의 비례적 증가에 따라 '로그함수적으로' 인지한다고 가정해 왔는데, 이것은 인간이 실제로 경제학자들의 예측대로 행위하는 드문 예들 중의 하나로 증명된 사례라고도 한다.

헨리 루이스 멩켄이 좀더 통렬하게 지적했듯이, 부자란 그의 동서(아내의 여동생의 남편)보다 더 많이 버는 사람을 가리킨다는 말은 무척 현실적이다. 경제사가 찰스 킨들버거는 "친구가 부자가 되는 것만큼 한 사람의 복지와 판단에 혼란을 주는 것도 없다."고 표현했다. 인간 본성의 기반을 이루는 것 중의 하나인 이 '이웃 효과'(neighbor effect)는 다른 많은 분야에도 적용될 만큼 보편적인 경향이 있음도 사실이다.

국가의 장기적인 번영과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늘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번스타인이 이 책에서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 중의 하나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애덤 스미스가 번영의 필수 조건으로서 '평화, 가벼운 세금, 적절한 사법행정'을 최초로 확인한 이후 250년 동안 경제학자들은 그의 간단한 처방전을 세련화시켜왔다. ...... 안전한 재산권과 법치로부터 생겨나는 번영은 민주적 발전을 촉진한다. 부가 민주주의를 낳는 것이지, 그 역은 아니다. 바로 그 번영이 역시 군사적, 지정학적 힘을 낳는다. 개략적으로 말해, 법치와 재산권을 가치있게 생각하는 국가는 민주주의와 힘을 동시에 확보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 책은 폴 케네디의
강대국의 흥망,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말 등에서 인용한 부분이 여러 곳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즐겨 인용한 이들 책은 물론이거니와 저자의 이 책까지 포함시켜 봤을 때 두드러진 특징 두 가지가 무척이나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중 한 가지는 이 책들은 본질적으로 딱딱한 학술서가 아니라는 점이고, 나머지 한 가지는 책을 쓴 저자들의 박학다식함과 경탄할 만한 이야기 솜씨이다.

최근에 이와 비슷한 주제를 다룬 책 가운데 찰스 P. 킨들버거의
경제 강대국 흥망사 1500-1990라는 책을 접할 수 있었다. 비슷한 주제를 다룬 두 권의 책을 연이어 읽어보는 것도 여러모로 대비되는 점들이 눈에 띄어서 흥미로웠다. 킨들버거의 책이 경제사 분야의 대가 다운 깊이와 꼼꼼하기 그지없는 자료들이 돋보이는 반면, 번스타인의 책은 그에 반해 다양한 부문을 두루 아우르는 넓이와 대중적인 접근성 측면에서는 좀 더 돋보이는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킨들버거의 책이 상당히 어렵고 빡빡한 내용이지만 대단히 풍부한 내용들을 담고 있어서 아주 훌륭한 경제학 교과서라고 부를 수 있다면, 번스타인의 책은 쉽고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실용적인 교양서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다. 번스타인의 이 책에서 굳이 아쉬운 점을 얘기하자면, 경제적 번영이나 부의 축적에 수반되는 경제적 감속과 부의 쇠퇴 등에 대한 접근을 거의 배제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역사가 증명해온 사실 대로 모든 위대한 국가들의 최종적인 운명은 쇠퇴와 몰락이었다. 번영과 부, 몰락과 쇠퇴, 위험의 추구와 회피, 검약과 과시소비, 기업가적 동력과 혁신 능력의 약화 등등 여러 다양한 주제들을 우리나라의 현실과 함께 생각해 보면 마음이 편치 못한 점들도 적지 않다. 인구학적인 "부양력과 회복력"의 상실이 우려될 만큼 출산율이 급격하게 저하되고 고령화가 유난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은 걱정스럽다.

"생명력과 에너지를 가진 젊은 국가들은 오래된 독점권에 도전하지만, 늙은 국가들은 이러한 도전에 혁신적으로 대응할 능력이 없다"는 킨들버거의 주장과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학적 고령화 현상과는 별 관계가 없기를 희망해 본다. 베이컨이 말했듯이 "인간에게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도 관련성을 찾아내고 음모를 추측하는 본성을 지닌, 패턴을 추구하는 영장류"라고 하지만, 이것 또한 인간 본성의 결함 가운데 하나일 뿐이니까 말이다.

끝으로 국가의 번영과 부에 관해 놀랍도록 재미있는 얘기들을 담고 있는 번스타인의 이 책에 대해 덧붙일만한 게 한 가지 더 있다면 신문 지상에 실렸던 아래의 두 줄 정도가 아닐까 싶다.

봐야할 사람 : 1순위 현직 대통령, 2순위 차기대권 노리는 정치인...
보면 짜증날수도 : '부의 탄생'이라면서 내 돈 만드는 법은 한마디도 없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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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5-07-16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렌님, 글 모아서 책으로 만들어가셔도 좋겠습니다. 부에 관한 좋은 책 모음이라는 주제로.

oren 2005-07-16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마천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읽은 책도 턱없이 부족하고, 글 쓰는 일도 여러모로 부족한데, 책으로 만들 생각은 엄두조차 나지 않습니다. 그저 리뷰글이라도 꾸준히 써 올릴 수 있다면 다행으로 여기고 싶습니다.
 
열정과 기질
하워드 가드너 지음, 문용린 감역, 임재서 옮김 / 북스넛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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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고 어리석은 젊은이여
도회의 한 구역에서 방금 돌아온 젊은이여
안개 서린 전차 창문으로 비치는,
군중의 비참하고 불안한 모습들
사치스런 장소에 들어갈 때마다 밀려 드는 두려움
모든 게 너무 비싸기만 하다, 너무 고급스럽다,
자네의 미숙한 매너와 유행에 뒤진 옷, 그리고 서투른 행동을
사람들은 다 알아봤을 테지.

자네 곁에 서서 이렇게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어.

당신은 잘생긴 청년이군요,
당신은 건장하고 튼튼해 보입니다,
당신이 불행하다니 믿기지 않는군요.

낙타 털 외투를 걸친 테너 가수를 부러워할 필요도 없지
자네가 그의 마음속 두려움을 알고 그가 어떻게 죽을지 안다면

자네의 근심거리인 빨간 머리 여인,
너무나 아름다운 그녀는 마치 불 속의 인형처럼 보이고
그녀가 익살꾼들의 놀림에 깔깔대는 것을 자네는 이해하지 못할 테지.

자네를 떨게 하는 저택
눈 부신 아파트-
바로 이곳에서 기중기가 잡석을 치웠다네.

자네 차례가 오면 자네도 무언가를 소유하고 지키고
아무런 이유가 없을지라도 자부심을 느끼겠지.

소원은 이뤄질 테고, 그러면 자네는
연기와 안개로 짜여진 시간의 정수(精髓)를 갈망할 테지.

변치 않는 바다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단 하루에 불과한 무지개빛 인생.

자네가 읽은 책이 무슨 소용이겠나
답을 찾았지만 해답 없는 인생을 살았을 뿐.

자네는 남쪽 도시의 거리를 걷게 될 거네,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서 황홀하게 바라보겠지
간밤에 내린 첫눈이 쌓인 하얀 정원을.


체스와프 미워시(Czeslaw Milosz)-20쪽

처음에 피카소가 겪은 파리 생활은 목가적인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서두에 실린 미워시의 멋진 시를 읽을 때면 나는 특히 피카소가 생각난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프랑스어를 할 줄 모르는 외국인으로서 그는 세계주의(cosmopolitanism) 풍조로 가득한 파리에서 두려움을 느끼고 혼란을 겪었다.-2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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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 굿모닝북스 투자의 고전 2
필립 피셔 지음, 박정태 옮김 / 굿모닝북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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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전후를 살피도록 풍부한 판별력을 부여하신 분이,
그런 능력과 존엄한 이성을 주었을 땐,
사용도 못해본 채 곰팡이가 생기도록
하시려 함은 확실히 아니렷다.
《햄릿》 4막 4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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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필립 피셔는 지난 해 봄에 향년 9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그가 투자에 관해 쓴 책은 모두 3권인데, 이 책은 그가 나중에 쓴 두 권의 책을 함께 묶어 펴낸 것이다.

피셔가 투자에 관해 처음으로 쓴 책은 얼마전 국내에도 번역 출판된『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Common Stocks and Uncommon Profits)』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그는 투자자가 늘 궁금해하는 세 가지 핵심 문제에 대해 거의 완벽한 답을 내놓았다. 투자자의 세 가지 문제는 늘 다음과 같이 귀결된다. ① 어떤 주식을 살 것인가? ② 언제 살 것인가? ③ 언제 팔 것인가?

필립 피셔가 위의 책을 통해 1958년에 이미 투자에 관한 결정판과 다름없는 내용을 다룬 뒤에도 또다시 두 권의 책을 더 쓴 까닭은 무엇일까? 먼저 그가 칠순을 바라보던 때인 1975년에 펴낸『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라는 책부터 살펴보자. 이 책은 우선 무엇보다도 당시의 암울했던 증시 상황으로 인해 몹시도 '마음이 불편했던' 수많은 투자자들을 위해서 씌여진 게 분명해 보인다.

그 당시의 주식시장은 1920년대의 대공황 시대를 제외하고는 20세기 들어 가장 극심한 주가 하락을 겪었던 시기였었다. 저자가 이 책의 서문에서 말한대로 '요즘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주식 투자가 위험한 것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그는 설명하고자 했다. 그리고 또한 '주식투자란 정말 재산을 유지하는 데 적합한 수단이며, 도박과는 다르게 인식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분명히 강조하고자 했던 것같다.

그의 3부작 가운데 마지막으로 쓴 책인『나의 투자전략』은 1980년에 출간된 그의 자서전이다. 그리고 이 책은 미국 공인재무분석사회의 자서전 시리즈로 기획 출판된 책이며, 그 시리즈 가운데 맨 처음으로 출간되었던 책이기도 하다.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는 책의 부피가 80여 쪽에 불과할 만큼 무척 간결하다. 그는 '보수적인 투자'란 최소한의 리스크로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의 구매력을 가장 잘 지키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것에서부터 문제를 풀어나간다. 그 다음에 그는 보수적인 투자에 적합한 규모와 성격을 갖춘 기업의 세 가지 영역을 3개의 장에 걸쳐서 명료하게 설명해 놓았다. 나머지 3개의 장에서는 기업의 영역과 대응되는 영역 즉 '주가를 결정짓는 요소'에 대해 설명해 놓았다.

제1장에서부터 제3장에 걸쳐 다룬 세 가지 영역에 관한 내용은 그가 얼마만큼 기업 경영의 실제에 대해 폭넓고도 깊이있는 체험을 했으며, 얼마만큼 기업 경영의 본질에 대해 탁월하게 꿰뚫어 보았던가를 느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이 모든 영역들에 대한 그의 설명은 언제나 '갈수록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시대에 오래도록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바탕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제3장에서 다룬 '기업 활동의 본질적인 성격'은 이 책에서 다룬 내용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시장의 선두주자 혹은 1등 기업에 대한 투자가 얼마만큼 커다란 함의를 지니는지에 대해 정말로 확실하게 설명해 놓았다. 기업 활동이 '얼마나 뛰어난가'에 대한 판단의 핵심적인 근거와 그 원리들을 깨닫고 나면, 2위나 3위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게 유리하다는 주장이 얼마만큼 동의하기 어려운 것인가를 좀 더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스피노자의 말대로 모든 뛰어난 것들은 희귀한 만큼 어려운 법이며, 정말 뛰어난 기업들과 경쟁해서 그 지위를 빼앗기란 더더욱 어려운 법이다.

필립 피셔가 제3장에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 열거한 수많은 미국 기업들의 사례를 읽다 보면, 우리나라에도 부분적으로나마 '확실하게 자리잡은 매우 성공적인' 기업들이 많이 떠오른다. 책의 여백에 적어볼 수 있었던 몇몇 기업들은 대략 삼성전자, POSCO, SK텔레콤, 현대차, 신세계, 농심, 에스원, 유한양행 등이었다.

평균 이상의 수익성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기업 활동의 경제적 여건에 의해 뒷받침된 고유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어느 특정한 기업은 할 수 있는데, 다른 경쟁업체들은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아무것도 없다는 대답이 나온다면 다른 경쟁업체들이 이 회사와 똑같은 조건으로 시장에 뛰어들어 현재 이 회사가 누리고 있는 이익을 빼앗아 갈 것이다.

'주가를 결정짓는 요소'에 대한 피셔의 생각은 정말 빈틈없고 예리하다. 그는 주가의 결정적인 움직임을 지배하는 법칙을 다음과 같이 매우 간단히 요약했다. "어떤 개별 종목의 주가가 전체 주식시장의 움직임과 비교해 현저할 정도로 변동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 주식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피셔는 증권가의 '재평가' 문제야말로 주가수익 비율의 변덕스러움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라고 말한다. 다른 말로 하자면 어떤 개별 기업의 주가도 특정한 시점에 실제로 해당 기업에서 일어난 변화 때문에 주가가 오르거나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 이르면 '가격동향과 가치'에 관한 벤저민 그레이엄의 탁월한 통찰을 다시 한 번 읽어볼 필요를 느끼게 된다.

가격동향을 먼저 고려하고 그리고 가치를 다음으로 강조하는 다른 모든 활동들에서처럼, 이 분야에서 꾸준히 종사하는 많은 지적인 두뇌들의 작업은 일정기간에 걸쳐 자기중화적이고 자멸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다. 안전한 주식 포트폴리오를 가진 투자자는 그 가격이 변동할 것이라 예상해야 한다. 그리고 큰폭의 하락에 걱정해서도 큰폭의 상승에 흥분해서도 안된다. 그는 시장 시세가 이용되든 무시되든, 그의 편의대로 존재한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그는 결코 주식이 올랐다는 이유로 사거나 내렸다는 이유로 팔아서는 안된다. (벤저민 그레이엄의『현명한 투자자』중에서)

과도하게 저평가됐던 주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할 때 주식을 매도하지 않은 운이 좋은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만들어낼 수 있는 리스크와 관련해 가장 큰 보상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득을 얻게 된다고 피셔는 말한다. 기업 실적이 호전되는 데 따른 상승 효과와 증권가의 재평가로 인해 주가수익 비율이 높아지는 데 따른 효과가 중첩되면서 그야말로 극적인 주가 상승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의 마지막 장 제목은 '주가와 펀더멘털'이다. 피셔는 이 장에서 투자자들이 종종 상대적인 투자매력도를 결정할 때 '수학적으로 너무 단순하게' 접근하기 때문에 혼란에 빠진다고 말한다. 그는 성장률 전망이 상이한 주식들을 단순히 주가수익 비율만으로 비교하는 우를 범하는 문제를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 또한 현재 주가가 이전 주가에 비해 높다든가 낮다는 것은 결코 어떤 주식이 "싸다"든가 "비싸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는 진정한 잣대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유일한 기준은 현재 증권가에서 이 주식에 대해 평가하고 있는 것보다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이 훨씬 더 좋은가, 아니면 훨씬 더 나쁜가를 따져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의 투자철학』은 피셔의 투자 철학이 얼마만큼 탁월하고도 완벽에 가까운 것인가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내용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토록 철저한 투자원칙이, 그토록 오랜 기간에 걸쳐서, 또한 그토록 엄격한 훈련을 통해 수립되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앞으로도 오랫동안 피셔에 버금갈 만한 투자 거장의 전기를 기대하기란 결코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는 자신의 투자 철학의 기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더 나은 투자기회를 위해 일시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제외하고는 모든 운용 자금을 투자 대상 기업의 경영상 특성에 기초해 아주 적은 숫자의 기업에 투자한다는 한 가지의 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다. 투자 대상 기업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그 기업이 속해 있는 산업 전체보다 훨씬 더 높은 비율로 성장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이들 기업의 리스크는 성장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아야 한다.

또한 그는 비제조업체에 대한 투자 성과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함에 따라 주된 활동 범위를 제조업체로 한정했다. 나중에 그는 '적은 수의 종목이라도 잘하자'는 자신의 고유한 원칙에 좀 더 철저하게 부합하도록 자신의 투자 범위를 더욱 좁혀 나간다. 즉 같은 제조업체라고 하더라도 소비자를 직접 겨냥한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자신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의 한계를 벗어난다고 판단하여, 오로지 산업용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나 첨단 제조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서만 투자 범위를 고정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그는 1927년에 스탠포드 대학교 비즈니스 스쿨에 입학하여 보리스 에머트 교수와 함께 '기업체를 직접 방문하는 현장 수업'을 통해 투자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시작했다. 특히 에머트 교수와 함께 매주 한 차례씩 기업을 방문한 후 학교로 돌아오는 길의 자동차 안에서 그에게만 특별히 들려주었던 설명은 그에게 다시는 경험할 수 없을만큼 소중했으며, 그에게 가장 가치있고 즐거운 배움의 기회가 되었다.

투자의 거장들이라면 누구에게나 자신의 명운을 걸만큼 인상적인 투자 사례가 있기 마련이다. 워렌 버핏에게 그것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였다면, 필립 피셔에게는 푸드 머쉬너리라는 회사가 그 역할을 훌륭히 떠맡았다. 그가 투자할 당시 '말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폭락한 그 회사의 주식을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분명했다. 즉 금융시장이나 일반 투자자들 모두 푸드 머쉬너리의 진정한 가치를 인식하지 못했던 데다 그 회사도 주식시장에 투기 광풍이 몰아칠 때 시장에 쏟아져 나온 수많은 "싸구려" 기업 가운데 하나라고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군중과 함께 휩쓸려 가지 않고, 군중이 이쪽으로 몰려갈 때 자신은 저쪽으로 갈 수 있도록 단련하는 것은 투자 성공의 가장 중요한 기본 요소 가운데 하나"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는 자신이 설득할 수 있는 고객들에게 전부 그 주식을 사주었다. 그는 고객들에게 이번 일이 잘 되는가의 여부가 자신의 투자방식의 성패를 가늠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처음부터 "발이 틀리는" 위험을 감수하고 달리려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푸드 머쉬너리를 비롯해 그가 매수한 다른 많은 회사의 주식은 대개 너무 앞서나간 것들이었다. 왜냐하면 일반 투자자들은 이들 회사의 본질적인 매력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3년 원칙"이라고 이름 붙인 나름대로의 원칙을 세웠다.

나는 고객들에게 내가 어떤 주식을 매수하면 절대 한 달이나 1년간의 성과로 판단하지 말고, 3년의 기간을 달라고 수없이 되풀이해서 설명했다. 만약 내가 이 기간 동안 고객들에게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주지 못한다면 그들은 나와 맺은 투자 자문 계약을 해지할 것이다. 매수한 지 3년이 지난 주식이 앞으로도 계속 수익률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있다면 나는 그 종목을 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 주식을 처음 매수할 때 가졌던 당초의 내 시각을 변화시킬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면 나는 적어도 3년 동안은 계속해서 보유할 것이다.

1955년 하반기에 그는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와 모토로라 두 종목을 무척 많이 매수했다. 이 또한 대다수 투자자들이 갖고 있던 통념과 반대되는 투자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고전적인 사례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모토로라의 사례는 특히 재미있다. 투자한 초창기에 모토로라의 수익률이 워낙 형편없다 보니 주요 고객 가운데 한 명은 너무 화가 나서 절대 모토로라라는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영어 발음이 시원찮은 외국인(?)이 생각해봐도 소위 유창한 본토 영어로 이 유명한 회사의 이름을 발음해보면 꽤나 근사하게 들렸을텐데 그 고객에게는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 고객은 모토로라를 "당신이 내게 사준 그 바보 같은 놈"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밖에도 이 책 속에는 온갖 흥미진진한 투자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특히 그가 겪었던 여러 실패 사례들은 비즈니스의 세계와 그 자신의 투자사업에도 똑같이 적용할 만큼 의미심장한 것들이 많았다. 그는 뛰어난 재주가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당한 정도의 개척정신으로 달궈져야 한다고 보았다. 다우 케미칼의 창업자인 허버트 다우 박사가 남긴 말을 그는 최적의 투자 대상을 선정하는 데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직원은 승진시키지 말라. 만약 이런 직원을 승진시킨다면 그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사람을 승진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다."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바로 이 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주식시장에서 여간해서는 붙잡기 힘든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고 마는가!

"사고 팔기를 반복하면 돈을 잃을 것이다."라는 것이 필립 피셔의 가르침이다. 이 가르침은 당장 주위를 한 번 둘러보기만 해도 아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내용임에 틀림없다. 세계적으로 엄청난 부를 쌓은 기업들, 가령 마이크로소프트나 월마트 혹은 인텔의 창업자들은 어떠한가? 그들은 결코 자신들의 지분을 사고 팔기를 반복하기 위해 애쓰지 않았다. 한국의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신세계, 농심, 태평양 등의 창업자와 그 계승자들은 '사고 팔기'를 반복했을까? 그들은 오히려 정반대였다. 누대에 걸쳐서 자신들의 사업 지분, 즉 가지고 있는 주식을 지키기에도 무척이나 바빴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이다.

우리는 투자자이거나 투자자가 되어야 하지 단순히 트레이더가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장기간에 걸쳐 전망이 아주 밝은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찾도록 해야 하고, 그저 그런 전망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내가 어떤 경우에서든 투자를 고려할 때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가장 핵심적인 신조가 바로 이것이다.... 나의 투자 철학은 보기 드물 정도로 미래가 밝은 비교적 적은 숫자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나는 투자 대상 기업들을 연구 조사하면서 기업 내부에 숨어있는 성장 잠재력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필립 피셔의 3부작을 다 읽고 나니, 이 위대한 투자가의 가르침을 더 이상 접할 수 없다는 것이 커다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그렇지만 그의 투자활동이 20세기를 가로질러서 이어져 오는 동안(실제로는 21세기 까지 이어졌지만) 그 자신의 투자철학이 거의 완전한 체계를 갖춤에 따라, 그의 40여 년의 투자 경험을 밑바탕으로 쓴 이들 3부작 만으로도 별다른 부족함이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가 설명한 가르침이 제시하고 있듯이 '미래는 자기 훈련을 통해 그것을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게 필립 피셔의 믿음이자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도 분명히 적용되는 믿음일 것이다.

버나드 쇼는 "인간의 약점에 대해서는 그토록 깊이 통찰한 셰익스피어였건만, 율리우스 카이사르 같은 인물의 위대함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리어왕」은 걸작이지만「줄리어스 시저」는 실패작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필립 피셔가 성공 투자의 핵심이라고 소개한 내용 또한 셰익스피어의 실패작(?) 속에 담겨있다.

인간사에는 조류라는 게 있어
시류를 잘 붙잡으면 큰 행운으로 이어질 수 있소;
놓치게 되면 앞으로 헤쳐가야 할 운명은
얕은 여울에 처박혀 비극으로 점철될 것이오.
먼 바다를 향해 나아가려면,
지금 밀려들어오는 만조를 붙잡아야만 하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모험은 실패할 것이오.

 - 줄리어스 시저 4막 3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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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괴감이 드는 밤......
    from Value Investing 2012-03-16 03:40 
    증시가 연일 오르고 있다.증시가 이렇게 힘차게 솟아 오른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이렇게 실컷(?) 상승한 뒤에 이르러서야 이러한 결과를 놓고 그 원인들을 새삼 되짚어 보는 건 언제나 별 실익은 없는 경우가 많다.다만, 이런 증시의 상승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한 사람으로서 이 늦은 밤에도 잠 못 이루며 일말의 자괴감을 느끼게 되는 건 다음의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첫째, 외국인은 정말로 짧은 기간 동안에 한국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지분을
 
 
사마천 2005-07-05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공하려면 흐름을 타야죠. 타기 위해서는 먼저 발견해야 합니다. 이것도 저것도 안된다면 최소한 발견한 사람을 따라가야겠죠. 또 한번의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oren 2005-07-06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마천님께서 또다시 좋은 말씀을 댓글로 남겨주셨군요. 늘 감사드립니다.

오일 2005-07-08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너무나도 멋진 서평입니다. 작고 가벼운 책인데도 서평은 무척 크고 무겁게 와닿습니다. 필립 피셔가 저세상에서라도 이 서평을 읽어본다면 자신의 삶이 아쉽지만은 않게 느낄 것 같군요. 감사합니다.

oren 2005-07-08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일님께서 너무나 과분한 코멘트를 남겨주셨군요. 제가 필립 피셔의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깊은 감동을 알라딘 서평글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기쁘군요. 감사합니다.

나승균 2008-04-28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렌님이 쓰신 투자서평들을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너무 좋은 글들이 많고, 좋은 책들을 많이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렌님 혹시 e-mail 있으신가요?
몇가지 문의를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로마제국쇠망사
에드워드 기번 지음 / 대광서림 / 2003년 11월
절판


그러나 정점에 있는 일이 오래 계속되면,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그 지위가 가져다주는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가의 흥망, 가문의 성쇠 등, 어느 쪽에서도 역사는 이것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로마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자기 자신들을 원래가 우수 민족이라고 생각한 바, 유구한 옛날부터 바로 그러했던 것처럼, 현재의 지위를 당연한 일로 믿는 나머지, 주변의 민족들을 멸시했던 것입니다.
대저 멸시는 방심을 낳고, 방심은 정보의 결핍성을 가져옵니다. 그 결과로 새로운 사태에의 대응을 치졸한 것으로 만듭니다. 동시에 방심은 훈련을 태만케 하여, 자신의 힘을 상대적으로 저하시킵니다. 만족이 가진 잠재력을 얕보고, 그에 적합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도, 근본을 말하면, 그런 로마인의 오만성에 기인되는 것입니다.-4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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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5-08-23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시대의 종언을 꼭 오만이나 타락 등으로 결론짓는 글은 언제나 좀 거북한 느낌이... ^^; 그냥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성자필쇄' 등으로 이해할 수 있으면 좋으련마는 그래서는 학문적 연구가 될 수 없겠죠!? ㅎㅎㅎ
 
존 템플턴, 월가의 신화에서 삶의 법칙으로
로버트 허만 지음, 박정태 옮김 / 굿모닝북스 / 2004년 12월
품절


불가능해 보이는 것은 단지 우리가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세이예드 후세인 나스르-181쪽

패배했더라도 굴복하지 않는다면 그 맛은 결코 쓰지 않다.
- 테드 엥그스트롬

의지를 끝까지 밀고 나가면 닫혀있던 많은 문들이 우리 앞에 열릴 것이다.
- 세이예드 후세인 나스르
-182쪽

당신이 삶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묻지 말라;
삶이 당신에게서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물어라.
- 빅터 프랭클

-183쪽

겸손함은 마치 어둠처럼 거룩한 빛을 드러내준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184쪽

높은 이상을 갖고 자신을 채찍질하라.
- 랠프 왈도 에머슨

습관은 최고의 하인이자 최악의 주인이다.
- J.옐리네크

해안가가 보이지 않는 먼 바다까지 나가지 않는다면 새로운 대양은 발견할 수 없다.
- 무명씨
-185쪽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라. 그러면 인류가 당신에게 먹을 식량을 줄 것이다.
- 랠프 왈도 에머슨

마음속에 품고 있는 생각은 자꾸 비슷한 생각을 만들어 낸다.
- 찰스 필모어

살아가야 할 '이유'가'이 있는 사람은 어떤 '방식'에도 견딜 수 있다.
- 프리드리히 니체-186쪽

어떤 사람도 자신이 받은 것으로 인해 존경을 받지 못한다. 존경은 자신이 준 것에 대한 보답이다.
- 캘빈 쿨리지

사랑이 충분하면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은 없다.
- 에밋 폭스-187쪽

웃으면 세상이 함께 웃지만, 운다면 당신 혼자 울게 될 것이다.
- 엘라 휠러 윌콕스

얼마든지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 전까지는 실패한 것이 아니다.
- 테드. 엥스트롬

-189쪽

할 수 있다고 생각하든, 아니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든 당신 생각이 맞는 것이다.
- 헨리 포드

-190쪽

당신이 서 있는 곳이 아니라 당신이 가고자 하는 곳에 집중하라.
- 존 템플턴
-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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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5-06-26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필요한 대목들을 잘 정리해주셨군요. 감사히 활용하겠습니다.

oren 2005-06-27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사마천님.
존 템플턴이 직접 모은 "삶의 원칙"이 무려 200가지나 소개되어 있는데, 책 속에서 밑줄을 그은 데 더하여 제 독서노트에까지 옮겨적은 내용들은 17가지 밖에 안되는군요. 템플턴 경이 평생 동안 좌우명으로 삼았던 원칙들이니만큼 좀 더 자주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