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저편.도덕의 계보 책세상 니체전집 14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정현 옮김 / 책세상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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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가 태어나기 위해

 

철학자가 태어나기 위해 많은 세대가 미리 기초작업을 했음이 틀림없다. 철학자의 덕은 모두, 즉 사상의 대담하고 경쾌하고 부드러운 발걸음과 진행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커다란 책임을 기꺼이 지고자 하는 각오, 지배자적인 눈길과 내려다보는 눈길의 고귀함, 대중과 그들의 의무나 미덕에서 스스로 격리되어 있다는 감정, 신이든 악마든 오해받고 비방받는 사람들을 상냥하게 보호하고 변호하는 것, 위대한 정의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그것을 행동에 옮기는 것, 명령하는 기술, 의지의 폭넓음, 좀처럼 찬미하지 않고 우러러보지 않고 사랑하지도 않는 서서히 움직이는 눈 등은 하나하나 획득되고 보호되고 유전되고 동화된 것임이 틀림없다.

 

- 니체, 『선악의 저편』, <제6장 우리 학자들>, 제21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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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함'의 개념

 

소크라테스의 시대에는 오직 피로에 지쳐버린 본능의 인간들이 있어 보수적인 아테네인들은 태평하게 살아갔으며 ㅡ 말로는 '행복을 위한다'고 하지만, 행동하는 것은 쾌락을 추구하면서 ㅡ 이 경우 그들의 삶이 이미 오래 전부터 그들에게 권리를 주지 않았던 낡은 미사여구를 여전히 입에 담고 있었지만, 그들에게는 아마도 영혼의 위대함 때문에 아이러니가 필요했던 것이며 늙은 의사와 천민의 저 소크라테스적인 악의에 찬 확신이 필요했던 것이다. 즉 이 확신은 '고귀한 사람들'의 살과 가슴을 베어내듯이 무자비하게 자기 자신의 살을 베어내고, 그 눈초리로는 "너희들은 내 앞에서 거짓을 꾸미지 말라! 여기서 ㅡ 우리는 평등하다!" 라고 충분히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다. 오늘날에는 반대로 유럽에서 무리 동물만이 영예를 얻고 분배하며, '권리의 평등'은 너무나 쉽게 옳지 않은 평등으로 전환될 수 있다 : 나는 모든 드문 것, 낯선 것, 특권적인 것, 보다 높은 인간과 영혼, 더욱 높은 의무와 책임, 창조적인 힘의 충일과 지배권을 공동으로 얻기 위한 싸움을 하며 다음과 같이 말하고자 한다 ㅡ 오늘날 고귀하다는 것, 독자적인 존재가 되고자 한다는 것, 달리 존재할 수 있다는 것, 홀로 선다는 것, 자신의 힘으로 살아야만 한다는 것이 '위대함'의 개념에 속한다. 그리고 철학자는 다음과 같이 주장할 때, 자기 자신의 이상의 단면을 보이게 된다 " "가장 고독한 자, 가장 은폐된 자, 가장 격리된 자, 선악의 저편에 있는 인간, 자신의 덕의 주인, 의지가 넘쳐나는 자가 될 수 있는 자가 가장 위대한 인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하면서도 전체적이고 폭이 넓으면서도 충만할 수 있다는 이것이야말로 위대함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다시 한번 물어보자 : 오늘날 위대성이라는 것이 가능한가?

 

- 니체, 『선악의 저편』, <제6장 우리 학자들>, 제21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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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철학자는 명령하는 자이자 입법자

 

그러나 진정한 철학자는 명령하는 자이자 입법자이다 : 그들은 "이렇게 되어야만 한다!" 라고 말한다. 그들은 우선 인간이 어디로 가야 하는가와 어떤 목적을 가져야 하는가를 규정하며, 이때 모든 철학적 노동자와 과거를 극복한 모든 자의 준비 작업을 마음대로 처리한다. ㅡ 그들은 창조적인 손으로 미래를 붙잡는다. 이때 존재하는 것, 존재했던 것, 이 모든 것은 그들에게는 수단이 되고 도구가 되고 해머가 된다. 그들의 '인식'은 창조이며, 그들의 창조는 하나의 입법이며, 그들의 진리를 향한 의지는 ㅡ 힘에의 의지이다. ㅡ 오늘날 이와 같은 철학자들이 존재하는가? 이미 이러한 철학자들이 존재했던가? 이러한 철학자들이 존재해야만 하지 않을까? ······

 

- 니체, 『선악의 저편』, <제6장 우리 학자들>, 제21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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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고도 경탄할 만한 과제

 

인간적인 가치와 가치 감정의 영역을 편력하고, 다양한 눈과 양심을 지닌 채 높은 곳에서 모든 먼 곳을, 깊은 곳에서 모든 높은 곳을, 구석에서 모든 드넓은 곳을 전망할 수 있기 위해서는, 아마도 그 스스로 비판가이며 회의론자이고 독단주의자이며 역사가이고, 그 외에 시인이며 수집가이고 여행가이며 수수께끼를 푸는 자이며 도덕가이고 예견하는 자이며 '자유정신'이며 거의 모든 유형의 인간이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것은 단지 그의 과업에 이르기 위한 전제조건일 뿐이다 : 이러한 과업 자체는 다른 것을 원한다. ㅡ 이것은 그가 가치를 창조하기를 바란다. 칸트나 헤겔의 고상한 모범에 따르는 저 철학적 노동자들은 그 어떤 거대한 가치 평가의 사실을, 즉 지배적인 것이 되어, 한동안 "진리"라고 불렸던 이전의 가치 정립과 가치 창조의 사실을 확정하고, 논리적인 것의 영역에서든지 정치적인 것(도덕적인 것)의 영역에서든지 예술적인 것의 영역에서든지, 이것을 일정한 형식에 밀어 넢어야만 한다. 이러한 연구자들에게 주어진 의무는 지금까지 일어났던 모든 일이나 평가되었던 모든 것을 개관하고 숙고하고 이해하고 다루기 쉽게 하는 것이며, 오래 걸리는 모든 것, '시간'마저도 단축하며 과거 전체를 극복하는 일이다 : 이것은 엄청나고도 경탄할 만한 과제이며, 이 일을 맡게 되면 분명 어떤 예민한 긍지나 강인한 의지도 만족할 수 있다.

 

- 니체, 『선악의 저편』, <제6장 우리 학자들>, 제21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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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한 사람의 위대한 비판가였을 뿐

 

누군가가 그들에게 "저 사상은 나를 고양시킨다 : 어떻게 그것이 진리가 아닐 수 있겠는가?" 라거나, "저 작품이 나를 매혹시킨다 : 어떻게 그것이 아름답지 않겠는가?" 라거나, "저 예술가는 나를 위대하게 만든다 : 어떻게 그가 위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라고 말할 때, 이러한 엄격한 정신은 미소 지을 것이다. ㅡ 그들은 아마 이와 같은 모든 열광적인 것, 이상주의적인 것, 여성적인 것, 암수동체적인 것에 미소뿐만 아니라 진정한 구토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들의 비밀스러운 가슴속까지 따라갈 수 있는 사람이 있어도, 그곳에서 '그리스도교적 감정'을 '고대의 취미'와 더 나아가 '현대의 의회주의'와 화해시키려는 의도를 발견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이 미래의 철학자들은 비판적인 훈육과 정신의 문제에서 정확함과 엄격에 이르게 하는 습관을 자기 스스로에게만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 그들은 이 습관을 그들 나름대로의 장식처럼 자랑스럽게 내보일지 모른다. ㅡ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때문에 그들이 비판자로 불리기를 바라지 않는다. 오늘날 흔히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철학 자체는 비판이며 비판적 학문이다 ㅡ 그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라고 선언될 때, 그들은 이것을 철학에 가하는 적지 않은 모욕으로 생각한다. 철학에 대한 이러한 가치 평가는 프랑스와 독일의 모든 실증주의자들에게 갈채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ㅡ 그것은 심지어 칸트의 심정과 취미에도 흡족할 수 있을 것이다 : 그의 주저의 제목을 기억해보라 ㅡ )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새로운 철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말하게 될 것이다 : 비판가들은 철학자의 도구이다. 바로 그 때문에 아직 철학자 자체가 아니라, 도구일 뿐이다! 쾨니히스베르크의 위대한 중국인도 단지 한 사람의 위대한 비판가였을 뿐이다. ㅡ

 

- 니체, 『선악의 저편』, <제6장 우리 학자들>, 제21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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