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악의 저편.도덕의 계보 책세상 니체전집 14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정현 옮김 / 책세상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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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같은 인간_알키비아데스, 카이사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종족들이 상호 뒤섞이는 해체의 시대에 살고 있는 인간은 그 스스로 다양한 유래의 유산을 몸 안에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때로는 단지 대립할 뿐만 아니라 서로 싸워 좀처럼 안식할 줄 모르는 충동과 가치 척도를 몸에 지니고 있다. ㅡ 말기 문화와 쇠약한 빛을 가지고 있는 이러한 인간은 평균적으로 허약한 인간일 것이다 : 그가 근본적으로 갈망하는 것은 그 자신의 상태이기도 한 이 싸움이 언젠가 끝나는 것이다. 행복이란 그에게는 진정 작용을 하는 (예를 들면 에피쿠로스적이거나 그리스도교적인) 약이나 사고방식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이며, 주로 휴식, 안정, 궁극적 통일의 행복, 즉 그 자신이 그러한 인간이었던 거룩한 수사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에 따르면 "안식일 중의 안식일"처럼 보인다. ㅡ 그러나 그러한 본성을 지닌 사람에게 모순과 싸움이 삶을 고무하고 북돋우는 자극으로 작용하고 ㅡ , 다른 한편 그의 강력하고 화해하기 어려운 충동에 덧붙여 또한 자기 자신과 싸울 때의 자기 자신만의 능숙함과 세련됨이, 즉 자기 지배와 자기 기만이 유전되고 육성되어 있다면, 그때는 저 매력적인 파악하기 어려운 인간, 상상할 수 없는 인간, 저 승리하고 유혹하도록 미리 운명지어진 수수께끼 같은 인간이 출현하게 된다. 그 수수께끼 같은 인간이 가장 훌륭하게 표현된 인물이 알키비아데스Alcibiades와 카이사르Caesar이며, 예술가 중에서는 아마도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일 것이다. 이들은 안식하고자 갈망하는 저 허약한 유형의 인간들이 전면에 나타나는 바로 그때 나타난다 : 이 두 유형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같은 원인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 니체, 『선악의 저편』, <제5장 도덕의 자연사>, 제20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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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이라는 무리의 본능

 

인간이 존재하는 한, 어느 시대든지 무리를 이룬 인간 집단 역시 존재했으며(씨족 연합, 공동체, 부족, 민족, 국가, 교회), 언제나 소수의 명령하는 자에 비해 복종하는 사람들이 대단히 많았다. ㅡ 즉 복종이란 지금까지 인간들 사이에서 가장 잘 그리고 오랫동안 훈련되고 훈육되어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제 당연히 각 개인은 평균적으로 일종의 형식적인 양심으로, "너는 어떤 것을 무조건 해야만 하고, 또 어떤 것을 무조건 해서는 안 된다"고 명령하는 것, 즉 간단히 말하자면 "너는 해야만 한다"고 명령하는 그러한 욕구를 타고 났다고 전제해도 좋을 것이다. 이러한 욕구는 만족하고자 하며 형식을 내용으로 채우고자 한다. 이때 그것은 자신의 강함, 성급함, 긴장에 따라 거친 식욕처럼 닥치는 대로 손을 뻗치며, 그 어떤 명령자 ㅡ 부모, 선생, 법률, 신분상의 편견, 여론 ㅡ 의 말이 그의 귀에 들려오면 이를 받아들인다. 인류의 발전이 기이하게도 제약되어 있고 지체하며 오래 끌고 힘들어하거나 종종 역행하고 발전 과정을 선회하는 것은 명령의 기술을 희생하는 대가를 치르면서 복종이라는 무리의 본능이 가장 잘 유전된 것에서 기인한다. 이 본능이 무절제의 극단까지 가는 경우를 한번 생각해보면, 마침내 바로 명령권자나 독립적인 인간은 없어지게 된다. 또는 그들은 내면적으로 양심의 가책에 괴로워하게 되며 명령하기 위해서는, 말하자면 그들 역시 마치 복종만 했던 것처럼, 우선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 필요하게 된다. 오늘날 유럽에서는 이러한 상태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 : 나는 이것을 명령하는 자들의 도덕적 위선이라고 부른다. 자신의 양심의 가책에서 몸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은 좀더 오래되고 한층 더 높은 명령(선조나 헌법, 정의, 법률이나 신의 명령)을 실행하는 자로 꾸미거나 아니면 스스로 무리의 사고방식에서 무리의 원리를 빌려서, 예를 들면 '그 국민의 제일의 공복'이나 '공공복리의 도구'로 꾸며 행동하는 길만을 알 뿐이다.

 

 - 니체, 『선악의 저편』, <제5장 도덕의 자연사>, 제19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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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에서의 노예 반란

 

유대인들ㅡ타키투스Tacitus나 고대 세계 전체가 말한 바로는 '노예로 태어난' 민족, 그들 스스로 말하고 믿기로는 '모든 민족 가운데 선택된 민족' ㅡ 이 가치의 전도라는 저 기적적인 일을 해냈다. 그 덕분에 지상에서의 삶은 몇천 년 간 새롭고 위험한 자극을 받아왔다 : ㅡ 그들의 선지자들은 '부(富), '무신', '악', '폭력', '관능'을 하나로 융합해 처음으로 '세상'이라는 말을 욕된 단어로 주조했다. 이러한 가치의 전도('가난함'을 나타내는 말을 '성스러움'이나 '친구'와 동의어로 사용한 것이 이에 속한다)에 유대 민족의 의의가 있다 : 그들과 더불어 도덕에서의 노예 반란이 시작된다.

 

 - 니체, 『선악의 저편』, <제5장 도덕의 자연사>, 제19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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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점유의 기회

 

부모들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자식을 자신과 닮은 존재로 만든다. ㅡ 그들은 이것을 '교육'이라 부른다 ㅡ . 자식을 하나의 소유물을 낳은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 마음 갚은 곳에서 의심을 품는 어머니는 없다. 자식을 자신의 관념이나 가치평가에 복종시킬 수 있는 권리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반박하는 아버지는 없다. 사실 옛날에는 아버지가 신생아의 생사를 마음대로 처리하는 것이 (고대 독일인들 사이에서 그랬던 것처럼)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까지도 교사, 신분, 성직자, 영주는 새로운 인간을 보자마자 주저함 없이 새로운 점유의 기회가 왔다고 본다. 그 결과로 오는 것은 ……

 

 - 니체, 『선악의 저편』, <제5장 도덕의 자연사>, 제19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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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소유와 점유

 

인간의 차이는 그들이 지닌 재산목록의 차이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즉 그 차이는 서로 다른 재물을 추구할 만하다고 여기거나 가치의 많고 적음에 대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재물의 등급에 대해 서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 ㅡ 그것은 오히려 그들이 무엇을 재산의 진정한 소유이며 점유로 여기는가에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여성에 관해 말할 때, 단순한 사람은 이미 여성의 육체를 마음대로 하고 성적으로 향유하는 것이 소유와 점유를 나타내는 충분하고 효력이 있는 증후라고 여긴다. 반면 의심이 많고 까다로운 점유를 원하는 다른 사람은 그러한 소유는 '의심스러운 것'이며 단지 외면적인 것이라고 보고, 좀더 정밀하게 시험하여 무엇보다도 여성이 그에게 자신을 맡길 뿐만 아니라, 그녀가 갖고 있거나 기꺼이 갖고 싶어하는 것을 그에게 내주는지 알고자 한다ㅡ : 그렇게 해서야 그는 '자기 것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 번째 유형의 사람은 여기에서도 아직 자신의 불신과 소유욕을 멈추지 못한다. 그는 여성이 모든 것을 그를 위해 허용한다고 할 때, 이것을 그의 환영(幻影)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게 된다 : 대체로 사랑받을 수 있기 위해서 그는 먼저 철저하게 심연까지 잘 알려지는 것을 원하며 과감하게 스스로를 드러낸다. 그녀가 그에 대해 더 이상 속지 않고, 그의 친절, 인내, 정신성과 마찬가지로 그의 사악함이나 숨겨진 탐욕을 위해서도 그를 사랑한다고 할 때, 그는 연인을 자신이 완전히 소유했다고 느낀다.

 

 - 니체, 『선악의 저편』, <제5장 도덕의 자연사>, 제19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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