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이야기들』은 그의 이름 아래 묶인 유일한 문학작품집이라고 한다. 이 책은 크게 1부 꿈과 몽상, 2부 여행, 3부 놀이와 교육론, 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읽다 보면서 느낀 것은 모두가 꿈 이야기 같다는 것이었다. 어떤 특정한 스토리나 사상, 메시지를 전달한다기보다, 벤야민이 당시 경험했던 시대의 분위기나 사회적, 문화적 흐름에서 얻은 인상을 몇몇 압축적인 단어와 표현으로 전달하고 있는 느낌이다. 달리 말하자면, 미술 작품의 크로키 기법 같은 느낌이다.
책 후반부에는 김창완 씨의 노래인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를 연상시키는 언어유희에 대한 부분이 나오는데, 이렇게 주객이 전도된 문장 놀이의 원형이 발터 벤야민이었던가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도 나온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지난 장갑에 가을을 잃어버렸어’, ‘사람 하나에 세 의자가 앉아 있었어’, ‘얼른 안녕을 벗고 “모자하세요”라고 말했지’, ‘안부가 아버지 전해달라더라’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