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포이트리
좌용주 지음 / 이지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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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같은 인간이 풀어내고 품은 광대하고 심오한 지구와 우주의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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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포이트리
좌용주 지음 / 이지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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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특징은 지금까지 수없이 연구되어온 지구 관련 내용들 중에서도 특히 최근그러니까 21세기 들어 밝혀진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것이다그래서 정론이 아닌 실험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따라서 상상력과 창의성이 이 책 내용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그리고 지오(지구)포이트리()’라는 제목에 그런 의미를 담았다.

 

1부 1장 지구의 시간과 공간에서는 먼저 지구의 역사를 1년으로 잡았을 때인류의 시대가 23시 59분 20초에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그만큼 지구의 역사는 장대한 것이며인간은 스쳐가는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흥미로운 것은 지구 역시 태양계나 은하 단위에서 봤을 때 지구에서의 인간과 비슷한 입장이라는 것이다. 1장은 지구의 내외부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를 소개하고 2장 우리 은하와 태양에서 은하 단위에서 지구가 차지하는 의미를 조금 더 다룬다.




 



2부 지구의 탄생을 설명하는 새로운 이야기에서는 태양계의 형성과 지구-달 시스템에 관해 다루는데먼저 지구가 만들어지는 데 사용된 재료를 소개한다초기 지구는 어떤 휘발성 성분도 갖고 있지 않았지만 후에 휘발성 성분을 포함한 콘드라이트가 지구에 충돌하기 시작했고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지표가 식어갔으며 바다를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달의 경우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달 충돌설을 확인할 수 있는데 1970년 대 이후 새롭게 제안된 모델이며 현재까지 유력한 이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여기에는 인류의 달 탐사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이어서 지구와 대기에 해양이 만들어진 경위를 추적한다여기에는 동위원소를 분석하는 기술과 태양계의 시료 확보 기술이라는 기술적 진보가 큰 역할을 했다.

 

지구 최초의 판구조 운동의 기원에 관해서는 합의된 가설이나 이론이 없다고 한다여기에서 저자는 초기 지구의 표면 상태 연구를 근거로 유추한다저자가 소개하는 아이디어는 또 다른 거대충돌이다. 6장에 이르러 지구에 어떻게 생명이 출현했는지 탐구한다물리학과 천문학의 발전으로 우주에서 인간의 지위가 격하된 것 같지만 오히려 그런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또 한 번 인간 지성의 성취에 감탄하게 된다가장 중요한 생명 탄생의 재료로 아미노산이 거론된다지구의 모든 생명은 22종류의 아미노산밖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채롭다지구의 초기 기후 형성에 있어 원시 미생물들의 역할과 관련한 연구가 진행중인데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명왕누대에 원시지구로부터 최초의 대륙과 생명체가 탄생했지만 대부분 사라져버렸고이어서 나온 지질연대인 시생누대에 접어들면서 육지의 면적이 늘어나고 광합성 생물이 출현하고 산소의 양이 늘어났다고 한다이 시기에는 특히 한랭기라 하여 빙하시대의 흔적이 주목된다이 시기에 대한 가설로 눈덩이 지구라는 이론이 있는데 완전히 꽁꽁 얼어버린 지구의 상상 이미지가 눈에 띈다지구상에는 당시 살았던 생물들의 대량 멸종 시기가 확인되는데 특히 고생대 말의 대량멸종을 확인하는 중요한 요소 세 가지로 탄소 동위원소비스트론튬 동위원소비그리고 해수면의 높이 변화 등이 있다고 한다.

 

지구도 우주도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다당장 태양만 해도 유한한 에너지 덩어리다광대한 우주의 공간과 역사는 인간을 겸손하게 한다하지만 우리는 당장 눈앞에 있는 현실 때문에 우리를 둘러싼 역사와 우주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속한 세상의 거대한 흐름 속에 몸을 맡겨보면서 좀 더 넓은 관점으로 세상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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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와일드카드 1~2 - 전2권 와일드카드
조지 R. R. 마틴 외 지음, 김상훈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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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는 1987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SF 슈퍼히어로 시리즈물로서 대표 저자인 조지 R. R. 마틴을 비롯하여 다수의 SF 작가들이 하나의 세계관 안에서 이야기를 채우고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는 마치 아주 수준 높은 릴레이 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이번에 출간된 시리즈 내에서는 아직 등장인물들의 슈퍼히어로적인 면모를 보기는 어렵다캐릭터들이 특이한 능력을 가지게 되는 사건의 원인이 등장하고이야기 안에서 이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과 시리즈 자체의 틀이 형성되는 정도로 보인다첫 발표 이후 최근까지 시리즈가 이어져오고 있다고 하니 엄청난 규모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배경은 실제 세계는 아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와 공존하는 평행우주 또는 공유우주라는 아이디어를 구현한 것이다이 작품 속에는 크게 2가지 굵직한 역사적 사건이 등장하는데 하나는 제2차 세계대전이고 다른 하나는 베트남전이다하지만 이 작품 속에서 이 사건들은 와일드카드라는 소재를 통해 우리에게 낯선 또 하나의 역사적 사건으로 나타난다.

 

이 작품은 초반에 중요하게 생각되는 두 인물이 등장하는데 한 사람은 이미 스무 살이 되기도 전에 잊혀진 전쟁 영웅으로서 남은 인생을 살게 되는 제트보이라는 인물다른 한 사람은 타키스라는 행성에서 왔다고 주장하면서 다짜고짜 위기에 빠진 지구를 지킬 사람은 자기뿐이라며 대통령이나 아인슈타인 같은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소동을 일으키는 인물이다훗날 사람들이 닥터 타키온이라고 부르게 될 이 인물은 자신이 살던 행성의 과학자들이 어떤 바이러스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지구에서 일종의 실험용으로 쓰이게 될 것이라며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자기를 도와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이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와일드카드는 바로 이 외계에서 온 일종의 바이러스나 세균을 의미한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바이러스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빛을 내는 공 모양의 금속 용기는 어떤 노인에 의해 발견되는데이 물체를 찾아온 또 다른 사람들에 의해 인수되고이후 닥터 토드라는 인물에게 전달된다닥터 토드는 이 물체에 대해 연구하다가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세균 무기임을 확인하고서는정부에 이 폭탄을 도시에 터뜨리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요구한다.

 

1946년 9월 15일 화요일탁터 토드는 실제로 이 수상한 물체를 도시 상공에서 살포할 목적으로 비행선을 만들어 띄우는데이때 잊혀질 뻔한 전쟁 영웅인 제트보이라는 인물이 대통령에게 호출되어 도시를 위기에서 구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하지만 제트보이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결국 맨해튼 한복판에서 수수께끼의 구체로부터 알 수 없는 물질이 살포되고제트보이는 죽고 만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바로 이 살포된 바이러스에 의해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시작된다그리고 사람들은 이 바이러스를 와일드카드 바이러스라고 명명했으며노출된 90퍼센트는 사망대부분의 생존자는 돌연변이로극소수만이 에이스라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존재로 변신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존재들은 돌연변이가 된 생존자인 조커들인데대부분이 흉측한 외형으로 변하고 비참한 삶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그리고 사회에서 격리되고 멸시받는 존재로 그려진다.







에이스가 될지 조커가 될지는 바이러스에 노출되고 살아남아 변신이 거듭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 같다하지만 이전의 삶이 건강하고 좋은 조건일수록 에이스가 될 확률이 높은 것처럼 보이며특별한 능력은 모두에게 생긴다능력의 양상은 다양하다하늘을 난다든지투명해질 수 있다든지벽을 통과하거나 그 속에 머무르는 능력이 생긴다든지심지어 남성의 정액에 능력이 담겨 있거나 원격 살인 능력이나 사람의 마음과 기억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 같은 것도 나타난다.

 

앞서 언급한 닥터 타키온은 결국 이 재앙을 막지 못한 셈이며결국 자신이 인간형 외계인임을 자처하며 지구에 살면서 이들을 관리하게 되는 역할을 맡게 되는데그에 의하면 이 와일드카드 바이러스는 피험자와 호응할 경우 신과 같은 능력을 부여하지만반대로 실패할 경우 사람마다 고유한 증상을 일으켜 죽이거나 기형으로 만드는 것이다숙주 개인의 유전정보와 상호작용하도록 설계된 이 바이러스로 인해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된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중단편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 이번에 출간된 와일드카드 1권과 2권의 내용이다.







이 책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부분은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변신하고 능력이 발현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엄청난 고통을 각종 약물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하게 되는 장면들이다여기에 등장하는 약물들은 각성제로 알려져 있는 암페타민헤로인, LSD 등이다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그 어떤 초자연적인 사건이나 재앙이 인류에게 일어나더라도 쉽게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이나 인간사회의 어두운 본질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특히 요즘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인류를 새로운 국면으로 몰아넣는 바이러스라는 소재는독자로 하여금 더욱 이 책에 몰입하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네이버 「문화충전 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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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비밀
어맨다 시아폰 지음, 이지민 옮김 / 성안당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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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고의 투자자로 손꼽히는 워렌 버핏이 가장 오랫동안 보유하고 있으면서 가장 큰 수익을 얻은 주식 중 하나가 코카-콜라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지금은 애플의 비중이 가장 높다고 하는데이 두 회사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사람들의 일상에 자사의 제품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는 것이다코카-콜라는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성공한 상품이자 브랜드라고 할 수 있으며 여전히 강력한 브랜드 파워로 그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잠깐 돌이켜보더라도 수많은 코카-콜라와 관련된 일상들텔레비전에서 접했던 인상적인 광고들이 떠오른다.

 

코카-콜라의 성공의 핵심 요소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면 하나는 긍정적인 브랜드 가치 구축을 통해 확실하게 존재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무형의 자산을 확보했다는 것이며다른 하나는 이러한 무형의 가치 구축이라는 방법을 회사의 실물 제품 판매뿐만이 아니라 그것에 관련된 권리와 사업 모델재정과 금융 부문에도 적용하여 꾸준한 이익을 취해왔다는 것이다이러한 유형재/무형재 생산 시스템이라는 이원화 전략은 실제 콜라를 판매해 얻는 수익뿐만 아니라 금융 자본으로 인한 수익이나 로열티지적 자본이라 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상품의 판매권을 수입원으로 삼은 것 등으로 나타나는데오늘날엔 이것이 보편적이라 볼 수 있지만 이것을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것이 코카-콜라라는 것을 알 수 있다다시 말해 재정 자본과 지적 자본을 통해 막대한 이득을 취해 온 것이다.







상표권을 자산으로 간주했다는 것은 곧 브랜드를 독립적인 가치를 지닌 것으로 보았다는 것인데코카-콜라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브랜드 자체를 통해 미국 외의 시장에서 사람들을 충성 소비자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이미지를 투영시키는데곧 현대성세련됨 등으로 상징되는 미국적 라이프 스타일과 가치관이다코카-콜라를 마시면 그것이 곧 새로운 생활 방식을 덧입게 된다는 환상을 보여줌으로써 여러 나라에서 성공적인 영업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밝히고 있듯이 코카-콜라의 성공 역사는 곧 미국식 자본주의가 세계화를 목표로 무자비하게 전진했던 행보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데서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그리하여 코카-콜라는 코카-콜로니제이션이라는 용어로 대변되는 미국화의 상징적 존재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또한 그들에게 쏟아지는 비판은 소비와 쾌락의 문화로 정의되는 민주주의가 마치 옳은 것인 양 기만하는 전략에서 비롯된 것도 있다또 다른 비판으로는 코카-콜라의 산업 모델은 필수적이지 않은 제품의 생산을 위해 핵심 원자재를 빼돌리는 것이라는 지적과 가난한 국가에서 수익을 빼앗아 부유한 국가로 이전시킨다는 점생산의 거점이 되는 해외의 지역 엘리트들과 결탁하여 미국의 정치력과 경제력을 대변한다는 점 등이다.







프렌차이즈의 문화적 논리를 앞세워 지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사업으로 조직화하는 전략으로 세계를 사로잡은 코카-콜라의 전략은 20세기 중반 코카-콜라가 보여준 세계화 모델즉 전 세계적 패턴 광고 시스템으로 요약된다우리가 코카-콜라 하면 부쩍 기억에 남는 광고들이 떠오르는 것은 그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이 시스템은 미국 소비자 자본주의를 원형으로 하는 보편적 시각을 보여주는데이러한 광고 전략은 음료와 자본주의 현대성을 연계시키는 것으로 코카-콜라의 모든 광고의 공통된 주제라고 한다.

 

이 책은 코카-콜라의 역사를 통해 미국식 자본주의가 어떻게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제3세계의 취약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허황된 환상을 심어주면서 동시에 착취를 일삼을 수 있는지 그 교묘한 전략을 드러낸다그러나 역으로 코카-콜라의 세계화 전략이 거센 반감과 저항을 일으키면서 역으로 반세계화의 도구로 활용되어 새로운 문화 요소로 거듭나기도 하는 흥미로운 현상도 소개한다브랜드의 비밀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생활의 많은 것이 변화된 시점에서코카-콜라가 또 어떤 전략으로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들 것인지 관찰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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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차별, 처벌 - 혐오와 불평등에 맞서는 법
이민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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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현재 전 세계에 만연해 있는그리고 어쩌면 코로나19 이후 더 심해지고 있는 차별과 혐오폭력의 문제를 성차별인종차별외모차별이라는 큰 틀을 중심으로 원인과 현상을 분석하고해결책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먼저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포괄적이면서도 배타적인 우리의 개념을 지적한다. “우리라는 표현에 내재한 차별적 속성과 비인간화표적화폭력의 요소들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우리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친근함과 포용성과 달리이 표현은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보다 훨씬 편향된 관점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비인간화와 표적화는 그러한 우리를 만드는 차별 행위를 위한 사전 작업에 해당한다저자는 이 책을 통해 더 넓은 의미의 우리를 발견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차별의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이것을 알기 위해 초기 인류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인류가 최초로 집단 생활을 하면서 협력을 통해 생존의 방법을 터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사람을 범주화하고 일반화하는 것이었다왜냐하면 그것이 최적의 생존을 위한 전략이었기 때문이다모인 인원이 적었을 때는 모두가 한 편이 되어 외부세계에 대항할 수 있었지만 그 인원이 점점 많아지고 여러 편으로 갈라지면서 인간들끼리도 생존을 위한 경쟁을 해야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이때 우리와 상대방을 구별하고 적대시하는 과정에서 발전한 것이 차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즉 차별은 생존을 위한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류가 문명화되면서 이 차별은 감소되지 않고 오히려 집단 내부의 결속과 집단들 간의 경쟁에서 아주 필수적인 도구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인권 의식이 발달하고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차별이 유용한 도구이기보다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났고오늘날에 이르러 주요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연구 사례들을 보면 인간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얼마나 차별이라는 본성에 취약한 존재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예를 들어 입고 있는 옷 색깔만으로 집단을 나눠도 경쟁관계나 적대관계가 쉽게 형성되는 것은 물론완전히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집단 간에도 서로에 대한 강력한 증오심이 자연스럽게 표출된다는 사실은 근거 없는 차별에 대한 인간의 취약성이 좀처럼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임을 생각하게 한다.








저자의 관점에서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바로 차별 그 자체의 독특한 성질을 파악하고 인정하는 것이다차별이라는 행위 자체도 획일적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사안에 따라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차별도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는 보는 것이다차별의 성격이 부당한 것인지 합당한 것인지는 맥락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데그것은 의도대상주체상황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사회가 극복해야 할 차별과 혐오의 문화를 그 근원에서부터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가운데서도차별이라는 행위 그 자체가 지닌 속성의 복합적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다이로써 우리는 비인간화와 표적화편가르기와 증오와 폭력으로 물든 차별의 역사를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이해와 판단을 근거로 보다 인간적이고 포용적이고 평화적인 구별과 존중의 문화로 승화시킬 수 있는 유용한 발판을 하나 마련한 셈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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