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28가지 세계사 이야기 : 사랑과 욕망편
호리에 히로키 지음, 이강훈 그림,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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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 한 편 이야기로 만나는 역사는 짧은 소설을 읽는 것처럼 재미있어요.<사랑과 욕망편>기대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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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에 대한 노트 채석장 시리즈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알렉산더 클루게 저자, 김수환.유운성 역자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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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에 대한 노트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 알렉산더 클루게 (지음) | 김수환, 유운성 (옮김) | 문학과지성사 (펴냄)



​<자본에 대한 노트>는 아이젠슈타인이 '마르크스의 자본'을 시나리오 삼아 영화화 하려던 계획을 알렉산더 클루게가 상상의 채석장이라 부른데서 비롯된 채석장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다. 1927년에 처음 구상되어 1929년에 정점에 달했던 한 편의 영화에 대한 계획은 끝내 실현되지 못한 채로 남았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사회주의의 과학적 토대를 마련한 경제학 저서로 평가되고 있다. 이 책을 영화화하려는 시도의 발상 자체가 놀랍다. '알쓸신잡'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유시민의 폭넓은 해박함이 부러웠는데  <자본에 대한 노트>를 읽으며 새삼 나의 앎에 대해 또 한번 부족함을 느꼈다. 영화에 대한 지식이 없는 걸까, 마르크스의 자본론에 관한 지식이 없는 걸까?


영화로 구체화 시키기 위한 장면의 디테일한 묘사에 대한 아이젠슈타인의 메모들. 프로페셔널한 모습이다. 영화의 기교뿐만이 아니라 정치와 역사,이념과 사상에 이어지는 경계없는 지식은 영화라는 종합예술로 탄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영화의 언어와 문학의 언어는 다르기에 표현의 방식도 달라야 할 것이다. 문학은 개인의 상상력이라는 제약없는 무대가 주어지지만 영화는 개개인의 상상과 관념을 시각화 해야 한다는 엄청난 제약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 많은 디테일과 더 많은 표현의 방식이 필요한 것이다.
자본이라는 무형의 이념과 가치를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을까? 아이젠슈타인은 자본주의의 어두운 이면에 집중한 듯 보인다.

《p32. 1927년  11월 4일 저녁
미국에서는 묘지도 개인이 소유한다. 모든 것은 100퍼센트 경쟁이다. 죽어가는 사람은 전단을 받는다. "오직 우리를 통해서만 당신은 나무 그늘과 시냇물의 속삭임 속에서 영원한 안식을 찾을 수 있게 될 겁니다"
(영화 <자본>을 위한 것)

​39. 방직기계의 테마와 기계를 파괴하는 방직공의 테마처럼 충돌시켜 보여주어야 한다.

​71. 버려진 아이를 위한 우체통. 아테네의 한 고아원 근방 거리에 엄마들이 아기를 넣어둘 수 있는 상자가 설치되었다.》

산업혁명의 인클로저 운동이 연상되고, 죽음 이후의 휴식도 자본에 좌우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이미 현실이 되어버린 과거가 되었다. 
'돈에 바친 인생은 결코 공정한 거래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경제 구조의 어두운 단면의 예로 파산한 회사의 병든 노동자를 예로 들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화를 얻기위해 지불하는 것은 시간일까, 사람일까?


역위의 태아를 돌리기 위해 조산사는 '폭력'을 가해야 하지만 힘으로만 잡아 돌리지는 않는다. 태아의 힘을 이용한 보조나 방향의 전환처럼, 사회 경제의 흐름도 강제적인 간섭은 폭력과 같은 파괴의 힘이 될 수도 있다. 자본에 대한 다른 견해는 정치와 사상,경제 체제의 다름을 낳으며 전쟁으로 치닫는 역사를 낳기도 했다.

​《129.생산물은 손끝 자체이고 '손쉬움'인거죠. 그런 기기가 세상에 필요해지게 된 것은 일상생활에서 손에 쥘 만한 위안거리가 없거나 뭔가 만질 만한 게 있다고 해도 너무 드물기 때문이죠. 결핍되어 있는 것은 생산자 자신인 거죠.》

편리함으로 무장한 기기들이 세상에 필요해진 것은 생산자 자신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이 말이 너무 절절하게 와닿는다. 마르크스 탄생  125주년이 되는 1943년에는 노예 거래와 아동 노동이 폐지되었지만, 이는 추방과 아우슈비츠로 대체되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21세기의 지금은  외국인 노동자와 난민 수용소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오래전 마르크스의 고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문학과지성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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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앙은 어디에 있는가 톨스토이 사상 선집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홍창배 옮김 / 바다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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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앙은 어디에 있는가 
레프 톨스토이 (지음) | 홍창배 (옮김) | 바다출판사 (펴냄)​





사람은 틀림없이 죽음에 이르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죽음이 자신은 피해가기라도 하듯이 잊고 살거나 혹은 애써 무시하며 불멸할 듯이 살아가고 있다.
책을 관통하듯 반복되는 악은 계속해서 거론되며 악을 악으로 갚지 말 것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며 거듭한다.
믿음을 목놓아 부르는 이들 중에는 그 믿음을 위해 기도를 해왔고, 하고 있지만 행함이 없는 믿음도 있다. 열가지 앎과 다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더 중요하다. 나아간다고 백번을 생각한들 한 걸음 내딛는 행함이 없다면 결국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악은 선으로 갚으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개인의 삶과 공공의 일원으로서의 삶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할 때  무저항의 계율을 거부해야 하는 순간이 적지 않다. 신의 법칙과 인간의 법칙 사이에서 고민하는 양심적 병역 기피도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한 난제이다.
타인의 죄에 대해 비판하지도 정죄하지도 말라고 하지만 각종 범죄가 난무하는 현대에 사회 지도층에서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악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국민들은 어디에 기대고 호소해야 할까?
톨스토이가 말하는 율법과 신앙에 대해 그와 같은 믿음을 나는 보일 수가 없다. 톨스토이 자신도 신앙을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지금 내가 가진 생각의 대부분을 했다고 고백하고 있으니, 아직 나의 덕이 부족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재판을 통한 사형도 살인일 뿐이고 남을 판단하는 재판도 판단 자체가 죄가 된다면 신앙 안에 정의는 없는 걸까?


악을 선으로 갚으라는 이론적인 가르침 앞에 변화하지 않는 악에  끝없이 감정의 쓰레기통이나 노예로 이용되어지는 정신적 피폐함은 어찌할 것인가?
폭력을 악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믿고 있는 '신앙'에 대한 교리를 제멋대로 해석하며 신의 이름으로 행하는 거짓들도 또한 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소한 단어 하나의 번역 오류와 누락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해석의 다름을 유도했다. 같은 신앙서를 읽으면서 각기 다른 해석과 받아들이는 이유를 톨스토이는 이것을 이유로 보고 있다. 그래서 사소한 단어 하나, 문구 하나에 집중을 했나 보다.

​《123. 너희는 악으로 악을 없애려고 한다. 이는 영리하지 못한 것이다.악이 없으려면, 악을 행치 않으면 된다.》

구약에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한다. 이것은 악을 악으로 갚는 복수가 아닌 악을 참을 것은  주의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헙박인건가? 애초에 갚을 악이 존재하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 어떤 불의도 없고 죄도 없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율법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리스도의 무저항의 계명과 반대되는 율법이다.
모세나 그리스도의 율법,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대신에, 둘  다 신성한 진리라고 인정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실생활에서는 그리스도의 율법을 거부하고 모세의 율법만을 인정하는 오류를  가진다.


신을 믿으며 신앙안에서 톨스토이가 진정 행복하였다면 그것으로 되었다. 나는 그가 믿는 종교를 그리고 신을 믿지 않지만 나 역시도 행복하니 그것으로 되었다. 
믿음안에서의 사랑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내려가 낮추어 함께 보는 것이라고 한다. 귀족지주 출신으로 청년 장교까지 거친 톨스토이가 비슷한 신분의 사람들보다 농노폐지를 외치며 농민들과 더 잘 어울렸다는 사실은 그가 그의 말대로 행함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겠지만 간음과 육체의 유혹에 금욕을 강조했던 것과는 달리 성욕과 도박으로 말년까지 쾌락주의자의 삶을 살며 아내와의 불화를 가졌던 걸 보면 부족함없는 그의 출신이 오히려 한계가 아니었을까 싶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바다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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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중1 - 양손에 놓여진 권력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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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권력을 가지게 된 판시엔. 어머니에 관한 미스테리도 풀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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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있는 여자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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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있는 여자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 이은선 (옮김) | 은행나무 (펴냄)

마거릿 애트우드가 이십대에 쓴 장편소설이 50여년이 훌쩍 지난 지금 읽혀도 전혀 위화감이 없다.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과 여성의 사회적 위치는 '여성'이기에 변할 수 없는 것인지.

여성이 진출한 직업이 광범위해지고 성별의 구분없이 영역이 확장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결혼과 임신으로 암묵적인 퇴사의 압박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먹을 수 있는 여자>에서의 '보그 부인'이 여자의 임신을 회사에 대한 배신 행위로 간주하고 눈치를 주는 것은 다른 한 편으로는 임신과 출산으로 생기는 공백과 그 공백의 채움을 남은 여성들이 메워야 하는 업무의 증가가 반복되어 온데서 기인했을 것이다. 여성이라는 이유에서 당하게 되는 부당한 차별도 문제지만 여성임을 내세워 부당한 혜택을 받는 것도 옳지는 않다.

여자를 연약한 존재로 보고 보호의 대상으로 보는 조는 아내의 가사일과 육아를 돕는 헌신적인 남편이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여자는 코어를 침범 당해,안이 텅 비어 자기가 누군지도 알 수가 없다고 말한다. 세 아이의 엄마인 클래라가 외출 한번 하는것이 쉽지 않은 일이고 천연덕스럽게 아무데서나 기저귀를 갈면서도 미안해하지 않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피터는 메리언에 대한 배려가 없다. 여자를 남자의 인생에 무임승차하는 존재쯤으로 여기며 오히려 메리언의 여성성을 착취하는 모습을 보인다.

91. "당신은 왜 요리를 할 줄 몰라?"

"아, 불쌍한 트리거. 얼마나 처참해 보였는지 몰라. 어쩌다 그런 식으로 코가 꿰이게 됐을까?"

렌을 경계하던 피터는 여성을 약탈자로 보는 렌의 여성관을 알고는 반가워하며 친밀감을 보이기까지 한다.

94. "치근대는 여자가 있으면 조심해야 해요. 그들의 목적은 오직 하나, 결혼이거든요. 치고 빠지기를 잘해야 해요. 잘 꼬드겨서 만나고 발목 잡히기 전에 빠져나오는 거죠."

이런 렌에게 오직 임신을 목적으로 에인슬리가 접근한다.

자신이 에인슬리를 유혹해 실수로 임신시켰다고 생각할 때는 책임을 회피하려 하던 렌은 그녀의 임신이 계획적임을 알고나자 결혼을 강요할까봐 분노한다.

에인슬리는 임산부 교실에서 제대로 된 아버지 상을 갖지 못하면 아들은 호모로 자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에 이번에는 태어날 아이의 아버지를 찾는다. 누군가를 돌봐야만 하는 남자, 피셔를 만나 결혼한다. 피셔는 돌보는 이가 덩컨에서 에인슬리로 대체되었고 비혼주의자이던 에인슬리는 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덩컨에게 메리언은 성적인 도구로 이용하거나 불안정한 상황일 때 도피처로 이용하는 대상일 뿐이었다.

메리언은 피터와 결혼하기로 한 이후 섭식 장애를 앓기 시작한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점점 줄어들고 비타민에 의지하며 생활한다. 결혼하게 되면 일을 타의로 그만두어야 하고 수동적인 여자의 삶을 살아야하는 데서 오는 정체성의 실종에 대한 두려움이 원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자신의 대체품으로 케이크를 만들어 피터에게 권하지만 그는 냉정하게 떠났다. 메리언은 자신의 대체물인 케이크의 여자를 파괴한다. 결혼이 서로를 파괴하는 것이란 결론을 내린 메리언은 피터와 결별하고 새 일을 찾기로 결심한다.

이제 그녀는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케이크의 여자가 대신 파괴되었기 때문일까, 자신을 파괴하는 것에서 떠났기 때문일까?

"정상적인 거랑 평범한 거는 달라. 세상에 정상인 사람은 없어."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은행나무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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