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 - 학살과 파괴, 새로운 질서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세계대전 2
A. J. P. 테일러 지음, 유영수 옮김 / 페이퍼로드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

AJP 테일러 (지음) | 유영수 (옮김) | 페이퍼로드 (펴냄)

역사가 승자의 기록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본다면 전승국들에 의해 가해진 학살과 피해도 분명히 있을 테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라고 하면 독일의 유대인 학살부터 떠오르는 것은 비단 나 혼자 만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큰 아픔을 남기게 된 제2차 세계대전의 시작은 시기적으로 불분명하다.

제1차 세계대전이 유럽의 전쟁이었던 것과 달리 제2차 세계대전은 전 세계로 확장된 전쟁이었다. 추축국인 이탈리아, 독일, 일본은 각각 독자적으로 행동했으며 협력은 없었다. 연합군도 마찬가지였다. 제1차 세계대전 후의 사정은 전승국이라고 해서 좋지 만은 않았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국내 경기를 다시 일으켜야 했다. 이탈리아는 전승국이었지만 얻은 것이 없었고,

패전국인 독일도 베르사유조약에 불만을 가졌다. 러시아는 영토를 상실한 일로 불만을 품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양상은 제1차 세계대전과 달랐다. 항공모함의 출현으로 전함이 밀려났고 대량 폭격은 부수적일 뿐이었으며, 대전차포의 등장으로 보병들이 앞서고 전차가 뒤따르게 되리라는 것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무차별 폭격으로 전선과 후방의 구분은 사라졌다.

발전이 가져온 무기의 변화는 전쟁의 양상을 바꿔 역사상 전례 없는 대량 학살과 야만적 행위를 기록했다.

자본주의 세계는 소련을 배척했고, 전승국들은 독일을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보루라고 생각해 독일을 덜 경계했다. 독일이 혼란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공산주의를 막아내는 장벽이 될 것이었다. 히틀러는 이것을 이용해 전쟁을 일으켰다. 1939년 9월 1일 독일이 바르샤바를 폭격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베르사유 조약을 지키기 위해 전쟁에 돌입했으나 이는 제스처였다. 폴란드인들은 버림받고 홀로 싸워야 했다. 히틀러의 완벽한 승리로 폴란드 전쟁이 종료되자, 이제 프랑스를 쳐부수고 영국을 대륙에서 몰아내기로 마음먹었다.

영화로 유명해진 '덩케르크'는 영국내에서는 승리로 환영받았다. 패배를 앞두고 철수하는 영국을 프랑스군 15만명이 뒤에 남아 방어한 덕에 영국인들이 성공적으로 철수할 수 있었다. 이들 프랑스군은 포로가 되었다. 동맹은 깨졌다. 역시 전쟁은 전쟁,영화는 영화일 뿐.

히틀러의 승리는 유럽 역사에서 전례가 없었다.

독일 항공기 한대가 항로를 벗어나 실수로 런던에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을 시작으로 보복과 보복으로 이어지는 도시에 대한 무차별 폭격이 시작되었다. 영국의 무차별 폭격은 독일에 끼친 피해보다 오히려 영국 산업이 입은 피해가 막대했다.

독일인들은 기술적우위와 승리의 명성을 믿고 러시아를 침공했다. 그러나 군사력의 차이와 광대한 영토의 러시아는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러시아에 겨울이 오자 눈이 쏟아졌다. 독일 수송단은 진창에 빠지고 병사들은 동사했다. 더이상 독일의 승리는 없었다.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극동에서 영국,네덜란드,미국 해군과 상대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미국인들은 전쟁이 임박했다는 경고는 알고 있었지만 싱가포르와 필리핀을 너무 걱정한 나머지 진주만 공격은 떠올리지도 못했다. 진주만 공격이 제2차 세계대전 끝에 무조건 항복을 이끌어낸 핵폭탄 투여의 여러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임을 일본은 알지 못했다.

1942년 초반에 유대인들을 말살하라는 결정이 내려졌다. 사악한 목적을 위해 근대의 진보적 과학을 이용했다. 독일의 자원들은 전쟁을 위해 쓰이다가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하는 용도로 전환되었다. 다른 민족들의 행동도 그다지 나은 편은 아니었다.

1942년은 추축국이 승리한 마지막 해이자 연합국이 승리를 거둔 첫해였다. 루스벨트는 자본주의 세계를 건설하려 했고, 처칠은 대영제국을 회복시킬 생각을 했을 것이다.스탈린은 오로지 독일의 패배만을 생각했다.

독일과 일본은 연합국으로부터 완충작용을 하던 정복지를 모두 잃고 본국이 위협을 받았다. 그해는 많은 서유럽 국가들에게 해방의 해였다. 히틀러의 암살시도가 있었지만 부상만 입었을 뿐 목숨을 건졌다.

독일은 노르망디 전투에서 패배했다. 프랑스는 강대국은 아닐지라도 독립국가로 재등장했다. 이제까지 미국과 동등했던 영국은 위성국으로 쇠퇴했다. 루마니아는 독일의 위성국 중에서 처음으로 항복하며 헝가리에 내주었던 트란실바니아 지역을 되찾았다. 일본에게는 종말이 가까워졌다. 미국을 상대로 한 전투의 피해는 매우 컸다. 아르덴 공세에 마지막 일격을 가하기 위해 독일은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히틀러의 고집으로 독일은 모든 것을 잃었고 미국은 더 많은 것을 잃었지만 미국은 손실을 보충할 수 있었고 독일은 그럴 수 없었다.

1945년이 시작될 때 연합국은 아이러니하게도 단결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대연합이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는 서로를 향한 의심이 있었다.

7월에 열린 포츠담 회의에서 일본의 항복을 요구하는 경고를 발했다. 소련의 개입 전에 일본의 항복을 바랬던 미국은 핵폭탄을 사용했다. 그로 인한 핵의 잠재적인 파괴력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일본은 천황의 지위가 보존된다는 조건이 붙은 무조건 항복에 합의했다.

참전국들 가운데 미국만이 유일하게 전쟁을 통해서 참전하기 전보다 훨씬 부유해졌다. 전쟁 배상의 문제가 남겨졌고 독일이 분단되었다. 공동의 위협인 독일과 일본이 제거되자 볼셰비키 혁명 이래로 품었던 서로 간의 불신이 계속되며 냉전이 시작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은 우리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제1차 세계대전에 비해 직접적 관련과 현대사와 더 가까운 위치와 시기적 상황으로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여겼지만 밀고 밀리는 전쟁사는 역시 쉽지 않았다. 독일과 연합국 위주의 설명이 대다수라 좀 아쉬웠다. 다른 추축국 이탈리아와 특히 일본에 대한 언급이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 더 많은 역사적 자료와 증거가 있었다면 아니다와 모르쇠로 일관하는 저들의 파렴치함이 덜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페이퍼로드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먹을 수 있는 여자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거릿 애트우드이 젊은 날에 쓴 소설이라지요. 기대하며 읽어보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 - 140주년 고급 벨벳 양장본 최신 원전 완역판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가영 옮김, 최행규 해설 / 코너스톤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용 굿~!! 표지 디자인 굿굿~~!! 표지부터 설레이게 만드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2 - 140주년 고급 벨벳 양장본 최신 원전 완역판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가영 옮김, 최행규 해설 / 코너스톤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스트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최신 원전 완역본으로 읽고 싶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 01 : 살인자 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3
어니스트 헤밍웨이 외 지음, 신예용 옮김, 박광규 기획.해설 / 코너스톤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인자

어니스트 헤밍웨이 외 (지음) | 신예용 (옮김) | 코너스톤 (펴냄)





요즘에 오래전 읽었던 고전들을 다시 읽으면서 세월이 흐른 만큼 느낀점이나 감상도 그때와는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문득 미스테리 소설도 고전을 읽어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하던 차에 좋은 기회로 코너스톤의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을 읽게 되었다. 그 중 첫번째 책 <살인자>.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노인과 바다'를 쓴 헤밍웨이가 미스테니 소설을 썼다는 것은 나로서는 금시초문이었다. 미스테리 장르 안에서도 하드보일드 분위기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작가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던 때문이었는지 다른 단편들의 대표로 책 제목까지 갈 정도는 개인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헤밍웨이가 미스테리 소설을 썼다는 의외의 발견은 신선했다.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의 첫번째 단편 '스터들리 농장의 공포'. 나는 이 첫번째 단편이 가장 재미있었다.

의사를 찾아 온 젊은 부인의 부탁으로 방문하게 된 스터들리 농장에서의 미스테리.

아내의 집착에서 비롯된 사건을 추리해 나가는 핼리팩스. (의사가 이렇게 추리를 잘해도 되는거임?)

죽음은 받아들이면서 남겨질 남편의 불분명한 재혼 가능성에 공포를 이용한 살인을 꿈꾸는 아내는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갔다. 그녀의 남편에 대한 집착은 사랑일까, 비뚤어진 이기심일까?

역시 고전은 고전~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

고전 미스테리의 특징이라면 사건 해결은 과학적 수사보다는 트릭을 밝혀내는 데 있다. 트릭만 알아내면 범인을 향하는 길은 일사천리. 트릭을 알아내는 방법이 때로는 허무하리만치 간단하기도 하지만 도를 넘는 폭력과 지나치게 잔혹한 장면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수록된 다수 단편들의 사건의 원인이 사랑과 배신이라는 점을 보면 (사건의 소재들이 당대의 사회 상을 반영한다는 씁쓸한 사실이 있긴 하지만) 지금처럼 묻지마 살인이라든지, 성폭력이 동반되거나 목적 자체인 요즘 일부의 자극적인 미스테리 스릴러 소설들에 비해 순수하다는 느낌도 든다. 

마치 소설의 말미를 미리 써놓고 앞을 써내려 간 것처럼 후반부에서 갑자기 사건이 해결되는 단편들도 있긴 했지만 미스테리 소설을 잘 알지 못하는 나의 좁은 소견일 수도 있고, 그런 사건의 흐름은 고전에서 볼 수 있는 투박함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의사와 그의 아내 그리고 시계'에서 보여주는 불신은 비극의 씨앗이 된다. 한번 싹튼 의심은 잘못된 판단을 불러왔다. 친구의 아내를 탐하고, 아내의 사랑을 의심하고,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아내가 한 행동은 슬픈 결말을 불러왔다. 사랑이 비극인 걸까, 불신이 비극인 걸까?

'두번째 총알'은 전편에 이은 바이올렛 양의 활약을 보여준다. 탐정물은 홈즈 시리즈의 큰 성공으로 작가들이 즐겨쓰는 소재가 된 듯 하다.

'급행열차 안의 수수께끼'에서는 살인사건의 진수라 할 수 있는 밀실 살인이 등장한다. 범인과 수법이 가장 난해한 밀실 살인 역시도 고전 미스테리에서 빠지지 않는 소재다.



학창시절 읽었던 단편 미스테리를 떠올리며 추억을 소환하듯 즐기는 독서였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코너스톤으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