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의 지혜와 잠언
다봄 지음 / 다봄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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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디언의 지혜와 잠언 
다봄 (펴냄)

<인디언의 지혜와 잠언>을 읽으며 각각의 민족에게는 시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공통된 지혜가 있음을 보았다. 표현의 방법은 제각각 이지만 깨달음을 주고 싶어하는 메세지는 만국 공통이다. 사람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의 경험은 천차만별로 개인은 특별하지만 인생 그 자체는 모두 앞에 공평하다.
요즘에 발간되는 어설픈 자기계발서들보다 오래전 인디언들의 지혜와 잠언이 오히려 명확하고 통쾌하다.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하고 길지 않으니 고리타분한 잔소리같지 않고, 아름다운 은유는 어찌보면 한 편의 시를 읊는것 같기도 하다. 

​그들의 현명함은 물질을 소유하려는 욕심을 내려놓는 것에서 비롯된다. 물질만능으로 조금 더 많이, 남들보다 더 많이 소유하고 과시하려는 요즘 세태에 '비움'과 '놓아버림'이 부각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삶보다는 죽음을, 육체보다는 영혼을, 과거보다는 미래를, 말하기보다는 경청을, 나와 너보다는 우리를 더 크게 보고 실수를 용서하는 포용력과 선과 악의 편가르는 판단보다는 진리와 거짓을 구별하는 지혜를 말하고 있다. 그들의 지혜를 표현하는 투박한 방식이 허울뿐인 화려한 표현들보다 오히려 세련되게 와 닿는다.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가 이따금 말에서 내려 자신이 달려온 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는데 이는 행여 자신의 영혼이 따라오지 못할까봐 기다려주는 배려였다. 그리고 영혼이 곁에 왔다 싶으면 그제야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인디언의 지혜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다. 사색이나 영혼에 대해 얘기할 때 다른 책에서도 많이 거론되고 실리는 이야기이다. 
'빨리빨리'를 외치며 뒤돌아 볼 새도 없이 달리다가 어느 순간 재충전의 시간도 갖지 못하고 정신과 육체가 소진되어버리기도 한다. 물질은 풍요로워지는데 정신과 영혼은 피폐해져 가는 요즘, 옛 인디언들에게서 현재를 지나 미래에까지 닿는 현명함을 본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다봄으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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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상2 - 얽혀진 혼동의 권세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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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 2
묘니 (지음) | 이기용 (옮김) | 이연 (펴냄)


<경여년1>권을 읽고 벌써 두달! 너무 오래 기다렸기에 더 반가운 <경여년2>. 3일만에 숨가쁘게 읽어 내려갔다.

​징두에 남아 내고를 물려 받으면 태자와 2황자 사이에 끼어버릴 것을 염려하는 황제와 쳔핑핑은 판시엔을 북제 사절단으로 보내려 한다. 아버지 판지엔과 장인 린뤄푸는 위험하기 그지없는 그 길이 달갑지만은 않다.

동궁이 연류된  과거 비리의 폐단을 없애기 위한 황제의 의지를 알게 된 판시엔은  입수한 비리자 명단을 감사원에 넘긴다. 이 일로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사버리게 되었다. 해마다 입시철이면 주요 뉴스를 장식하는 최근까지의 입시비리와도 멀지 않게 느껴진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학교 선생님도 자신이 담임을 맡은 아이만 아니라면 과외가 합법이라고 하니 보이든,보이지 않든 부모의 교육열과 출세와 성공의 승차권인 마냥 부정 입학이라도 해보려는 사람의 욕심이 차원이 다른 경국에서도 마찬가지다.
2차 춘시가 제대로 치뤄지고 며칠 후 경국 사절단을 이끌고 북제에서 완수해야 할 4가지 임무를 맡아 떠나게 된다.

​스리리와 샤오은을 북제로 이송해 옌빙윈과 교환하고 오는 것이 공식적인 임무다. 샤오은이 간직한 신묘의 비밀을 묻으려는 자와 파헤치려는 자들의 살해와 납치의 시도로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샤오은이 가진 비밀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북제 도착후 탈출에 성공한 듯 보이던 샤오은은 함정에 빠졌다. 절체절명의 순간 판시엔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나지만 치명상에 회생의 가능성이 없었다. 판시엔에게 들려주는 신묘의 비밀. 그 비밀에 등장하는 어머니 예칭메이!

판시엔은 옌빙윈을 구하고 장공주의 자금줄을 끊기위한 대책도 세워두고 북제의 고수 하이탕과는 친구가 되었다.
적으로 대치하며 판시엔을 끊임없이 죽이려는 시도를 했던 장공주를 부추겨 온 것은 2황자 였다는 것을 알게된다. 내고와 감사원이라는 막강한 힘을 갖게 될 판시엔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는 태자와 2황자.
2황자는 징왕세자와 판뤄뤄의 혼인으로 판시엔을 끌어들이려 하지만 이들 남매는 이 혼사가 탐탁치 않다.


기방 포월루를 둘러싼 살인사건을 파헤치던 판시엔은 기방의 실소유주가 판스져임을 알고 지혜롭게 빠져나간다. 이또한 2황자의 덫이었다! 2황자와의 피할 수 없는 대립은 판시엔에게도 위기가 된다. 친구라고 믿어왔던 징왕세자의 흑심.

판시엔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황제의 이유가 판시엔이 황제의 아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사실을 판시엔이 알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황제. 이 부자의 관계는 나아갈 것인가, 어그러질 것인가?
그리고 반년 만에 우쥬 삼촌이 나타났다!
황제의 암살시도에 범인을 쫒던 판시엔은 진기가 폭발하며 허무하게 당하고 만다. 자객의 정체는 무엇일까?
<경여년3>권을 만나기까지 너무 오래 걸리지 않기를~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이연으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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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 개정판 카프카 전집 4
프란츠 카프카 지음, 한석종 옮김 / 솔출판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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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종자
프란츠 카프카 (지음) | 한석종 (옮김) | 솔출판사 (펴냄)




《33. "내 사랑하는 조카는 그의 부모로부터 쫓겨난 것이지요. 마치 우리가 기분 상한다고 고양이를 문밖에다 버리는 식으로 말입니다."》

17살의 카알 로스만은 35살의 하녀 요하나 브루머의 유혹에 넘어가 임신을 시켰다. 양육비의 부담과 스캔들을 피하기 위해 그의 부모는 카알을 미국으로 보냈다. 배에서 내리기도 전에 잃어버린 트렁크는 앞으로 그가 잃어버릴 다른 무언가를 상징하는 걸까?
화부의 억울함을 대변하려던 자리에서 운 좋게도 외삼촌 야콥을 만났다. 더구나 삼촌은 성공한 상원의원이다!
외삼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서류가 미비한 카알은 본국으로 송환되었을지도 모른다.
외삼촌 집에서 머물며 발코니로 내다뵈는 야경과 최상급의 미국식 책상,피아노,영어 습득을 위한 젊은 교수의 과외 등 많은 혜택을 누린다.
어느 날 외삼촌의 사업장에 방문한 폴룬더에게서 별장 초대를 받게 되었다. 외삼촌이 마땅치 않아 하는 것을 알면서도 폴룬더를 따라 나섰다. 이 호기심에 찬 외출은 아버지에 이어 외삼촌에게서 또 한번의 추방을 부르게 된다.


여객선에서 만난 화부의 억울한 사연에 귀기울이고, 폴룬더 씨의 초대를 거절하지 못하고, 실수를 깨닫고 폴룬더 씨의 별장을 떠나려 했을때 그린 씨와 폴룬더 씨가 잡는 것을 냉정히 뿌리치지 못한다. 그리고 로빈슨과 들라마르쉬에게 어이없는 갈취를 당하면서도 냉정하게 그들과 갈라서지 못하고 한동안 끌려다닌다. 옥시덴탈 호텔의 엘리베이터 보이 일자리도 결국은 술에 취해 찾아온 로빈슨을 돌보다 해고 당하고 만다. 호텔에서 엘리베이터 보이라는 부속품인 그의 변명은 필요치 않다. 여객선에서 만났던 화부의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남의 얘기를 들어주고 배려하는 카알의 성품은 착하게 살면 복을 받으리라는 보편적 교훈과는 정반대로 그의 인생을 점점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호텔에서 쫒겨나 일자리만을 생각하게 되는 카알은 인생의 목표가 '실종'되어 간다.
들라마르쉬와 브루넬라가 동거하는 집에서 하인이 되기를 종용받으며 감금되기에 이른다. 몰래 탈출을 시도하다가 걸려서 정신을 잃도록 구타당하고 나서 새벽에 정신이 든 그는 건너편 발코니에서 공부하던 대학생과 대화를 하게 된다. 공부와 직업 중에 선택하라면 단연코 일이라는 대학생은 하인으로 일하라고 말한다.

《286. 카알은 의심할 여지없이 정확히 일을 해야만 주인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이 어떻게 준비되는지 나는 처음이라 몰랐어요. 다음번에는 더 잘하겠어요." 하지만 이야기하는 동안 그는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지 생각했다. 그는 일 자체에 너무 사로잡혀 있었다. 브루넬다는 만족하여 들라마르쉬에게 고개를 끄덕였고 카알에게 그 대가로 한 줌의 비스킷을 건네주었다.》

관계에서의 연속된 추방은 카알이 가졌던 정체성의 '실종'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후반의 추가 단편에 실린 카알의 모습은 <실종자>초반부에 보였던 모습과는 판이하다. 외적인 모습은 제쳐두더라도 들라마르쉬와 로빈슨마저 떠나버린 브루넬라를 수레에 태워 이사하는 모습이나 오클라하마 극장에 일자리를 얻기 위해 채용 부스를 떠도는 모습은 '자아의 실종'이 분명해 보인다. 이제 그는 인간의 정체성이 실종된 오클라하마 극장의 부품인 '기능직 노동자, 니그로'이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솔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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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망다랭 2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송이 옮김 / 현암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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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망다랭2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 이송이 (옮김) | 현암사 (펴냄)​





<레 망다랭1>이 제2차 세계대전 후 혼란한 정세 속에서 갈등하는 프랑스 지식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레 망다랭2> 에서는 고뇌하고 번민하던 지식인들이 변절하거나 혹은 현실에 적응하거나 자기 파괴적인 모습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그들 곁에서 관찰자나 말없는 소극적 조력자로 등장하던 안이 여성으로서의 삶과 사랑을 찾는 이야기로 펼쳐진다.



정신분석 학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안은 그곳에서 젊은 작가 루이스 브로건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토록 쉽게 사랑에 빠져든 이유는 뭘까? 영향력있는 남자 뒤브뢰유의 아내로 살아오며 많은 여자들이 그러했듯이 누구의 아내일 뿐, 안 자신으로 대해주지 않는 관계들에서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던 건 아닐까. 루이스는 안을 안 자체로 보며 그녀에게 여성으로서의 사랑받음을 일깨워 주었다. 안은 사랑받음과 동시에 살아있음을 느꼈다. 일년에 한번 만난다는 애틋함도 처음에는 한 몫 했을 것이다. 

사랑이 전부라는 루이스는 그녀에게 프랑스에서의 삶을 접고 자신과 살아가기를 바라지만 안은 그럴 수 없다. 두개의 인생을 살려는 안과 기다림과 헤어짐이 싫은 루이스의 사랑의 끝은 이미 예견된 것인지 모른다.



소련의 수용소에 대한 폭로기사에 대해 같은 좌파이지만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앙리와 대의를 위해 침묵해야 한다는 뒤브뢰유는 의견이 갈리며 한동안 결별한다. 정의와 양심을 강조하던 앙리는 사랑하는 조제트를 위해 양심을 져버리고 게슈타포 끄나풀인 남자의 무죄 방면을 위해 위증하는 위선을 보인다. 자신에게 헌신적인 사랑(건강한 사랑은 아니었지만)을 보이던 폴에게는 보여주지 않은 너그러움을 조제트와 나딘에게는 보인다. 이 남자에게는 사랑이 참 이기적이고 위선적이란 생각이 든다.



앙리에 대한 사랑이 집착으로 번진 폴은 그 정도를 넘어서 망상과 편집증, 피해 망상까지 이르러 정신병원에 가게 된다. 이런 폴을 누구보다도 안타까워하고 마음아파하던 안이지만 '더 이상 사랑하진 않는다'는 루이스에게 보이는 그녀의 태도는 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앙리와의 정치적 결별이후 별다른 활동없이 은둔적인 생활을 하던 뒤브뢰유는 정치적 미련을 놓지 못한다. 조국을 위함인지 체제를 위함인지 자신의 명성을 위함인지 모호하다. 

뱅상은 한 때 동료이던 세즈나크 마저도 대독 협력자라는 이유로 살해하는 냉소적인 사람이 되었다.

언론부터 장악하고 차지하려는 체제간의 완력 다툼속에 앙리는 레스푸아를 잃고, 도피하듯 이탈리아행을 결심해 보지만 남은 생애를 아무리 도피하며 살아도 결코 피난처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정면으로 받아들일 삶은 주변을 실망시켜가는 모습에서 달라질 수 있을까?



폴의 자살을 막으려 빼앗았던 약병으로 생을 마감하려는 안. 잃어버린 사랑때문도 아니고 전쟁의 위협도 아니라고 하지만 아무 의욕도 없이 살아가는 삶 그 자체가 이미 죽은 삶이 아니었을까? 가족을 보며 다시 살아보리라 맘을 먹어보는 안.

모든 아픔과 슬픔속에서도 결국은 가족이 힘이 되는가. 주변인이 아닌 주인공이 되는 삶을 살아가길 바래본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현암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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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흄 - 인간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자 한 철학자 클래식 클라우드 25
줄리언 바지니 지음, 오수원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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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흄 
줄리언 바지니 (지음) | 오수원 (옮김) | 아르테 (펴냄)​


에든버러는 흄의 인생에서 출발점이자 종착점이었다. 전체를 구성하는 종합적 학문이라는 관점에서 철학을 본다면, 철학자의 생애와 저작, 사상과 실천을 살펴보는 것이 맞을 듯 하다. 당시의 철학은 학문간의 경계를 넘나들었으며 오늘날 '과학'이라고 부르는 분야도 '자연철학'으로 간주되었다.

흄이 지향하는 철학은 언제나 인간 본성이었으며 정확한 이해에 뿌리를 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흄은 인간을 아는 것이야말로 다른 것들을 알기 위한 유일한 기초이며 인간을 알기 위한 유일한 기초는 경험과 관찰이어야 한다고 주장해 데카르트가 '인간은 사유하는 (생각하는)존재이다.' 라고 추상적 원리에 기본을 두는 것에 반발했다. 흄은 자연과학의 실험방법을 철학의 영역으로 도입한 셈이다. 흄과 데카르트 둘 모두 지식의 기반을 찾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실험이 없다는 것이 흄의 약점이었다.

​흄의 도덕 철학은 사소하지만 반복적으로 실천되는 습관이야말로 올바른 행동의 열쇠라고 보았다. 규범과 미덕들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루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수학은 증명이 필요하지만 철학의 중요 문제들은 경험적 추론에 바탕을 둔다. 원인과 결과라는 귀납법적인 사고가 아니라 원인과 결과를 각각의 다른 사건으로 본다면 이 둘을 연결하는 것은 '상상'이며 지나친 상상은 오류와 모순과 모호함을 낳고,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는 것만 믿는다면 '회의론'에 빠지게 된다. 추론대신 경험으로 사건의 연속성을 만드는 것, 그래서 과거의 유사성이 미래에도 벌어지리라 예상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습관'이라는 원칙뿐이라 보는 것이다. 그는 이성이 모든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는 합리주의의 관념을 거부했다. (이성을 반박하는 주장을 할 때 이성이 필요하다는 역설이 존재하긴 하지만!)



《88. 논증의 타당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절대적 기준은 없다. 가장 합리적으로 보이는 것을 판단하는 주체는 결국 우리 자신이지만,이러한 판단에 도달하려면 다른 이들의 반론에 귀를 기울이면서 논쟁을 벌여야 한다.》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를 철학의 기반으로 두고 싶어했던 흄은 인간이 관념을 어디서 얻는지 규명해야 했고, 모든 앎의 원천이 경험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성은 감정의 노예이며 감정,정념에 따른 판단이 이성으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흄은 신을 믿지 않았지만 무신론자는 아니었다. 신이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연계는 존재하는 전부가 아니라 우리가 아는 전부일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믿는 것의 범위를 아는 것에 국한 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현대에 와서 흄의 주저로 인정받는 '인성론'은 안타깝게도 회의론을 구축해 놓았다는 오해를 받으며 당대에는 인정받지 못했다. 오히려 '영국사'가 베스트셀러가 되며 철학을 포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흄이 꿈꾸던 문필가는 철학을 버린 문필가가 아니라 철학적인 문필가였다. 인간 본성을 탐구하던 철학자 흄이 그리던 이상 세계는 사회주의를 방불케하지만 지상의 행복을 위해선 경제적 안정을 꼽았다. 다른 철학들에 비해 비교적 현실적인 부분이 많았고 그래서 그의 정언들이 구체적으로 다가왔는지 모르겠다. <데이비드 흄>. 낯선 이름이었지만 덕분에 철학에 한 발 다가설 수 있었던 책으로의 여행이었다.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 아르테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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