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언덕의 집
타카도노 호코 지음, 치바 치카코 그림, 서혜영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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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현실과는 또다른 세상. 낯선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 현실과 다른 공간에 발을 내딪는 불안감. 신비한 매력에 매혹되어 끌리는 욕망. 판타지 동화나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작품을 통해 이런 감정들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다카도노 호코, 젊어지는 옷이라는 색다른 발상이 재미있었던 <꼬마 할머니의 비밀>를 읽었을 때 언제고 이 작가의 작품을 다시 접하게 되리라 여겼는데 두번째로 읽게 된 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 양파처럼 한 겹 한 겹 벗겨 내다 보면 중심에 이르는 것처럼 낯선 세계에 매료된 주인공의 심리를 섬세하게 잘 묘사한 판타지 동화이다.




주인공 후코는 십 삼세의 소녀로, 사촌 마리카로부터 받은 온 편지를 계기로 시계 언덕에 위치한 할아버지 댁을 방문하여 놀러온 마리카를 만난다. 이층으로 가는 층계참-할머니가 떨어진 곳임을 나중에 알게 됨- 에 있는 창문틀에 걸려 있던 회중시계가 꽃으로 변하고, 창 너머에 초록빛 정원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을 광경을 목격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신비한 정원이 다시 나타났을 때 그 곳에 발을 내딪게 된 후코는 길을 잃고 헤매다 머리핀을 줍게 된다. 후에 할아버지를 통해 할머니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말을 듣고, 할머니가 창 너머로 펼쳐지는 신비스러운 정원으로 건너가신 거라 짐작하게 된다.



 주인공이 주변 사람들과 어떤 상황에 직면하여 느끼는 감정, 좋아하는 친구에게 자신의 비밀을 공유하고 함께하고 싶은 여자 아이의 심리 등이 잘 묘사되어 있다. 시계 언덕의 집(할아버지 댁)에 신비한 느낌을 받았다는 마리카의 사촌 오빠인 에이스케를 만나 함께 시계탑을 방문하고 러시아 시계 장인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며 점차 가까워진다. 후코는 정원을 탐색해가고, 에이스케는 신문 기사와 자료 등을 조사하면서 접점을 발견하고 비밀을 추적해 가는 과정이 흥미를 돋우며 체르누이쉐프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된다.

 후코는 할아버지 집에서 일하는 리사 아주머니가 -스카프 지도와 더불어- 마트로슈카 인형과 닮은 것을 보고 정원에서 온 사람일 거라 추측한다. 신비한 정원에 매료된 사람이 어둠의 구멍 속으로 떨어져 사라질 때면 정원에 살고 있는 사람(마트로슈카 인형을 닮은 아이 중 하나)이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한다는 지난 여름에 아이들이 한창 빠져 있던 만화 <강철의 연금술사>에 자주 언급되는 등가 교환의 법칙이 생각난다.



 후코가 비밀의 정원에 끌리면서도 계속 -평범한 자신과 달리 신비한 분위기를 지닌 -마리카가 그 곳에 더 어울리는 사람일 거라 여긴다. 마츠리카(재스민)에서 따온 이름이라는 점도 영향을 끼쳤겠지만 내내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바보 같은 그리움을 간직한 눈에만 보이는 곳. 마리카에게는 보이지 않는, 후코의 눈에만 보이는 초록빛 정원. 후코는 자신이 정원의 주인임에도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그럼에도 매혹적이면서도 어쩐지 위험해 보이는 정원에 매료되어 버린 후코의 마음 속에는 그 곳을 거닐어 보고픈 욕망이 조금씩 부풀어 오른다. 조금 더. 조금만 더 가면 더 멋진 풍경이 앞에 펼쳐질 것만 같은 기대감과 열망은 기어이 후코를 정원 중심에 위치한 분수대로 이끈다.

 신비의 정원을 한 번 본 적 있지만 그 이후로 더 이상 다가가지 않았다는 할아버지. 눈부시고 아름다운 정원이었지만, 할머니와 달리 할아버지는 그 유혹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나라면 신비한 세상의 문을 열어주는 비밀의 열쇠가 눈 앞에 있다면 어떻게 할까? 후코가 정원을 탐색하는 장면이나 주인공이 위험에 처하는 후반의 긴박한 장면이 인상적이다. 건너편으로 가는 문이 옷장이라는 설정은 판타지 문학의 고전인 <나니아 연대기>에 대한 오마주가 아닐까 싶다. 시계탑의 천사와 POM이라는 글자의 비밀. 야마다씨의 기록. 러시아 시계 명인과 마술사 이야기 등 궁금증을 자아내며 책장을 넘기게 하는 요소들이 포진해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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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과학 수사 파일 2 : 금요일 골목길의 공포 - 과학 심리 추리 동화 명탐정 과학 수사 파일 2
황문숙 지음, 김이랑 그림, 정윤경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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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과학 수사 파일> 시리즈는 두 아이가 힘을 합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내용 속에 과학 지식과 심리 지식을 잘 버무려 놓은 과학심리 추리 동화이다. 시리즈 1권에서 피해자가 사망하는 수위-아동 대상의 도서이기에 꽤나 충격적이었음-로 극화하였기에, 2권의 내용과 더불어 사건의 수위는 어느 정도일지 궁금한 마음으로 읽었다. 앞서 찰떡궁합을 선보인 한마음과 이지성이 다시 만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 속에 과학 지식과 심리 원리가 담겨 있어 읽는 재미와 더불어 알찬 지식도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 




 부제("금요일 골목의 공포")가 으스스한 느낌을 주는데, 아버지를 만나러 경찰서에 간 한마음은 그 곳에서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할머니를 동반한 이지성과 조우하게 된다. 집에 돌아오는 골목길에서 오물을 뒤집어쓰고 가방을 빼앗긴 할머니의 사건을 조사해 보기로 한 두 사람은 비슷한 유형의 범죄가 또 있음을 알게 된다.




  특정 요일에 범행을 저지르는 범인을 추적하는 이번 이야기는 [크리미널 마인드(criminalminds)]라는 미.드를 생각나게 한다. 범죄 현장을 분석하여 범인의 심리를 파악하고 성별, 연령 대, 가정환경, 행동 방식 등을 추론해내는 수사 방식을 '프로파일링'이라고 하는데, 이를 통해 범행 패턴을 분석하고 다음 범행까지 예측할 수 있다. 일곱 건의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자 한마음은 지리적 프로파일링을 시도한다. 



  과학 지식에 정통한 이지성은 할머니의 옷에 남아 있는 범인의 흔적을 조사하여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하는 등 이번에도 각자가 지닌 장점을 발휘하여 사건을 해결하는데 일조한다. 둘은 다른 피해자들을 만나 면담을 진행하면서 유력한 용의자의 범위를 세 명으로 압축하게 되는데, 과연 누가 범인이고, 두 명탐정은 어떤 증거로 범인을 알아내게 될까?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측면이 다소 미흡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음)

 내용 중에 사람의 마음과 행동에 관한 지식이 풍부한 한마음이 범죄 심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나온다. 한마음이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는 엄마와 형에 대한 아픈 기억은 어떤 사연일지 궁금증이 인다. 본문 뒤에는 중금속의 특징, 환경오염 및 우리 몸에 들어오는 과정, 중금속 오염도 측정법을 알려주는 [이지성이 알려주는 과학원리], 도덕성의 개념과 자기 통제력의 관계를 짚어주는 [한마음이 알려주는 심리원리] 등의 알짜배기 정보 코너들이 준비되어 있다. [명탐정의 실험파일 코너]에는 중금속 검출실험법, 주의조절 능력실험법이 실려 있고, [명탐정의 상식 사전 코너]에는 소소한 읽을거리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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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길 그림책은 내 친구 29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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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가는 길. 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이 아침이면 늘상 걷게 되는 그 길은 별 변화가 없는 듯 하면서도 소소하면서도 다양한 일들이 벌어진다. 집에서 나서는 길에 마주치는 이웃 어른에게 꾸벅, 고개 숙여 인사도 해야지. 친구를 만나면 한 십 년 못 보기라도 한 냥 소리 높여 부르며 반갑게 달려가기도 하고. 주택가를 벗어나 여러 가게며 건널목을 건너기도 할 테고, 문구점에 들려 준비물을 사는 날도 있을 거고. 내가 만들어 낸 상상 속에 빠지거나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 보면 축지법을 쓴 것도 아닌데 언제 도착했는지도 모르게 벌써 학교 앞에 도착해 있을 때도 있을테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상상 그림책 2번째 작품. 다리미 자국이 다양한 대상으로 변모하는 전작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는 학교 가는 길에 펼쳐지는 풍경을 발자국 형상으로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 이런 형식을 그래픽 콩트라고 하는구나. - 신발바닥 앞부분과 뒤축이 분리되어 있는 형상을 절묘하게 이용하여 문과 찻잔으로 만들어 놓기도 하고, 신문을 입에 문 강아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한 가지 형상에 간략한 선과 색감을 더하는 것으로 생각지도 못했던 사물을 표현하여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작가의 상상력과 표현력이 여전히 재미있고 참신하게 다가온다.



 학교 가는 길에 지나치는 치과, 꽃집, 가구점 같은 가게를 치아, 선인장과 꽃, 소파 등 연관되는 사물로 표현해 놓았다. 단어와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다르지만 두 대상을 연결지어 인식하는 과정이 사고의 확장과 연상 작용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하굣길에는 발자국이 반대 방향으로 찍혀 있고 다른 길로 오는데, 마찬가지로 야채 가게, 생선 가게, 경찰서 등 다양한 건물들의 특징을 잘 짚었다는 생각이 든다. 길을 가다 보면 다양한 업종의 가게나 건물을 지나치게 되는데 아이들에게, 이 책에서처럼 하나의 형상을 이용해 다양하게 표현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어떻게 표현할까, 무엇을 더 그릴까, 요모조모 궁리하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생각도 상상력도 쑥쑥 커질 게다.


 아이들이 다니는 길이 안전하기를 바라지만 (그런 부모 마음과 달리) 위험은 어디에나 있나니, 신호등 있는 건널목이라도 건널 때 조심해야 하고, 아무리 맛난 것으로 유혹해도 행여 낯선 사람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길을 가다 보면 재미난 일이 눈에 들어와 그걸 지켜보느라 멈춰 서 있다거나, 흥미진진한 상상에 푹 빠져 있다 보면 아차, 지각할라! 어린이들, 한눈팔지 말라는 엄마 말씀도 잊지 말아요~. 
 세상에는 한 발짝 한 발짝 걸을 때마다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지만 그래도 언제나 가장 좋은 곳은 나는 반겨주는 이가 있는 내 집이 아닐까. 멍멍이도, 엄마도 나를 반기지만 가장 좋아하는 건 바로 내 동생. 동생이 첫 걸음을 떼게 될 날을 그린 마지막 장면에 보이는 작은 발자국 하나. 재미나고 호기심 가득한 일들이 가득한 세상을 향해 내딛는 첫 발자국이다.

 학교에 가려고 집을 나선 아이의 발자국 하나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담았구나... 책장을 덮고는 손가락으로 눈밭에 찍힌 발자국 같은 느낌을 주는, 표지 위의 입체감 있는 발자국을 새삼 손가락으로 더듬어 따라가 보았다. 아이들이 먼 거리를 통학하는 것이 안쓰러운 마음- 학교 근처로 이사 가면 좋겠단 생각도 가끔-이 들곤 하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일이구나 싶어진다. 

 요즘은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 역시 바쁜 일상에 쫓겨 주변을 살필 여유가 없는 것 같다. 뭐 그리 바쁜 일이 있다고 앞만 보고 걷나, 가끔 내가 가는 길에 어떤 가게들이 있고, 요즘 유행하는 패션은 어떤 것들인지 눈길 주며 걷는 날도 있어야지~. 큰 아이는 전에 등하교시에 길을 익히려고 경로를 바꾸어 다니곤 했다던데 -특정 가게를 본 적이 있나 물어보니 모르겠다는 대답만- 길만 눈여겨 살핀 모양이다. 주변의 다양한 풍경과 변화로운 일상이 가져다주는 소소한 재미를 포착하고 즐길 줄 아는 여유. 간단한 것으로도 많은 것을 상상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 그림책이 그런 여유를 일깨워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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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는 기분이 좋아요 알맹이 그림책 23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드 그림, 김서정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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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즐겁고 기분 좋은 일이다. 내가 아끼거나 좋아하는 것을 주거나 때로는 자신을 희생하는 것일지라도, 상대가 기쁨에 겨워 팔짝팔짝 뛰거나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면 힘든 생각은 눈녹듯이 사라지고 나 역시 함께 뿌듯하고 행복한 기분을 누리게 된다. 이 그림책은 부활절을 배경으로 아이가 몰래 준비한 깜짝 선물에 가족들이 놀라고 기뻐하는 광경을 보며 함께 즐거움을 누리는 아이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책을 보며 처음 안 것인데, 스웨덴에서는 부활절이 크리스마스 만큼이나 큰 명절인 모양이다. 아이들이 부활절에 가끔 학교 앞에서 교인들이 나누어 주는 삶은 달걀을 받아오곤 하던데, 스웨덴에서는 부활절 토끼가 달걀을 가져온다고 생각한단다. 그런데 그 달걀은 진짜 달걀이 아니라 초콜릿과 젤리, 사탕으로 만든 것이라는 점도 생소한 부분이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산타가 몰래 다녀가는 것처럼, 부활절 토끼는 부활절 토요일 모두 잠들어 있는 이른 아침시간에 아무도 모르게 살짝 다녀간다고. 스웨덴 아이들에게 부활절 달걀이 없다는 것은 크리스마스에 기대했던 선물을 못 받는 것 만큼이나 속상한 일인가 보다.

 로타는 오늘 무척 화가 나 있다. (오빠야 로타가 언제나 화나 있다고 말하지만~) 로타는 오전 내내 오빠와 언니가 학교에서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는데, 하필 오늘 같이 특별한 날, 생일 초대를 받았다며 거기를 가야한다고 하지 않는가. 다른 날도 아니고 부활절인데! 마녀 옷을 입고 돌아다니며 노래를 부르고, 사람들이 주는 사탕과 초콜릿을 받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날이니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겠는가. 초대받은 자리에 로타도 같이 가서 언니 오빠와 함께 케이크를 먹을 수 있었다면 화가 덜 났을까? 
  건강이 좋지 않은 이웃 아줌마네에 들러 안부를 묻는 공손함을 보이기도 로타. 자기가 "왔다 갔다 하면서 돌봐 드려서 아줌마는 좋겠다"는, 찰랑찰랑 넘칠 듯한 자부심이 담긴 말에 살짝 웃음이 나기도 한다.  거리로 나간 로타는 자신을 "기푼 좋은 아이"라고 부르는 바실리스 아저씨네 사탕 가게에 들렸다가 생각지도 못한 -로타가 부활절의 기적을 연출할 수 있게 해 준- 선물을 한아름 받게 된다. 

 세 남매는 뒤늦게 부활절 마녀 복장을 하고 나서지만 사탕과 과자가 거의 없다는 말에 맥이 빠진다. 거기다 아빠는 가게 문을 닫아서 부활절 달걀을 사지 못했다고 말하고, 심지어 요나스 오빠는 짓궂게도 부활절 토끼도, 산타클로스도 아빠라는 것을 로타에게 알려준다. 그런 거 하나도 궁금하지 않은데! 부활절과 크리스마스에 부활절 토끼와 산타클로스가 없다는 건 앙코 없는 찐빵이나 마찬가지인 걸. 
 어린 시절에는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찾아오는- 혹은 어린이집으로 찾아와 미리 선물을 주고 가는-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철석같이 믿는다. 선물을 준비하는 이가 부모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크게 실망하지만 그렇더라도 아이들은 여전히 특별한 날의 즐거움을 누리고 싶어 한다. 미아 마리아와 요나스는 이제 부활절 토끼가 아빠인 것을 아는 나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가 부활절 달걀을 구하지 못한 것을 알면서도- 부활절 아침이 되자 다른 때처럼 부활절 토끼가 다녀갔기를 기대하는 것은 그런 심리일 게다.


 부활절 토끼를 대신해 다녀간 크리스마스 토끼(?) 덕분에 나이만 가족은 부활절 아침, 자작나무 아래 풀밭에 펼쳐진 멋진 광경에 큰 기쁨을 누린다. 즐거워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로타는 날마다 놀라게 해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한다. 앞서 로타가 베르크 아줌마네 헛간에 있는 커다란 가방(본문 말미에는 '상자'로 표기했던데 원작에도 다른 단어로 지칭했을까?)-에 남겨 둔 것들은 로타 자신을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혹여 아줌마가 발견한다면 또 한 번의 깜짝 선물이 될지도 모르겠다. ^^

 어릴 때 참 재미있게 본 말괄량이 삐삐의 원작 작가가 누구(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고, 작가의 다른 작품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훌쩍 커서 내 아이들에게 보여줄 책을 고르면서부터이다. 린드그렌의 작품은 지금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으로,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작품들을 동화책과 그림책으로 꾸준히 접할 수 있어서 반갑다. 혹 로타가 등장하는 작품이 더 있나 찾아 보니 절판된 <말썽꾸러기 로타/다락방>와 <나, 이사 갈 거야/논장> 등 세 아이(요나스, 미아 마리아, 로타)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더 있는 모양이다. - 책을 처음 볼 때 그림책 치고는 글밥이 생각 외로 많아서 조금 놀랐는데, 애초에 작가가 그림책을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 아니어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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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1-11-01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어른들이 아이와 함께 살아가면서 비로소
아이한테 읽힐 아름다운 책을 깨닫지 싶어요.
 
<유아/어린이/청소년>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한 달 여만에 신간을 살펴보니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에 가장 먼저 눈이 가고, 더불어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만한 동화 위주로 신간을 훑은 결과....

 

  작가는 낯설지만 이세 히데코 가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로 시선이 가서 살펴 본 작품이다. 이 화가는 수채화의 담백함이 잘 드러나는 그림으로 작품의 깊이와 감동을 배가시켜준다. 이번 작품은 그림책이 아닌 동화로 흑백 그림이 삽화 형식으로 간간히 들어가 있다. 표지 그림처럼 색감이 들어간 그림이 아니어서 좀 아쉽다. 날 줄 모르는 황새, 그것도 깃털색이 흰색인 다른 새끼들과 달리 회갈색인 이 새가 정말 황새 새끼인지, 왜 날지 못하는 것인지, 가족들의 태도의 각기 어떻게 다른지 궁금증이 인다. 독일 아동문학상 수상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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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소녀 마이카와 날 줄 모르는 회색 황새의 우정 이야기를 서정 넘치는 글로 그려낸 독일 아동문학상 수상 작품이다. 마이카와 엄마, 아빠, 세 사람이 회색 황새를 대하는 각각 다른 태도가 흥미롭게 전개되고, 묘한 희망을 남기는 열린 결말은 슬픔을 극복하게 한다.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황새가 마이카 집에 둥지를 튼 지 7년째, 그해 날아든 황새 부부에게서 태어난 세 마리 새끼 가운데 날 줄 모르는 회색 황새 한 마리가 가족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한다. 그러자 마이카는 끝까지 집에서 기르고 싶어 하는데….

 

 제목과 표지가 인상적이라 살펴보게 된 작품으로, [책속에서 & 밑줄긋기]에 올려 놓은 깔끔하고 선명한 일러스트가 눈길을 끄는 동화이다. 마법 이야기라니, 나와 우리 아이들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분야의 작품이라 재미있게 읽게 될 것 같다. 올바른 선택의 중요성과 선과 악의 구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라는 점이 관심을 끈다. 
'IBBY 국제 아동 도서 협의회 최우수 어린이 책'을 수상한 작품으로 TV 시리즈와 극장판 영화로 제작되어 에미상을 비롯하여 전 세계 어린이 영화제의 주요 상을 휩쓸었다. 작가(안제이 말레슈카)가 2010년에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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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업자가 되어버린 부모님을 둔 필립, 토시아, 쿠키 세 남매는 소원을 들어주는 신비한 힘을 가진 '마법의 빨간 의자'를 만나게 된다. 음악가였던 엄마, 아빠가 좋은 일자리를 찾게 해달라는 소원을 빨간 의자에게 말하자, 엄마, 아빠는 세계 여행을 하며 연주해야하는 일자리를 갖게 된다. 연주 여행을 떠난 부모님을 찾아가는 세 남매는 빨간 의자와 함께 상상을 뛰어넘는 환상적인 마법이 현실로 나타나는 모험을 펼친다.



 가코 사토시. 아기자기한 삽화와 재미있는 내용이 마음에 들어 지금도 가끔씩 꺼내보곤 하는-볼 때마다 빵이 먹고 싶어지게 만드는- <까마귀네 빵집>의 작가가 아닌가. - 작가 이름으로 검색해 보니  강, 지구, 바다, 우주 등과 관련된 지식 도서도 출간되어 있다. - 일본 그림책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1973년에 출간된 이후 170쇄 이상을 찍었다고 한다. 자식을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모정을 어떻게 전달해 주고 있는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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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사라진 101번째를 찾기 위해 온갖 위험을 무릅쓰는 엄마 개구리의 모습을 통해, 다른 무언가로 대체할 수 없는 사랑의 형태를 보여 준다. 엄마 개구리의 사랑은 우리가 맺는 모든 관계들을 돌아보게 해주고, 101마리 올챙이가 보여 주는 형제애는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옆에 있는 누군가와 함께 힘을 모으면 용기가 배가 된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한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시리즈가 어느 새 이백여권이 넘었구나. 212번째 작품은 피터 벤틀리가 글을 쓰고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한 선과 색감이 따뜻한 느낌을 주는 화풍으로  헬린 옥슨버리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다. 허리케인 풍부한 상상력을 지닌 아이들이 용과 괴물이 등장하느 ㄴ상상 놀이에 빠진 모습을 그린 내용과 그림을 보니 데이비드 위즈너의 <허리케인>과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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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를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와 진정한 용기와 자존감을 주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보여주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아이들의 정서와 모습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가의 빼어난 솜씨로 아이들의 시선과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작품이다. 삼총사가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그림을 통해서 개구쟁이 잭과 어린 두 동생의 모습, 자크와 캐스퍼를 데려가는 엄마 아빠를 거인이라고 칭하는 이야기, 나무칼을 손에 쥔 채 잠이 들기까지 놀이의 세계에 집착하는 잭의 모습은 영락없이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외 <방귀 만세>, <난 형이니까>등의 작품에 그림을 그린 후쿠다 이와오 가 그림을 그린 <내 맘도 모르면서>, 
정은숙 작가의 첫 청소년 소설인 <정범기 추락 사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퓨전 판타지 소설(제3회 조선일보 판타지문학상 중등부문 최우수작)인 <류화선원전>, 
<손도끼>의 작가 게리 폴슨의 <서바이벌 스쿨>   등도 눈에 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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