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서생 1 극악서생 시리즈 1
유기선 지음 / 자음과모음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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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판타지 무협소설을 접해보는데 예전의 무협소설의 경우 무공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비해 요즘에 나오는 신무협소설 또는 판타지무협소설은 여러가지면에 다양함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묘미는 작가의 글솜씨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때로는 경박스러울 정도로 농담 수준의 대화가 오가기도 하지만 무공구결을 줄줄이 늘어놓는 것보다는 읽는 재미가 더 하다.

신체건강한 대한민국의 제대군인인 주인공이 미래에서 온 여자를 구해주려다가 엉뚱한 시대, 그것도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에 떨어진다. 그리고 난데없이 다른 사람의 몸에 영혼이 들어가는 사건을 겪게 되는데, 하필이면 몸의 주인공은 극악서생이라는 칭호를 가진 사악한 존재, 그것도 한 무림파의 곡주였던 것이다. 이쯤되면 곡주의 직위에 푹 빠져서 온갖 호사를 다 누릴 법도 한데 주인공 진유준은 단단한 도덕심으로 무장하고 자신, 아닌 원판의 이미지를 쇄신해 나간다. 특이한 것은 이 극악서생이 전혀 무공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만독지체의 몸에 여자들이 한 눈에 반해버릴만한 외모를 지녔다니 무협지의 주인공의 자격요건에 크게 미달되지는 않는다.

미소녀 4자매를 호위무사로 두고 '몽몽'이라는 미래기계의 도움을 받아 아슬아슬한 생활을 해나가는 주인공. 자매 호위무사중 맏언니인 '대교'를 사랑하지만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나중에는 자신의 몸이 아닌 다른 사람의 몸으로 안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플라토닉한 사랑을 고집한다. 과연 시공의 초월한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질지도 궁금하고, 주인공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몸을 되찾아 현시대로 복귀할지도 궁금해진다. 모쪼록 작가가 처음처럼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끌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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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채 - 범우비평판 세계문학선 47-1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47
A.J.크로닌 지음, 공문혜 옮김 / 범우사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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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우 의사면허증을 딴 한 젊은 의사가 탄광촌에 '대진'으로 취직하여 겪게되는 이야기를 작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펼쳐 놓은 책이다. 글 중간 중간에 병명이나 치료법, 우리와는 다른 의료체계등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것이 이 책을 읽어나가는데 큰 걸림돌이 되지는 못했다.

주인공인 앤드루는 자신을 고용한 의사가 환자인 것을 보고는 자신의 앞날이 평탄지 못함을 직감한다. 거기다가 첫환자의 진료에서 정확한 진단도 내리지 못하고 다른 대진 의사인 데니로부터 병명을 들어서야 알게 된다. 그는 학교에서 배운 교육이 실제 현장에서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 것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 마을의 장티푸스 치료에 전념한다. 데니와 함께 병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불결한 하수구를 폭파한 사건은 내게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폐해나 모순점들은 지금 이 시대에도 통용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질 때를 기다리는 듯한 늑장 행정처리, 자신의 앞가림하기에 급급한 관리들, 보조금을 타내기 위한 허위진단서 발급요구 등등의 부정에 대항하는 주인공의 승리를 맞이할 때 나 역시 기뻤다. 특히 집 앞의 낡은 다리의 보수를 여러차례 요구하였으나 계속 미루어진 결과, 결국 그의 아내가 유산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만다. 그 일은 이 부부에게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불행을 가져다 주고야 만 것이다. 더구나 탄광인부들의 폐질환에 관한 연구를 위해 모르모트(실험용 쥐)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탄핵되면서 환멸을 느낀 주인공은 결국 스스로 사의를 표명하고 런던으로 향한다.

런던에서의 생활은 앤드루에게 부와 명예를 가져다 주었을 망정, 아내의 신뢰와 사랑을 잃었으며, 자신의 열정과 신념을 밑바닥까지 끌어내리고 만다. 그토록 경멸하던, 오직 돈만을 추구하는 탐욕적인 생활을 하던 앤드루 맨슨 박사는 한 환자의 죽음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깨닿지만 탐욕에 대한 죄는 아내의 죽음으로 이어지고 만다.

성채-영국 의사사회의 편협하고 독선적인 체계를 깨뜨리기 위해도전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큰 감명을 주었다. 그리고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하는 의사라는 직업을 오직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프레디 햄손 같은 의사는 없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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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5-03-20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이 책도! 크로닌 작품도 찾아가며 읽은 적이 있었어요. 언제나 청소년 권장도서 목록에 들어가 있던 '성채' 때문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무쟈게 감동했더랬어요. 다른 책들은 의외로 기찻간 소설같아서 실망하기로 했는데, 이 책은 진짜 재밌었어요.
일욜 아침, 아영엄마님 서재에서 추억의 책들 많이 찾게되네요. :)

아영엄마 2005-03-20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무쟈게~ 감동 받았어요. ^^(마을 문고에 책 빌려보던 때에 눈에 띄어서 보게 됬는데 알고보니 유명한 책이더군요..^^;;)
 
반 고흐와 해바라기 소년 내가 만난 미술가 그림책 1
로렌스 안홀트 글 그림, 이복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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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미술관이나 전람회 같은 곳에 다녀보지 못한터라 아직까지 명화라는 것을 잘 모른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책을 통해서나마 명화라고 일컬어 지는 그림들을 보여주어야 할 것 같던 차에 화가가 그림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이 시리즈를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화가를 아이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진행시켜서 유명한 그림들을 소개시켜 주고 있다.

시리즈중의 한 권인 이 책은 노란 해가 활활 불타는 것 같은 해바라기밭이 있는 마을에 사는 카밀이라는 소년이 만난 한 화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빈센트'라는 무명의 화가가- 우리가 불멸의 명작으로 일컫는- '해바라기' 그림을 그리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실제로 화가들을 만났던 어린이의 흔적을 찾아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려서 완성한 책이라서 그런지 이 책의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 즉 '실화'라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이야기 끝에 화가의 실제 그림들과 간단한 설명들을 담아 두었으면 부모들에게 훨씬 큰 도움이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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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
이호백 글, 이억배 그림 / 재미마주 / 199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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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화창한 날에 알에서 깨어난 수평아리 한마리. 아주 튼튼하고, 달리기, 높이 뛰기도 잘하는(싸움도 잘하는) 병아리는 점점 자라서 아주 아주 힘이 센, 세상에서 제일 힘이 센 수탉이 된다. 다른 수탉들이 우러러보고, 젊은 암탉들이 줄줄이 따르던 수탉에게 고난이 찾아왔으니.. 자기보다 더 힘이 센 수탉이 나타난 것이다. 이제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다고 자부하던 수탉은 마을에서 술을 제일 잘마시는 수탉이 되어버렸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걸리는 이야기의 전환인데 작가는 어떤 의미를 담아서 이런 이야기의 전환을 나타내려 한 것일까? 가장 힘이 센 닭이 가장 술을 잘 마시는 닭이 된 것은 자기보다 더 강한 수탉이 나타나서 좌절감을 느끼고 그리 된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해석을 하긴 했지만 과연 어른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를 아이들이 알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동화책은 그림만 보아도 책의 내용을 이해한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 부분만큼은 어른들의 설명이 뒤따라야 하지 않을까 싶다.

술꾼으로 전락하고, 점점 늙어서 마침내는 절망에 빠진 수탉에게 아내가 다가와 조용히 말한다. 그의 진정한 힘은 자자손손들-아버지를 닮아 힘이 센 아들, 알을 많이 낳는 것으로 이름을 날리는 딸, 그리고 그들의 자식들인 올망졸망한 병아리들 등등-을 통해 살아 있음을.. 옛날이나 지금이나 세상에서 제일 힘세고 행복한 수탉의 이야기는 어른들에게는 우리의 나이 드신 '아버지'를 생각나게 한다.

과연 우리 아이들은 이 책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는 앞으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야 알겠지만 아이가 젊은 한 때에 가질 수 있는 물리적인 '힘'보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지속적인 '힘'의 의미를 깨닿게 되길 바란다. 짧은 이야기지만 많은 의미를 간직하고 전하고자 하는 책이기에 두고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의 그림들이 한국적인 색채를 담고 있고 있어서 외국 동화책들을 많이 접하던 차에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해학적인 표정이 담긴 닭의 모습들이 인상에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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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의사 선생님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4
배빗 콜 지음 / 보림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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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키우는 개가 주치의라는 작가의 상상력이 펼쳐진 '멍멍의사 선생님'은 우리 몸에 해로운 것들을 간단명료하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검보일씨네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주치의인 멍멍의사가 세미나 참석차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가족들이 골고루 병에 걸려버리지요. 멍멍의사선생님은 급히 귀국하여 가족들의 병을 치료해 주지만 자기도 병에 걸리고 말죠. 그래서 요양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데...

우리 아이들이 웃음이 터져나오는 부분은 할아버지가 화장실에 갔다가 엄청난 방귀를 뀌면서 변기와 함께 지붕을 뚫고 하늘로 날아가는 장면입니다. 할아버지 덕분에 맥주랑 콩같은 것을 많이 먹으면 뱃속에 가스가 많이 생기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그리고 우리 큰 아이는 요즘 아빠가 담배를 피우려고 옆방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마다 달라 붙어서 '담배는 몸에 해로워요, 피우지 마세요'라고 한답니다. 제 말은 듣는둥 마는 둥 하던 남편도 아이가 그러니까 집에서는 되도록이면 많이 피우지 않게 되었구요. 덕분에 하루 동안에 피우는 담배 갯수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가 쓴 또다른 책은 '엄마가 알을 낳았대'인데, 유아들의 성교육-아기가 만들어지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요. 이 책은 병에 관련된 지식과 치료법-예컨데 부어오른 편도선을 떼어낸다-을 담고 있는 일종의 과학동화이지만 제가 봐도 무척 재미있네요. 여기에는 이제는 거의 사라진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아직도 간간히 발견되는 '서캐', 흔히 '이'라고 알고 있는 우리 머리에서 기생하는 벌레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답니다.

요즘 동화책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제가 어렸을 때 보아왔던 책들과는 참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우리 때는 그저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형의 전래동화, 명작동화 등이 대부분이었는데... 그러나 요즘에 나오는 그림책, 동화책들을 보면 다양한 내용과 소재, 형태로 만들어진 것들이 많이 나오지요. 이런 책들을 접해보지 못하고 자란 저로서는 무척 부러울 따름입니다. 특히 과학적인 상식이나 자연의 법칙 등을 쉽게 알 수 있는 동화책들이 많아서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되어 부모로서도 더바랄 나위가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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