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그림자일까? 아기 그림책 나비잠
최숙희 지음 / 보림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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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앞의 그림자는 모자 쓴 신사가 지팡이를 집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뒷표지까지 펼쳐서 들고 보라. 그림자의 실체는 빗자루를 들고 망토를 두른 예닐곱살 꼬마 남자아이다. 그리고 시작되는 그림자 수수께끼 놀이...

아이가 우산을 들고 있다. 옆쪽에는 그럴듯한 우산 모양 그림자가 있으니, 아이나 엄마나 우산이라는 대답을 하기 쉽다. 그러나 그림자가 그려진 종이를 넘기면 '박쥐'가 꼬리를 늘어뜨리고 날개를 활짝 편 모습으로 '나야, 나 박쥐'라고 한다.

이쯤에서 이 책의 교묘한 그림자 트릭을 눈치채셨는지.. 하지만 관찰력있는 사람이라면 아이가 우산을 들고 있는 그림에서 이미 '박쥐'를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그림 한장에 트릭을 숨기려는 그림과 그림자의 실체가 함께 들어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엄마가 그 부분을 지적할 때까지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일단 그 법칙을 깨닫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그림자 수수께끼도 일사천리이다.

개인적으로 불독 그림은 조금 억지를 쓴 듯하지만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런 류의 그림책은 아이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관찰력을 증대시켜주는데 도움이 될 듯 싶다. 한 번 보고나면 정답을 다 알게되니, 일곱살 정도되는 아이들은 더 이상 안 볼 것 같은데도 큰 아이도 가끔씩 책을 빼와서 엄마와 알아맞히기 놀이를 하자고 한다. 그리고 자기 손으로 이런 저런 그림자를 만들어 엄마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이 책이 아니더라도 잠자리에 든 아이들과 스탠드 불빛의 도움을 받아 재미있는 그림자 놀이를 해보시기 바란다. 손만 있으면 되니 치울 장난감도 없고 좋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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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 네버랜드 Picture books 026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5
로버트 브라우닝 지음, 케이트 그린어웨이 지음, 김기택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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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는 지금까지 본 유아동화책들 중에서 가장 특이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책에 실린 그림들이나 문체, 그리고 종이 재질까지도 상당히 다른 느낌을 준다. 대부분의 유아동화책의 종이재질이 하얀색, 무광택 코딩지 등인데 반해 이 책의 재질은 연한 베이지색의, 약간 두꺼운-스케치북같은 종이이다.

쥐가 들끓은 도시에 홀연히 나타난 한 사나이가 피리소리로 쥐를 강물에 다 빠트린 후 돈을 받지 못하자 아이들을 피리소리로 유혹하여 이끌고 사라져 버린다는 내용은 다들 아실 것이다. 이 이야기를 로버트 브라우닝이라는 시인이 써서 그런지 동화를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장편의 서사시를 읊조리는하다.

그림이 한 면을 거의 다 차지 하는 부분이 몇군데 있어서 그런지 책 페이지수가 47쪽에 달한다. 모든 글을 읽어주려니 아이가 지루해 하는 것 같에서 간간히 내용을 생략하면서 읽어주었다. 아이는 쥐가 물에 빠져 죽은 것보다 피리부는 사나이를 따라가 아이들이 어디로 갔는지 그게 제일 궁금한 모양이다.

다른 책에 비해 아이가 자주 보지 않는 것을 보니 일곱살이 읽기에는 조금 어려운 책일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익히 알고 있는 동화를 색다른 방식으로 접해보는 것도 좋지 않은가. 그러니 이 책은 느긋한 마음으로 초등학교 들어가서도 가끔씩 읽어주는 것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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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알을 낳았대!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
배빗 콜 글.그림, 고정아 옮김 / 보림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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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내가 클 때만 해도 성교육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중요성은 물론이고, 필요성도 대두되지 않았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나 남녀의 신체의 해부학적 지식을 배우던 시절- 여학생들은 그 페이지를 펴 보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고, 선생님도 얼른 가르치고 넘어가야 할 것처럼 서두르셨던 기억이 난다..

부모님들은 그저 나이들어서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라 여기셨다. 행여 아이가 물어볼라치면 군밤으로 답을 듣기 일쑤이고, '너는 다리밑에서 주워왔다'는 등의 이러저러한 말을 뭉텅거려서 어물쩍 넘어가는 버리셨던 것이다.

그런 시절에 비하면 요즘 아이들은 참으로 조숙하다. 이미 대여섯살에 여성과 남성의 신체구조가 다른 것을 확실히 알고, 아기가 나오는 곳이 우리가 알던 '다리밑(교량)'가 아닌 '다리 사이'임을 선생님이나 부모님으로부터 교육받아서 알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고추'나 '잠지'라는 유아언어보다는 정확한 용어인 '음경', '질', '자궁' 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유아들에게 명확한 지식을 전달해 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부모들도 아이들에게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 알아야 할 때'가 왔다면서 여자아이는 양념과 향기로운 것들을, 남자아이는 달팽이와 강아지 꼬리를 섞어서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공룡이 가져다 주기도 하고, 붕어빵처럼 굽기도 하고, 돌밑에서, 씨앗에서, 심지어 튜브에서 아기를 짜낼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엄마가 소파에 '알'을 낳았는데 그 알에서 아이들이 튀어나왔다고 말해준다. 아이들은 그런 부모의 이야기에 웃음을 터뜨리면서 엄마, 아빠에게 본격적인 성교육-아이가 어떻게 생기는 지를 가르쳐준다.

아이들이 성과 관련된 질문을 할 때 부모가 당황해하거나, 설명을 기피하는 행동을 보이면 '성'이란 것이 부끄러운 것, 숨겨야 할 것이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해부학 책을 들이대고 장황하게 설명을 해 줄 필요는 없으며,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다루는 것이 좋다고 한다.

아이가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할 때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아이의 생각도 들어보고 이 책과 같이 성교육에 도움이 되는 책을 읽어주면서 자연스럽게 배워나가는 것이 부모에게나 아이에게나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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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의 딸 - 상
넬슨 드밀 지음, 최수민 옮김 / 동화출판사 / 199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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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인이 팔과 다리를 결박당한 채 알몸의 시체로 발견된다. 장군의 딸이자 심리학자이기도 한 한 여군의 죽음으로 서서히 떠오르는 군내의 비밀과 비리들.. CDI(군 범죄 수사대) 요원인 브래너는 일년 전에 사귀었던 신씨아와 함께 이 사건을 수사를 해나가게 된다.

과연 강간살인범의 우발적인 소행일까, 아니면 목이 졸리는 상황에서 오르가즘을 느끼려던 것이 실수로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일까? 사건을 조사해 나가면서 그녀의 실체가 드러난다. 지하실 한켠에 비밀리에 설치한 룸에는 비디오 카메라와 묶는 가국끈, 자위도구, 피임도구 등이 발견된다. 그리고 남자의 얼굴은 철저하게 가려진 현란한 사진들..

그러던 중 포트 해들리의 최고위 경찰관인, 기지 헌병대장 캔트대령으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도 그녀의 유혹에 넘어가 육체관계를 맺었다고...오직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 아버지 측근의 남자들을 유혹한 장군의 딸, 앤 캠벨.. 과연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토록 아버지를 증오하게 만들고 적으로 간주하게끔 만들었는지 점점 궁금해진다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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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 벨 이마주 4
이언 포크너 글 그림, 서애경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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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와 동생 이언, 그리고 강아지 페리와 고양이 에드윈과 함께 사는 올리비아는 낮잠 자는 것도 거부할만큼 늘 엄마를 지치게 하는, 대단히 활동적인 아이이다. 그의 정열적인 모습을 한가지 색으로 표현한다면 빨간색만큼 어울리는 색도 없을 것 같다. 올리비아가 옷을 갈아입을 때면 드레스, 셔츠, 가방, 바지 등등 정말 많은 의상들이 등장하는데 모든 것이 빨간색이다. 선글래스에 어깨끈 달린 드레스 등을 보니패션감각이 뛰어난 아이인 것 같다.

그리고 일년 전에 엄마에게 모래성 쌓는 법을 배운 올리비에가 올 해에 만든 모래성은 정말 걸작이다.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만큼 높은 모래성-아닌 건물을 보고 아이나 저나 우와~하면서 감탄을 했다. 정말 대단한 올리비아~ 그리고는 수영복을 입고 몸을 태운 탓에 엄마가 실컷 볕을 쬐었는지 확인해 볼 무렵에는 수영복으로 가려졌던 부분만 빼고 온 몸이 발갛게 익은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우리 아이는 내성적인 성격인편인데도 쉴새없이 움직인다. 이 방에서 블럭을 가지고 놀다가, 인형들을 꺼내와서 놀기도 하고, 소꼽놀이랑 가방을 가져와서 유치원 놀이를 하자고 졸라대기도 한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여 나름대로 동화책을 만들고 열심히 그리고 색칠하다가도, 괴물처럼 괴성을 지르며 동생과 이 방 저방으로 뛰어다니면서 숨박꼭질을 해대는 등 정말 놀라운 에너지를 방출한다.

그 뒷수습은 엄마의 몫. 장난감 치우랴, 먹을 것 챙겨주랴, 목욕시키랴 하고 나면 정말 엄마는 늘 지칠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이를 나무라고 화를 내기도 하지만 그래도 엄마는 아이를 사랑한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고 있을까?

작년까지만 해도 큰아이를 너무 나무라면서 키운 것 같아서 올해에는 되도록이면 사랑을 많이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들어올리는 것이 벅차도록 커버린 아이를 안고,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엄마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 것 같냐고 물어보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한다.

이 책도 엄마의 사랑을 느끼게 해 주고 싶어서 구입한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내게 문득 떠오른 것은-책 내용과는 어울리지 않게도- '쉰들러 리스트'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거리에서 수용소로 끌려가는, 흑백으로 처리된 유태인들의 무리 속에서 감독은 오직 한 아이에게만은 빨간색의 옷을 입혀 놓았다.

회색톤이 죽음을 의미한다면 그 아이의 원색의 옷은 삶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그 붉은색이 너무도 선명하게 느껴져서 그 아이만은 살아남을 줄 알았는데 나중에 시체들 속에서 붉은색의 옷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수많은 유태인들의 비극적인 죽음보다 한 아이의 죽음에 더 큰 슬픔을 느꼈기에 내게는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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