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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늑대 삼 형제와 못된 돼지 - 생각이 커지는 명작 그림책
헬렌 옥슨버리 그림, 에예니오스 트리비자스 글, 조은수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아기 돼지 3형제를 패러디해서 만든 책이라서 늑대가 3마리가 나온다든지, 집에 못 들어오게 한다는 것 등, 이야기의 기본 틀은 비슷하다. 그러나 그 세부적인 내용은 좀 특이하면서도 현실적이다.
먼저 아기 늑대 3마리가 독립해서 짓는 집들은 볏집이나, 나무가 아니다. 그리고 따로 따로 집을 짓지 않고 함께 집을 짓는다.두번째로 원작에서 늑대가 입김으로 집 한 채를 날려 버린다는데 사실 조금 불가능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덩치크고 못된 돼지는 아무리 센 입김을 불어도 집은 날아가지 않는다.
3형제가 합심해서 지나가는 동물들에게서 얻는 재료들로 튼튼한 집을 한 번 살펴보자. 처음에는 벽돌집- 돼지는 쇠망치를 들고와 부셔버린다, 두번째는 콘크리트 집-이번에는 구멍뚫는 기계로 집을 부셔버리는 못된 돼지.
세번째로 지은 집은 철근과 철조망, 철판과 자물쇠를 동원한 일종의 요새와 같은 건물이다. 세상에서 가장 튼튼하고 안전한 집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슬렁 거리면서 다가온 돼지는 다이너마이트를 동원해 집을 '쾅~~' 날려 버린다. 정말 놀라운 돼지라는 생각마저 든다..^^;
아슬아슬하게 빠져 나온 늑대 3형제가 이번에는 무엇으로 집을 만들까, 궁금하지 않는가? 이 집 덕택에 평화를 찾게 된 늑대 3형제와 돼지는 그 후로 사이좋게 지내게 되는데, 여러분도 한번 그 집을 만든 재료를 상상해 보시길 바란다.
우리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콧김을 씩씩 불고 입김을 훅훅 불어..'라는 돼지의 대사 부분에서 실제로 아이에게 힘껏 입김도 불어 주고 콧김도 불어주면 무척 재미있어 한다. 그리고 가엾은 늑대 3형제의 대사 '안돼, 안돼! 절대로 안돼. 털끝만큼도 들어올 수 없어. 너에게 줄 꿀차는 없어!'를 몇 번 읽어주고 나면 아이들은 그 부분에서 대사를 외워 늑대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과 어울려 책을 읽는다면 이 책을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아이가 좋아하는 책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패러디이긴 하지만 아이들은 원작보다 이 책을 더 재미있어 하고 자주 읽어달라고 한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아이로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3형제 이야기'도 사 주려고 하는데 원작과 다른 패러디 이야기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