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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렇게 어질러 놓았지? - 인지 능력 계발 시리즈 I 날개책
필립 호돈.제니 타일러 글, 스테판 카트라이트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친척에게 얻어 온 장난감, 과자사먹으면서 나온 작은 장난감들, 선물받은 인형 등등.. 아이들의 방안 곳곳에 산재해 있는 장난감들을 보면 휴~하고 한숨부터 나온다. 그것들은 치워도 치워도 늘 곳곳에 어질러져 있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아예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치워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쩔수 없이 엄마가 수고를 아끼지 않고 치워대야만 집안을 그나마 발 디딜 곳이 있는 곳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 방 치우고 거실을 치우는 동안에 아이는 조용히 치운 방에 다시 장난감을 늘어 놓은 것 또한 현실이니....
무엇인가 찾는 물건이 있다며 이 물건, 저물건 다 끄집어 내어 쌓아두고는 미안해~라고하는 동물들.(그것 하나 찾으려고 온갖 물건들을 무더기로 꺼내 놓다니... 애들하고 똑같애) 엄마가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엄마는 아이가 그런줄 알고 '네가 그랬니?'하고 물어보시니, 아이와 강아지는 결백을 주장하고, 물건을 어지른 동물들은 무엇인가 찾느라고 그랬다고 변명을 댄다. 결국에는 아이와 강아지들이 물건을 잔뜩 쌓아놓고는 동물들에게 미안하다고 한다...좀 어린 아기들과 이 책을 볼 때에는 동물들이 찾는 것, 숨겨진 작은 오리등을 아이에게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해 주어야 할 것이다.
정말 실감나는 것은 수시로 변하는 강아지의 표정이다. 누가 어질렀느냐는 추궁을 받고 처음에는 당황한 듯이, 그 다음에는 황당하다는 듯이, 나중에는 화가 났다는 듯한 표정이 강아지의 심적 상태를 잘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나중에 아이와 함께 물건을 쌓아 놓고는 환한 표정으로 '나도..'라고 동조하는 걸 보면 일종의 복수가 아닐까? 마지막에 아이가 '우리 이제부터는 어지르지 말자!'라는 말을 하는데 우리 아이들도 이 책을 읽고 좀 덜 어지르고, 스스로 치웠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아니, 어쩌면 아이들은 방안 가득히 펼쳐놓은 자기들만의 세상에서 기쁨을 얻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