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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같이 놀자 ㅣ 달팽이 과학동화 1
심조원 글, 박경진 그림 / 보리 / 200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달팽이 과학동화는 4-5살 아이를 둔 엄마라면 누구나 한번쯤 욕심을 내는 책일 것이다. 이 책은 그 첫번째 이야기.. 아직 어려서인지 변신 마법을 할 때마다 한 가지씩 빠뜨리는 것이 있는 어린 도깨비. 곤충들과 친구가 되고 싶어 마법을 부리지만, 빠진 그 부분때문에 어느 곤충들과도 어울려 놀 수 없어 심심해 하는 도깨비를 통해 각각의 곤충들이 가지는 고유한 특징들이 잘 나타나 있는 과학 동화책이다. 그리고 '친구'라는 표현대신에 북한에서 쓴다는 이유로 사용을 꺼려하는 '동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눈이 어두운 대신 발달한 더듬이를 이용하여 몸에서 분비되는 페로몬으로 상대방과 의사 소통을 하는 개미. 그리고 자외선을 볼 수 있는 겹눈으로 날개의 무늬와 색깔을 구분하는 나비나 다양한 춤동작으로 위치를 동료에게 알려주는 꿀벌 등 그들만의 고유한 의사소통 체계들이 책 내용에 잘 표현되어 있다. '쓰르르쓰르르, 노래를 부르자. 쓰르르쓰르르, 동무를 찾자.' 등과 같이 간단한 노랫말로 각 곤충들의 특징을 알려주고 있으며, '~면 내 동무가 아니야, ~해도 내 동무가 아니야.'라고 반복되는 후렴구를 엄마가 음률을 살려서 재미 있게 읽어 주자. 우리 아이도 이 부분을 제일 좋아한다.
이 책을 읽어주다 보니 어릴 때 개미들이 일렬로 줄을 지어 가는 걸 보면서 신기해 하던 기억이 새롭다. 더듬이를 움직여 가며 길을 탐지하고 상대방 개미와 더듬이를 마주치는 등 분주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개미들의 행렬. 문득 장난삼아(거인의 악취미. ^^*) 손가락으로 그 통로를 문질러 버리면 잘 가던 개미들이 우왕자왕하는 모습을 보고 우스워 하던 때가 있었다. 그 때 개미들은 바로 건너편에 다른 동료개미들이 있음에도 당황하여 갈피를 잡지 못하였다. 어느 용감한 개척자가 길을 다시 찾을 때까지 혼돈 속에 헤매였을 그 때의 그 개미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말을 전하고 싶어진다.
부모님들도 학교 교육이나, TV를 통해 한 번쯤은 접해 본 곤충들의 세계에 관한 지식을 떠 올려 보면서 자녀들에게 읽어주다 보면 자신이 어릴 때 곤충을 관찰해 본 기억들이 새롭게 떠오를 것이다. 마지막 장의 보충설명에 더욱 자세한 내용이 첨부되어 있어서 아이와 함께 읽어 보거나, 엄마가 먼저 읽어 본 후 책을 읽으며 간단하게 설명을 곁들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