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원숭이의 성냥개비 손가락 - 숲속 동물 가족이야기 / 이큐북 15
최영재 / 지경사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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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놀다 놔둔 장난감을 치운다든지, 식사준비를 하는 등 잠시 집안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손가락을 빨고 있는 우리 아이. 말귀를 알아 들을 나이라 타이르면 손가락을 입에서 빼지만 또 어느 순간에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 가는 둘째 아이때문에 참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손가락에 굳은 살이 생기고, 갈라져서 피가 나고, 곪고 열이 나서 퉁퉁 부은 손가락을 볼 때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손가락을 빨지 않을까..., 양말도 씌어보고, 장갑도 끼워보고, 밴드도 붙여 보고.. 이런저런 방법을 써보았지만 오히려 아이의 짜증은 늘어만나고.. 그렇게 고민하고 속상해하다가 아이에게 들려줄 만한 동화책을 찾아 보게되었습니다.

그래서 찾아 낸 몇 가지 책 중에서 이 '아기 원숭이의 성냥개비 손가락'가 제일 마음에 들어 구입했습니다. 혼자 읽진 못해도 아이가 이 책을 마음에 들어 하고, 책을 가지고 와서 읽어 달라고 해요. 물론 책을 다 읽을 때까지 가만 놔두질 않고 이 쪽 저 쪽으로 페이지를 넘기며 제 딴에 뭐라고 열심히 설명을 하지요. 또또가 손가락 빠는 것이나 성냥개비처럼 가늘어지는 부분보다는 주위에 어질러진 장난감을 치워야 한다는 등의 말을 늘어 놓거든요. 그런데 특히 빨간 오줌을 싼 부분과 빨간 눈물을 흘리는 부분이 가장 인상에 깊게 남는지(물론 이 부분이 책의 압권이라 할 수 있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뭐라 뭐라 한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아이가 책에 나온 아기 원숭이 또또처럼 여겨 지네요. 아마 아이도 또또처럼 손가락을 빨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을 거예요. 엄마가 싫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야단맞는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밤에 자다가 손가락이 입에 들어가는 것 만큼은 아이도 어쩔 수 없는 본능일 것 입니다. 좀 더 엄마가 신경을 써서 잘 때도 손가락을 빨지 않게 해 준다면 얼마 후에는 또또가 스스로 손가락 빨기를 그만두려고 하는 것처럼 우리 아이도 더 이상 손가락을 입에 넣지 않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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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 주세요, 아빠! 인성교육시리즈 가족 사랑 이야기 3
니콜라 스미 글.그림, 김서정 옮김 / 프뢰벨(베틀북)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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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의 아빠는 늘 회사일이 바빠서 아이에게 책 읽어줄 겨를이 없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미 출근해 버린 아빠, 늘 12시경에야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는 아빠... 아이는 일주일에 서너번정도, 그것도 주로 주말에나 아빠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얼굴을 마주할 시간이 없으니 아이 아빠는 딸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고 싶어도 늘 때가 맞지 않아 정말 아주 가끔씩밖에 아이와 놀아 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빠가 집에 있는 날이면 아이는 '아빠, 같이 놀아요, 책 읽어 주세요..'라고 졸라대지만 아빠는 잠을 더 자고 싶다거나, 자신의 책 읽기에 더 열중하고 싶어 아이의 책읽기는 건성이 되곤 한다. 늘 엄마인 내가 책을 읽어 주는 입장이다 보니 가끔씩은 아빠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는 시간을 가져 보길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이 책을 아이에게 읽어 주면서 느낀 거지만 아빠 역시 할 일이 있고, 하고 싶은 것이 있겠지만 좋아하는 동화책을 끝까지 읽어주길 바라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 주어야 할 것 같다. 올바른 비유는 아니겠지만 좋아하는 드라마를 한창 재미있게 보는데 갑자기 TV를 꺼버린다면 어른인 나 역시 끝까지 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고, 보지 못한다면 속상할 것 같다.

그런 것처럼 아이도 아빠가 읽어 주는 재미있는 동화책이 어떻게 전개되어 어떤 결말이 날지를 알고 싶을 것이다. 한참 책 속에 푹 빠져 있는데 중간에 읽기를 멈추어 버린다면 아이는 어쩌면 동화책 안에서 자신을 남겨 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우리도 아이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아이가 원하는 만큼 책을 많이 읽어주는 부모가 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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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15
조대인 글, 최숙희 그림 / 보림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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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아이들과 서점에 가면 자기들이 좋아하는 디지몬이나 다른 캐릭터들에 관련된 책에 더 관심을 쏟아서 엄마가 좋은 동화책을 읽어주려고 해도 듣지 않기 일쑤이다. 그런데 이 책을 펼쳐서 읽어주었더니 옆에 붙어서서 내가 읽어주는 걸 계속 듣고 있는 것이었다. 그날 서점에서 사지 않고 나왔지만 집에 와서 아이에게 물어 보았더니 서점에서 본 책 중에서 이 책이 제일 재미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책 구매시에 함께 주문하였고 도착하던 날 다른 책을 놔 두고 제일 먼저 잡은 책이 바로 이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였던걸 보니 꽤나 이 책이 재미있게 느껴졌나보다.

내기를 하자고 말은 하지만 이미 잡아먹기로 작정하고 찾아온, 힘세고 날렵한 호랑이와 나이들어 힘없고 풀 한포기 뽑을 때마다 '에고~'를 연발하는 할머니가 내기를 한다는 설정이 재미있다. 호랑이도 힘없는 할머니를 그냥 잡아먹기는 미안했던지 생색이라도 내듯이 밭내기를 제안한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것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를 본딴듯한 '팥죽 한 그릇 주면 못 잡아먹게 하지'라는 반복되는 문구이다. 아이들은 이 문구를 읽어줄 때면 후렴구라도 되는 듯 따라한다.

호랑이와의 팥밭 매기 내기에 진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쑨 팥죽을 얻어먹는 여러가지 물건들이 이쪽 저쪽에 숨는 것이 재미있는지 책을 읽어주다 보면 '어디에 있어요? 어디에 숨었어요?' 연발하며 책을 자기 앞으로 잡아당겨 숨어있는 물건을 찾으려고 책을 살펴보는 아이의 모습이 조금은 웃습기도 하다.

호랑이가 나오는 책이라고 말로는 무서워하면서도 어떤 날에는 저 혼자서도 내가 읽어주었던데로 운율을 실어 읽어 나가는 걸 보면 아이가 좋아하는 책은 따로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전집책들 중에서도 아이가 유난히 좋아하는 책들은 저 혼자서도 읽지만 다른 책들은 엄마가 읽어주어야 듣게 되는 책들이 많다.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처럼 비록 한 권의 책이지만 아이가 흥미를 가지고 스스로 찾아서 읽으려는 책이라면 좋은 책이고 생각한다. 더구나 명작동화등에 식상했을 아이가 우리나라의 옛이야기를 즐겁게 받아들여서 읽어주는 나 역시 옛날 할머니들이 손주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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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나왔네 하야시 아키코 시리즈
하야시 아키코 지음 / 한림출판사 / 199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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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물 장난을 하거나 무엇을 마시다 바지에 쏟아버리는 우리 둘째 아이.. 조금이라도 옷이 젖으면 축축하다며 홀랑 벗어버리고는 쪼르르 서랍장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아직도 바지를 입을 때면 한쪽에 두 다리를 밀어 넣고는 일어서지도 못하고 안된다고 떼를 쓰곤 한다. 그래서 '싹싹싹'이란 책을 산 후 작가의 그림도 귀엽고 해서 이 책의 시리즈 격인 '손이 나왔네'를 구입하게 되었다.

그런데 책 내용을 읽어보니 실제로 우리가 윗옷을 입을 때 보통 머리를 먼저 내민 후에 팔을 내미는데 비해 이 책에서는 아기가 한 손을 먼저 내민 후에 옷을 잡아당겨 머리를 내미는 것으로 나와 있다. '일본에서는 그렇게 옷을 입나? 아니면 아기라서 그렇게 입는 것으로 표현했나? 제목을 그렇게 지으려고?' 하는 궁금증들이 들곤 한다.

어쨋거나 두 뺨이 발그레한 아기가 스스로 옷을 입으며 짓는 갖가지 다양한 표정들이 눈에 띠는 책이다. 웃기도 하고, 스스로를 대견해 하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마음먹은 대로 잘 되지 않는 것에 화를 내기도 하는 등 이 나이에 벌써 인간의 희노애락을 다 알고 있는 아기의 역량(?)이 잘 표현된 책이라는 것이 내가 이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이다.^^ 아이가 이 책을 보면서 아이의 신체가 하나씩 옷을 통과할 때마다 재미있어하고 즐겨보는 것을 보고 참 잘 고른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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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뒹굴며 읽는 책 2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이상경 옮김 / 다산기획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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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의 표지나 그림을 보았을 때 조금은 실망했다. 다른 동화책들의 그림과 비교해 보았을 때 너무 단순하다고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난 후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와 엄마를 잃어 버린 아이의 마음을 잘 나타내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잃어 버려 찾아 헤매는 엄마나 엄마를 찾지 못해 이리저리 쫒아다니며 울고만 있는 아이나 정말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고 영원이 잊혀지지 않을 사건이 될 것이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기에 이 책의 내용이 너무도 사실적으로 다가왔고 아이도 그전의 경험을 예를 들면서 읽어 주었더니 그 후로도 수시로 찾아서 혼자서 읽어 보곤 한다.

다행히 몇 시간만에 찾을 수는 있었지만 5살짜리 내 아이를 잃어 버렸던 오후, 비록 단 몇 시간이었을 뿐이지만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해 보면 아찔한 느낌이다. 만일 그 때 아이를 찾지 못했다면 어떠했을까. 책의 주인공인 실베스터 엄마와 아빠처럼 몇 날 며칠을 잠 못 자고, 아무 것도 먹지 못지 못하고, 아이를 제대로 지켜보지 못한 것을 자책하며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넋을 놓고 지냈을 것이다.

아이의 동생을 태운 유모차를 밀고 다면서 놀이터 주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사방을 돌아 다니며 찾아 보아도 보이지 않는 내 아이, 설마하는 생각조차 점차 사라지고 머리 속이 하얗게 비어져 울음은 커녕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진공의 시간이었다. 누가 데려가 버렸으면, 나쁜 사람에게 유괴되었으며, 어딘가를 헤매다 사고나 당하지 않았는지 하는 생각은 그 때 들지 않았다. 아이를 찾고 난 뒤 한참 뒤에야 그런 가능성들을 떠올리고 어찌나 겁이 났던지...

사자를 만나 위기를 모면하고자 순간 바위로 변해버린 실베스터는 낮이 가고 밤이 되어도,단풍잎이 지고 겨울이 와도 집에 가지 못한다. 결국 나들이 나온 그의 부모에 의해 다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온 실베스터.. 공원 관리실에서 보호하고 있던,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울어서 땟국물이 줄줄 흐르는 내 아이를 보면서 그제서야 긴장이 풀려 한참을 그 자리에 주저앉아 아이를 보듬으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던 그 때의 감격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실베스터와 그의 부모가 만났을 때의 마음을 나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6실베스터의 아빠가 금고 속에 넣어 버린 그 요술조약돌이 만일 우리 아이가 발견하였을 때 그것을 사용하는 것과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어떤 것을 선택할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 보면서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누군가를 잃고 절망하는 일이 없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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