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이 드디어! 나온다. 어떤 모양을 하고 나올지 무척 기대했던 책이다. 우연히, 재수 좋게도 먼저 읽는 행운을 차지한 나로서는 처음에 시답잖게 페이지를 넘기다가 이내 빠져들었다. 그동안 비슷한 류의 가족사가 등장하는 소설들을 많이 읽었지만 이토록! 정치적이고, 서사적이며, 상상력 풍부하고, SF적이며, 위트있고 로맨스 가득한, 그러면서 성(!)적인 소설은 처음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주노 디아스라는 작가의 문체에 흠뻑 빠져 들었는데 잠자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였다면 믿으려나? -.-;;
이건 좀 상당히 과한 칭찬이지만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읽어보면 알 것이다. 책을 읽고 주변인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강요를 많이(!)-사실, 내가 읽고 좋았다면 나는 취향이 비슷한 친구들에게 꼭 권하기는 한다. 혼자 공감하기 싫으니까, 같이 읽어봐야만 책 이야길 나눌 수 있으니까. 하지만 가제본이라 책을 읽고 싶어도 읽지 못하는 친구들은 나의 권유에 책이 빨리 나오기를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을까?!ㅋ-.-;;- 안 하는 나이지만^^; 이 책만은 꼭꼭 읽어보라고 말하고 다녔다.
작가에 대한 정보도 없고, 배경이 되는 도미니카 공화국의 정치적인 상황도 몰랐지만 우리의 어느 시대가 생각나기도 했다. 그런 암울한 시대적 상황을 거쳐 현재에 이르는 오스카의 가족사에 대해 주노 디아스는 제 삼자를 내세워 시종일관 너무나 무덤덤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며 오히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비극적인 가족사에 가슴 한구석 짠~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또 오스카의 삶을 통해 무한한 공감을 불러내는 이 소설로 작가는 첫 단편을 내고 11년 만에 낸 이 소설로 2008년 퓰리처 상을 수상했단다. 책 소개에 가득한 찬사들이 마구 이해가 될 정도다.
특히 독특했던 것은 <원주>였는데 페이지마다 별표도 많았지만 <원주>가 뒤에 있어 처음엔 읽지 않고 그냥 넘겼었다. 그러고선 책을 다 읽고 <원주>가 나오는 부분을 떼어내고 다시 한번 읽게 되었다. 세상에 <원주>가 이렇게 재미있는 것은 처음 봤다. -.-;; 책으로 나올 때 어떤 형식으로 나올지 모르겠으나 주노 디아스는 그의 소설 문체 그대로 <원주>를 달아 <원주>마저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리뷰를 적을까 하다가 너무 찬사만 늘어놓아 페이퍼가 될 것 같아 이렇게 페이퍼로..ㅋㅋ 좀 진정을 한 후에 리뷰를(책 소문 내고 싶었는데 참느라 혼났음.ㅋ) 근데 아, 이렇게 적고 보니 이 책의 홍보대사 같다;;켁!
암튼, 해마다 혜성처럼 등장하는 작가들을 대할 때마다 세상엔 정말 대단한 작가들이 너무 많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러니 어쨌든 작가들, 분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