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 그림에서 우리문화찾기 10살부터 읽는 어린이 교양 역사
배유안 지음, 엘리자베스 키스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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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에 나온 성인용 엘리자베스 키스의 그림책(!)을 읽고 싶었으나 읽지 못하고 지나버렸다. 그러곤 잊고 있었다. 지난 번 박은봉 선생 강연회에 가서 그 책이 어린이책으로 나온다는 얘길 들었다. 그제야 엘리자베스 키스의 책을 읽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더더욱 그 책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버렸다. 

이 책은 엘리자베스 키스의 그림에 <스프링벅>을 쓴 배유안 작가의 글로 되어 있다. 키스의 그림은 한마디로 너무나 예쁘다. 그 시절의 사진들을 보자치면 흑백의 인화지 속에 우울한 조선인들의 모습이 들어 있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키스, 이방인의 눈에 비친 조선의 모습은 아름답다. 아이들이 입은 한복의 색은 너무나 고왔고, 바느질을 하는 여인의 모습은 고고했으며 우산모자를 쓴 할아버지의 모습은 유쾌했다. 어디 그뿐인가? 국수를 파는 주막은 정겨워보이고 서당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너무나 귀여웠다. 이렇게 예쁜 그림들이 있다니!

더구나 키스의 그림에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리 고유의 일상용품들이  자연스레 들어가 있다. 아침부터 수다 떠는 아주머니의 왼손에 들린 '요강'이나 마당에 자리깔고 앉은 아주머니 둘이 돌리고 있는 '맷돌', 동생의 손을 잡고 있는 여자아이가 쓰고 있는 따뜻한 '남바우' 등등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이어서 더더욱 정겹다. 또 키스의 눈에 비친 우리의 강산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아름다운 그림에 배유안은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해설을 실었다. 얼굴만 내 놓은 장옷을 입은 여인네는 왜 저런 옷을 입고 있는지,한 땀 한 땀 수를 놓고 있는 소녀는 어떤 것들을 만들고 있는지, 나무 한 짐을 머리에 이고 집에 가다가 아름다운 밤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아주머니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작가다운 상상력으로 재미있게 글을 풀어냈다.

우리의 옛풍속을 이보다 더 자세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것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100년 전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 아이들에게 꼭 보여줘야할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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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내가 생각했던 것하곤 달라 읽고나서 조금 난감했다. 프랑스 소설을 좋아하고 이런 류의 소설도 그다지 거부하지 않는 편임에도 어떤 식으로 해석해야 할지 읽고난 지금도 모르겠다.

사실 아멜리 노통브와 클레르 카스티용의 뒤를 잇는 작가라는 광고를 보고 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둘을 워낙 좋아하는 편이라 주저 없이 읽었다. 처음부터 끊임없이 주절되는 화자의 글을 읽으며 난 어떤 오해를 생각했다. 뭐랄까? 지붕에서 떨어져 마비가 된 남자, 아내를 사랑했지만 이젠 남편으로서의 책임을 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으로 인해 아내를 증오하는 남편.-.-;;

왜 아내는 남편을 방치했을까? 왜 남편은 그토록 사랑했던 아내를 증오하게 된 것일까?

막스 몬네의 문체는 멋지다.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스토리로 들어가면 헷갈린다. 누군가 내게 이 책의 스토리를 얘기해주면 좋겠다.ㅜㅜ 

   
 

인생을 살다보면 이런 확신이 드는 순간들이 있다. 다른 개성을 가진 존재가 내 안에 비집고 들어와 거주하고 있다는 확신. 얼간이처럼 멍청하고 제 육신을 갖지 못한 열등감에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어서 때때로 자신이 우월하다고 내세우며 당신의 입을 제 입 삼아 당신 인생을 갉아먹는 말들만 뱉어내게 하는 그런 존재. 그런 얼간이 같고 정신나간 친구가 말을 하고 있다고 상상하면 그나마 위로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자고 뭐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 얼간이는 그렇게 큰 소리로 외쳤고, 그녀는 그렇게 알아들었다. 이제 그것과 더불어 살아가는 수밖에.   p 71

 
   
   
 

가장 잔인한 현실의 순간에 가장 아름답고 달콤했던 과거의 영상들이 눈앞을 스치고 지나가는 영상이랄까. 기억이라는 것이 사람의 마음속에 펼쳐 보여주는 것은 일종의 위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기억이라는 녀석은 자기가 너무나 쉽게 사그라지며 종국에는 우리 자신을 파괴해버린다는 사실을 잊고있다. 희망이 정말로 떠나버린 순간에는 말이다.
p140

 
   
   
 

내 생의 마지막 순간들은 정말이지 최악이다. 실존이라는 것은 솔직히 말해서 엿 같은 것이다. 숨을 거두기 바로 직전을 골라 이토록 고통스러운 순간을 선사하다니 말이다. 그것도 이렇게 내 발목을 붙잡은 못된 죽음을 기쁨과 환희가 넘쳐나는 순간으로 먼저 보상해줘도 모자랄 판에. 마치 죽음 그 자체만으로는 모자란다는 듯 고통과 절망 그리고 유기(遺棄)까지 수반하게 만들고 있다. 만일 생을 마감할 때 느끼는 우리의 고통을 덜어줄 요량이었다면 쓸데없는 헛수고일 뿐이다, 인간이란 존재는 삶이란 것에 거머리처럼 집착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마지막 한 조각까지도 놓기를 거부하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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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읽어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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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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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을 선택하는 사람은 30대 미만이면 좋겠다. 나처럼 나이 든 자가 읽는다면 분명 이 무슨 개뼈다귀 같은 소리야? 할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나도 그런 말을 했을까? 물론 아니다. 난 잘 읽었다. 하지만 다 아는 소리라는 것만 밝혀두겠다. 나에겐 별 소용이 없는 책이었다. 고로 나는 늙었다는 말이다. 단, 다른 책에선 볼 수 없었던 막말(!) 답변에 대해선 차별성이 있었으므로 그 독특함을 인정한다.

이 책을 읽을 생각은 없었다. 김어준이라는 이름은 어디에선가 듣기만 했지 그의 글을 읽어본 적도 없다. 그래서 뜬금없이 날아온 이 책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래, 한번 읽어보자! 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무슨 내용을 담았는지 책을 펼치고 본론에 들어가서야 알았다.

이 책의 장르는 자기계발서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장르다. 하지만 내가 20대에 한 권의 자기계발서에 정신이 뿅! 갔듯이 이 책을 읽고 그 옛날의 나처럼 내 맘대로 살 거야! 라고 외치는 20대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엔 살아가는데 있어 꼭 있어야 하는 다섯 가지 인간관계, 나와 가족, 친구, 직장과 연인에 얽힌 꼬이고, 고민되고, 짜증나며, 풀기 힘든 일들에 대해 상담을 하는 그들에게 막말을 해가며 답변을 한다. 읽다 보면 뭐 이런 카운슬러를 다 봤나 싶다. 근데 그게 이 사람 김어준의 어법인가 보다. 남들처럼 상냥하게 말하지 않는다. 좋은 소리도 안 해준다. 근데도 읽어보면 해답이 보인다. 시원해진다.

그러니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이 많은 젊은이들, 그대들의 행복한  인간관계에 대해서 그대들다운 답변을 원한다면 김어준에게 상담을 권한다. 해결이 되든말든 시원하긴 할 것이다. 그럼,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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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행군 - 대성당의 비밀/정복자의 군대/아른의 복수
장 클로드 갈, 장 피에르 디오네 외 글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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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도 예술도 잘 모르지만 봤을 때의 감동은 느낄 줄 안다. 이 만화가 그렇다. 흑백의 그로테스크한 그림들이 암울한 시대를 보여주는 듯하고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죽음의 행군은 많은 죽음을 보여준다. 남성적인 내용과 그림에서 보여주는 세밀한 터치와 웅장한 스케일, 작가는 20년에 걸쳐 이 만화를 완성했다고 한다. 대단하다는 말만 나온다. 감동적이다.

시대도 나라도 알 수 없지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세가지의 다른 텍스트로 보여주는 이 걸작은 각기 다른 이야기인 듯하지만 알고 보면 밀접하게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모두 여섯 편의 이야기로 되어 있는데 그중 <아른의 복수>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스토리의 진지함이나 완벽함이 돋보인다. 이중 나는 너무나 남성적인 정복자의 이야기보다는 첫 이야기인 <대성당의 비밀>이 흥미로웠다.

대주교의 침입에 맞서다가 굶주림에 의해 항복을 하고 대주교의 명령에 의해 대성당을 짓게 되는 아르쉬텍트, 그가 대성당을 완성하자 물 위에 뜨는 대성당의 건축 비밀에 대해 궁금해하는 대주교는 오만하게도 대성당을 지은 백성들의 고통따윈 기억하지 않지만 자신의 불멸성은 보장될 것이라 말한다. 그런 대주교의 말에 '중량과 평형추'의 교묘한 결합에 대해 얘기하는 아르쉬텍트.  허영에 가득찬 광인인 대주교는 그 말뜻을 알아듣지 못하고 축배의 잔을 들지만 그 순간 자신의 오만을 깨닫게 된다. 하나의 포도주 잔이  대서양의 힘을 잡아놓고 있었던 거다. 무너지는 대성당.

처음엔 내용을, 다음엔 그림을, 그다음엔 깊이를 깨닫게 해주는 만화, 만화라기보다는 예술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하는 작품이었다. 두고두고 봐야할 작품. 소장가치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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