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만 해도 분명 한 겨울이었는데 오늘은 완전 봄날이네요. 금요일이 되었고, 읽은 책들 리뷰도 써야 하고, 또 잔뜩 쌓여 있는 책들 읽어주기도 해야 하는데 이번 주말은 과연 책을 읽을 틈이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책을 가방 가득 챙겨 집에 가겠지요. 우선, 제가 오늘 챙길 책들을 소개하겠습니다.^^
『햄릿』입니다. 김정환 선생의 번역으로 이미 정평이 난 책이지요. 『햄릿』은 오래 전에, 그러니까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우리 집에 <세계문학전집>이라는 게 있었어요. 어린 저에겐 무척이나 두껍고 또 작은 활자체였기에 장식용으로밖엔 보이지 않았죠. 그래도 그 어린 마음에(어쩌면 중학생이었을까요?) 들은 것은 있어서(^^;) 셰익스피어전집 중에 「햄릿」을 들췄답니다. 헉! 언젠가도 얘기했다시피 제가 희곡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게 아마도 이 책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지만. 암튼. 딴엔 읽어보겠다고 열심히 읽었는데 몇 장 넘기지 못한 것 같아요. 그 후론 『햄릿』아니라 셰익스피어를 읽지 않았다고 할 수 있겠죠. 오늘 버스에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앞부분을 읽다보니 어디선가 읽은 느낌이 나는 거예요. 난 영화도 책도 읽은 적이 없는데… 그래서 곰곰 생각해보니 그 어린 시절에 잠깐 훑어본 것이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나요?ㅋㅋ(이래서 조기 교육이 중요한가?켁!) 사실은 오늘 <햄릿> 뮤지컬을 보러 갑니다. 일도 내팽개치고 가는 거라지요.(**만세!^^-아, 보고 왔어요. 흑, 근데 뮤지컬이 아니었어요. 이뤈!-.-) 그래서 어제부터 부랴부랴 『햄릿』을 읽게 되었답니다. 그럼, 오늘도 빠질 수 없는 페이지 놀이 들어갑니다. 오늘은 훔…제 옆에 있는 승주나무님이 128이라는 숫자를 알려주었습니다. 그래서 128쪽을 펼칠게요.(근데 승주나무의 128은 어떤 의미일까? 갑자기 궁금해지네요.ㅋ 이건 따로 점심시간에 파헤쳐봐야겠습니다) 3막의 마지막 부분이 나오네요. “그들이 위임장을 갖고요. 제 앞길을 쓸어 내고 저를 이끌어 가겠지요. 협잡 속으로. 그러라죠 뭐. 재밌거든요. 군장비 제작자를 그의 폭탄과 함께 하늘로 날려 보내는 일은 고생일 거예요.(…)” 햄릿의 말이네요. 아직 읽기 전이라 전혀 감을 잡지 못하는;;;

오늘 아침에 일어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난 어릴 때 역사, 국사 이런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나보다. 수학, 영어 같은 것도 잘 하지 못했는데 역사마저도 그렇다면 난 어렸을 때 도대체 뭘 좋아했었지? 인간이 아무리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도대체!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ㅠㅠ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했냐면 바로 『한국사 상식 바로잡기』때문이에요. 지난 수요일 박은봉 선생님의 강연을 들으러 갔었거든요. 강연회 한다는 얘기는 주위에서 들었는데 어린이 책인지 어른 책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그날에야 어린이 책이라는 걸 알고는 어? 그럼, 내 수준이랑 맞겠구나 하고 갔던 거였어요. 물론 무조건 간 것은 아니고 옆 사람 따라 간 것이지요. 책은 아직 못 읽었지만 가서 강연을 들으니 아주 재미있더라구요. 우리가 역사에 대해 잘못 생각한 오류를 바로 잡아 주었는데(긴 이야기는 따로 후기로 올릴 게요^^) 암튼, 재미있게 강연을 듣고 뒤풀이까지 따라가서 조금 더 역사에 대해 듣고 왔답니다. 박은봉 선생님 참 멋지구나! 하면서.^^ 그럼, 이 책의 128쪽엔 뭐가 나오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헉! 맨 끝장인 셈이네요. 쪽수도 나와 있지 않고;;; 사진과 그림의 출처, 도움을 주신 분들. 하지만 그냥 넘어가면 섭섭하니 마지막 장을 볼게요.^^ 127쪽이네요. “임금 이름의 ‘조’는 맏아들에게만 붙였을까?” 라는 제목이고 “‘조’는 맏아들에게만 붙인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그래서 태종이나 세종은 큰아들이 아니어서 ‘종’을 붙였다고 해. 하지만 맏아들에게만 ‘조’를 붙였다는 건 사실이 아니야. 세조 임금은 둘째아들이었어.” 아, 그렇군요. 역시 저의 역사 수준은 초등이에요;;

이 책은 제가 밀고 있는 책이에요. 『유령 비행기』처음 이 책을 받아 봤을 때, 확! 느낌이 왔지요. 와~재미있겠다. 제가 좀 독특한 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렇게 많은 단편이 들어있으면 조금 부담스러운데 이 책은 그렇지않더라구요. 단편마다 다른 주제를 가지고 풀어내는 작가의 실력이 남달라보였어요. 독특한 이야기 형식도 마음에 들고 말이죠. 그래서 여기저기 친구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있는데 독특한 이야기 형식이 마음에 든다고들 하더군요. 우리나라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인데다 소설인데 일러스트가 들어있답니다. 그래서 팝아트소설가라고 해요.^^ 이 책의 128쪽은 「동물원의 동물」이라는 단편이네요. 실연당한 동물원 사육사가 동물 우리의 문을 모두 열어놓고 아프리카 독벌전시장 안으로 몸을 던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예요. 도망간 엄마가 있는 에밀리의 마음도 사육사와 같은 마음을 하고 있죠. 128쪽은 그 이야기의 끝부분이에요. 아빠와 에밀리가 서로 화해하는 장면이 나오네요. “”학교에서 소리 지른 것 미안해요.“ 에밀리가 말한다. 도트 씨는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한다. ”그래,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지.“ 에밀리는 가쁘게 숨을 쉬고 고개를 숙인다. ”엄마가 정말 보고 싶어요.“ 라고 중얼거린다. ”하루종일 엄마 생각이 나요.“ ”나도 네 엄마가 보고 싶단다, 얘야. 나도 네 엄마가 그립단다.“(…)”

이번엔 건강 서적 한 권 소개할게요. 이 책도 이번 주말에 후다닥 읽어치울 생각인데 과연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제 친구가 지난 한 달 동안 하루에 물 2리터씩을 마셨더니 피부가 몰라보게 좋아지고 몸도 가벼워진 것 같아서 너무 좋다고 나보고도 꼭 하루에 물 2리터씩 마셔보라고 권유를 했어요. 그럼에도 전 아직 실천을 하고 있지 않지만요; 이 책 『불로장생 탑 시크릿』은 <병 안 걸리고 사는 법> 1권과 2권으로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적이 있던 일본의 신야 히로미 박사의 <병 안 걸리고 사는 법>3탄이랍니다. 이 책에서 120세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비법으로 나오는 것이 바로 ‘물’을 마시는 거랍니다. 기본적으로 물->과일->식사->순으로 먹으면 병에 안 걸린다고 하는데, 물은 아토피도 치료할 수 있다하고 물과 수분, 소금과 염분의 차이를 알면 암을 예방할 수 있으며… 암튼 물 마시는 것은 절대로 어려운 것이 아닌데 실천을 못하고 있으니 저도 참, 게을러도 게을러도 억수로 게으른 사람이네요.^^; 이 책의 128쪽에는 이런 말이 나와요.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니 당연히 자연의 물을 마셔야 한다. 그런데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자연의 물이 거의 사라져 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자연의 물에 가까운 물을 마시기 위해서 정수기를 사용한다. 수돗물은 염소를 투입하여 살균한 물이기 때문에 그대로 마시지 말기 바란다. 정수기를 이용해 첨가한 성분만 없애고 먹으면 된다. 자연의 선물인 미네랄까지 없앨 필요는 없으며 그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을 모독하는 것이다.(…)”

‘경성’이란 말을 저는 좋아합니다. 그 시대의 이야기도 흥미 있고 그래서 경성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꼭 한번 책을 훑어보기도 합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책은 조금 색다른 책인데 바로 사진에 관한 책이랍니다. 부제가 ‘사진으로 읽는 한국 근대 문화사’라고 하네요. 『경성,사진에 박히다』그동안 여러 종류의 근대 한국에 관한 책들을 읽긴 했지만 사진에 관한 책은 처음인 것 같아요. 제가 몰랐을 수도 있지만 말이죠. 소설이나 야사, 혹은 그 시대의 신문이나 사건들을 통해 근대 한국의 일을 많이 알고 있었는데 사진을 통해 그 시대의 생활상을 엿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128쪽엔 “(…)시내 안국동 근화여학교 안에서는 전 조선을 통하여 아직 처음인 여자사진과를 설치하게 되었다는데, 사진이란 원래 기술적으로 보던지 직업적으로 보던지 여자에게 대단히 적당한 것이 될 뿐 아니라(…)” 라는 조선일보의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이 기사는 조선의 여성에게 유망한 직업으로 사진사를 소개하면서 새로 설치한 ‘사진과‘에 관한 기사입니다. 근대 문화의 창인 사진의 눈을 통해 근대 조선의 풍경들과 사건들, 거기 드리운 식민지적 그늘을 둘러보고 근대의 역동적인 삶의 모습들‘을 이 책으로 확인 한번 해보세요.

어린이 책입니다. 만날 <책읽는곰>의 책만 소개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지금 소개하면 딱 좋은 책이라서 그냥 넘어갈 수가 없네요. 온고지신 시리즈로 나온 책인데 천 년을 이어온 우리의 음식 ‘장’에 관한 그림책이에요. 바로 『가을이네 장 담그기』입니다. 이제는 다들 사 먹고 있기 때문에 ‘장’을 담그는 일은 시골에서나 하는 일이지만 우리 음식의 맛을 내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양념이지요. ‘장’은 영양 덩어리 콩을 가장 지혜롭게 먹는 방법이기도 하다는데 할머니와 함께 장이나 한번 담가 볼까요?^^ 아참! 그리고 온고지신의 책 마지막에는 항상 들어 있는 유익한 정보도 있지 마세요. 그림책에 나오는 가을이의 할머니가 가르쳐주는 ‘장’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답니다. 어린이 책이라 128쪽이 없지만 한쪽을 소개해드릴게요. “아침부터 온 식구가 부산스러워요. 메주는 솔로 박박 씻어 햇볕에 말려 놓았고요, 함지박 가득 소금물도 만들어 놓았어요. ”항아리에 실금이 간 건 아닌지 알아보려고는 거란다. 나쁜 벌레도 잡아내고.“ 항아리 바닥에 숯불을 피우고 꿀도 한 종지 부어 태웠어요. ”항아리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면 안 되거든.“

마지막으로 일본을 소개한 책입니다.『헤이안 일본』 일본 귀족 문화는 백제로부터 시작되었다는데 백제 문화의 원형을 일본 헤이안 시대를 통해 읽어보는 거랍니다. 귀신 숭배와 자유로운 연애가 충만했던 일본 헤이안 시대. 사실, 저도 그냥 제목만 들었을 때는 그다지 당기지 않았는데(제가 일본에 관심이 없으니깐) 책을 펼쳐보니 앗! 재미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 급호감도 상승했습니다. 그래서 읽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문화 교양서이기에 어려운 인문서처럼 읽기 어렵진 않을 것 같고(제가 어려운 것은 싫어하잖아요.^^:) 일본을 나타내는 혹은 그 시대의 그림이나 헷갈리는 텍스트를 이해시켜줄 사진도 많이 들어 있어 헤이안 시대의 일본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아요. 현대 일본 문화 저변에 깔린 문화의 원형이라고 하는 헤이안 시대, 오늘날의 일본 문화 마니아라면 분명 흥미로워할 것 같습니다. 그럼, 128쪽을 볼까요? 헤이안의 밤 문화에 대해 나오네요.^^ “마지막으로 밤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모두들, ‘수경신(도쿄 신도들이 경신일에 밤새 자지 않고 좌선,수도하는 것)’이란 말을 아는가? 우리 시대에는 경신일마다 반드시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음양사를 불러 주문을 외우게 하거나 문예 활동을 해야만 했다. 흔히 와카 경기, 모노가타리 경기, 관혁악기 시합을 경신일 밤에 거행했다. 이날 밤 청량전이야말고 휘황찬란했고, 음주 가무가 가장 무르익었다. 비단 청량전뿐만이 아니라 사이인도 역시 붐비기가 평상시와는 달랐다. 경심일의 밤이야말로 왕조 문학의 출발점이라고? 음, 당연히 이렇게 말할 수가 있다.(…)‘ 오, 어쩐지 이 글을 읽으니 호기심이 더욱 당기네요. 음양사라든가 모노카타리 등등.^^;
오늘은 적다 보니 좀 많아진 것 같아요. 근데 이것들은 정말!! 주말에 다 읽어줘야 할 책에 속한답니다. 하지만! 과연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어린이 책은 후다닥 읽어치우고, 건강에 관한 책도 후다닥 읽어버리고, 나머진 천천히 읽어야겠어요. 그럼,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전 오늘 영화 <눈먼 자들의 도시>를 보러 갑니다. 그러고 보니 『눈뜬 자들의 도시』까지 나와 버렸는데 아직도 전 『눈먼 자들의 도시』를 읽지 못했네요. 영화를 보고나면 책을 읽게 될까요?? 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