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녀의 일기장
전아리 지음 / 현문미디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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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선생의 『개밥바라기별』을 읽고 최인호 선생의 『머저리 클럽』을 읽어볼 생각을 하다가 그보다는 세대가 다른 전아리의 『직녀의 일기장』을 읽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아리가 누구던가! 신동(!)작가가 아니던가.^^ 『시계탑』과 비슷한 플롯의 성장소설이지만 『시계탑』에 비해서 좀 가볍다. 어쩌면 이 소설이 더 전아리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딱 그 세대이야기여서 어딘지 성숙한 문체를 보이던 전아리에게 맞는 문체랄까?

황석영 선생의 책을 읽고 이 책을 읽는 것은 직녀를 죽이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만 위외로 그렇지 않았다. 유준의 성장통이나 직녀의 성장통이 비슷하기에 그럴 것이다. 다만 유준은 그 시대만큼이나 무게감이 있고 직녀는 요즘 아이들답게 가벼워서 발랄 경쾌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학교짱이면서 집에선 찬밥인 직녀가 우등생 민정과 모델 지망생 연주와 가꾸는 뒤죽박죽 우정은 코믹하면서도 어쩐지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떠오르면서 웃음짓게 만든다. 어떤 어려운 일이 생겨도 쿨하게 대처하고 말썽만 피우는 짱처럼 보이지만 그 내면에 간직한 비뚤어지지 않는 천성은 여태것 보아온 조금은 불량한 학교짱들하곤 다르다. 그래서 직녀의 성장통이 귀여워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한편으론 직녀의 사춘기가 걱정이 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별일 없을 것이라는 믿음이 간다. 우리 청소년들이 모두 직녀나 연이처럼 영악해보이지만 실상은 나약하면서도 건강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벌써 장편을 두 편이나 발표한 작가가 된 전아리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두 편의 성장소설이 나왔으니 이젠 좀 다른 장편이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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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토끼 어딨어? 모 윌렘스 내 토끼 시리즈
모 윌렘스 글.그림, 정회성 옮김 / 살림어린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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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쾌하기 그지없는 그림책을 보면서 유독 인형을 좋아하는 조카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동생이 없는 조카에게 인형들은 동생이면서 친구이기에 하나하나가 그 어떤 보물보다도 소중하고 애틋하다. 언젠가는 중국 여행에서 두고 온 '빨딸랑'이라는 곰 인형을 잊지 못해 슬퍼했는데 다행히도 제주 테디베어박물관에 똑같은 놈이 있어 마침 그곳에 여행간 제 아빠 친구의 도움으로 '빨딸랑'을 다시 찾은 적이 있었다. 그때 돌아온 '빨딸랑'을 보며 얼마나 좋아하던지;;;  또 이런 경우도 있다. 제주에 여행에 갔다가 유독 곰돌이 인형을 좋아하는 조카 생각에 사다 주었던 '테디'라는 이름의 곰 인형을 미국 여행에서 잊어버리곤 돌아와 잠자리에만 누우면 '테디' 생각에 울음을 터뜨리는 조카의 모습을 보다 못해 온 가족이 동원 되어 똑같은 놈을 찾으려 무던 애를 썼었다. 그러나 곰 인형도 세월이 가면 옷의 스타일도 재료도 달라지는 터라 겨우겨우 최대한 비슷한 놈을 그 역시 제주에서 발견하여  주었더니 저도 그 곰이 '테디'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태미'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는. 그러곤 한동안 데리고 놀 때마다 "우리 테디는 어디 있을까? 착한 친구가 데리고 가서 잘 놀아 주겠지?" 하며 한마디씩 던지더라는…. 그러니 내가 어찌 이 귀여운 그림책의 트릭시를 보고 내 조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이에게 인형은 최초의 친구이다. 그런 인형이 아이에게 있다는 것은 자랑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내 토끼 어딨어?』의 트릭시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꼬마 토끼가 그러하다. 그러니 어디든 데리고 가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유치원에서 트릭시는 소냐가 가지고 있는 토끼 인형을 보게 된다. 그건 트릭시의 꼬마 토끼와 똑같이 생겼던 것! 서로 자기 토끼가 더 좋다고 다투던 트릭시와 소냐. 그 모습을 본 선생님은 결국 유치원이 끝날 때까지 토끼들을 보관하기로 한다. 우울해졌지만 수업이 끝난 후 각자의 토끼를 돌려받고는 다시 기분이 좋아져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이 그림책의 그림은 꽤 독특하다. 흑백사진 속에 컬러풀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즉 사진과 손으로 그린 스케치를 조합한 것이다. 잡다한 도시 속 풍경들을 삭제하고 순수한 동심의 마음을 담았다. 또한 스케치 속에 나타난 인물들의 익살스런 표정이나 감정 표현들은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신나게 자다가 불현듯 눈을 뜬 트릭시의 발광된 눈의 모습이나 동그란 눈으로 걱정 가득한 모습을 담고 소냐를 만나러 뛰어가는 모습, 또 서로의 감정이 똑같다는 것을 발견하고 둘이 키득거리며 웃는 모습들은 정말 너무 귀엽다.

 

 

우연한(!) 소통으로 단짝 친구가 된 트릭시와 소냐! 그 둘의 모습에서 사회로 첫 발을 내디디며 인형이 아닌 친구와의 우정이 시작됨을 보여준다.

 

이렇듯 작은 그림책 한 권이 그 어떤 소설들보다도 더 가슴 뭉클하고 따뜻하며 재미있다는 것은 그림책을 볼 때마다 느끼는 바이다.

 

아, 트릭시는 소냐의 토끼를 보는 순간 세상에 단 하나뿐인 토끼인 줄 알았던 꼬마 토끼가 또 하나 더 있다고 상심해 했지만 그림을 잘 살펴보면 똑같은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고로, 이 그림책은 그림을 잘 음미하고 하나하나 살펴보며 그림의 감정을 읽어봐야 한다는 사실. 트릭시가 되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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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가 뭐예요? - 초등 4학년 국어활동 3 교과서 수록 도서 철학하는 어린이 (상수리 What 시리즈) 3
오스카 브르니피에 지음, 양진희 옮김, 프레데리크 레베나 그림 / 상수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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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가 뭐예요?

 

나는 그다지 질문을 잘 하는 편이 아니다. 어릴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궁금하면 혼자 고민하고 찾아보다가 그래도 안 되면 그제야 물어보는 편이다. 그래서 가끔은 그런 일로 인해 손해 보는 일이 많다. 그건 내 혈액형하고도 관련이 있는 것 같고, 소심해서이기도 한 것 같고, 내 살던 시절의 보수적인 어른들로 인해 내가 잘못된 질문이나 엉뚱한 상상력에 대해 이해받기보다는 잘못되었다고 다그친 어른들이 있어서 그런 것도 같고, 이미 이 나이까지 그러며 살아도 불편한 것이 없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더구나 요즘 같이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에는 검색만 하면 '오버'된 정보까지 찾아낼 수 있지 않은가? 뭐 그래도 가끔은 어떠한 궁금증이 유발하여 그걸 못 참을 때가 있으면 그 즉시 풀지 못하고 혼자 고민하는 나를 보며 스스로 가엾게 여긴 적이 한두 번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래서 조카들에겐 늘 궁금한 것은 물어봐라, 물어서 손해 볼 것 하나도 없다. 라고 말한다. 왜? 그런 것은 어릴 때부터 풀어보는 성격을 가져야 하므로.

 

우연히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 앞서 나온 『행복이 뭐예요?』『함께 사는 게 뭐예요?』를 본 적은 있지만 읽어보질 못했다. 철학적인 질문들에 별 관심이 없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유독 이 책은 처음부터 눈길이 갔다. '자유'라는 단어 때문일까?

 

자유는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것을 말한다. 그 뜻을 풀이하자면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리기도 한다. 이 책은 '자유'라는 것에 꼬리에 꼬리를 물며 질문을 해댄다. 내가 원한다고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는 건가? 만약 그 모든 일을 할 수 없다면 그 이유가 다른 사람으로 인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는 건가? 그렇다면 어른이 되면 모든 것에 자유로워지는 건가? 등등 읽다보니 정말 궁금해지고 만다. 하지만 책에 나오는 것처럼 내가 원한다고 해서 새처럼 하늘을 나를 수는 없는 것이고, 원하지 않았다고 해서 부모님의 자식으로 태어나지 않을 수는 없는 거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원하는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인가? 자유라는데?

 

이 책은 어린이용 철학이야기지만 어른인 내가 읽고도 해답을 찾을 수 없다. 그것은 아이나 어른을 떠나서 스스로 느끼지 않으면 풀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엔 어른이 되고도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 많으며 자유를 얻었음에도 그 자유를 써 먹을 줄 모르고 책임질 줄 모르는 어른들이 무수히 많다. 그러고 보면 어른이 된다고 해서 자유를 얻는 것은 아닌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하나하나 궁금증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자유에 대한 깊은 사고력과 통찰력이 생긴다. 또한 그런 사고력과 통찰력을 가짐으로써 아이들이 '자유'에 대한 건전한(?)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며 좀 더 나아가 '자유는 보물처럼 지키고 아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책을 덮고도 '자유'에 대한 생각은 꼬리를 문다. 내가 그동안 자유롭다고 생각했음에도 알고 보면 얼마나 자유롭지 못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고 또 자유가 주어지는 만큼 얼마나 큰 책임감이 같이 주어지는지를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해결이 안 되는. 어쨌든 철학은 머리 아프지만 흥미로운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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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의 황홀한 여행
박종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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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목적엔 각자의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한 그 취향을 얼만큼 표출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즐거움도 따라 갈 것이다. 자고로 여행의 즐거움이란 여행을 떠난 당사자가 오매불망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하며 관심을 가졌던 분야이어야만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오로지 휴양을 하러가기도 하고 또 다른 이는 자신이 일하는 분야의 다른 면을 보기 위해 찾아가기도 한다. 또 그렇게 보고 느낀 점을 유감없이 끄집어내어 책을 엮으면(요즘은 정말이지 너무나 많은 여행자들이 책을 내고 있다) 그곳에 관심이 있는 독자로서 그들의 취향과 잘 어울리는 여행 책을 고르게 된다. 그렇게 책을 골랐을 때 생소한 그곳의 느낌을 저자의 기분에 따라 공감하는 재미는 색다른 기분을 준다.

 

저자의 개성이 너무나 뚜렷한 책 『황홀한 여행』은 그런 점에서 꽤 괜찮은 여행 책이다. 다만, 오페라나 클래식에 문외한인 사람은 읽다가 조금 지루함을 느낄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하더라도 클래식이니 오페라니 하는 것들은 다 그렇지 않은가? 몰라도 아는 척 하기 위해 지루함을 참고 그것들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 그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면 여행과 오페라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박종호는 클래식과 오페라를 좀 아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었음직한 '풍월당'이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클래식 전문 음반 매장을 차려 세상을 살짝 놀래켰던 장본인이다. 의사이면서 이미 몇 권의 오페라 관련 책을 펴내 오페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이던 그가 언젠가부터 수없이 들락거리던 이탈리아에 관한 여행 책을 펴냈다. 이탈리아는 오페라가 가장 대중적으로 이루어지던 나라였고 오페라 애호가인 그로선 그가 좋아하는 예술과 자유라는 코드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서울 시내를 걷다가 '베네치아'라는 글자의 간판만 보아도 가슴 설레게 했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이며 자연으로 된 것이라고는 단 하나도 없는 베네치아를 필두로 모차르트의 비극 오페라 《폰토의 왕 미트리다테》를 영화화했을 때 오페라의 모든 장면을 촬영한 '올림피코' 극장이 있는 비첸차,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백악의 건물 두오모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밀라노, <로마의 분수>라는 멋진 관현악곡을 만들어내게 했던 다양한 분수들(곡의 이름이기도 한 : 새벽의 '줄리아 골짜기 분수', 아침의 '트리토네 분수', 한낮의 '트레비 분수', 황혼의 '메디치 빌라 분수')이 있는 로마, 학창시절에 한번쯤은 불러본 적이 있는 가곡 <돌아오라, 소렌토로>의 소렌토까지 박종호가 말하는 이탈리아의 매력은 끝이 없다. 또한 그의 해박한 지식과 경험담에서 나오는 이탈리아 도시들의 낭만과 열정, 예술적 기질들은 박종호가 아니면 절대로 풀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오페라나 클래식에 관해 아는 것이 그다지 없는 나로서는 간간히 나오는 영화나 다른 책에서 보았던 도시의 풍경만으로도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는데 그 속에 오페라와 클래식의 지식까지 집어넣기가 심히 괴로웠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서서히 스며드는 『황홀한 여행』의 매력은 '과연 이탈리아의 예술은 위대했고 삶은 아름다웠음'을 느끼게 해주었을 뿐 아니라 과연, 여행의 즐거움은 취향과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박종호의 황홀한 여행』, 그 황홀함에 빠져 며칠 아주 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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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과연 몇 권을 읽을 것인가? 읽고 싶은 책은 너무나 많고 시간은 모자라고
아~미치겠다.-.-


20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나폴레옹광
아토다 다카시 지음, 유은경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8년 8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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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 / 레디앙 / 2008년 8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내일 수령"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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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의 아이 1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08년 8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08년 08월 27일에 저장
구판절판
해수의 아이 2
이가라시 다이스케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08년 8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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