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이가든
편혜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후속작 『사육장 속으로』를 읽으며 편혜영의 글에 익숙했다 생각했고, 백가흠의 소설들을 읽으면서 마음 단단히 잡았건만 늘 이런 소설을 읽으면 마음이 쿵! 무너져버리고 불편해진다. 아, 이런 젠장! 이럴 줄 예상은 했건만. 백가흠도 그랬고 편혜영도 그렇다. 후속작을 먼저 읽고 전작을 읽었는데 두 작가 공히 전작들의 강도가 훨씬 쎄다. 그럼에도 읽고 나면 불편함과 동시에 뭔가 시원해지는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너무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비현실인 것처럼 느껴지는 사건들, 인간이기에 그러한 지옥과도 같은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남들은 다 감추고 싶어하는 것들을 적나라하게 까발려 끔찍하고 때로는 기괴하여 혐오스러운 것들을 보며 어이없게도 삶을 느낄 수 있다. 

서로는 마주할 수 없는 동전의 양면처럼 앞은 뒤를 상상하고 뒤는 앞을 상상하며 뒤집히면 지옥이 되었다가도  천국이 되어 버리는 인간 세상을 보여준다. 설마, 그런 세상이? 삶이 있겠어? 말도 안 돼!

세상은 항상 말도 안 되게 돌아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게 언제, 어느 상황인지는 모르겠다.
가끔 뭐가뭔지 모를 때가 있다.
읽고 나서도 뭘 읽었는지 헷갈려서 남들 써 놓은 서평을 읽어도
뭔소리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소설들.

내게 기억나는 한 편의 소설은 로맹 가리의 그 유명한,
하필이면 새가 왜 페루에 가서 죽는지 책을 읽고도, 리뷰를 읽고는 더
머릿속이 복잡해진, 결국은 읽기를 포기하기에 이르렀지만
내 기필코 다시 도전하리라 마음 먹게 만들었던 소설.

그리고 또 한 권의 책 탄생!

어제 버스안에서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헉! 이게 뭐야? 끝이야? 그럼 마리는 누구고 마들렌은 누구란 말이야?
뒷부분엔 친절하게 해설을 해주는 분도 안 계시고
오롯이 내가 상상하고 생각해야만 한다. 

리뷰들을 읽었는데도 잘 모르겠다.
마지막의 부분을 누가 내게 설명을 좀 해주었으면 -.-;;;

얇다고 얕잡아봤다가 큰 코 다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중력 증후군 - 제1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윤고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주 영화 <나는, 인어공주>를 봤다. 그 영화에 나오는 남자주인공은 달에 있는 땅을 돈이 남아도는 할일 없는 인간들에게 팔아먹는다. 내가 먼저 차지하면 주인이라는 공식도 웃기지만 그런다고 아무 생각없이 달에다 땅을 사는 인간들도 좀 웃기긴 했다. 그런 비슷한 이야길 어디선가 본 적도 있는 것 같긴 한데… 아무튼 달이다. 이 소설에도 달이 나온다. 제목이 말하듯이. 

독특한 이야기다. 어느 날 갑자기 지구에 달이 늘어나면서 생기는 일들을 적었다.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그런 달이 아니라 별처럼 반짝이기만 하는 작은 달이다. 그게 달인지 아닌지는 망원경으로 확인해야만 할 거다. 하지만 달로 인해 사회에선 별 일이 다 생긴다.

우선 주인공의 엄마가 집을 나간다. 그리고 주인공은 알 수 없는 병을 앓는다. 두 번째 달이 생겼을 땐 그래도 그 신비함으로 인해 판타지가 되었으나 세 번째 달이 생기자 판타지가 재앙으로 변한다. 투신자살, 살인, 강간, 절도 폭력까지. 그러다 네 번째 달이 나타나자 이젠 판타지도 재앙도 아닌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나는, 인어공주>에서와 같이 '봉이 김선달'이 나타난다. 달에 납골당을 짓겠다나? 그렇게 여섯 개의 달이 떠오르고 세상은 뒤죽박죽!

정말 엉뚱하고 대담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작가는 남자가 아니고 여자이다. 근데도 글을 읽어보면 도저히 여자 같지 않다. 하긴 여자라고 이런 상상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내가 그동안 너무 여자다운 글들만 읽었었나 보다.

문학상이라고 일컫는 작품들 중에서 그래도  한겨레문학상만은 읽어줄 필요가 있겠다. 작년에도 그렇고 이 작품 역시 꽤 신선하다. 비슷비슷한 류의 작품들 속에 유독 도드라져 보인다. 다만 아직은 시작이라 완성도는 어쩔 수 없다. 그 점만 이해한다면 이 책으로 이 여름 유쾌하게 보낼 수 있을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레인보우 동경』을 보는 순간 아하! 이런 구성도 재미있겠구나 싶어 올려봅니다. 제가 한감성(?!)을 하는 사람입니다. 시 같은 글만 보면, 특히 그것들이 제 마음을 건드리는 지나치게 감성적인 글들이면 거의 죽음이랍니다. 제가 귀가 얇은 편인데 눈도 얕은가봐요. 남들은 별 것도 아닌 거라는데도 저는 마구 밑줄을 그으며 공감하고 또 공감하고, 좀 못 말리는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못 말리는 처자가 푹 빠져 버린 감성적인 여행 책을 몇 권 소개할까 해요. 다른 페이퍼에 올린 책들과 중복이 안 되게 하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중복이 되는 책도 있겠네요.^^*

 


첫 책은 뭐니뭐니해도 이 책이 일번이에요. 처음 이 책을 본 순간 거의 폭 빠져 버렸다는. 어느 것 하나 빼 먹을 글이 없어요. "내가 잡을 수 없는 것들이 하나 둘 늘어간다는 사실에 참을 수 없어 더 이를 악물고 붙잡는다. 사람들이 가질 수 없는 것에 분노한다." "우리가 오늘을 살고 있어서 가치가 적다고 생각되는 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인생은 왜 이럴까, 라고 탓하지 마세요. 인생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나는 왜 이럴까 ……」라고 늘, 자기한테 트집을 잡는 데, 문제는 있는 거예요." 그리고 "언제나 한 가지 대답이면 된다. 닥치는 대로 ……./될 대로 되라./난 겁내지 않는다./이것도 운명이다. 이 모든 걸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존재한다. 라틴어 '케 세라 세라(Que Sers Sers)'"까지. 물론 여기에 적지 않은 멋진 글들이 있지만 이것들이 아주 제 맘을 후벼 파고 있답니다. 『끌림』, 그야말로 이병률 시인에게 끌리고 말았지요.^^

 


시인들의 글은 산문을 적어도 시 같은 느낌을 받아요. 언젠가 조병준 시인이 쓴 여행 책 『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를 읽은 적이 있어요. 그 책을 읽을 땐 조병준 시인이 시인인 줄도 몰랐었죠. 저자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책을 읽다보니 뭔가 묘한 느낌이 들었어요. 글들이 너무나 감성적인 거예요. 그래서 이게 뭐야? 글이 왜 이래? 하다가 누구야? 하며 저자 소개를 본 후에 고개를 끄덕였답니다. 아하! 시인이구나. 그래서 글이 이토록 감성적이구나.^^  레인보우 동경』을 펼쳐보니 이 책의 저자 중 한 분인 김경주 님도 시인이군요. (아, 그러고 보니 그의 여행 책 『패스포트』를 사고 싶어 고민했는데 잊고 있었네요. 아무튼) 그래서인가요? 글들이 확! 제 눈을 끌어당기네요. "상처를 받고 음악을 들을 때마다 나는 어항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야" "그녀가 단 한 번 눈동자를 깜빡하는 동안의 이야기"라든가 "나는 멍들지 않을 거야" 같은 글들 역시 훔.(근데 제가 맘에 드는 그 글들을 김경주 시인이 쓴 게 확실한가?요? 혹시 문봉섭 님이었으면 죄송!^^;;)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제목에서부터 풍겨오는 뭔가 아릿한 느낌은 그의 글에서도 느껴집니다. 유일하게 시인이 아닌 저자인데도 그의 글을 읽다 보면 괜히 쎈티해지고… 그게 아마도 혼자서 여행을 하며 고독(!)을 씹은(?) 탓이 아닐까 싶어요.^^ 정말 혼자서 미국을 동서로 횡단한다는 것은 얼마나 외로운 일일까요? 물론 모든 여행자들이 여러 명이기보다는 혼자서 다니는 경우가 많지만 어쩐지 혼자서 차를 타고 여행을 한다는 것은 더 외로운 것 같아요. 배낭여행자야 버스를 타면 친구를 사귈 수도 있지만 차를 몬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든 혼자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니까요. 여행자들을 보면 대부분 서른이라는 고비를 무척 힘들게 넘긴 후 떠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서른이 그렇게 힘들었나? 이미 지나버린 나로선 도무지 기억이 안 나네요.^^ 근데 저자인 김동영 님도 그 고민이네요 "내가 살아온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안 될까. 그렇게 한 살에서 죽는 건 어떨까."하고.

 


 

요즘은 시인들도 사진 찍는 솜씨가 장난 아니에요. 그들의 사진을 보면 프로 사진가 같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조카에게 놀러갔는데 거실 테이블 위에 이 책『구름 그림자와 함께 시속 3Km』가 놓여 있더군요. 여행 책이라면 정신을 놓아버리는 저로서는 당장 펼쳐보았죠. 짧은 글이 적힌 몇 장의 사진을 넘기자 몽환적인 안개 사진이 눈에 확 들어오더군요. 그러곤 이런 말로 독자를 유혹하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나의 여정을 기록할 수 있는 깨끗한 노트 한 권과 모나미 볼펜 한 자루. 발에 꼭 맞게 길들어진 운동화 한 켤레. 내 불안한 몸을 감싸줄 티셔츠 몇 장. 필름 한 통. 우리가 길을 잃지 않게 도와줄 지도 한 장. 이것들을 담을 수 있는 조그만 배낭하나. 그리고 약간의 자신감. 괜찮아. 모든 게 잘 될 거야." 그래서 저자의 약력을 다시 보게 합니다. '어? 이 사람도 시인이네? 사진도 직접 찍었네?' 하고 혼자 놀라죠. 사진은 그곳이 어디인지 가르쳐주는 친절 따윈 안 베풀어요. 그저 그 사진을 두고 시인의 생각만 담아내죠. 이 책을 보는 순간, 이병률 시인의 『끌림』이 떠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어요. 아, 이게 유행이구나! 뭐 그런 쓸데없는 생각도 하고. 암튼.


시중에 출판된 여행 책을 다 사 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합니다. 어떤 이는 여행 책만큼 읽고 나면 쓸모없는 책이 없다고도 하는데 저는 안 그렇더라고요. 여행 책들을 죽~모아놓은 곳을 보고 있노라면 아유~굳이 그곳에 가지 않아도 다 알 것 같은, 그렇지만 언젠가는 나도 꼭 가야지 하는 다짐과 희망도 가지고 뭐 그렇더라고요. 올 여름은 정말 여행 책과 여행을 하네요. 근데 정말 덥다! 헥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듀마 키 2 - 스티븐 킹 장편소설 밀리언셀러 클럽 87
스티븐 킹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그 누가 아무리 뭐라고 해도 호러 스릴러엔 역시 스티븐 킹이 최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