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들어오는 신간들, 좋아하는 작가의 책과 친구의 추천을 받은 책들, 이달엔 친구들 생일도 많아 책들 무쟈게 사대겠구나 싶은데 사고 싶은 신간들마저 우르르르 쏟아져 나오니, 집에 쌓여 있는 책들은 그대로 무시한 채 신간들에 눈이 저절로 돌아가는 상황. 일단은 올려놓고 보자 싶다. 물론 다 사서 또 쌓아 놓겠지만 =.=;;; 아무튼 12월, 놓칠 수 없는 책, 책, 책
기다리고기다리던 책은 담달에 나온다나온다 하여 친구들 사이에서 '담달책'이 된 김연수 작가의 소설!!!^^ 올해는 이렇게 끝나고 마는구나! 아쉬웠는데, 이게 웬 횡재? 이 달이 가기 전에 김연수 작가의 신간이 나온단다. 물론 기다리던 그의 소설은 아니지만, 그의 산문이라니, 그것도 시와 소설을 추천해준 아름다운 그의 문장이 들어 있는 책이라니! 오늘 이 소식을 접하자마자 정신줄 놓고(아니, 언제부터 이리 좋아했다고 ㅋ) 기다리고 있다. 가는 12월 아쉬워서 무작정 잡아놓고 볼 생각이었는데 이 책을 받으려면 빨리빨리 시간이 가라고 부채질이라도 할 판이다.
아무튼 이 책 『우리가 보낸 순간』은 시리즈로 되어 시와 소설로 나뉜다. 셋트로 두 권짜리라는데 첫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에 이어, 그가 아끼는 시와 소설에 자신만의 감상을 덧붙인 책이란다. 날마다 읽은 책에서 시 99편과 소설 49편을 가려 뽑고, 한 편 한 편에 특유의 감성적인 언어를 더해 들려준다뉘!!! 『청춘의 문장들』에서 이미 그의 아름다운 문장을 알게 되었고, 『대책 없이 해피엔딩』에서 산문 실력마저 제대로 감상한지라 정말, 기대가 안 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사랑했던 날들, 어릴 적 추억, 소소하지만 아름답고 가슴 저렸던 '순간'을 이야기한다는 『우리가 보낸 순간』그 '순간'들이 어떨지 정말 기다려진다.
우타노 쇼고의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를 친구의 추천으로 미루다미루다 읽고난 뒤의 충격이란!! 아니, 어쩜 이런 반전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했다.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반전에 너무나 어이가 없어서 앞장으로 되돌아가 반전을 예상할 수 있었던 문장들을 다시 읽으며, 이런 문장이 있었는데도 눈치조차 못 챘구나, 했었다는. 그 이후로 우타노 쇼고의 책이 연이어 나왔으나 요즘 에세이에 빠져 있는 터라 읽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며칠 전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친구랑 버스타고 집에 가는 길에 어김 없이 책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 책들 속에 완전 재밌다며 추천을 해 준 책이 있었으니 바로 우타노 쇼고의 『해피엔드에 안녕을』이다. 내가 이 책을 추천받았다고 하자 누군가 해피엔드인데 왜 안녕을 고하느냐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는데, 단편집인 이 책에서 첫 단편부터 허걱! 하고 놀랐다고 하니 그 추천에 이 책이 안 궁금해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 기필코!! 이 책을 읽어보려고 한다. 도대체 이번엔 어떤 반전이기에 그 친구가 놀랍다고 했을까, 궁금해하면서.
여행서를 많이 좋아하지만, 언젠가부터 그 나라의 여행정보가 담긴 여행서보다는 에세이 형식의 여행서를 더 많이 읽었다. 나라의 정보가 담긴 여행서는 그곳에 가게 될 때 읽어도 무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데, 이번엔 이 나라가 무척 궁금했다. 리투아니아, 박칼린의 책 『그냥』에서 읽었던 십자가 언덕이 궁금했고, 지난 11월에 그곳을 다녀온 분이 올린 사진에서 트라카이 호수에 떠 있는 듯한 트라카이 성을 보며 그 아름다움에 폭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이미 내 마음은 리투아니아를 여행 리스트에 추가했다고나 할까. 도대체 리투아니아가 어디에 있는지 그곳은 유럽인지 아시아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곳이라 정보, 정보가 필요했다.
해서 나름 검색을 해대다가 만난 이 책 『유럽의 중앙, 리투아니아』는 그런 내게 딱 맞는 책이었다. 리투아니아에 살면서 리투아니아에 관한 모든 것을 블로그에 올렸던 '초유스'라는 블로거가 그동안 블로그에 소개했던 리투아니아 관련 정보들을 사진과 함께 책에 담았다. 마치 리투아니아 교과서 같은, 리투아니아에 관한 모든 정보가 들어 있는 책을 읽으면서 십자가 언덕이나 트라카이 못지 않게 내 눈길을 끌은 것은 감자였는데 감자를 좋아하는 내겐 리투아니아의 감자 요리들이 왠지 다 맛있어보였다고나 할까. 그러면서 주식이라 할 정도로 많은 감자 요리가 있는 리투아니아에 나는, 참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나. 아무튼, 리투아니아를 언젠가 꼭 가야 하는 여행리스트에 넣으면서 그곳에 가기 전엔 꼭 이 책을 한번 읽을 것이라며 메모를 해두었다.
지난 달에 한창훈 쌤을 만나러 거문도에 간 적이 있었다. 한창훈 쌤을 만난 그날 저녁 방안에 오붓이 앉아 우린 지리산에 살고 있는 한 시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재미있고 웃기고 즐거웠는데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이 나는 시인이었다. 생각을 더듬어보니 공지영 작가의 트윗에 한동안 등장하던 그 분 같았다. 오홋! 그러고 보니 신문에 연재하던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 학교』를 읽어오던 친구는 연재글이 너무 재밌다며 책이 나오면 꼭 사야겠다고 얘길 했었고, 너의 추천이라면 나도 꼭 읽어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어찌나 바쁜 나날들인지 그 책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오늘 그 친구를 만나 얘기를 나누는 중에 이 책 이야기가 나왔다. 아차, 하는 순간 친구가 들려주는 단막단막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찌나 웃기고 재미있는지 당장 사서 읽지 않은 것이 후회가 될 정도였다는!
더구나 이 책의 인세가 어딘가에 기부가 된다는 이야길 듣고나니 더 빨리 사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그렇게 살아간다. 그들 모두 도시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그저 없는 사람들, 즉 가난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에겐 눈치를 봐야할 상사도 없고, 짚 밟고 일어서야할 경쟁자는 더더욱 없다. 그들 스스로를 돌보고, 또 그들끼리 서로를 돌본다. 그래서일까 그들에게는 슬픔의 존재감은 없다. 슬픔이 없는 곳에 행복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 책, 다니자키 준이치로의『세설』은 신간은 아니지만 12월에 놓칠 수 없는 책이기에 올린다. 이 책은 이희인 저자의 『여행자의 독서』를 읽다가 발견한 책이다. 일본 근대작가에게 관심이 많다는 이야긴 매번 하는 터라 또 하면 반복될 테니 그만하고, '오사카의 몰락한 상류 계층의 네 자매, 특히 셋째인 유키코의 혼담을 중심으로 당시 간사이 지방의 풍속을 섬세하게 그린 이야기'라는 데에 급관심이 가면서 당장 읽어보고 싶어지고 말았다. 그래서 아마 이 책에 대한 언급을 트윗에 올렸던 것 같고, 트윗에서 강영숙 작가님이 다니자키 준이치로라면『그늘에 대하여』라는 산문을 꼭 읽어보라며 추천을 해주셨다. 물론 그 추천으로 당장 『그늘에 대하여』는 구입을 했지만 아직도 읽지 않은 상태이고, 『세설』은 머리를 굴리며 좀 더 싸게 사겠다고 이리저리 헤매기만 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 똑같이 이희인 저자의 『여행자의 독서』를 읽은 친구가 나와 똑같은 생각으로 『세설』에 혹 빠져 『세설』을 읽고 있는데 넘 좋더라는 말을 듣고 나니 당장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나. 더구나 셋째로 나오는 유키코 이야기를 하다가, 예전에 내가 일본 이름을 가진다면 유키코라는 이름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말을 하자 그 친구가 그 우연이 너무 재밌다며 읽어보면 '나'와 유키코가 꽤 닮은 것 같다는 말을 하여 더더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리하여 결국 『세설』을 구입했다나. 유키코, 궁금한 유키코^^ 얼른 읽어보겠다!!
안 그래도 요즘은 소설보다 에세이에 푹 빠져 있는데, 여전히 고르는 책들은 소설보다 에세이가 많다. 아무래도 내가 좀 외로운 듯하다. 그래서 상상 속에 가능한 소설보다는 현실적인 이야기 속에서 그 외로움을 달래고 싶은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토록 에세이만 읽어대진 않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박칼린의 『그냥』을 읽으면서도 그녀의 삶에 무척 공감을 했는데,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은 늘 행복한 것 같다. 그래서 에세이가 끌리는 것 같다. 어쨌든 한동안 내 주변엔 에세이가 주를 이룰 것 같다는 예감. 하긴 또 몰라. 『해피엔드에 안녕을』과 『세설』을 읽고 다시 소설의 세계로 빠져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