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쩍 독서(!)에 대해 욕심이 생긴다. 책 읽는 시간이 너무 없어 미칠 지경이라는!!! 정말? 오죽하면 자다 말고 일어나서 책을 읽겠는가. 진짜? 진짜!! 라고 하고 싶지만 설마, 그걸 진짜로 믿은 것은 아니겠지?^^
뭐 그 정도는 아니지만 아무튼 읽고 싶은 책이 어찌나 많은지 집 안 가득 안 읽은 책인데다(다 알고 있다고?) 읽다만 책들로 가득한데도 신간들에게 자꾸만 눈이 돌아간다. 또 때가 때인지라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 소설들엔 너무나 자연스럽게 눈이 돌아간다. 완전 사팔뜨기처럼!!
그래서 간만에 찜하고픈, 사고 싶은, 눈독만 잔뜩 들이고 있는, 그러다가 사기도 한 책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지미 코리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세미콜론) - 크리스 웨어
자그마치 33,000원이다. 세미콜론의 그래픽노블에 맛을 본 상태라 신간 나오길 기다렸는데 이 책이 나온 줄은 모르고 있었다. 이웃에 사는 뚜루님의 포스팅을 보고 거의 반가움에 몸부림을 치면서 검색을 했는데 철퍼덕! 갖고 있던 적립금 마이너스 된지 어언 오래이고, 어제 받은 상당히 고마운 상품권 2만원으로도 살 수가 없으니 어쨌든 이 책을 사겠다면 마지막 남은 적립금 입금 날짜만 눈 빠지게 기다리든지 현금주고 사는 수밖에 없다. 만화책이니 중고도 나쁘진 않는데 신간이라 아직 나와 있질 않고. 암튼, 이 책 가장 눈독 들이고 있는 책 중에 한 권 되겠다.

『1Q84 1 - BOOK 1 <4월-6월>』(문학동네) - 무라카미 하루키
『지미 코리건』의 등장으로 살짝 뒤로 밀려난 하루키의 새 소설. 이 책의 일본 출간 소식과 출간 10일 만에 백만 부라는 기록적인 판매 소식을 들으며 과연, 어떤 출판사에서 번역할 것인가 궁금해 하고 있었다. 사실 그동안 나는 하루키의 책은 읽지 않았는데 워낙 많은 일본 문학들이 번역되고 출간 되는 시점이라 굳이 하루키가 아니어도 일본 소설을 읽자고 하자면 읽을 만한 소설들이 무척 많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전에 읽은 『어둠의 저편』에서란 작품이 워낙 실망스러웠기에 그 이후로 하루키를 읽지 않은 것도 같다. 그런 터라 하루키의 신작 소식은 너무나 반가웠다.
『해변의 카프카』이후로 7년 만이라고 하니 슬슬 하루키의 전작들을 한번쯤 다시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근데(이 책 가격 좀 비싸다 생각했다가 페이지 수보며 그래 그 정도는 받아야겠구나! 꼬리 내렸지만.-.-;) 책값이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읽고 싶은 책에 대해선 어쨌든 사야하니 명품 쇼핑보다는 훨씬 나은 소비이니 괜찮다! 스스로 합리화 하고 있다. 집에 책이 쌓여 있든 말든; 어서 오기나 해라, 하루키!

『나와 마릴린』(그책) - 이지민
이지민 작가와 통하였는지라 그 작가의 책은 무조건 궁금해진다. 신간이 나온 걸 보고선 재빠르게 구입을 했는데 1950년대의 퓨전시대극이란다. 내용이 뭔지도 모르고 오로지 작가의 이름만으로 책을 구입하는 나 같은 독자가 있으니 작가들은 더 열심히 써야 할 것이다.ㅋㅋ 이미 『모던보이』로 이지민 작가의 위트 있는 문체를 경험했고, 공감대 형성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던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달라고 한다』를 읽고 좋아, 좋아를 연발한 상황인 만큼, 홍보문구조차 제대로 읽지 않고 구입한 나를 봐서라도 부디 나를 실망시키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 있다.
고 어제까지 이 글을 적다가 집에 갔는데 어제 오늘 버스 안에서 읽은 바로는 역시 이지민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는 사실.^^ 로맨스와 위트와 술술 넘어가는 문체와 1950년대의 서울로 쏙 빠져들게 하는 매력. 이지민 작가는 확실히 보여준다.

『얼음공주』(살림) - 카밀라 레크베리
‘심리 스릴러. 얼어붙은 시체로 발견된 한 여인의 죽음을 통해 25년간 감춰졌던 비밀과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파헤친다.’ 라는 소개를 보니 급관심이 생긴다. 여름이라 그런지 요즘 부쩍 추리 스릴러 공포 소설만 읽고 있는 느낌이다. 그림책도 봐야하고 문학(!) 작품이라 일컫는 소설들도 읽어야하는데 내 머리는 장르 소설만 찾고 있다. 방금 도착한 따끈따끈한 이 책은 표지만 봐도 충분히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고도 남는다. 스웨덴이라면 어제 책을 다 읽은 『렛미인』과 얼마 전에 읽은 『밀레니엄』시리즈가 생각난다.
그러고 보니 북유럽의(스웨덴뿐만 아니라) 장르 소설들은 재미를 추구하기보다는 인간의 내면과 심리를 파헤치는 소설들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렛미인』의 영향이 좀 큰 것 같지만 북유럽의 영화나 다른 소설들에서 나타나는 색다른 문화가 그런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암튼, 『얼음공주』 속에 들어 있는 인간의 어두운 본성은 어떤 형태로 다가올지 심히 기대된다.

『여자의 사랑』『여자의 삶』(글항아리) - 쥘 미슐레
『여자의 사랑』서문에 ‘사랑은 드라마가 아닙니다’라는 차례가 나온다. 또한 ‘독신생활의 폐단과 가족의 힘’이라는 차례 역시 지금 혼자 살고 있는, 드라마와 같은 사랑을 꿈꾸는 나를 마구 흔들어대고 있다.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 도대체 저자는 ‘여자의 사랑’에 대해 뭘 이야기하자는 걸까? 다른 것은 몰라도 ‘사랑’만은 아직도 꿈을 꾸는 나로서는 쥘 미슐레가 풀어 놓는 ‘사랑’이 무척 궁금하다. 남자가 쓴 여자의 사랑에 대한 글, 과연 그는 여자의 마음을 알고 쓴 것일까?
또 다른 책 『여자의 삶』에 나오는 서문의 차례 역시 기가 막히다.(서문의 차례만 보면 이 작자(!) 이거 뭐하자는 거야? 하는 분노가 생긴다. 읽어보면 더 생길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은근 들면서ㅎㅎ) ‘왜 결혼하지 않으십니까?’ 왜 결혼하지 않느냐고? 그게 왜 궁금하지? 요즘 이런 질문 한다면 사생활 침범이나 마찬가지다. 근데 한술 더 떠서 ‘여자는 남자 없이 살지 못합니다’라는 차례가 나온다. 정말? 이 무슨 개뼈다귀 같은 소리!! 난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은근 쥘 미슐레가 뭔 얘길 하는지 꼭 좀 알아봐야겠다는 의무감마저 든다는. 암튼, 어떤 느낌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관심 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