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읽은 책 중에 서평을 올리지 못한 책이 몇 권 있다. 올려야지 하면서도 집에만 가면 멍하니 텔레비젼만 본다. 어제도, 오늘도 읽지도 못할 책을 자꾸 산다. 이젠 독서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전시용으로 책을 사는 것 같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말이다.
『바시르와 왈츠를』영화로 봤지만 책으로 보니 그 느낌이 또 다르다. 개인적으론 영화보다 책의 이미지가 더 좋은 편이다. 대사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천천히 읽어서 좋고. 하긴 책보다 나은 영화를 본 적이 어디 있었겠냐마는. 단, 영화에서 듣던 음악이 만화에선 들을 수 없어 그게 좀 아쉽다. 음악 좋았는데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누구의 말처럼 너무나 충격적인 영상에 할 말을 잃고 일어서지 못했었는데 헉! 책으로도 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온다. 아, 정말. 세상에서 전쟁이란 사라져야 하거늘… 전쟁! 문득 뜨인돌에서 나온『전쟁 세계사』란 책이 떠 오른다.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재밌다는 평을 들었는데 이 참에 한번 읽어볼까 생각만 해본다. 『바시르와 왈츠를』은 "1982년 1차 레바논 전쟁 때 베이루트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이스라엘과 공조한 기독교도 팔랑헤당 민병대들이 3,000여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무참히 대량 학살한 것을 폭로한 동명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각색하여 책으로 만든 것"이다. 이 책에서 이스라엘은 그 학살에 간접적으로 관여를 한다.『탐욕의 시대』를 읽으면서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반군에게 무기를 팔거나 독재자와의 관계를 핑계삼아 죄없는 아이들이나 민간인들이 죽어나가는 데도 모른 척하는 나라들이 있었다. 일종의 방관인 셈이다. 전쟁을 일으킨 나라보다 어쩌면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그런 나라들이 더 나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를 보고 레바논 전쟁이 궁금했는데 마침 레바논 전쟁을 배경으로 한『드 니로의 게임』이 나왔다. 영화를 보면서는 사실 레바논 전쟁에 대해 잘 몰랐던 터라 궁금한 점이 많았다. 『바시르와 왈츠를』에 레바논에 대한 언급이 나와 있어 이해를 도왔는데 『드 니로의 게임』을 같이 읽으면 좀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한 소설이라고 홍보까지 하니 사실 더 궁금해지긴 한다.
줄리언 반스의 책이 나왔다. 『사랑, 그리고』새 책이 나오면 무조건 사야만 하는 이런 습관은 그의 책을 다 읽으면 좀 사라질까? 아멜리 노퉁브처럼 처음엔 좋았지만 읽어보니 그게 그거더라! 뭐 그런 느낌을 받지는 않을까? 한데 줄리언 반스의 책은 이제 겨우 두어 권 읽었을 뿐이니 무조건 살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내 말 좀 들어봐』의 후속작이나 다름없다고 하니 아직도 읽지 않고 책꽂이에 있는 그 책을 며칠 전부터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 책을 읽으려면 어쨌든 그 책을 읽어보는 것이 좋을 테니. 근데 언제 읽느냐 말이지. 아, 책 많이 읽는다고 상 주는 것도 아닌데 읽고 싶은 책이 자꾸만 늘어나는 이 증상을 어찌 고칠 수 있을까나. 아무튼, 간만에 열린책들의 표지와 글씨체를 보니 기분이 아주 좋다. 흐흐
지금 『밀레니엄』시리즈를 읽고 있다. 다들 재미있다고 하더니 역시 재미있다. 책을 놓을 수가 없긴 하지만 내도록 읽을 시간이 없어 자꾸만 잘린다. 얼른 다 읽어버리고 싶은데 시간이 안 나니 정말! 잠을 자지 말고 읽고 싶으나, 피곤해서 안 되겠고. 네 권이나 되는 책을 연이어 읽으려고 하니 다른 책들을 읽을 수가 없어 참 난감하다. 하지만 재미있어 진도는 잘 나가니 뭐. 이번 주에 날 잡아 하루만에 완독을 해볼까? 생각만 한다. 만날 생각만;;;




그리고 존 치버의 단편집을 질렀다. 존 치버의 이름은 정이현 작가에게 처음 들었고 내가 읽은 단편이라고 이문열 세계 명작에 실린「기괴한 라디오」가 다이다. 정이현 작가의 얘기를 듣고 『불릿파크』를 샀으나 아직도 읽지 못하고 있으면서 단편집이 자꾸만 눈 앞에 아른거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아, 미쳐!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요즘 내가 단편에 맛을 들였다는 거다. 책을 연이어 읽을 시간이 없으니 짧은 단편들을 한 편씩 읽고 책을 읽지 않는 시간엔 읽은 단편에 대해 곰곰 생각을 해 볼 수 있어 좋더라는 거다. 그래서 단편을 선호하고 있다. 요즘. 그러니 존 치버의 단편집이 오면 하나씩 하나씩 읽고 음미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다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것 역시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 하나이다. 암튼, 존 치버, 기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