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내려오면서 어떤 책을 챙길 것인가 많은 고민을 했다. 집에도 읽지 않은 책들이 많이 있고 그 책들을 읽으면 되는 건데 꼭 이렇게 책을 챙기게 된다. 그럼, 들고간 책들은 다 읽고 오는가? 그게 또 그렇지 않다. 기껏 읽어야 두 권이면 충분한데도 욕심에 챙기게 된다. 이런 어이 없는 욕심은 버려야하건만 쉽지 않다. 이번엔 나름 머리를 굴려서 그동안 읽으려다가 읽지 않았던 얇은 두께의 책들을 골랐다. 그리고 잡으면 절대 놓지 못한다는 책을 골랐다. 과연, 들고간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오늘도 하루종일 인터넷만 하는 걸로 봐서는 틀려먹었지만. 아무튼 들고 내려온 책. 어깨 빠진다. -.-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은 여기저기서 많은 추천을 받은 책이었다. 꼭 읽어보리라 했는데 못 읽었다. 마침 또 한 번의 추천을 받고 바로 구입을 했다. 이제 청소년 책도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것은 읽고 나서 조카에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도 한 권만 사려다가 그 뒷 이야기도 있길래 같이 사 버렸다. 아침에 앞부분을 살짝 읽었는데 빠지면 금방 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1월 23일이니 123페이지를 열어봐야겠다. "핑키 목에 파란색 리본이 달려 있었다! 리본에는 금박으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가장 예의바른 돼지에게 주는 일등상' 태너 아저씨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제 정오쯤 됐을 거야. 점심을 먹자구. 여보. 뭐가 있지?" 그러자 태너 아주머니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당신이나 드세요. 지금은 아무것도 입에 들어가지 않을 것 같아요. 그저 이 지긋지긋한 코르셋을 벗고 싶을 뿐이에요.""이 부분만 읽으니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무쟈게 궁금해진다. 얼른 읽어봐야겠다.
다음은 『뤽스 극장의 연인』이다. 고전 영화와 재즈 음악으로 만나는 두 남녀의 따뜻한 사랑 이야기라고 한다. 책이 얆은 데다가 뒷표지에 적힌 옮긴이의 말을 읽으면서 호기심이 동했다. 두꺼운 책이 지겨우면 읽어보려고 챙겨둔 책이었는데 여태 읽지 못했다. 이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뤽스'는 라틴어로 빛을 뜻한다고 한다. 그 '빛'나는 극장에서 어떤 일이 있었을까? 궁금해진다. 이 책에는 132페이지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32페이지를 열어본다. "한순간 여자의 목소리가 변했다. 전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은 앞에서도 말했다. 이를테면 색깔이 없는 목소리랄까. 감정이 없는 목소리. 잔뜩 경계하는 목소리." 역시 문장만 보면 뭐든 궁금의 도가니 속으로 들어간다.^^ 여자는 왜 목소리가 변했을까?
이 책의 뒷표지에 보면 '우리 집엔 '혐오'가 살고 있다!'고 적혀 있다. 표지에서 인형을 안고 있는 아이의 표정은 뽀로퉁하다. 이 아인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 한다. 표지로만 봐서는 어쩐지 꽤나 엄격한 가정의 아이로 보이며 왠지 고집도 있어 보인다. 이 역시 호기심을 당긴다. 도대체 이 아이의 집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책과콩나무>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은 항상 흥미로웠던 것 같다. 하지만 읽고 나면 마음이 짠해지면서 아프다. 이 책 『누더기 앤』도 어쩐지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132페이지에는 이런 글이 나온다. "어릴 적 난 지하실 괴물에 대한 악몽을 꾸곤 했다. 나는 그게 메리 언니라고 생각했다. 웃지 마, 스콧. 제발 웃지 말아 줘. 웃을 일이 아니거든. 밤이면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들, 불이 켜지고, 소리를 죽인 발걸음. 아침이면 언니는 없고, 지하실에는 그 녀석, 아무도 알아서는 안 되는 혐오가 있었다." 아, 갑자기 이 책을 제일 먼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혐오'가 무엇인지 찾아야겠다는.
20세기 최고의 환경주의자라고 불리는 레이첼 카슨의 자연 예찬을 담은 책이다. 『자연,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자연의 아름다운 사진과 더불어 레이첼 카슨의 자연에 대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이 책에 나오는 글들은 어린이들에게 자연에서 놀라움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라며 쓴 글들이다. 이 책은 아침에 일어나 잠이 덜 깬 채로 읽어보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일 아침에 정말 그렇게 해봐야겠다. 이 책 역시 너무나 얇은 관계로 32페이지를 보겠다. 33페이지엔 저녁 바다에 노란 보름달이 떠 있는 사진이 있다. 그리고 32페이지엔 "어둠이 내리는 밤 바닷가에서 로저와 나는 이제 막 우리 눈앞에 펼쳐질 아름다운 그림 한 폭을 기다리면 앉아 있기도 했다. 바로 둥근 달이 만 저 멀리 떠올라 바다와 만나는 광경이었다. 달빛 아래 물은 잔잔한 은빛으로 타올랐고, 행안으 바위는 수많은 다이아몬드 바로 그것이었다." 와~이 책 너무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금 조카가 열심히 읽고 있는 『우리들의 아름다운 나라』, 나도 읽고 조카도 읽어보라고 가져왔는데 조카가 먼저 읽고 있다. 재미있느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아마도 약간의 환상적인 내용에 학교가 주 무대가 되기 때문에 관심을 보인 것 같다. 재미있다고 하니 이렇게 하여 조카에게 책 한 권 읽히고… 김진경 작가의 책은 읽을 기회가 없었다. 『고양이 학교』시리즈는 책 구경만 했고 『굿바이 미스터 하필』은 읽을 기회를 놓쳤었다. 이번에 김진경 작가의 책을 확실하게 만나봐야겠다. 이 책은 조카가 읽고 있으므로, 읽을 때 가만히 두어야 하므로 본문의 내용은 생략하련다. 줄거리에 보니 국제 경제력 강화를 위해 밤과 낮이 바뀐 나라라니! 어이가 없다.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꽤 궁금하다. 조카가 다 읽고 나면 물어봐야겠다.ㅋ
그리고 나머지 책은(정말 적다보니 많이도 들고 왔다) 『밀레니엄 1권 상,하』와 『채플린, 채플린』이다. 밀레니엄을 빨리 읽어보려 했건만 계속 미루다가 이번엔 기필코 읽어보자고 들고 왔다. 이윤, 밀레니엄 2권을 읽어야 하므로. 채플린 채플린은 가져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막판에 들고 왔다. 우리나라 책도 한 권 읽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어젯밤에 자기 전에 이 책을 읽었는데 문체가 특이하다. 좀 헷갈린다. 읽다가 잤다. 단편이라 하나씩 읽으면 될 것 같다. 염승숙이라는 작가의 첫 소설집이라 또 다른 신인의 글이 궁금하긴 하다. 어떨지.
앗! 또 있다. 지난 주 읽으려 했지만 읽지 못한 알라딘 서평도서. 어쨌거나 모두 다 읽기를 나 스스로 바라며!!! 그럼, 즐겁고 행복한 설날 되시길. 여긴 눈이 내린다. 와우~(앗! 좋아할 일이 아니다. 차 가지고 고향 찾는 분들은 짜증 지대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