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에 정말 많은 박물관이 있었다. 호야지리박물관, 사진박물관, 곤충박물관, 곰인형박물관, 묵산미술관, 동굴체험생태관, 아프리카미술관, 조선민화박물관, 김삿갓문학관 등이 있었다. 이 많은 곳을 모두 돌아다녔다면 우리 아이들은 아마도 반쯤 기절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욕심많은 엄마 아빠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곳 보다는 우리가 좋아할만한 곳으로 발길을 정했다. 그래서 김삿갓 마을에서 하루 묵기로 한 것이다. 

마지막날 일정은 조선민화박물관을 보고 계곡물에 발 담그고 맛난 것 먹고 친정집으로 가는 일정이었다. 

 

조선민화박물관엔 400년도 훨씬 넘은 진귀한 그림들이 많이 있었다. 그림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즐겁게 보고 갈 수 있게 관장님이 직접 설명도 해주신다. 그림을 읽는 재미가 또 솔솔했다.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을 하지 못해서 이곳의 사진은 이거 하나 달랑 있다. 옷차림이 너무 가벼워 올리고 싶지 않았지만 조선민화박물관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라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민화하면 가장 유명한 그림이 아무래도 호랑이와 까치 그림이 아닐까 싶다. 역시 그 그림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그림들을 보고 왔다. 재미있는 넌센스와 구운몽 등 문학적인 이야기, 상징동물들의 이야기 등 재밌는 이야기가 한보따리 있었다. 그리고 전국민화대회에서 수상한 작품들도 걸려 있었고 아이들에게 판화찍기 체험도 할 수 있었다. 판화찍어서 코팅하여 가지고 돌아왔다. 또 19금실에 따로 마련된 춘화방은 은밀한 즐거움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은 들어갈 수 없게 붉은 커튼으로 가려두었다. 

박물관 주변에 다양한 분재도 또하나의 볼거리이다. 찬찬히 살펴보면 좋았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마당을 뛰어다니느라 바빴다.  

김삿갓문학관에 다녀가보라는 남편의 권유를 뿌리치고 아이들과 계곡물에 발담그고 놀았다. 친정엄마 생신이라 친정에 가야했기 때문에 더이상의 시간이 없었고 계곡에서 놀 시간이 없었기에 돌아가기전에 잠깐 발 담그고 놀았다. 물론 아이들은 흠뻑 적시고 놀았다. 

 

물 맑고 공기좋고 정말 이곳에서 하루라도 더 머물다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아이들도 계곡물에서 더 놀고 싶다고 아우성이었지만 점심을 먹고 올라가기로 했다. 그리고 시커먼 구름은 비를 몰고 왔다. 비가 오지 않으면 영월시내 중앙시장으로 가서 5일장 구경을 할 생각이었는데 우리 이동하면서부터 비가 마구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국 영월장 구경도 포기, 이것도 다음에 해야 할 것 같다. 

올라가는 길에 옥동송어양식장을 만났다. 그곳에서 송어회를 먹기로 결정, 여행지에서 먹는 회 맛 또한 일품이다. 

 

남편과 나는 송어회, 아이들은 송어튀김을 시켜서 먹었다. 나중에 밥을 시키면 매운탕이 뚝배기에 나오는데 그 맛도 정말 좋았다. 송어튀김 양이 좀 많아 남겼는데 그건 싸가지고 올라오며 아이들이 모두 먹었다. 비린맛이 하나도 나지 않는 고소한 맛이었다.  

쏟아지는 빗속을 달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남편은 열심히 운전을 했고 아이들과 나는 열심히 잠을 잤다. 갑자기 숨이 턱하고 막히는 느낌, 그곳을 벗어나니 왜 그리 습하고 더운지 기온을 감지하고 있었던가보다. 

다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영월을 떠나왔다. 다시 또 가야만 하는 곳이라고 내년 휴가때도 아니 이번 가을에라도 다시한번 가자고 서로가 다짐을 받아낸다. 남편은 남편대로 나는 나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만족스러운 여행이었던가보다. 아침, 저녁은 팬션에서 해먹고 점심은 맛난 걸로 사먹으며 유유자적 욕심부리지 않고 다녔다. 숨가쁘게 돌아다녀도 다 돌아다닐 수 없을 것 같은 고장이다. 꼬치에 꽤인 곶감 하나씩 빼먹는 기분으로 가끔 생각날때 다녀오면 좋을 곳이 영월이 아닌가 싶다. 이런저런 구경도 구경이려니와 래프팅, 리버버깅 등 다양한 레포츠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니 말이다. 또 그 주변에 원주, 정선, 평창, 단양도 가까워 다른 곳까지 둘러보면 좋을 곳이었다. 

토요일 오후 소나무집님의 전화를 받았던 오후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친정집앞에 도착했다. 영월이라면 원주에 들러 박경리 문화제를 보고 가라던 전화였는데 그 전화를 좀 더 일찍 받았다면 우리의 여행이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엄마는 다음날 보면 되지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을 것이다. 박경리 문화제의 아쉬움도 뒤로하고 친정집으로 들어가 시원한 맥주 마시며 영월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언젠가 원주에 꼭 오라던 소나무집님, 다음엔 꼭 원주에도 가겠어요.^^ 내년엔 박경리 문화제에 가보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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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08-16 0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주에 가면 치악산이 있고,
치악산에 가면 삿갖주라는 맛난 술이 있고,

저도 원주 강추요~^^

꿈꾸는섬 2010-08-16 10:04   좋아요 0 | URL
치악산엔 벌써 두번이나 다녀왔는데 전 삿갖주는 못마셔봤어요.
조껍데기 동동주는 마셔 보았는데...
원주도 정말 좋죠. 박경리 문학관에 다녀오고 싶어요.^^

세실 2010-08-16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어튀김 못 먹어봤는데 굉장히 맛있어 보입니다.
영월은 어쩜 박물관이 그리도 많은지 그쵸?
작지만 특색있게 잘 가꾸어 놓아 여행지로 참 좋아요~~

꿈꾸는섬 2010-08-16 10:05   좋아요 0 | URL
정말 맛있더라구요. 우리 아이들도 정말 잘 먹더라구요.^^
박물관 정말 많더라구요.ㅎㅎ 그곳 다 둘러 보려면 몇날며칠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저희 아이들은 어려서 좀 무리인 듯 싶어요.

마녀고양이 2010-08-16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화 박물관.... 아, 꼭 가보고 싶어요.
저기저기 송어회 좀 봐,, 색상 너무 이쁜게 맛나보이네요.
너무 좋았겠다... 아휴.

꿈꾸는섬 2010-08-16 10:06   좋아요 0 | URL
조선민화박물관 정말 좋았어요.^^
매번 그림 전시를 바꾸신다니 다음에 가면 또 다른 그림을 볼 수 있을거래요. 해설을 워낙 재미나게 잘 해주셔서...정말 재밌더라구요.
좀 큰 아이들은 부채에 채색하는 것도 참 좋겠더라구요.^^ 아이들이 어려서 못했어요. 다음에 또 가고 싶은 곳이에요.^^

순오기 2010-08-16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에 원주 문학기행 갈 거에요, 소나무집님의 해설로 박경리 선생님을 만나자고요.^^

꿈꾸는섬 2010-08-16 23:22   좋아요 0 | URL
꼭 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소나무집님의 해설이라면...너무 좋을 것 같아요.^^

같은하늘 2010-08-17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는 작년에도 영월가고 올해도 여월 갔잖아요.
그래도 아직 못 가본 곳이 많아요.^^
8월말에 저희는 영월 또 갑니다.ㅎㅎㅎ

꿈꾸는섬 2010-08-17 01:07   좋아요 0 | URL
좋으시겠어요.^^ 영월 또 가고 싶은 곳이에요.^^

pjy 2010-08-17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어~ 맛난 튀김까지~~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꿈꾸는섬 2010-08-17 23:44   좋아요 0 | URL
튀김도 맛있더라구요. 저도 송어튀김은 처음이에요.^^
 

영월에 가면 꼭 가야지했던 곳중 가보지 못한 곳이 몇곳 있었답니다. 법흥사, 호야지리박물관, 요선암, 요선정 이곳은 우리가 이동하는 곳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다음에 기회를 가져보자고하고 과감히 포기했답니다. 

대신 동굴탐험에 열광하는 아들을 위해 고씨동굴을 다녀왔답니다. 긴팔옷이 필수라는 제보가 없었다면 동굴 속에서 너무 추워 혼날뻔 했습니다. 고씨가 그곳에서 임진왜란을 피해 있었다는 이유로 고씨동굴이란 이름이 붙었다더군요. 예전에 제주도에서 본 화산동굴들과는 완전히 다르고 단양 고수동굴(?)과는 거의 비슷한 석회동굴이더군요. 동굴이 낮아 꼭 안전모를 써야한다는 말을 실감했지요. 안전모가 없었다면 정말 큰일날뻔 했답니다. 

 

동굴 속에서 일어나는 신비한 경관은 정말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답니다. 작은 석순에서부터 종주석까지 정말 멋진 광경이었죠. 또 폭포처럼 흘러 내려가던 물들, 선녀가 목욕하고 갈만한 곳까지 다양한 볼거리들도 많았어요. 동굴탐험의 대장은 우리 아들이었어요. 앞장서서 조심조심 계단을 오르내리는 걸 보며 이번 여행에서 현준이의 의젓함을 확인하고 돌아왔답니다. 남편은 내내 현수를 조심시키느라 고생했지요. 조금 무서우면 아빠가 무조건 안고 오르내렸으니 현수는 정말 재밌었을 것 같아요.  

 

현준이가 저만치 앞서가고 남편이 힘들어하면 제가 가끔 현수를 데리고 갔는데 어느새 뒷태를 찍었네요. 펑퍼짐한 저 뒷태가 저랍니다. ㅠㅠ 이번 여행에서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살이 더 쪄서 돌아왔답니다. ㅠ.ㅠ 늘 다이어트는 어려워요. 

동굴을 다녀와서 느낀 것 대자연의 신비로움이 가장 크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 인간의 힘도 무시하지 못하겠더라구요. 저 깊숙한 동굴속 빼곡히 어찌 저리 계단을 놓았을까요? 게다가 전선을 끌어들여 불을 밝혀두었는데 그건 또 어찌 했을까요? 정말 대단합니다. 자연을 정복하려는 인간들의 욕심은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덕분에 좋은 구경 제대로 잘 하고 왔네요. 

고씨동굴을 다 보고 나오면 바깥의 더운 바람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럼 그 앞에 준비된 세면장에서 세수를 하면 된다. 그리고 다리를 건너 주차장으로 돌아가기전에 마트에 들러 아이스크림 하나씩 입에 물고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고씨동굴의 건너편엔 식당과 마트 그리고 동굴생태체험관이 있다. 그 앞엔 바닥 분수가 있었고, 그걸 본 우리 아이들 바닥 분수에서 놀고 싶다고 한다. 동굴탐험으로 지친 남편과 나는 당연히 허락한다. 아이들이 찬물 뒤집어쓰고 놀아준다면 우린 의자에 앉아 편안히 쉬고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잠깐의 달콤한 휴식 시간을 가졌다. 

고씨동굴에서 좀 더 가면 김삿갓 마을이 나온다. 김삿갓 시인의 마을, 마을회관에서 팬션을 운영한다. 마을회관 2층에서 묵었는데 전날 묵었던 곳과 비용은 같았으니 넓기도 더 넓고 화장실과 부엌 모두 깨끗하다. 이부자리도 너무 깔끔해서 이날은 정말 잘 잤다. 아이들도 깨끗한 곳에서 잠을 잘 잤다. 이장님과 사모님 모두 참 친절하셨다. 

 

마을회관 2층에서 내려다보이는 논이다. 알알이 쌀알이 맺혔다. 동네가 워낙 한적하고 조용한 곳이라 편안하게 잘 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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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0-08-15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ㅎ 저도 내일 영월로 떠나요. 아버님이 김삿갓마을에 꼭 가보고 싶어하셔서요. 게다가 이러저러한 사정이 생겨 과감히 일정을 변경했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출발이라 숙소도 예약 안 했지만, 닥치는대로 해보려구요. 3번째라 좀 느긋한 마음도 들고.

꿈꾸는섬 2010-08-15 22:57   좋아요 0 | URL
저희도 둘째날엔 그냥 찾아갔거든요. 요새 휴가 막바지라 팬션이 남아돌더라구요. 김삿갓마을에 가실거라면 저희가 묵었던 마을회관이 좋을 것 같아요. 다른 팬션보다 저렴하더라구요.^^
김삿갓 시인의 마을 이장님 전화번호가 거리에 있었어요.^^
신축건물이라 깨끗했고 집기도 모두 깨끗했어요. 이부자리도 그렇구요.
보통 10만원 이상인데 이곳은 7만원이었답니다.

sslmo 2010-08-16 0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민화 박물관에서 앞태는 한 늘씬하시던데,
뒷태를 갖고 엄살을 부리시긴~
아래에서 올려 찍어 그런거잖아요~^^

그래도 현준이가 현수 손 꼭 잡고...
완전 든든하시겠어요~
완전 부러워요~^^

꿈꾸는섬 2010-08-16 10:09   좋아요 0 | URL
앗, 늘씬하지 않은 앞태...복부가 불룩하잖아요.ㅠ.ㅠ
현준이가 현수를 잘 돌봐주었어요. 점점 더 의젓한 오빠가 될 것 같아요.^^

세실 2010-08-16 0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의젓한 현준, 현수군. 어른도 가기 힘든곳을 씩씩하게 다녀왔군요^*^

꿈꾸는섬 2010-08-16 10:10   좋아요 0 | URL
ㅎㅎ현준이는 정말 대단했어요. 현수는 남편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지요.^^
동굴 속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요. 시원한 동굴...그립다...

마녀고양이 2010-08-16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씨동굴 참 좋지요?
세실 언니 말대로 어른도 가기 힘든 곳을 잘들 다녔네요..
코알라도 저 정도 나이에 간거 같아요. ^^

꿈꾸는섬 2010-08-16 10:11   좋아요 0 | URL
코알라도 아빠의 힘을 빌렸을 것 같은데요.ㅎㅎ
근데 동굴여행도 참 재밌을 것 같아요. 저희 앞팀은 아들 둘이 초등 고학년 같은데 동굴을 엄청 좋아하더라구요. 그러니 아빠가 다음날 다른 일정 포기하고 단양 고수동굴 가자고 하니 좋다고 환호성을 지르더라구요.ㅋㅋ
여름에 동굴 다녀오는 것도 참 좋네요.^^

같은하늘 2010-08-17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굴 들어가면 나오기 싫지요? ㅎㅎㅎ
저희는 고씨동굴이 험하다길래 둘째 때문에 포기하고 단양의 온달동굴에 갔는데...
마을회관에서 운영한다는 팬션은 정말 저렴하네요. 담에는 조기로~~~ㅎㅎ

꿈꾸는섬 2010-08-17 01:08   좋아요 0 | URL
동굴은 정말 시원했어요. 현수도 갔는데 둘째도 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김삿갓 마을은 영월 시내에서 좀 멀어요. 근데 정말 깨끗하고 저렴하고 좋았어요.^^

pjy 2010-08-17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도 구석구석 재미난 곳이 정말 많아요~ 동굴 시원하고 좋은데 계단은 싫어요^^;

꿈꾸는섬 2010-08-17 23:44   좋아요 0 | URL
ㅎㅎ동굴 정말 시원해요. 그러게요. 여긴 계단으로 쭈욱...좀 재미없죠.
 

작은 나룻배를 타고 청령포를 들어가는 길, 아이들은 또 배를 타게 된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뗏목과 사뭇 다른 느낌의 배이고 또 잠깐만 타고 내리는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청령포로 들어가기 위해 배를 기다리며 사진을 한장 찍었다. 흐리고 비오는 날임에도 많은 관광객이 다녀갔다. 

한때 왕이었던 자가 강등되어 이곳에 갇혀 지내게 되었을때 느꼈을 두려움과 서러움 그리고 애절하고 원통함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가기 전에 좋은 정보를 주셨던 순오기님 덕분에 관음송을 정말 뚫어져라 보고 왔다. 

 

어린 단종의 애절한 울음을 보고 들었다하여 관음송이라 이름 지어졌답니다. 소나무 한몸에서 두 줄기로 솟아오른 것이 단종의 애절함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았지요. 아이들과 그 뒤로 망향탑과 노산대에 올라 동강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멋진 풍광에도 단종의 애달픈 마음이 담겨 있었겠지요. 그 마음이 어떨까를 생각하며 소나무숲을 거닐고 다녔습니다. 

 

 

여행내내 앞장서서 다니던 우리 아들의 뒷모습, 경이로웠답니다. 그리고 한가지 우리는 그래도 참 좋은 시절을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나무로 잘 만들어진 계단을 쉽게 오르내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이곳을 드나들고 있으니 말이에요.  

청령포에서 오락가락하는 비와 함께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고는 조선인님이 추천하셨던 곤드레국밥을 먹으러 갔답니다. 곤드레~~만드레~~어느 가수의 노래가 생각나더라구요. 하지만 그것과 전혀 상관없이 곤드레라는 풀이 있답니다. 그것으로 국도 끓이고 밥도 짓는다더군요. 저흰 국밥만 시켰답니다. 말씀대로 너무 맛있어 국물까지 모조리 남김없이 먹어 치웠답니다. 청령포 안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더니 배가 무척 고프기도 했지요. 

 

취나물, 깻잎나물, 무나물, 김치, 깍두기 그리고 곤드레국밥. 소박한 밥상이었지만 그 맛은 일품이었어요. 우리 아이들은 나물을 워낙 좋아라해서 나물도 남김없이 모두 먹었지요. 여행지에서 가장 행복할때는 아무래도 맛난 음식을 먹는게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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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08-16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빗물을 머금어서인지 관음송이 유난히 짙어 보입니다. 경치가 참 아름답죠. 아이러니하게도....

꿈꾸는섬 2010-08-16 10:14   좋아요 0 | URL
경치가 참 아름다웠지요. 님 말씀대로 망향탑 쌓아놓은 망향대에 올라서서 서쪽을 바라보며 단종의 생각을 했답니다. 어린 나이에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아이들도 소나무숲에서 한참을 놀았네요.^^

마녀고양이 2010-08-16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곤드레 비빔밥 먹었는데,, 국밥도 넘 맛나보여염...
영월 참 좋네요.... 저도 꼭 가봐야겠어요.

꿈꾸는섬 2010-08-16 10:15   좋아요 0 | URL
ㅎㅎ전 다음에 곤드레 비빔밥을 먹어보겠어요.ㅋ
비가 오는 날이라 국밥이 더 좋았어요. 국물이 끝내줘요.^^

순오기 2010-08-16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음송 아주 잘 찍었는데요, 훌륭해요!!
여기 가면 마음이 절로 숙연해질거 같아요.
기회되면 가봐야지요~ 우리나라도 구석구석 참 가볼 곳이 많아요.
곤드레라는 풀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 궁금해요.

꿈꾸는섬 2010-08-16 23:27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식당 앞에서 사진을 찍어 오려고 했는데 화장실 간 사이 남편이 가방 들고 휙 가버렸어요.ㅜㅜ
친정엄마는 잘 아시더라구요.^^

같은하늘 2010-08-17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는 아직 여행후기 쓰지도 못하고 있는데 부지런도 하십니다.ㅎㅎㅎ
곤드레국밥은 어디에 있나요? 저도 담에 먹어보게...

꿈꾸는섬 2010-08-17 01:10   좋아요 0 | URL
청령포 입구 리버텔 옆 리버가든이 유명한가봐요. 그곳에서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아침에 해장하셔도 좋을 듯^^

2010-08-17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08-17 23:45   좋아요 0 | URL
ㅎㅎ정말 좋더라구요. 멀긴 하지만 한번 시간을 내어보셔요.^^

pjy 2010-08-17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린날씨가 청령포를 더 운치있게 하네요^^ 그시절에 호랑이도 나오던 산골이었으니 얼마나 무서웠겠어요,,에휴

꿈꾸는섬 2010-08-17 23:46   좋아요 0 | URL
날이 흐려 더 운치있었던 건 사실이에요.^^
 

강원도 영월에 반하고 돌아왔다. 참 멋진 곳이었다. 

영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단종 유배지, 장릉, 그리고 동강 래프팅이었다. 그곳에 갈 기회가 아직까지 없었고 그렇게 흥미로운 곳이라고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요새 남편이 제천에 갈 일이 많았고 제천을 오가며 영월에 가볼 곳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뜬금없이 우리의 휴가지는 영월로 정해졌다.  

영월에 대한 사랑을 느낀 건 알라디너분들의 많은 조언이 한몫했다. 덕분에 참 잘 다녀왔다. 

계획을 세우면서부터 영월에 대한 기대감에 이미 떠나기전부터 마음이 분주했다. 갈 곳이 너무 많다는 것은 장점이면서 우리 가족에겐 단점이었다. 그 많은 곳을 다 둘러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이번 휴가의 아쉬움은 사실 일정이 너무 짧았다는 것인데, 토요일이 엄마 생신이라 좋은 구경거리들을 뒤로하고 토요일에 돌아와야했다는 것이다. 토요일 오후 (저녁무렵) 소나무집님께서 원주에 들러 박경리 문화제를 보고 가라고 전화를 하셨지만 이미 친정에 도착한 이후였다. 그 전화도 어찌나 여행에 대한 아쉬움을 남기게 하던지......엄마껜 죄송하지만 생신이 하루 뒤였다면 싶었다. 

첫날은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곳 근처의 팬션에서 1박을 했는데 인터넷으로만 보고 결정한 것이라 막상 가서는 너무 실망스러웠다. 같은하늘님이 추천하신 곳의 숙박비보다 저렴했기 때문인데 그곳으로 들어가던 중 낡은 자동차의 배기통을 자갈이 와서 부딪치는 바람에 시끄러운 소음을 일으키며 영월을 돌아다녔다. 영월 시내에서 다음날 배기통을 교체해야했다. 거기에서 기다리며 보낸 시간동안 아이들과 주차장에서 뛰어놀았다. 그리곤 그날 밤엔 거의 기절하다시피 잠이 들었다. 

한반도 지형을 보기 위해 걸어갔던 숲길은 아기자기하니 걸어가볼만 했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광경을 내려다보니 그 순간은 감격스럽기까지 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신비로움에 휩싸였었다. 그곳에서 선암마을을 내려다보고 아래로 내려가 서강에서 뗏목을 탔다. 뗏목을 타고 사공 아저씨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 재미가 더 좋았다. 강바람은 시원하게 우리의 땀을 식혀주고 자연이 주는 광경에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가을에 가면 한반도지형을 트래킹하고 줄배도 탈 수 있는 상품이 있단다. 단풍구경하며 걸아가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을 했다.  

 

아이들에겐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뗏목을 타고 옛날엔 마포나루까지 한달하고도 달포나 더 걸려 갔었단다. 지금이야 제대로 잘 갖추어진 뗏목이지만 옛날 짚으로 엮어 만든 배를 타고 한양을 가야했다니 사공들의 애환이 엄청 날 것 같다. 이곳에서 자라는 금강송을 한양으로 보내기 위해 뗏목을 띄웠단다. 금강송은 예전 궁궐을 짓던 나무 자재란다. 오늘 보니 새로 재건한 광화문도 금강송을 공수하기 위해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한반도지형 근처에 영월의 다하누촌이 있었다. 그곳의 한우 맛을 잊을 수 없다는 말이 기억나 모듬구이 600g을 샀다. 원래는 삼겹살을 구워 먹을 생각이었는데 한우의 유혹을 물리칠 수 없었다. 모듬구이 600g의 가격은 28000원, 참 착한 가격이다. 

먹느라 정신없어 사진은 못 찍었다. 다 먹고나서 후회했다.  

고기 구우며 함께 먹으려고 가져간 송이버섯과 새송이버섯, 우리 아이들은 송이버섯의 국물을 쪽 빨아 먹는 걸 좋아한다. 하도 잘 먹길래, 

  " 역시 비싼 송이버섯이 맛있어." 

하고 내가 말했다. 그랬더니 우리 아들 하는 말이 

  "역시 비싼 한우가 맛있어." 

그런다. 그렇게 한바탕 웃으며 정말 맛있게 먹었다. 횡성한우도 참 많있는데 영월의 한우도 맛있었다. 역시 한우가 최고였던 듯, 조금 모자란 듯 하여 삼겹살을 구웠는데 고스란히 남았다. 

겉은 멀쩡했지만 막상 베개와 이불의 냄새로 잠을 설쳤다. 한밤중엔 어찌나 비가 많이 내리던지 더더욱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현준이 내일 아침이면 비가 오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까지 드리고 잠이 들었다. 하지만 이튿날 비가 완전히 멈추진 않았다. 그래도 돌아다니기에 오히려 좋은 날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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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8-15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헙, 한반도 지형 말이죠,, 이번에 정선 다니면서 저도 찍은거 있는데...
아주 흡사한 각도로 말이죠.
우리나라에 두개나 있는걸까요? 진짜 신기하다....

뗏목을 현준이랑 현수가 무지하게 좋아했겠어여,,,
즐거운 여행이었겠네요...

꿈꾸는섬 2010-08-15 21:18   좋아요 0 | URL
이곳은 선암마을이에요.^^
마녀고양이님의 사진도 보고 싶네요.^^

마노아 2010-08-15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너머로도 가보고 싶게 만들어주는 영월이에요. 아무래도 영월의 컨셉은 '꼭 다시 와~'인가 봅니다.^^

꿈꾸는섬 2010-08-15 21:18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정말 너무 좋았어요.^^

소나무집 2010-08-16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 잘 다녀오셨군요.
영월도 정말 아름답네요. 저도 가까운 곳에 있으니 언제 마음을 내어 가봐야겠어요.

꿈꾸는섬 2010-08-16 10:17   좋아요 0 | URL
소나무집님 아이들이랑 다녀오시면 정말 좋겠어요. 아이들이 크니 활동할 수 있는 것들도 많고 더 많은 것들을 보고 올 수 있겠어요.^^
전 다음에 원주에 갈게요.^^

엘리자베스 2010-08-16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갔다온 곳인데 사진으로 보니 더 멋있네요. 민족의 정기 같은 것이 막 느껴지고 애국심도 불끈 솟아오르고...가까운 곳이니 다시 한번 다녀와야겠어요.

꿈꾸는섬 2010-08-16 23:23   좋아요 0 | URL
엘리자베스님 영월 가까이 사셔요? 어디 사실까 궁금하네요.
한번 다녀오셔요. 정말 좋아요.^^

엘리자베스 2010-08-17 08:23   좋아요 0 | URL
소나무집님하고 같은 아파트 산답니다.^^

순오기 2010-08-16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천 의림지와 단양은 팔경 중 몇 곳을 가봤는데 영월은 못 가봤어요.
한반도지형~ 신기하네요.
역시 비싼 한우가 맛있어! 아이들도 맛은 잘 알아요.ㅋㅋ

꿈꾸는섬 2010-08-16 23:23   좋아요 0 | URL
ㅎㅎ저도 영월 처음이었는데 정말 좋더라구요.
비싼 한우..정말 맛있더라구요.^^

같은하늘 2010-08-17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하누촌이 한반도지형 근처군요. 영월에 두번이나 가도 운전기사가 가는데로 움직이니 몰라요.ㅎㅎㅎ 아이들도 입맛이 있는데... 구워서 고스란히 남긴 삼겹살은 우쨌을까나? ㅜㅜ

꿈꾸는섬 2010-08-17 01:11   좋아요 0 | URL
결국 버렸어요.ㅠ.ㅠ 아까워서 혼났어요.

pjy 2010-08-17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구가 무탈하게 재밌게 잘 다녀오셔서 좋습니다^^
저희식구들도 예전에 영월가서 한우먹을때 사진이 한장도 없답니다~ 일단 먹어야죠ㅋㅋ

꿈꾸는섬 2010-08-17 23:46   좋아요 0 | URL
네, 덕분에 맛난 한우도 먹고 왔네요.^^ 사진 찍을 생각이 안 났어요. 일단 먹어야죠.ㅋㅋ
 

며칠간 비웠더니 여기저기 먼지가 쌓인 듯 하네요. 

집만 아니라 서재까지도 먼지가 쌓인 듯...... 

아이들 보내놓고 대청소 한번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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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8-15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 다녀오셨군요~ 역시 집이 최고죠!
비록 먼지 쌓인 집일지라도...^^

꿈꾸는섬 2010-08-15 17:57   좋아요 0 | URL
ㅎㅎㅎ순오기님 덕분에 잘 다녀왔어요. 어제 친정엄마 생신이라 친정가서 자고 오늘 집에 왔어요.^^

sslmo 2010-08-15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무사귀환~^^
이제 자주 뵈여~

꿈꾸는섬 2010-08-15 17:57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잘 지내셨죠?
보고 싶었어요.ㅎㅎ

마녀고양이 2010-08-15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축 귀환!!
옆에서 코알라가 나도 집이 최고같아.. 라고 하네요!

꿈꾸는섬 2010-08-15 21:17   좋아요 0 | URL
ㅎㅎㅎ집이 최고!!! 코알라도 잘 아는군요.^^

세실 2010-08-15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잘 다녀오신거죠~~
전 그래도 통영이 좋던걸요. ㅋ

꿈꾸는섬 2010-08-15 22:53   좋아요 0 | URL
네, 너무 잘 다녀왔어요.
통영도 정말 좋죠. 저희도 다녀온후로 통영에 다시 가고 싶어하지만 너무 멀어요. ㅠ.ㅠ
하지만 영월은 가까운 편이라 언제든 마음 먹으면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10-08-15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일상이 좀 쌓이다보면 다시 떠나고 싶어지지 않으실까요? 또 근데 막상 떠나면 집이 최고고 말이지욥~

좋은 곳 다녀오신 사진 잘 보고 쩜 부러워하고 갑니닷!!!

꿈꾸는섬 2010-08-15 22:54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이번 여름 휴가 안 다녀오셨던가요?
더 좋은 곳에 다녀오셨을 것만 같은걸요.^^
여행의 백미는 돌아올 집이 있다는 것, 편안하게 쉴 곳이 있다는 것 같아요.^^ 집에 돌아오니 너무 좋아요.^^

루체오페르 2010-08-15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서오세요~^^
꿈꾸는섬 에 다녀오셨나요?ㅎ
Home sweet Home!

꿈꾸는섬 2010-08-15 22:55   좋아요 0 | URL
루체오페르님 ㅎㅎ
잘 다녀왔답니다.^^
아차, 축하드려요.^^
캡쳐의 달인~~~~

루체오페르 2010-08-15 22:59   좋아요 0 | URL
옷 바로 같은 시간에 계셨군요ㅎㅎ
피곤하시죠?

운과 노력의 결합인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꿈꾸는섬 2010-08-15 23:02   좋아요 0 | URL
ㅎㅎ정말 대단하셔요.^^
정말 캡쳐는 어렵더라구요.ㅎㅎ

무스탕 2010-08-16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3박4일 집을 비웠더니 결과물은 엄청난 양의 빨래뿐.. ㅠ.ㅠ
그래도 오랜만에 바다를 보고와서 좋았어요 ^^

꿈꾸는섬 2010-08-16 13:02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좋으셨겠어요.
오랜만에 바다 보고 오셨으면 속이 탁 트이셨겠어요.^^
지성 정성 엄청 좋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