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덮는 순간, 떠나고 싶게 했던 책을 추천해 주세요!
책을 덮는 순간 떠나고 싶었다, 를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책장을 둘러봐도 여행서들만 눈에 띄었는데, 다시 살펴보니 이 책이 숨어 있었구나.

신경숙의 소설은 대부분 우울하고 음침하고 어둡고 뭐...그래서 싫다는 독자들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난 신경숙의 그런 우울하고 음침한, 그리고 어두운 과거의 기억들이 참 좋았다.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라 생각이 가물가물하긴 한다.
언어에 유독 재능이 있던 리진은 프랑스 신부님으로부터 프랑스어를 배우게 되고, 궁에 입궐한다. 프랑스에서 온 공사 콜랭은 궁녀 리진의 동양적 아름다움에 매료되고, 그녀를 급기야 프랑스로 데려간다. 그녀의 조선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치던 그 공간, 파리로 나도 달려가고 싶었다.
조선말의 정치적 상황보다는 리진이라는 한 여인의 고단했던 삶을 따라 그 여정을 걸어보고 싶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프랑스와 관련한 책을 여럿 구매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들을 보며 프랑스 여행을 꿈꿨었다.
프랑스는 빅토르 위고, 괴테를 생각나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레미제라블을 책으로 보진 못했고 DVD로 봤었다.(휘님의 선물^^)
이 공연을 보고 정말 프랑스는 자유와 낭만의 공간이라는 수식어가 참으로 적절하단 생각을 했었다.
프랑스라는 나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가슴 떨리게 하는 그 무엇이 분명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어찌 프랑스를 생각해내지 못하겠는가.
루브르박물관에서 시작한 살인사건, 프랑스와 영국, 이탈리아, 미국 등을 누비며 사건을 해결하려던 주인공이 생각난다.
유럽의 아름다운 미술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말이다.
당장 유럽으로 떠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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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진은 새벽 네시의 문이 닫힌 회랑 안의 상점들을 휘둘러보더니 너도밤나무숲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그제는 저렇게 외방전교회까지 걸어갔다. 새벽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첨탑을 오래오래 쳐다보았다. 문이 열린 외방전교회 안으로 쓰윽 들어간 리진은 오층 석조건물을 한 바귀 돌고는 뜰에 섰다. 미동도 없이 서 있는 것 같던 리진이 한 팔을 슬며시 들었다. 몸을 굽히는 것 같았다. 한 바퀴 빙 도는 것도 같았다. 춤사위인 듯 아닌 듯 움직이기 시작하던 리진은 곧 조선 춤 속으로 홀로 빠져 들었다.(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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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떠나 프랑스에 최초로 간 여인 리진의 이야기는 다시 보아도 가슴이 아프다. 프랑스 파리의 거리를 새벽 4시면 휘젓고 다니며 춤을 추는 리진, 그녀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조선으로 돌아가고 싶엇던 것이다. 꿈속을 헤매이듯 파리의 거리를 헤매이던 그녀가 생각난다. 그녀를 외롭게 하던 그곳에 한번 가보고 싶었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프랑스 파리는 참 멀기도 하지, 리진을 다시 돌아오게 했던 궁궐이라도 가보자고 생각했었던 기억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