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원작소설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라는 화두는 늘 내게 눈물을 떨구게 한다. 아직 엄마가 멀쩡히 살아계시는데도 말이다. 얼마전 보았던 영화 <친정엄마>도 눈물을 쏙 빼게 했고,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도 마찬가지로 눈물 범벅이 되어 책을 읽으니 남편이 아직도 소녀라며 놀리기까지 했었다. 

이 책은 몇해전 드라마로 방영했던 노희경의 원작을 소설로 재구성해서 발간한 책이다. 물론 드라마는 본 적이 없지만 대강 고두심이라는 배우가 이 드라마로 대상을 수상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이 책을 읽으며 드라마의 영상이 내 맘대로 그려지는 것이다. 한줄 한줄 읽어내려가며 영상이 떠오르고 그 영상에 더 많이 가슴 아파하며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평생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온 엄마가 어느날 갑자기 암 진단을 받는다. 가족들 모두 얼마나 가슴 아플까? 그 가슴 아픔이 엄마의 아픔에 대한 아픔보다는 엄마없는 삶에 대한 두려움, 엄마없는 삶에 대한 허전함, 그런 것들이 더 컸던 것 같다. 남편의 직업이 의사이기에 그 아픔은 더 크다. 생명을 살리는 의사인 남편이 말기암 환자인 아내를 두었다는게, 얼마나 많이 아프고 속상했겠는가 말이다. 평소 살갑게 대해주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스토리구성을 가졌다. 오줌소태인줄만 알았던 엄마, 남편의 정년에 맞춰 일산에 지은 집에 들어가 노후를 보내야겠다는 엄마의 꿈,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유부남을 사랑하는 딸, 삼수생인 아들, 의료사고로 개인병원을 날리고 월급의사를 하고 있는 남편, 캐릭터들도 살아있고, 이야기의 전개도 틀에 맞춰져서 읽는데 무리없이 읽힌다. 읽는내내 책 속에 빠져서 끝을 볼때까지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죽음을 준비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은 새로 지은 집을 손수 꾸미고, 마지막을 그집에서 보내게 된다. 피를 토하고 욕지기가 일어나고 온몸이 멍으로 얼룩진 그녀의 몸을 손수 씻겨 주는 남편의 손길은 마지막 가는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었을 것만 같다. 진작에 좀 잘해주지.라는 엄마의 말은 참 가슴 아프지만 신랄하다.  

살아있는동안 우리 모두 방황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방황을 부모님 살아계실때 마치자는 작가의 말은 심금을 울린다. 우리가 받았던 것들을 고스란히 전해드리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 아니겠는가 말이다. 

자식을 낳아 키워보니 부모님 마음을 알 것 같은 나는 매일 부모님께 더 잘해야지 하면서도 그게 잘 되질 않는다. 아직 내 자식들을 더 많이 보듬어 주게 되고 내 자식들 입에 하나라도 더 넣어주게 되니 말이다. 그렇게 받고 살아왔으니 또 그렇게 주면서 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어느날 갑자기 사고로 부모님을 잃는 것 보다는 죽음을 함께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도 어느정도는 행운일 수 있겠단 생각도 잠깐 했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한다면 가는 사람도 또 보내는 사람도 덜 괴롭고 덜 슬프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래도 그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엄마의 뱃속에서 자란 우리 모두 잊지 않길 바란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말이다.  

 
   
 

"우리 부모님은 차 사고로 한순간에 돌아가셨어. 장사치를 땐 모르겠더니, 묻고 집에 오니까 그때부터 눈물이 나더라. 그게 꼬박 일 년을 너게 갔어. 밥을 먹다가, 일으르 하다가, 잠을 자다가, 그렇게 아무 데서나 눈물이 났어. 받은 건 태산 같은데 해드린 건 하나없는 내가 미워 눈물이 나더라구." 

(중략) 

"연수야, 넌 그러지마. 네가 받는 만큼, 받은 것의 만분지 일이라도 돌려드려. 할 수 있는 건 다 해. 밥두, 빨래두, 세수도 시켜드려. 네가 어른이란 걸 알려드려. 니 걱정 때문에 가시는 길 무겁게 하지 말구." 

"...전요, 아줌마, 전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사람은 다, 한 번은 다 죽는데 우리 엄마가 죽게 될 줄은 정말 몰랐고, 딸들은 다 도둑년이라는데 제가 이렇게 나쁜 년인지 전 몰랐어요. 지금 이 순간두 난 우리 엄마가 얼마나 아플까보다는 엄마가 안 계시면 난 어쩌나, 그 생각밖에 안 들어요. 엄마가 없는데 어떻게 살까, 어떻게 살까, 그 생각밖에 안 들어요. 나, 어떡해요, 아줌마?" (167쪽~168쪽)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오타가 있군요. 

38쪽 아래서 5줄 연수는 영수를...이 아니고 영석을 

118쪽 위에서 3줄 지칠 대로 치쳐...가 아니고 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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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5-25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슬픈 건 읽을 수가 없어요~ㅠㅠ

꿈꾸는섬 2010-05-25 17:41   좋아요 0 | URL
전 슬픈거보면서 일부러 우는것 같단 생각도 해요. 정말 너무 슬퍼서 어제 밤새 울다 잤어요.ㅠ.ㅠ

어느멋진날 2010-05-25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요. '엄마'라는 말은 눈물이 나게 하는 말인 것 같아요.
괜히 말이죠. 저도 <엄마를 부탁해> 읽을 때 참 많이 울었는데,,

꿈꾸는섬 2010-05-27 00:44   좋아요 0 | URL
그렇죠. '엄마'라는 말은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전 속을 꽤나 썩여 그래요.ㅠ.ㅠ

하늘바람 2010-05-26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 울것같아서 못읽을 것같아요

꿈꾸는섬 2010-05-27 00:44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도 우는 걸 두려워하시는군요. 전 아직도 철없이 잘 울어요.ㅠ.ㅠ

같은하늘 2010-05-27 0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요즘 연극으로도 공연하던데... 한번 보고싶긴한데 눈물 바다 되겠지요? ㅜㅜ

꿈꾸는섬 2010-05-27 22:36   좋아요 0 | URL
드라마도 엄청 슬펐었다는데 책도 엄청나게 슬펐어요. 연극으로 봐도 정말 많이 슬플 것 같아요.ㅠ.ㅠ
 

목요일 밤새 아이가 잠을 잘 못자고 울었다.  

잠이 들만하면 울고 달래도 소용이 없고 몇차례 깨고나니 잠을 잔 것 같지도 않았다. 

설상가상 아이가 옷을 입은 채 화장실 앞에서 오줌을 누었다. 갑자기 짜증이 치밀었다. 

아이가 아프다는 증상이 별로 없었는데 아침밥을 먹고나서부터 열이 나기 시작했다. 

해열제를 먹이고 열을 내려주고 한잠을 잤더니 쌩쌩해졌다. 

점심을 먹이고나서 현준이는 지루한지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고 보챘다. 옆집에 아이를 보내고 한시간 후에 데리러 갔는데 더 놀겠다고 떼를 썼다. 현수는 놀이터에 가고 싶다고 그래서 그집 아이와 다 나와서 놀았다. 현수가 갑자기 열이 또 올랐다. 

저녁을 먹는데 잘 못 먹고 아이의 입 안이 이상해 보여 들여다보았더니 수족구이 증상 같았다. 손 발에는 이상이 없었는데 입에만 왔나보다.  

공휴일이라 병원이 일찍 문을 닫았으니 해열제 먹이고 다음날 일찍 병원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병원을 데려갔더니 안 아픈 곳이 없이 다 아픈 현수다. 

수족구처럼 입안에 수포가 생겼다가 터져서 무척 아플 거란다. 게다가 목이 잔뜩 부었고 코도 좀 있고, 오른쪽 귀에 중이염이 왔단다.  

이렇게 아픈 아이에게 엊그제 짜증을 부렸으니......어디 쥐구멍에 가서 숨고 싶었다. 

현준이가 엄마 현수가 아파서 우는거니까 짜증내지 말고 봐줘. 그런다. 에구, 미안해라. 그리고 오늘 하루종일 업어달라, 안아달라, 등등 뭐 해달라는 건 뭐든지 해줬다. 

입이 아프니 아무것도 못 먹을거라며 먹고 싶다고 달려드는건 뭐든 먹이라던 약사선생님 말씀 따라 이것 저것 먹을 것들을 해주었는데 도통 먹지를 못했다. 그래도 과자는 덥석 먹는 걸 보니 어째 요녀석 아프긴 하는걸까 의심도 살짝 했지만 아프긴 무지 아픈 것 같다. 

잠이 들었는데도 자꾸만 운다. 

"안 먹어...안 먹어..." " 아파, 엄마,,,,아파...." "아빠, 어딨어?...아빠, 아파...." 자다깨다 울다 자다 반복하고 있다. 안쓰럽다. 대신 아파주고 싶다. 

다행히 만 4세 이상의 아이들은 잘 안 걸린단다. 현준이가 염려되긴 하지만 그래도 잘 견뎌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아이는 지쳐서 잠이 들었지만 자꾸만 울어대니 남편도 나도 마음이 무겁다. 아무래도 어린이집에서 옮아온 것 같다. 당분간 어린이집 출입 금지다.  

다음주에 할일이 좀 많았는데 더 천천히 해야겠다. 우선 아이가 아픈게 걱정이다. 잘 먹고 견딜 수 있으면 좋으련만 잘 먹질 못하니 더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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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5-23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힘드시겠다아~.
차라리 내가 대신 아팠으면 하는게 엄마들 맘이죠.
얼른 낫길 바랍니다.

꿈꾸는섬 2010-05-23 00:24   좋아요 0 | URL
저보다 아이가 더 힘들 것 같아요. 너무 불쌍해요.ㅜ.ㅜ

hnine 2010-05-23 0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아이도 2살때였나 수족구 비슷한 병을 앓은 적이 있는데 그게 무척 아프고 힘든가보더라고요. 밤새 한잠도 안 자고 울어대는데 업었다가 힘들어서 잠시 내려놓으려고하면 더 크게 울고 보채서 나중엔 저도 같이 울어버린 기억이 나네요.
월요일엔 병원부터 가보셔야겠어요.

꿈꾸는섬 2010-05-25 16:08   좋아요 0 | URL
토요일에 병원 다녀와서 약 먹고 많이 좋아졌고 월요일 오후에 다녀왔는데 좀 낫긴 했지만 완치는 안되었다네요. 어제 오늘 데리고 있으려니 애가 너무 심심한가봐요.ㅠ.ㅠ
주말내내 울어대서 좀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먹는 것도 잘 먹고 괜찮아지고 있는가봐요.^^

세실 2010-05-23 0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아이들도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는 잔병치레 많이 했던 기억 납니다.
많이 안쓰러워 하면서도 덩달아 짜증도 냈던 기억이.....
아이 마음 이해해주려 노력하면 짜증이 덜할까요?
주말 지나고 나면 현수 완쾌되기를 빕니다.

꿈꾸는섬 2010-05-25 16:09   좋아요 0 | URL
잔병치레 많이 한 아이들이 커서는 안 아프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제발 그러길 바래야죠.ㅎㅎ
현수는 많이 좋아졌지만 목요일까진 집에 데리고 있으려구요.^^

순오기 2010-05-23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이염은 열이 높으면 다시 오고...
아이들 열나는 건 거의 목에 문제가 있을 때...제 임상경험상 그랬어요.
목 아프면 못 먹고...제일 안쓰럽죠, 대신 아파줄수만 있다면...
아픈 아이도 엄마도 고생이 많지요. 그래도 지나면 훌쩍 컷다고 느껴지니 힘내시고요.

순오기 2010-05-23 07:41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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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5-25 16:1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중이염에 편도선염에 수족구의 구내염까지 정말 고생많았어요.ㅠ.ㅠ
현수가 엄청 아팠던가봐요.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요.ㅎㅎ
비로그인 차단 할게요.ㅎㅎ 고맙습니다.

프레이야 2010-05-23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수와 엄마가 고생많군요.
오늘쯤은 좀 나아졌기를요.ㅠ

꿈꾸는섬 2010-05-25 16:10   좋아요 0 | URL
오늘은 먹고 싶은대로 가져다가 먹더라구요.ㅎㅎㅎ
좀 살만한가봐요.

마녀고양이 2010-05-23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안에 수포라니... 너무 아프겠어요. 이긍.
열도 많이 날건데... 어쩜 좋을까. 힘내셔여, 섬님.

꿈꾸는섬 2010-05-25 16:11   좋아요 0 | URL
이젠 많이 좋아졌어요. 열도 없고 입안도 좀 나았는지 잘 먹네요.^^

비로그인 2010-05-23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마음이 참 불편하시겠어요. 얼른 나아지길 빌겠습니다. 꿈섬님!!!! 힘내세요.

꿈꾸는섬 2010-05-25 16:11   좋아요 0 | URL
ㅎㅎ힘 충전했어요.
전 괜찮은데 아이가 집에 있는 걸 너무 심심해해요.ㅠ.ㅠ
이젠 괜찮아져서 잘 먹어요.^^

水巖 2010-05-23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수가 빨리 낫기를 빕니다. 아이들은 아프면서 큰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시잖아요? 아름답게 피는 꽃의 이야기. 더 예쁘려고 더 빨리 크고 싶은거니까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현수도 엄마도 모두 힘 내시기를.

꿈꾸는섬 2010-05-25 16:1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현수가 많이 좋아져서 이젠 잘 먹어요.^^
더 많이 크려고 더 많이 예뻐지려고 그런거라니 기분이 한결 좋은데요.ㅎㅎ

같은하늘 2010-05-25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좀 좋아졌을까요? 우리 큰아이도 수족구 걸린적 있는데 손,발바닥은 둘째치고 목에 물집에 잡혀서 많이 힘들꺼라고 하더라구요. 말끔하게 좋아졌다는 소식이 어여 들리길 바래요. 꿈섬님과 현수 모두 힘내세요~~

꿈꾸는섬 2010-05-25 16:13   좋아요 0 | URL
손과 발은 멀쩡하고 입안에서만 수포가 생겼다지요. 어제 오후 의사말로는 목안쪽에 조금 남았다는데 모두 사라지길 바래야죠. 아이가 너무 심심해해요.ㅠ.ㅠ

후애(厚愛) 2010-05-25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현준이가 아프더니... 현수가 아파서 걱정이 많으시지요..
현수와 현준이가 안 아프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힘 내시고 항상 화이팅입니다!!

꿈꾸는섬 2010-05-25 16:13   좋아요 0 | URL
ㅎㅎ애가 둘이니 번갈아가며 아파요.
신랑은 그나마 번갈아가며 아프니 다행이라는데요.

어느멋진날 2010-05-25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속상하시겠어요.
빨리 나아야 할텐데...
엄마 맘 안다면 얼른 나을 거예요.

꿈꾸는섬 2010-05-25 16:14   좋아요 0 | URL
어느멋진날님 반가워요.^^
몰래 몰래 다녀가던 서재지기가 찾아주셔서 위로해주시니 기쁜데요.ㅎㅎ
이젠 많이 좋아져서 잘 먹고 있어요.^^
마음 써주셔서 고마워요.^^

blanca 2010-05-25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댓글 달려고 했었다 깜빡 했어요. 제가 아파 보니까 현수 같은 작은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지 알겠어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요?

꿈꾸는섬 2010-05-27 00:45   좋아요 0 | URL
네,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저도 댓글 달려다가 애들 우는 소리에 얼른 컴 끄고 달려갈때가 더 많아요.^^
 
울타리를 넘어서 베틀북 창작동화 7
황선미 지음, 한병호 그림 / 베틀북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나쁜 어린이표>를 읽고 황선미 작가의 팬이 되었지만 정작 많은 작품을 읽지는 못했다. <과수원을 점령하라> <들키고 싶은 비밀> 그리고 오늘 <울타리를 넘어서> 고작 네편을 읽었다. <마당을 나오 암탉>도 꼭 읽어봐야지 했는데 말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황선미 작가의 책도 꼭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이금이 작가의 책 만큼이나 황선미 작가의 책에도 감동과 사랑, 아이들의 섬세한 감수성을 엿볼 수 있어서 참으로 좋다. 

<울타리를 넘어서>에는 <코딱지만 한 괴물>, <울타리를 넘어서>, <앵초이 노란집>, <괭이 할아버지> 네편이 실려 있다.  

<코딱지만 한 괴물>에서는 어린시절 단짝 친구와 자라면서 점점 벽이 생기고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지는 것을 다룬다. 부모의 이혼으로 친구의 행동이 거칠어지고 친구들에게 놀림거리가 되다보니 자연히 멀어진다. 결국 할머니댁으로 이사하는 친구에 대한 아쉬움, 허전함을 잘 그려냈다. 이사하기 전에 친구가 좋아하던 어항을 선물로 주고 가고 금붕어 세마리가 오래 살았으면 좋겠단 이야기를 하는데 어항 속 물고기들의 비늘을 파 먹는 코딱지만 한 괴물을 발견하고 잡는다. 그렇게 아이들의 우정도 아주 작은 것들에 의해 상처를 입지만 다시 또 회복할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울타리를 넘어서>는 두 아파트 사이의 담을 뛰어넘는 아이들을 규제하기 위한 관리소장의 입장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다. 더 높은 벽을 쌓고 옆 아파트에 풀어놓은 개를 묶어놓아야 한다는 부녀회의 결정까지 들먹이지만 결국 아파트 사이의 울타리를 사람이 드나들 수 있도록 개방하고 개는 아파트의 자전거 도둑을 잡아내게 된다. 방법의 차이를 보여주는 좋은 작품이다. 

<앵초의 노란 집>은 친구 사귀기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걸 가르쳐 준다.  

<괭이 할아버지>는 아파트 속에 남겨진 오래된 집이다. 우물이 있고 잔디가 있고 살구 나무가 있으며 텃밭에선 감자를 기른다. 주변의 버려진 것들을 주어 모으는 할아버지와 동네 아이들의 우정을 그렸다. 할아버지를 알기 전에 괴팍하고 못된 노인네였을 것 같다. 하지만 아이들을 대하는 할아버지의 행동은 참으로 따뜻하다. 또한 마지막 감자 농사를 지어 동네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먹으며 그동안 모아둔 헌책들을 아이들이 찾아와 언제든 읽어주길 바란다는 아들의 이야기는 마음이 훈훈해졌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주고 도서관이 되어줄 괭이 할아버지의 집에 나도 찾아가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그런 공간을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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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5-23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앵초의 노란집에는 괭이 할아버지랑 두 편이 실렸는데 절판되고 다른 제목으로 다시 나오고... 독자 입장에선 이런 식으로 책이 나오면 황당하죠. 제가 읽은 다른 책에선 울타리를 넘어서도 나왔고...하여간 여기 수록된 것 중 코딱지만한 괴물만 못 봤네요.
황선미 작품 중엔 뭐니뭐니 해도 '마당을 나온 암탉'이 최고~ 꼭 보세요!^^

꿈꾸는섬 2010-05-25 16:15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의 최고라는 찬사에 얼른 구해 읽어야겠어요.ㅎㅎ

희망찬샘 2010-07-31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쁜 어린이표>>와 <<마당을 나온 암탉>>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저는 이 두 책이 정말 좋더라구요. <<나쁜 어린이표>>는 제가 어린이 책을 만날 수 있게 해 준 의미있는 책이고요. <<마당..>>은 청소년 시절에 정말 좋아했던 책 <<갈매기의 꿈>>을 생각나게 하는 책이에요.

꿈꾸는섬 2010-07-31 12:19   좋아요 0 | URL
<마당을 나온 암탉>을 아직 못 읽어봤어요. 물론 좋은 책일 것 같아요.
<나쁜 어린이표>는 저도 정말 재밌게 본 책이었어요. 샘님의 추천대로 <마당을 나온 암탉>을 구해서 봐야겠어요.^^
 
핸드폰 악동 맹&앵 동화책 6
정우택 지음, 서하늘 그림 / 맹앤앵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 집에서 결제되는 핸드폰만해도 5개, 무전기까지 포함하면 6개. 그리고 집전화까지...... 

한달에 지출하는 통신비만해도 몇십만원이다. 솔직히 좀 아깝단 생각이 들지만 휴대폰이 있으니 편리하고 좋은 건 사실이다. 수시로 연락이 가능하고 어디에 있든 연락할 수 있으니 휴대폰이 없던 시대를 살아오긴 했나 싶다. 

요새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도 핸드폰을 대부분 가지고 다니는 것 같다. 핸드폰을 사주는 건 부모 마음이다. 하지만 핸드폰 사용 예절에 대해 가르치지 않고 사준다면 좀 문제가 될 것 같다.  

교실 안에서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중간중간 사진을 찍고 문자를 보내고 집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면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말이다. 

27명의 핸드폰 악동들을 맞이한 윤선생님은 무조건 금지라는 규칙을 세우기 전에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핸드폰 사용을 절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핸드폰 호텔을 만들어 수업 시작전에 호텔에 맡겨 두고 현장학습을 통해 핸드폰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배우게 하고 1박2일동안 핸드폰 없이 생활해보는 시간을 갖게 했다. 처음에 아이들 모두 어리둥절해하고 못마땅해했지만 핸드폰이 없으니 자연히 친구들과 더 돈독한 시간을 보내게 되고 놀이도 하게 되었다. 또 핸드폰과 관련한 글짓기를 통해 핸드폰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했다. 

핸드폰이 유용하게 쓰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을 비방하거나 모함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니 아이들이 읽어보면 참 좋겠단 생각을 했다. 

공공장소에서 시도때도없이 울려대는 벨소리, 큰소리로 통화하는 소리 등 그냥 지나치기 쉬운 일들에 대해 꼼꼼하게 정리해준 부분도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보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또 긴 통화나 유료 게임 등을 사용하기 전에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야한다는 것, 다른 사람의 핸드폰을 열어보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전화사기에 주의하라는 문구는 정말 아이들에게 핸드폰을 사주면서 숙지시키며녀 좋을 것들이라고 생각했다. 함부로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면 안된다는 것, 개인 정보는 함부로 말하면 안된다는 것 등 아이들에게 핸드폰 사용의 예절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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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5-23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신비가 너무 엄청나요.. 가계부를 써보면 기가 찬다니까요.
저희 집도 신랑, 저, 딸아이, 시부모님 거 한대, 인터넷, 전화까지 한달에 20만원 가까이 나오고 있어요. 전에 와이브로 쓰던거 그나마 해지했는데. 딸아이에게 주의를 주지요, 통신비에 대해서.
통신 예절 꼭 가르켜야 할 듯 해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소리내어 오락하고 DMB 보는 사람들 정말 질색입니다... ㅠㅠ.. 귓가에 척척대는 소음덩어리. 으..

꿈꾸는섬 2010-05-25 16:17   좋아요 0 | URL
다른집들도 통신비가 대단하군요.ㅠ.ㅠ
정말 아깝죠. 공공장소에서 오락하고 DMB보는 사람들 저도 정말 싫어요.
이 책 통해서 아이들이 통신예절을 배우면 정말 좋겠죠.ㅎㅎ
 
하녀 - The housemaid
영화
평점 :
현재상영


10분정도 지각을 했다. 앞부분을 못 본채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전도연, 참 좋아하는 배우다. <하녀>에서 백치미가 넘치는 그녀는 정말 사랑스럽다. 얼마전 아이를 낳았다는 그녀의 몸매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군살하나 없는 아름다운 몸매, 역시 여배우구나. 

서우의 쌍둥이 분장은 정말 깜짝 놀랐다. 어쩜 그리 티가 나지 않게 배가 불렀을까? 서우의 부른 배도 참 예뻤다. 

이정재, 몸매 정말 죽인다. 벗은 몸보다 피아노 앞에 앉아 피아노치는 뒷모습을 볼때 더 멋졌다. 그의 뒤로 가서 허리를 꼭 안아주고 싶단 생각을 잠시 했다. 

윤여정의 대사가 가슴에 콕 박혔다. 뼛속까지 하녀라는 그녀의 말은 정말 가슴 아팠다. 주인을 위해 기꺼이 개가 될 수도 있다는 말처럼 들렸다. 서글프다. 

그들과 우리는 너무도 다르다. 

그들은 우아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우린 그들을 위해 봉사하고 돈을 받는다. 돈을 위해 모든 서슴치 않는다. 대한민국의 검사 엄마라는 조병식 여사도 돈을 받으며 모든 일을 해낸다. 그래서 더 서글펐다. 

누군가 우리를 짓밟았을때 우린 찍소리를 낼 수 있으려나. "찍 소리라도 내야"겠다는 은이, 그것조차 나의 모두를 담보로해야 한다니 정말 서글프다. 

함께 영화를 보고 나오며 한 언니가 참 이상한 가족일 수밖에 없지. 어째 매일 와인을 마셔. 그런다. 

우리 모두 웃으며 맞아. 라고 호응해주었는데 그 비싼 와인을 매일 마실 수 없는 우리의 현실 또한 서글프게 들렸다. 

이제 가끔 생각하게 될 것 같다. 나는 뼛속까지 어떤 근성이 베어 있을까?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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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5-21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셨군요 ^^..

저도 며칠 전 보았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 여럿 리뷰가 있던데 각양각색이네요 ㅎ

꿈꾸는섬 2010-05-22 22:14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은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세실 2010-05-21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일요일에 옆지기와 보러 가려는데 음 기대되는 걸요.
제 뼛속에는 어떤 근성이 베어 있을까요???

꿈꾸는섬 2010-05-22 22:14   좋아요 0 | URL
세실님의 평도 기대되요.^^

마녀고양이 2010-05-21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보고 싶당. 담주에는 보고야 말겠어요!

꿈꾸는섬 2010-05-22 22:15   좋아요 0 | URL
네, 꼭 보세요.^^

2010-05-21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05-22 22:1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영화 초반부가 얼마나 중요한데요.ㅠ.ㅠ
정말 궁금해요.ㅠ.ㅠ
저도 이런 저런 생각은 많았는데 글로 다 쓰질 못했네요.
현수가 아파서 황금연휴도 방콕하고 있지요.ㅠ.ㅠ
님의 평이 궁금해요. 다음에 놀러가서 볼게요.ㅎㅎ

같은하늘 2010-05-25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 목요일에 봤는데...^^

꿈꾸는섬 2010-05-25 16:17   좋아요 0 | URL
같은하늘님은 어떠셨나 궁금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