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남편이 읽고 싶다는 책을 주문을 했다. 3월7일이던가? 

3월 8일 배송완료되었다고 문자가 왔다. 당연히 3월 9일이면 받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3월 11일 현재까지 도착하지 않고 있다. 

어젯밤에 확인하니 계속 배송중이란다. 도대체 언제 보내주려고 그러는가? 다른 서점에서 산 책들은 이미 다 왔건만...... 

남편은 이 책을 목이 빠지게 기다린다. 왜 안오냐고? 매번 일찍도 보내주더니만, 

사실 지금은 짜증이 확 난다. 

남편이 "야, 그냥 취소해. 읽기 싫어졌어." 하고 한마디 툭 던진다. 

아, 정말 나도 짜증이 확 밀려온다. 알라딘 정말 왜 그러는거야. 

이 책을 주문하고 수박씨닷컴에서 사촌동생 문제집 몇권을 구입했다. 알라딘에서 팔지 않는 책들이라 그곳에서 샀는데 그 책들은 다음날 바로 왔다. 그런데 먼저 주문한 혼.창.통은 감감 무소식이다.  

택배회사 대표전화로 전화해도 받지 않고 영업소로 전화해도 받질 않는다. 알라딘 미배송 신고도 답변 처리 중이란다. 도대체 어쩌라는건가? 

약속을 잘 안 지키는 사람을 가장 싫어한다. 이제는 부산까지 당일배송이라는 광고도 보이고 가끔 보는 TV에서 배 뭐 배우가 찍은 CF도 보았다. 그런데 이렇게 배송이 늦으면서 이런 광고를 내보는게 옳은가? 우리 동네도 언제부턴가는 당일배송 지역이었다. 그런데 당일에 오든 다음날 오든 또 그다음날 오든 난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오기만 하면 되었으니까. 그런데 오늘은 정말 너무 화가 나서 도저히 글을 안 쓸 수가 없었다. 여기저기 당일배송 광고만 하지 말고 제대로 배송이나 했으면 좋겠다. 하루이틀 기다리는 거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게 뭔가? 아무런 답변도 없고 택배사도 연락도 안되고, 정말 짜증 제대로다. 

목마른 내가 여기저기 전화하며 연락 안되니 더 짜증이 난다. 

결국 택배기사에게 전화했더니 자기는 인계받지 못했다며 영업소에 알아봐야 한단다. 도대체 전화를 받아야 얘길 할 거 아닌가? 

결국 돈을 낸 곳은 알라딘이니 알라딘이 조속히 답변하고 배송하라! 

오늘 중으로 배송 안되면 오늘부터 알라딘 불매해야겠단 생각이 굴뚝 같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애(厚愛) 2010-03-11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송이 늦으면 전 알라딘us에 전화를 합니다.
책값은 제일먼저 빼가면서 배송이 늦을 땐 화가나요.

꿈꾸는섬 2010-03-11 13:01   좋아요 0 | URL
알라딘 배송팀도 전화를 안 받아요. 정말 기다리다 화가나서 글을 썼지요.

마녀고양이 2010-03-11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배송은 저도 좀 화가 나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집 담당 택배사는 뭐가 그리 바쁜지, 일요일 배달에, 밤 10시반 배달에... 난리랍니다. 한번 택배하시는 분께 엄중히 말씀드렸어요.

솔직히 약속한 날에 배달 못 한다면, 그만큼 알라딘에서도 보상을 해주는 체계가 있어야한다고 봐요. 배송은 택배사의 몫으로 미루지 말구요.

그런데 알라딘 불매하면 전 갈데가 없는데.. ^^ yes24에서 문제가 발생해서 발 끊은거거든요. 6개월있다가 이메일에 다시 플래티넘 회원에 도전하세요 하고 왔더만요~ 흐흐

꿈꾸는섬 2010-03-11 13:19   좋아요 0 | URL
알라딘과의 인연이 깊은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거에요. 저도 애정이 있고,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익숙해져서 낯선 곳으로 옮기는게 쉽진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서비스 자체가 문제라면 옮겨야한다는게 지금의 제 생각이에요. 답변도 없고 물건도 오지 않고 연락을 해도 받지고 않고 지금 단단히 화가 났어요. 남편에게 내일은 오겠지라고 얘기한게 벌써 며칠이라... 뻔지르르한 광고만하지말고 제대로 배송했으면 싶어요.

크리스컬 2010-05-25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당일 택배서비스자체를 안했으면 하네요.물론 저희야 편하지만
택배기사님들은 대기업앞에서 당일배송을 해야된다는 압박때문에 퇴근도 제대로못하고
늦게까지 배달이되니까요. 시스템이 완벽하게 서울처럼 안갖춰지기전까지는 아예 안햇으면좋겠습니다.

꿈꾸는섬 2010-05-25 16:23   좋아요 0 | URL
당일배송의 기획은 그럴싸한데 그 이면에 고생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정말 안해도 될텐데 싶어요.
 

이병률 시인의 시를 읽으며 눈 쌓인 거리를 가끔씩 내다본다. 시인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 것인가? 언어 제조기? 시인은 천재의 영역이라고 못을 박아 얘기하는 여러 문인들의 이야기에 공감을 한다. 

그의 언어 속에 녹아 있는 삶의 모습이 투명한 듯 하지만 보이질 않고, 내 삶도 알고 걸어가고 있는 듯 하지만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모를때가 많다. 

살다보면 가끔 살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는데, 요즘이 그런 날이 아니었다 싶다. 나도 힘을 내어 무엇이든 찬란하게 이루어내고 싶다. 

 

 

찬란


겨우내 아무 일 없던 화분에서 잎이 나니 찬란하다
흙이 감정을 참지 못하니 찬란하다


감자에서 난 싹을 화분에 옮겨 심으며
손끝에서 종이 넘기는 소리를 듣는 것도
오래도록 내 뼈에 방들이 우는 소리 재우는 일도 찬란이다


살고자 하는 일이 찬란이었므로
의자에 먼지 앉는 일은 더 찬란이리
찬란하지 않으면 모두 뒤처지고
광장에서 멀어지리


지난밤 남쪽의 바다를 생각하던 중에
등을 켜려다 전구가 나갔고
검푸른 어둠이 굽이쳤으나
생각만으로 겨울을 불렀으니 찬란이다


실로 이기고 지는 깐깐한 생명들이 뿌리까지 피곤한 것도
햇빛의 가랑이 사이로 북회귀선과 남회귀선이 만나는 것도
무시무시한 찬란이다


찬란이 아니면 다 그만이다
죽음 앞에서 모든 목숨은
찬란의 끝에서 걸쇠를 건져 올려 마음에 걸 것이니


지금껏으로도 많이 살았다 싶은 것은 찬란을 배웠기 때문
그러고도 겨우 일 년을 조금 넘게 살았다는 기분이 드는 것도
다 찬란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0-03-11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잘보고 가욥^^

꿈꾸는섬 2010-03-11 11:10   좋아요 0 | URL
^^ 바람결님 어제 눈이 많이 내렸어요. 우리는 참 좋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모두 불편했겠죠? 이제 눈 그만 와도 된다고 하나님께 얘기해주세요.ㅎㅎ

같은하늘 2010-03-12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덕분에 저도 요즘 일주일에 한권씩 시집을 빌려와요.^^

꿈꾸는섬 2010-03-12 15:05   좋아요 0 | URL
시를 읽으며 생각하는 시간이 참 좋죠. 요즘 알라딘 배송문제때문에 시도 잘 안 읽혀요.
 
하루라도 공부만 할 수 있다면
박철범 지음 / 다산에듀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공부에 흥미가 없는 사촌동생에게 주려고 산 책이다. 주변의 권유도 있어서 구입을 한 책인데 막상 읽어보니 참 공부는 원없이 했겠다 싶다. 중2 수학 25점, 정말 충격적인 점수다. 나는 서울대 아니 서울에 있는 대학에 다녀보질 못했지만 중학교 수학은 늘 90점 이상을 맞았었다. 하지만 나는 어떤 꿈이나 목표를 향해 노력할 줄 모르는 바보였다. 하지만 저자는 꿈과 목표가 명확한 사람이다. 공부를 잘해서 서울대를 가고 싶어하는 마음의 열망이 없었다면 과연 공부를 할 수 있었을까? 집안의 어려운 사정때문에 고3 수능 시험에 실패 (?) 사실 실패라기엔 점수가 낮지 않았다. 서울대를 갈 수 없었다는 것. 그의 인생의 롤모델 장승수씨를 향한 목표가 없었다면 과연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었을까? 서울대에 재학중이면서 다시 법대로 전과하기 위해 삼수를 결심한다는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끊임없이 노력하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우와~~정말 입이 벌어질 정도로 열심히 공부를 했다는 걸 책으르 읽으면서 느낀다. 수학 한문제를 풀면서 여러가지 방법을 찾아내고 좀 더 쉬운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한 문제집을 여러번 푸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스스로 열심히 공부해서 이루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만으로도 존경스럽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결과로 서울대에 진학하고 또 고대 법대로 재입학을 할 수 있었다. 되돌아보면 나는 그정도의 열정으로 살지는 못했던 것 같다. 친구들이랑 수다떠는 것도 좋아했고 친구들이랑 떡볶이 사 먹는 것도 좋아했고 친구들이랑 영화보러 다니는 것도 좋아했다. 그러니 공부를 제일로 생각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서울대 혹은 연고대의 특권을 누릴 수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자기 스스로 하는 학습이 진정한 공부라는 대목도 마음에 들었고, 스스로 교과 내용을 정리하고 학습해야 내 것이 될 수 있다는 내용도 마음에 들었다. 그런 열의를 가지고 공부해야만 자기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잘 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얘기하고 싶다. 꿈과 목표를 정하고 스스로 해나가는 공부를 해야한다고, 공부를 잘 하고 싶다면 공부에만 집중을 해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공부를 잘 하는 사람들의 비결은 어디 멀리 있는게 아니고, 그들이 진정한 천재라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비결은 늘 비슷하다. 무식하게 공부하는 것,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것, 나만의 요점 정리 노트를 만드는 것이라 하겠다. 오로지 공부를 연인처럼 친구처럼 생각하며 공부를 가장 재미있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공부를 재미있게 만드는 법은 공부보다 재미있는 것들을 하지 않는 것이란다. 이제부터 공부를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을게 아니라 책상 앞에 앉아 문제집 한권이라도 우선 풀어내자. 그리고 외울 건 외우고 정리할 건 정리를 해두자.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그 일들을 해나간다면 우리도 모두 꿈과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저서를 청소년기에 보았다면 내게도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그나마 사촌동생이든 조카든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든, 나의 뒤를 따라오는 아이들에게는 보여줄 수 있고 얘기해 줄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우리 모두 꿈을 향해 질주하자. 주저하지 말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자. 다른데 한눈 팔지 말고 열심히 해보자. 그럼 우리도 분명 그 꿈을 이룰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은언니 딸이 어제 전교 학생회장 후보로 등록되었다고 전화가 왔었다. 오늘 시간되면 와서 포스터 좀 같이 만들자고 언니에게 오전에 또 전화가 와서 오후에 언니에 집에 가서 포스터 세장 글씨 써주고 왔다. 언니도 조카도 모두 즐기고 있는 중인 듯, 잘 자라고 있는 조카가 대견스럽고 기특하기도 했다. 하라고 등을 떠밀어도 못할텐데 선생님이 당연히 전교 회장 후보로 나가야한다고 격려하신 덕에 생각도 못한 일을 해내고 있는 중이란다.  월요일엔 연설을 하고 투표를 한단다. 단정하게 옷을 입을 사진관에 가서 사진 찍어 현상해와서 포스터에 붙이니 볼만하더라. 나중에 우리 애들 이런거 못해볼지도 모르는데 나도 이 참에 좀 즐겨봐야겠다고 하며 즐겁게 만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덕에 치킨을 세마리 시켜서 모두들 배 부르게 먹고, 남편과 큰언니도 맥주도 한잔씩 하며 아이들을 돌봐주었다. 

내일부터 주말까지는 연설문을 잘 다듬어 보겠다는데 스스로 연설문도 쓰고 수정하고 참 열심히 한다. 열심히 노력한 만큼 그 결과도 좋았으면 좋겠다. 후보가 10명이나 나온다고 하는데 어떤 결과가 나올까 그것도 기대되고 흥미롭다. 

너무 실망스럽지 않은 정도의 표가 나오기만을 바란다면 너무 약소한가? 많은 표 얻어서 꼭 좋은 결과 얻었으면 좋겠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녀고양이 2010-03-11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네요... 전교 학생회장 후보라 포스터도 만들고 연설도 하고. 초등학교인가요? 조카가 자랑스럽겠어요. 거기 나가는게 어디예요?

그런데... 전 저렇게 뒷바라지할 자신이 없어서, 울 딸은 회장 후보 안 했으면 좋겠다. 연설할 때랑 표가 얼마 안 나오면 어쩔까 조마조마할 생각하니.. ㅎㅎ

꿈꾸는섬 2010-03-11 11:12   좋아요 0 | URL
네, 초등학교 6학년이에요. 우리 언니도 그런거 안하고 조용히 살면 좋겠다 그랬는데 학급회장 되고 선생님이 나가야된다고 하셨대요. 원래 조카가 봉사하는 거 좋아하니까 되면 잘 하긴 할텐데, 역시 엄마가 신경써야할 부분이 좀 있긴 하죠. 그래도 좋은 경험하는거라 좋을 것 같아요.^^

같은하늘 2010-03-12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와 이모의 써포트가 대단한데요. 전 울 큰아이 이번에 학교에서 반장선거하면 절대 나가지 말라고했는데... 제가 쫒아 댕기면서 도와줄 자신이 없어서요.^^

꿈꾸는섬 2010-03-12 15:02   좋아요 0 | URL
우리 조카는 언니가 쫓아다니며 도와주진 못했어요. 그냥 반장선거는 반에서 하는 거니까 스스로 알아서 하더라구요. 6학년되어서 전교회장선거 나가게 되니까 포스터도 필요하고 그래서 같이 만들어달라고 부탁을 하더라구요. 같은하늘님도 닥치면 하시게 될지도 모르죠.^^
 

금요일 현준이 유치원 입학식날, 

오랜만에 유치원을 가서 그동안 못만났던 현준이 친구 엄마들을 만났다. 우선, 내가 가장 친하다고 생각한 언니는 입구에서 만나 같이 들어가 자리를 잡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이 언니가 다른 엄마들 자리를 맡아야한다며 뒷자리 여러자리를 맡아두었다. 그리고 언니에게 자리를 부탁했던 엄마들이 왔는데, 둘은 현준이와 한반이었고, 하나는 다른 반이었지만 우리집에도 놀러온적이 있었고, 현준이가 다니던 블럭키에 함께 다녔던 아이의 엄마였다. 그런데 이 세사람이 모두 함께 있던 언니에게만 인사를 하더니 자기들끼리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인사를 하려던 나는 상당히 뻘줌한 상태가 되었고, 그 중 한 엄마는 우리 현준이가 좋아하는 여자 아이의 엄마였는데, 발표회때 찍었던 사진을 두장이나 보내주었었다. 그런데 인사 한마디가 없었다. 물론 유치원으로 보내서 현준이에게 아이에게 전해주라고 했었으니 유치원에서 받아온 걸로 알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좀 서운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았다. 

그런데, 내가 너무도 부끄럽고 창피했던 건, 아들에게 너무 부끄러웠다. 입학식이 끝나고, 그분들끼리 식사 약속을 잡았던가 보다. 그런 상황에 불쑥 나도 가겠다고 나설 수 있는 성격이 아닌 나는 짐짓 모르는 척 했다. 사실, 친하다고 생각한 언니에게 아이들 함께 놀게 하자고 전날 전화로 얘기했는데 그냥 그렇게 그분들이랑 점심 약속을 잡으니 좀 서운하고 당황스러웠다. 전화로 나눈 얘기라 깜빡 했을 수도 있고 분명히 못박아 얘기한게 아니라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수도 있다. 

그렇게 헤어지는 자리에서 현준이에게 친구들에게 인사하고 가자고 했더니 인사는 했는데, 집으로 가는 길에 "엄마, 우리는 왜 같이 안가?"하고 묻는 것이다. 그리고 덧붙여 "엄마, 나도 친구들이랑 놀면서 같이 점심 먹고 싶다." 

정말 어디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다. 엄마가 너무 못나서 아이의 마음을 받아들여주지 못하게 되니 좀 많이 속상하고 금요일부터 지금까지 내내 마음이 불편하다. 그래서 여기에 몇자 적으며 속풀이나 좀 하자 생각하고 몇자 적는데 솔직히 눈물이 핑 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여전히 서툴고, 어찌할바를 잘 모르는 형편없는 어른이 된 듯 하여, 아이에게 너무도 미안하고 그렇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계속 아이들과 그렇게 헤어져 돌아온게 못내 아쉬운 듯, "엄마, 친구들 언제쯤 우리 집에 놀러와?" 하고 묻는데, 요새 그 아이들과 현준이의 시간표가 다르니 도통 함께 놀 시간이 잘 나질 않는다. 게다가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 아니라서 더 그렇기도 하다. 우리 아파트에 살고 있는 아이들도 꽤 여럿인데 현준이네 반엔 종일반에 다니는 친구 하나와 한반이다. 늘 친구들과 놀고 싶어 하는 아이인데, 엄마의 소극적인 대인관계때문에 아이가 손해를 보는 듯해서 너무 안타깝다. 

정말 친하다고 생각했던 언니에 대한 서운함도 솔직히 있다. 1년동안 자주 보진 못했어도 서로 왕래하고 전화하고 그러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했었는데 혼자만 그렇게 생각한 것 같아 부끄럽고 우울하고 그렇다. 

사람 사귀는 일은 늘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상대방의 마음을 생각하니 이제 그만 친한척해야지 라는 생각도 좀 들고,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할지 이런 저런 생각들이 참 많은 날이다. 이번에도 한반되었다고 좋아했는데, 상황이 이러고보니 좋아할 일도 아니고, 오히려 불편한 상황이 되었다.  

우리 아이들이 나를 닮아 낯가림이 심하고 소심하게 자라게 될까 그것 또한 걱정아닌 걱정이 되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10-03-08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고 저도 가끔 이런 일을 겪어요. 속상해도 말하기엔 자존심 상해서 넘어가기도 하지요.
때론 장난스레 따져보기도 하지만 그 사람 막상 기억 못할 때도 있어서 오히려 제가 더 당황스러울 때가 많더라고요.
저도 그럴땐 극 소심해져서 나를 안 좋아하나 내가 그리 그 사람에게 아무 것도 아닌가 하기도 했는데 그런 생각은 좋지 못한 것같아요.
그냥 내가 더 명확하게 약속을 잡자고 다짐하게 되지요.
하지만 뭐 언제 그랬냐는 듯 자주. 그런일이 생겨요.
나만 있어도 속상한데 이 일이 아이와 함께 있는 일이니 얼마나 속상하셨겠어요.
그런데 생각할 수록 그 언니가 참 그러네요.
전에 연락을 안해도 먼저 같이 가자고 할 판이고 함께 가는 사람이 서로 모르는 사이면 소개시켜주면 되지.
부끄러워하시지는 마세요. 님이 부끄럽기엔 그 언니가 정말 심해요

꿈꾸는섬 2010-03-08 17:41   좋아요 0 | URL
그냥 여기에 적으면서 마음 풀려구요. 그 사람들 모두 아는 사람들이였거든요. 심지어 우리집에도 모두 왔었구요. 그래서 더 많이 속상했던 것 같아요. 그냥 저 혼자 속상한 일이었지만 아이한테 너무 부끄럽고 미안하고 그랬어요. 여기 글 올리고 좀 나아졌어요.^^

마녀고양이 2010-03-09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람들 사이에 잘 끼어들지 못해서 그런적 많이 있어요. 특히 오랫동안 남자들 사이에서 직장생활을 해서 그런지, 어머니들 모임이 더 어렵고 현재 동네에 5년 가까이 살면서도 그럴듯한 친구 아줌마 하나 없어요.. ^^ 그래서 딸아이와 둘이 속닥거리고 논답니다. ㅎㅎ

그런데 잘 아시는 분들이면 나중에라도 넌지시 한번 물어보시는 편이 섭섭하지 않을거 같아요. 전 워낙 혼자 노는걸 좋아해서 오라하기 전에 냉큼 도망치는지라, 울 딸이 섭섭해하죠. 전 모른척 하고. (나쁜 엄마네..)

꿈꾸는섬 2010-03-09 16:32   좋아요 0 | URL
저야, 그냥 그러려니 하죠. 근데 아이에게 미안했죠. 좀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엄마였다면 나도 가겠다고 한마디 할 수 있었을텐데, 그럴만한 성격이 못 돼요.ㅠ.ㅠ

같은하늘 2010-03-12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분이 좀 나아지셨다니 다행이네요.^^ 꿈섬님 말씀처럼 아이가 걸리는게 엄마의 마음이네요. 그래도 마녀고양이님 말씀처럼 대화를 해보면 해결이 될듯한데...

꿈꾸는섬 2010-03-12 15:00   좋아요 0 | URL
같은하늘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