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매주 목요일에 만들기를 한단다. 엄마와 헤어져서 울었던 현수도 만들기 시간에는 울지 않고 집중해서 이렇게 예쁜 심벌즈를 만들었다. 만들기를 하고 밥을 먹을때도 손에 끼고 놓질 않았다고 하는데 집에 오는 내내, 집에 와서도 내내 가지고 놀았다. 물론 아빠가 오길 기다려 아빠에게도 보여드리고 잘 만들었다 칭찬에 금새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저녁 준비를 하는 내게 와서 "엄마, 집에 가지마."하며 울기 시작했다. 어린이집에 가는 것은 좋지만 엄마가 없는게 너무 속상하고 힘든 모양이다. 하지만, 그곳엔 엄마가 있는 곳이 아니라고 타이르는데도 막무가내로 내일은 집에 가지말고 기다리란다. 그러더니 급기야는 내일 어린이집 안 가겠다고 선언을 했다. 그래, 알았다. 하고 말았는데, 과연 내일 어찌해야할까? 

잠이 들기 전에도 어린이집에서 불렀다던 곰세마리를 부르다가 잠이 들었다. 어린이집이 싫지는 않은 것 같은데 엄마의 정을 언제쯤 가슴 속에 묻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서서히 좋아질거라는 주변의 격려와 위로에 힘을 얻고는 있지만 아이의 가슴 속에 또다른 상처와 스트레스를 주는 건 아닌지 조금은 겁이 난다. 

현수야, 사랑해. 우리 같이 힘내보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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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03-04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내일 아침이 또 걱정이예요.^^
아이와 엄마들의 독립을 위하여 화이팅해요.

꿈꾸는섬 2010-03-05 00:24   좋아요 0 | URL
네, 내일 우리 모두 아이들과 화이팅 구호 한번 외치고 집을 나서자구요.^^ 힘내세요. 같은하늘님^^

순오기 2010-03-05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현수의 자랑스런 첫작품이 나왔군요.^^
내심 얼마나 뿌듯했을지 짐작이 되네요~ 그래도 엄마 떨어지는 건 힘들지요.^^

꿈꾸는섬 2010-03-05 15:01   좋아요 0 | URL
호호 자기가 만든거라고 엄청 좋아해요. 뿌듯해하는걸 느낄 수 있어요.^^
오늘은 좀 나아졌다고 하시네요.^^

후애(厚愛) 2010-03-05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수의 첫 작품 정말 잘 만들었어요.^^
잘 적응할거에요. 힘 내세요~!!^^

꿈꾸는섬 2010-03-05 15:02   좋아요 0 | URL
아이도 어린이집이 싫진 않은 듯 해요. 잘 해나가길 바랄뿐이죠.^^

水巖 2010-03-05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수 작품의 첫 출발을 축하해요.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이 안쓰럽군요. 차차 나아지겠지만...
현수 화이팅 !!!

꿈꾸는섬 2010-03-05 15:03   좋아요 0 | URL
ㅎㅎ그래도 오늘은 하나만 울었다고 제게 말하네요. 아침에 헤어질때만 울고 원에서 활동은 잘 했나봐요. 정말 다행이죠.^^

하늘바람 2010-03-05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정말 그래요. 와 심벌즈. 일주일에 하나씩 한작품 탄생이겠네요. 태은이도 일주일에 한작품씩만들어 오는 데 예술이에요

꿈꾸는섬 2010-03-05 15:04   좋아요 0 | URL
5일동안 매일 다른 일정으로 진행되나봐요. 점점 다니면서 재미를 느낄 것 같아요.^^ 매주 목요일 어떤 작품을 가져올까 기대되더라구요.^^

마녀고양이 2010-03-05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벌즈 너무 이쁘네요~

저희 딸은 처음 보낼때 열흘간 아침마다 대성통곡을 했답니다. 저는 회사다니고, 친정에서 보낼 때인데.. 정작 유치원 도착하면 잘 지냈대요. 그래서 저희 친정 아버지께서 눈 질끔 감고 차에 매일 던져넣었다는군요. 고생 많으셨죠.. 딱 10일 지나니까,, 등교 잘하기 시작하던데요. ㅠㅠ.......... 생각해보니 저희 딸 대신 키워주신 친정 부모님께 죄송스러워요.

꿈꾸는섬 2010-03-05 15:04   좋아요 0 | URL
워킹맘이셨으면 더 힘드셨겠어요. 그래도 친정부모님이 도맡아주셨으니 다행이네요.^^ 현수도 오늘은 그럭저럭 잘 지낸 듯 해요.^^

무스탕 2010-03-05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 쬐끄만 손으로 꼬물딱 거리며 만들었을거 생각하면 정말 기특해요 ^^

꿈꾸는섬 2010-03-05 15:05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조그만 손으로 꼬물거리며 만든 걸 생각하면 정말 기특하고 대견하고 그래요.^^

비로그인 2010-03-06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꿈꾸는섬 2010-03-06 18:00   좋아요 0 | URL
^^
댓글저장
 

어제 저녁에 남편이 들어오자 현수는 얼른 자기 가방을 꺼내와서는 아빠에게 자랑을 했다. 오빠에게만 있었던 가방이 제게도 생긴 게 너무 좋았던가보다. 하지만 밤에 자면서 조금 울었다. 어제 헤어져 있던 1시간이 좀 힘들었던가 보다. 토닥토닥 두드려주니 다시 쎄근쎄근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현수 꼭 끌어안고 "어린이집 갈거에요?"하고 물으니, 

"네."하고 큰소리로 대답을 한다. 그래서 오늘은 어제보다 나을까 싶었는데, 헤어져나오면서 엉엉 울는게 아닌가. 

현준이가 둘이 돌아서서 나왔는데 밖에까지 울음소리가 들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잠시후 울음소리가 그치고 현준이와 집으로 돌아와 청소하고 빨래 널고 새학기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러 마트에 갔다. 12시가 조금 안된 시간, 원장님 전화하셔서 오늘은 그만 데려가는게 좋겠다고 하신다. 아침에 갈때는 점심도 먹고 엄마 올때까지 울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얘기하던 녀석이 그새 엄마 생각이 났던가보다. 서둘러 어린이집에 갔더니 옷입고 울고 있었다. 

밥 먹기 싫다고 집에가서 먹겠다고 얘기했단다. 의사표현이 정확하다고 말씀하시면서 천천히 적응해나갈거라고 얘기해주셨다. 선생님께 예쁘게 인사드리고 내일 또 오겠다고 인사하고 나오는 현수가 조금은 안쓰럽기도 하고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감정의 문제가 있구나 싶었다. 늘 함께하던 엄마를 그리 쉽게 떨어질 수 있겠는가. 

현수는 유난히 나와 떨어지는 걸 힘들어하던 아이였는데, 너무 아이를 믿었나 싶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에 마음이 복잡해지긴 했는데, 그래도 모두 한달은 고생한다고하니 미리 포기하고 싶진 않다. 순오기님 말씀대로 현수와 엄마의 독립만세는 시작되고 있는게 아닌가 말이다. 

현준이가 아직 집에 있어서 더 그런 마음이 들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다음주에는 더 잘하겠지하고 나 스스로를 다독거린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현수야, 세상으로 나가는 문이 생각처럼 쉽지 않지? 문을 열고 혼자서 한발 내딛는다는게 얼마나 힘들겠니. 엄마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받아들여주는 현수가 참 기특하고 대견하고 그렇구나. 그래도 늘 엄마는 언제든 달려갈 수 있는 거리만큼만 떨어져 있으니 힘을 좀 내어보겠니? 

현수, 네가 우는 모습을 보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지만, 그렇게 울면서 너도 자라나는 거라고 생각해. 현수가 자라듯이 엄마도 자라야한다면 엄마를 이해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은 네가 너무 어리니 미안하기만 하구나. 

그래도 우리 서로 힘내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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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3-03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궁~ 현수가 울었군요. 처음엔 많이 안쓰럽지만 그래도 독립은 이루어집니다.
꿈섬님과 현수를 위해 아자아자~ 응원합니다!!

꿈꾸는섬 2010-03-03 21:4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안쓰럽네요. 그래도 독립은 꼭 이루겠어요.^^ 화이팅!!!

프레이야 2010-03-03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현수가 울어서 꿈섬님 마음이 아팠군요.
연습이 필요해요.^^
힘내시고 서로 잘 다독이시길요.

꿈꾸는섬 2010-03-03 21:45   좋아요 0 | URL
네, 프레이야님 고맙습니다.^^
현수에게 시간이 필요하겠죠. 그만큼 기다려줘야겠지요.

세실 2010-03-03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수가 아직 엄마품을 그리워하는군요.
일주일 정도 기다리시면 좋아질듯.
친구와의 즐거움을 자주 이야기해 주세요.

꿈꾸는섬 2010-03-04 15:48   좋아요 0 | URL
엄마 생각에 눈물 짓다가도 노래하고 만들기하고 할 건 다 한다네요. 안쓰럽지만 대견해요.^^

후애(厚愛) 2010-03-04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수가 어린이집에 가는군요.
처음에는 그렇겠지만 차츰 좋아질거에요.^^

꿈꾸는섬 2010-03-04 15:48   좋아요 0 | URL
ㅎㅎ3월동안 적응해나가길 바래야죠.^^ 고마워요.ㅎㅎ

무스탕 2010-03-04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츰 좋아질겁니다.
놀다가 문득 뒤돌아 보니 엄마가 없다는걸 느끼고 막연한 그리움과 살짝의 공포^^;가 몰려와서 울었을거에요.
이제 그 텀이 길어지면서 어린이집에 놀러와서 잘 놀다가 집에가면 엄마가 맛있는것도 주고 안아주고 그런다는거 몸이랑 머리가 완전히 받아들이면 언제 그랬나 싶게 잘 지낼거에요.
코트 벗기전에 익숙해 질테니 너무 걱정 마세요 ^^

꿈꾸는섬 2010-03-04 15:49   좋아요 0 | URL
ㅎㅎ무스탕님의 말씀들으니 더 위안이 되네요. 고맙습니다. 아이들 모두 한번씩 엄마와 떨어질때 겪는 일이라더군요.^^ 잘 해나갈거라 믿어요.

같은하늘 2010-03-04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꾸는 섬님도 저와 같은 경험을 하고 계시군요. 우리 작은아이도 오늘 아침에 울면서 갔어요. 큰아이때는 보지 못했던 모습인데다 너무나 활동적인 아이라서 저도 놀랬답니다. 시간이 지나면 모두들 익숙해지겠지요.^^ 우리 모두 화이팅해요!!!

꿈꾸는섬 2010-03-04 21:41   좋아요 0 | URL
같은하늘님도 마음이 많이 아프시죠? 씩씩한 모습 속에 엄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뒤돌아보면 엄마가 있을 곳에 있길 바라는 마음일텐데 그렇게 엄마를 떠나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겠죠. 우리 잘 참고 견뎌보자구요.^^
댓글저장
 

작년말에 귀한 선물을 받았었다. 올해가 호랑이해라 보내주신 선물이신데 호랑이 민화를 목판화로 작업하신 것이다. 이 선물을 받고 생애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었다. 남편이랑 아이들도 그림이 너무 예쁘다고 좋아했었다. 민화 속 호랑이의 표정이 익살스럽기도 하고 현준이 닮아 개구진 것처럼도 보이기도 하고 너무 좋았다. 게다가 내가 호랑이띠라 더 많이 반가웠던 건지도 모르겠다. 

귀한 선물을 귀하게 보관하기 위해 표구사에 맞겨 표구 작업을 해서 액자에 담았다. 그랬더니 정말 근사하고 멋진 작품이 되었다. 사실, 자랑 페이퍼 안 쓰려고 그랬었는데 자꾸만 눈에 밟히고, 내가 소중하게 잘 간직하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 페이퍼를 올린다. 그러니 부디 용서해주셔요.^^ 

>> 접힌 부분 펼치기 >>

집안에 호랑이 그림이 있으면 좋다는 얘기를 들어서일까? 좋은 일도 많고 행복한 일도 많아지는 것 같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데 내복 차림의 우리 아이들 자기들 사진도 좀 올려달라며 포즈를 취한다. 아직 부끄러움이 뭔지 잘 모를 나이이니 우리들도 공개하겠다.^^ 



지금 아이들의 시선은 텔레비전을 향하고 있다. 얼마전 아는 분 집에서 TV코드를 잘랐다는데 우리집에서도 그런일이 생기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 

사실 내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은 우리 아이들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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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3-03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이쁜 아그들. 그런데 호랑이 그림 참 탐나네요

꿈꾸는섬 2010-03-03 16:02   좋아요 0 | URL
그렇죠. 호랑이 판화 정말 멋지죠.^^

순오기 2010-03-03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매지님 서재에서 봤던 바로 그 호랑이~ 표구하니까 더 돋보이네요.
내복남매의 출연 너무 좋은데요~~~~~~ 꿈님 인생의 가장 큰 선물에 추천 꾹 눌러요.^^

꿈꾸는섬 2010-03-03 21:46   좋아요 0 | URL
ㅎㅎ오래 보관하려고 표구했어요. 그림이 너무 좋죠.^^ 우리 아이들은 정말 제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이에요.^^

세실 2010-03-03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선물입니다.
내복패션~ ㅎㅎ 귀여워요^*^
사진 안찍으려고 도망가는 우리 애들보다 백배는 더 예쁩니다.
저희 3월 1일에 TV 치웠습니다. 시간이 참 많이 남더라구요~~

꿈꾸는섬 2010-03-04 15:51   좋아요 0 | URL
ㅎㅎ정말 멋진 선물이죠. 앗, TV가 사라졌군요. 하긴 전 하루종일 한시간도 안 볼때가 많아요. 주말에 가끔 몰아서 한두시간정도 보긴하지만요.ㅎㅎ 아이들과 좋은 결정 내리셨네요.^^ 알찬 오후 시간이 되겠어요.

2010-03-04 0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04 15: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0-03-04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수암님, 멋지십니다. ^^

꿈꾸는섬 2010-03-04 15:53   좋아요 0 | URL
정말 멋지시죠. 이 선물 받아들고 제가 얼마나 놀랐다구요.ㅎㅎ

후애(厚愛) 2010-03-04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너무 귀엽습니다.^^
통통한 현수 볼에 뽀뽀해 주고 싶어요~ 아유 너무 이뻐요~!!

꿈꾸는섬 2010-03-04 15:53   좋아요 0 | URL
ㅎㅎ고마워요. 후애님. 현수의 통통한 볼은 정말 너무 사랑스러워요.^^

무스탕 2010-03-04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호랑이 그림이네요.
표구도 깔끔하게 잘 됐구요.
이제 꿈섬님네는 좋은일만 있을겁니다 ^^

꿈꾸는섬 2010-03-04 15:54   좋아요 0 | URL
네, 표구가 너무 잘 되기도 했지만 워낙 작품이 좋지요.^^
안 그래도 이 그림이 집에 오면서 좋은 일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같은하늘 2010-03-04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선물입니다. 꿈섬님 댁에 좋은일이 넘쳐날것 같아요.^^

꿈꾸는섬 2010-03-04 21:41   좋아요 0 | URL
ㅎㅎ정말 고맙습니다.ㅎㅎ
같은하늘니미 댁에도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길 바랄게요.^^
댓글저장
 
꽃밥 도둑 맹&앵 동화책 4
백금남 지음, 서하늘 그림 / 맹앤앵 / 201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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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앤앵 출판사에서 네번째 동화책이 나왔다. 매번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심지어 눈물도 뚝뚝 흘리게 만드는 감동을 주는 책들이었는데, 이번에 출판된 이 책도 진한 감동을 여지없이 전해준다. 

<꽃밥도둑>, 어쩜 이리 제목도 예쁜가. 그런데 꽃밥이 뭐지? 사실 몰랐다. 식용가능한 꽃을 넣고 비빔밥을 만들어 먹으면 향도 좋고 맛도 좋단다. 이 꽃밥을 훔친 도둑에 관한 이야기겠구나 생각하며 책을 열었다. 책 사이사이 그려진 그림이 참 정겹다.

얼마전 읽었던 <나쁜피>에서 느꼈던 가족의 또다른 의미가 생각나게 하는 책이었다. 피를 나눈 사람들의 집단만을 가족이라 부르기에는 이제는 뭔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회가 많이 변하고 있다. 지구촌 한가족이라는 말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들리기도 하니 말이다. 이 책 속의 아이들은 땡땡이동산이라 불리는 천사원에서 자라는 아이들이다. 이곳 아이들은 모두 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다. 각기 이 곳으로 오게 된 사연은 저마다 다르지만 아버지의 규칙속에 아버지를 믿고 의지하며 살아간다. 

이글의 화자인 어진이는 엄마가 병이 나서 돌아가시자 스님이 이곳으로 보낸다. 남도는 아픈 엄마와 갈 곳이 없자 아버지가 거두어 주시고, 혜명이도 할머니와 이곳에서 산다. 망정이도 엄마가 잠시 맡겨두고 떠나게 되고 호봉이의 사연도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곳은 아이들만 사는 곳이 아니라 전쟁에 다리를 잃은 아저씨, 온 몸이 나무처럼 굳어가는 아저씨, 모든지 먹어대는 드럼통 아저씨, 치매에 걸린 노랑할머니 등 갈 곳없는 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이곳을 거쳐 서울로 대학에 진학한 형, 누나들도 많단다. 그러니까 이 책은 우리의 소외된 이웃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소외된 이웃들의 이야기인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픈데, 이 책의 막내인 남도의 사연은 정말 눈물을 뚝뚝 흘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어느날 어진이는 남도가 아버지 서랍에서 돈을 훔치는 걸 본다. 하지만 돈을 훔쳐본 어진이는 남도의 짓임을 이르지 않고 남도에게도 다그쳐 묻지 않는다. 나중에 아버지에게 들켜 남도는 혼이 나고, 나중에 안 사실은 아픈 남도의 어머니가 다시 아버지가 돌아오면 남도와 함께 읍내에 나가 꽃밥을 먹고 싶다고 했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꽃밥을 사주고 싶어 돈을 훔쳐 돼지 저금통에 저금을 해나가고 있었던 것인데, 결국 어머니는 죽고만다. 어머니가 죽은 제사상에 남도는 꽃밥을 올려주려고 하고 아이들 모두 남도 어머니의 제사상에 꽃밥을 올리기 위해 꽃밥식당에 간다. 남도의 저금통에서 나온 돈은 꽃밥을 살 수 없는 돈이고 결국 아이들은 불꺼진 식당에 들어가 꽃밥을 가져오려고 한다. 그런데 가게주인은 눈치채고 미리 숨어있다가 아이들을 잡는다. 경찰서에서도 오고, 아버지도 불려오는데, 아이들의 사정을 알게되는 주인은 아이들을 용서하기로 한다. 그리고 꽃밥을 싣고 땡땡이 동산으로 온다. 남도는 엄마가 좋아하는 꽃밥을 제사상에 올려주고 그걸 보는 내 마음은 가슴이 터질 듯 했다. 부모와 자식의 사랑을 어떻게 더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남도의 그런 사정을 알고 함께 도와준 형들의 마음도 얼마나 예쁜가 말이다. 자신을 낳아준 엄마에 대한 사랑이 있기에 남도를 비롯한 어진이, 호봉이, 망정이, 혜명이는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각자 혼자라면 너무 외롭고 슬프겠지만,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천사원 식구들이 있기에 그들에게 우리 못지 않은 사랑과 행복이 넘칠 수 있는 것 같다. 

 어진이가 키우다 데려온 럭키가 몇달동안 집을 나갔다 돌아왔는데 새끼를 배어서 돌아왔다.  

   
 

어느 사이 아버지가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새끼를 배었구나."
"예?"
나도 모르게 되물었다.
"그런 것 같구나."
망정이가 헤헤헤 하고 웃었다. 그리고는
"남도 클 났다. 동생이 새끼를 배서......."
그렇게 말했다.
"그럼 엄마다!"
호봉이가 말했다.
"맞다. 엄마다."
이번에는 혜명이가 말했다.
"치 난 동생이 좋은데......."
남도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슬픈 얼굴이 되어 고개를 숙였다.
나는 일어나 남도를 안았다.
"남도 말이 맞다. 럭키는 여전히 남도 동생이다. 아름다운 여동생. 여동생이 엄마가 된 기다."
"맞다!"
남도가 나를 올려다보며 소리쳤다.
"그래, 어진이 말이 맞다. 엄마가 돼서 돌아온 거다."
아버지가 말했다. 나는 남도를 생각해 그렇게 말했는데 아버지가 그렇게 말했다.(114~115쪽)

 
   
   
 

"조금만 힘을 내거라. 조금만 더. 너도 이 세상에 이렇게 태어났단다."
럭키의 눈에서 계속해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생명은 저렇게 태어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에 뜨거운 그 무엇이 가슴 밑바닥에서 솟구쳐 올랐다.
엄마도 나를 저렇게 낳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 코가 찡하고 눈 밑이 후끈 더워졌다.(118쪽)

 
   

자연의 섭리를 우리는 자연에게서 배우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설사 지금은 혼자 남겨졌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들이 이 세상에 오기까지 엄마의 고통이 함께 했다는 걸 깨달으며 삶을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흐뭇해졌다. 피로 맺어진 형제들은 아니라도 하늘이 맺어준 그들의 인연이 오래도록 아름답게 지켜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자고 나를 뒤돌아보게 하는 그런 아름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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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3-03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리뷰에요.^^ 잘 읽었어요~ 감사

꿈꾸는섬 2010-03-03 15:20   좋아요 0 | URL
잘 읽어주셨다니 저야말로 감사해요.^^ 후애님 아프신 건 좀 나으셨나요?

같은하늘 2010-03-04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과는 다르게 따뜻함이 있는 이야기군요. 눈여겨 둡니다.

꿈꾸는섬 2010-03-04 21:44   좋아요 0 | URL
너무 좋아요.^^ 큰아이가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맹앤앵에서 나온 동화책1,2권은 2학년 올라가는 조카에게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었는데 너무 재미있다고 눈물을 흘리며 읽더라구요. 이 책도 그 조카에게 선물하려구요.^^
댓글저장
 


알라디너 인기서재



마주하다
- 꿈꾸는섬



앗, 이런게 떠있네요.^^ 

처음 있는 일이라 기념하기 위해 한번 올려봤어요.^^ 

제가 알라딘의 파워블로거인 마노아님, 로쟈님, 순오기님, 몽자&콩자님과 나란히 올라가있다니 가문의 영광입니다. ^^ 언제 또 이런 날이 올지 몰라 얼른 캡쳐해서 올립니다. 제 서재를 찾아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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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mssim 2010-03-02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꾸는섬님. 팔랑팔랑 귀여우세요.^^
에공~~부러버라!
저도 열심히 님의 서재 찾고 있습니다.
좋은 글 많이 읽게 해 주세요.^^

꿈꾸는섬 2010-03-02 23:10   좋아요 0 | URL
ㅎㅎ중전님 고맙습니다.^^ 일등으로 축하해주셔서 더 고마운걸요.^^
저도 님 서재 들러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연륜이 묻어나는 글들에 감동하고 있답니다. 많이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水巖 2010-03-03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533, 총 33354 방문

오늘 무얼 쓰신거에요? 정말 인기 있는 서재이군요.

꿈꾸는섬 2010-03-03 00:10   좋아요 0 | URL
ㅎㅎ수암님의 격려 감사드려요.^^
아마도 술이 인생을 망친다가 아닐까 싶어요.^^
모두 공감하는게 아닐까요?

세실 2010-03-03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축하드립니다^*^
인기 서재 아 부러워라~~

꿈꾸는섬 2010-03-03 00:36   좋아요 0 | URL
세실님 아직 안 주무셨군요.
ㅎㅎㅎ고맙습니다. 사실 세실님은 인기서재 많이 해보셨잖아요.^^
제게도 이런 날이 있군요.ㅎㅎ

순오기 2010-03-03 0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나도 처음에 이거 발견하고 제 서재에 올렸었죠.
꿈꾸는섬님, 인기서재 맞아요~~~~~~ 함께 올라 있어 저도 영광이죠.^^

꿈꾸는섬 2010-03-03 15:28   좋아요 0 | URL
ㅎㅎ순오기님 서재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찾아와주신분들이 많아져서 이런 일도 있네요. 좋은 글, 올리도록 노력해야겠어요.^^

후애(厚愛) 2010-03-03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년에 한번 그리고 올해 한번 인기서재에 올라온 걸 보고 무척 기뻤어요.^^
축하드립니다~

꿈꾸는섬 2010-03-03 15:29   좋아요 0 | URL
ㅎㅎ후애님도 제 기분 잘 아시겠어요.^^ 전 거의 처음이라 또 언제 이런 일이 있을까 싶어 얼른 캡쳐했어요.ㅋㅋ 고맙습니다.

전호인 2010-03-03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
방문자가 200은 족히 넘어야 그렇게 되더라구요.
가끔 올랐다 내렸다 하던데 요즘은 통 찾아주는 이가 없다보니......ㅠㅠ

꿈꾸는섬 2010-03-03 15:57   좋아요 0 | URL
앗, 그럴리가요. 제가 종종 찾는 걸요.^^
저도 또 언제 인기서재에 올라보겠어요. 그래서 얼른 캡쳐했죠.ㅎㅎ

같은하늘 2010-03-04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축하드릴 일이네요.^^
열심히 활동하시니 이런 보람을 느끼는 날도 오는군요.
서재가서 확인하고 왔다는거 아닙니까? 오늘도 이름이 있던데요.ㅎㅎ

꿈꾸는섬 2010-03-04 21:45   좋아요 0 | URL
ㅋㅋ같은하늘님 오늘도 확인하셨어? 저도 보고 놀랐어요. 요새 들르시는 분들이 정말 많은걸까요? 사실 부끄럽습니다.^^ 같은하늘님도 여러번 인기서재에 있던 걸 보았어요.ㅎㅎ

같은하늘 2010-03-04 22:31   좋아요 0 | URL
앗!! 정말요? 저도 몰랐던 사실을 알고 계시는군요.
저도 알았으면 캡쳐해놓고 자랑페이퍼를 날렸을텐데...ㅎㅎㅎ
전 알라딘 메인에 <알라딘서재>라는 곳에서 그런거 확인하는걸 얼마전에 알아서 그럴 기회를 놓쳤네요.^^

꿈꾸는섬 2010-03-04 22:36   좋아요 0 | URL
같은하늘님 제빵하시던 글이 올랐던 때가 아닐까 싶어요. 글 올려두시고 한동안 뜸하시잖아요. 다음에 제가 발견하면 바로 캡쳐해서 올려놓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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