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은 날 수 없어 맹앤앵 그림책 7
캐서린 쉴리 지음, 레베카 엘리엇 그림, 임숙앵 옮김 / 맹앤앵 / 2009년 11월
절판


같은 날 태어난 쿠엔틴과 빌리는 서로를 잘 아는 친구랍니다.
깡통 쿠엔틴! 썰렁 빌리! 서로 우스운 표정을 짓고 별명을 부르며 즐겁게 놀아요.

두 펭귄은 점점 자라면서 서로 좋아하는 놀이가 달라졌대요. 빌리는 숨바꼭질을 좋아하지만 쿠엔틴은 숨바꼭질을 싫어했대요.
쿠엔틴은 얼음 벽돌로 집 짓는 걸 좋아했지만 빌리는 지구해했어요. 자라면서 좋아하는 놀이나 습관이 너무 달라진거죠.

하지만 딱 한번 둘이 얼음집을 지었대요.

어느 날, 빌리가 꾸중을 듣고 사라져서 쿠엔틴 혼자 점심을 먹었어요. 갈매기들이 다가와 쿠엔틴과 얘기했죠. 쿠엔틴은 눈보라가 칠 것 같다고, 새들에게는 안 좋은 날씨라고 말하죠. 그러자 갈매기들은 날지 못하는 새도 있냐며 쿠엔틴이 새가 아니라고 말하며 쿠엔틴의 점심을 낚아채 갔어요.
그날밤 쿠엔틴은 잠이 오지 않아 제일 좋아하는 펭귄 바위에 올라 밤하늘을 보았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빌리를 만났죠.

결국 빌리는 집을 나가 얼음집에 숨어 있었어요. 엄마가 애타게 찾는 것도 모르고 말이에요. 하지만 눈보라 속을 헤치고 쿠엔틴이 찾아왔어요. 빌리에게 집으로 돌아가자고 설득하러 말이에요. 사실 빌리도 배가 고팠다며 따라 나섰어요.

함께 집으로 돌아가며 두 친구는 더 많은 얘길 나누었을거에요. 쿠엔틴이 우리는 날 수 없으니 진짜 새가 아닐 수 있다고 말해요. 빌리는 대신 수영을 할 수 있다며 쿠엔틴을 위로하죠.

하지만 쿠엔틴은 수영을 잘 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빌리는 정말 즐거워하고 잘했지만 쿠엔틴은 겁이 났거든요. 하지만 빌리의 도움으로 결국 쿠엔틴도 멋지게 물속을 헤엄치네요.
쿠엔틴과 빌리는 물 속에서 새처럼 날았어요. 신기하게 생긴 것들로 가득한 놀라운 세상을 두 펭귄이 날아다녔어요.

빌리와 쿠엔틴의 우정이 너무도 예쁜 그림책이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서로를 위로하고 이해할 수 있는 진정한 친구가 하나 있다면 무엇이 두렵고 힘들까? 서로 좋아하는 것도, 서로 하고 싶은 것도, 서로의 성격도 습관도 자라면서 점점 달라졌지만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너무 예뻐서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펭귄은 날 수 없으니 새가 아니라는 말, 우리 아이도 펭귄이 새였어? 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바다속을 유유히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아이는 펭귄은 바다 속 새구나한다.
새라면 하늘을 날아야할텐데 참 이상하네. 그래도 다른 새보다 수영은 정말 잘한다며 좋아라했다.
나는 그런 아이에게 점점 자라면서 서로를 지켜줄 수 있는 좋은 친구 하나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맹앤앵에서 나온 일곱번째 그림책, 이것도 정말 너무 사랑스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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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면
비가 내리면...
멜리사 스튜어트 지음, 콘스턴스 버검 그림 / 거인 / 2009년 10월
품절


창가에 서서 비오는 바깥 풍경을 내다보고 있어요. 창가에 부딪히며 떨어지는 빗방울 사이사이로 내려다보는 풍경이 담겨 있는 예쁜 그림책이에요.

숲 속에 비가 내리면......
다람쥐들은 복슬복슬한 꼬리를 머리 위로 올려 우산을 만든대요. 우리가 우산을 쓰고 비를 피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황조롱이는 비에 젖지 않으려고 깃털을 한껏 부풀리지만 박새는 나무 구멍 안에서 비를 피한대요.

엄마 사슴과 아기 사슴이 나뭇잎 아래에서 비를 피하고 있어요.

포근한 굴속에 웅크리고 있는 붉은 여우 가족이 보이세요? 비가 오는 걸 바라보는 모습이 꼭 우리들 모습 같지요.

들쥐가 떨어진 잎사귀 아래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어요.

습지에도 비가 내려요. 거북이 작은 머리를 등껍질 밑으로 쏘옥 집어 넣고 있어요. 잠자리는 복슬복슬한 부들 위에 내려 앉구요. 물맴이는 동글동글 원을 그리며 헤엄친대요.

참새는 수풀 속에 숨지만 오리 떼는 신나게 돌아다니며 비오는 날을 즐겨요.

사막에도 비가 내려요. 방울뱀은 바위틈 사이에서 꾸벅꾸벅 졸아요. 거미는 땅속으로 달아나구요. 박쥐는 동굴에 매달려 있어요. 꼬마올빼미는 선인장 둥지에 숨어 비오는 풍경을 바라봐요. 두꺼비는 알을 낳는대요.

비가 그치면......
들판, 숲, 습지 그리고 사막의 동물과 곤충들은 다시 밖으로 나와 신나게 논대요. 우리들처럼말이에요.

내가 보던 비오는 날의 풍경과 너무도 다른 동물들의 모습이 담겨 있어서 좋았다. 숲속, 습지, 사막의 동물과 곤충들의 비를 피하는 모습들이 제각각인듯 했지만 모두가 조금씩 닮아있었던 것도 발견한다.
비가 오는 날엔 웅크리고 비가 그치길 기다리는 자세를 배우는 것 같다. 비가 그친 뒤의 풍경이 너무도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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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준이가 아프던 날, 엄마네 잠깐 맡기고 미용실에 다녀왔다. 

머리를 좀 가볍게 자르고 퍼머를 했다. 

엄마네서 떡이랑 과일이랑 과자를 무지 먹어댔단다. 너무 많이 먹어서 소화를 제대로 시키지 못했는데 저녁도 많이 먹어서 결국 탈이 났던 건데... 

현준이한테 좀 미안했다. 엄마 머리하느라 잠시 맡겨둔 고 시간에 응급실까지 갈 상황이 만들어졌으니 말이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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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1-24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가 소홀이 하면 꼭 애가 아프니...생각해보면 아이에게 미안하죠.ㅜㅜ
그래도 금세 나아서 다행이네요.

꿈꾸는섬 2009-11-24 23:28   좋아요 0 | URL
자책을 좀 했지요.ㅜ.ㅜ

무해한모리군 2009-11-24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준이가 괜찮아서 다행입니다.
꿈꾸는섬님 머리하시고 기분전환이 되셨는지 모르겠네요 ^^

꿈꾸는섬 2009-11-24 23:28   좋아요 0 | URL
기분전환하려다 애 아프니까 괜히 했다 싶더라구요.

마노아 2009-11-24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걸 거예요. 섬님 마음에 담지 마셔요~

꿈꾸는섬 2009-11-24 23:29   좋아요 0 | URL
이미 지났으니 이리 너스레를 떠는거죠.

하늘바람 2009-11-24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현준이는이제 괜찮나요?

꿈꾸는섬 2009-11-24 23:29   좋아요 0 | URL
네, 이젠 괜찮아요. 유치원도 잘 다니고 있구요.^^
태은이도 아프지 않길 바랄게요.^^

후애(厚愛) 2009-11-24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현준이가 많이 아팠군요.
지금은 괜찮나요?
꿈꾸는섬님도 많이 놀라셨죠...
고생하셨어요.

꿈꾸는섬 2009-11-24 23:30   좋아요 0 | URL
후애님 고맙습니다.^^
현준이도 저도 이젠 괜찮아요.^^
후애님도 건강하시길 바랄게요.^^

같은하늘 2009-11-25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네요.
꿈섬님의 탓은 아니지만 그게 엄마의 마음이겠지요.
현준이가 좋아졌다니 다행이예요.
너무 오랜만에 서재활동하니 여기저기 이런저런 일들이 많네요.^^
 

금요일 저녁 그러니까 서평도서로 온 책들을 무사히 마감날까지 써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던 때 아들은 그날 저녁에 먹은 것과 낮에 먹은 것까지 모두 토했다. 자려고 이불에 누워있던 녀석이 이불 위로 속에 것을 다 끄집어 내었다. 순간 역한 냄새에 눈살을 찌푸렸다. 우리가 이 난리를 치는 상황에서도 꿋꿋이 잘 자던 현수, 너 정말 대단했다. 

보통 아이들이 구토를 하고나면 오히려 속이 편안해져 잠을 잘 자곤했는데 현준이가 잠을 자질 못하고 끙끙 앓기 시작했다. 아파 죽겠다고 징징거리며 나지막히 울어댔다. 체온계로 열을 쟀더니 37도, 아직 열은 없구나. 다시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가 토하고, 또 자나했는데 화장실로 달려가 토하기를 반복하며 아프다고 울어대는 녀석이 너무 안쓰러웠다. 그때가 새벽 1시40분. 체온은 37.8도. 

앗, 열이 오르고 있다. 

안되겠단 생각에 응급실로 데려가자고 남편을 깨웠다. 잠에 취한 남편, 나더러 다녀오라고......이 한밤중에......솔직히 그땐 애가 죽겠다고 난리치니 나라도 가야했지만 많이 서운했다. 그래도 이 새벽에, 나를 보내다니...... 

우리 동네 응급실을 찾아갔다. 체온 38.4도 기침에 목이 붓고 구토에 설사까지 했으면 타미플루 처방받아야한다고 거점병원 가라고 일반약 처방도 안해줬다. 얼른 거점병원 가라고 떠미는데 정말 열받았었다. 내가볼땐 급성 장염이구만......배 안아프게 약이라도 좀 주지......안 주더라......완전 신종플루의심환자 되었다. 

우리 동네에는 거점병원이 없다. 옆 동네 H대분점응급실로 달려갔다. 아픈애를 데리고 장장 20여분을 달려갔다. 응급실에서 거의 2시간을 보냈다. 심지어 엑스레이도 찍으라고......거점병원 의사 신종플루 아닌 것 같고 급성장염 같다고 그 약만 받아가라고......그래도 혹시 모르니 타미플루 처방하고 신종플루 확진검사도 하겠다고 했다. 모든 확실한게 좋으니......검사 결과 5일뒤에 안단다. 

여하튼 새벽 5시 집으로 향했다. 그제서야 남편 전화해서 어디냐고? 묻더라. 정말 짜증 제대로 났다. 먼저 먹여야 할 약을 우선 먹이고 집에서 먹여야할 약을 먹이려고 부지런히 집으로 달렸다. 

약 먹이고 재웠는데 몇시간 못자고 또 아프다고 난리났었다. 약 효과가 없는 것 보니 신종플루인가? 한참을 고민했다. 타미플루 먹여야하는지 말아야하는지......그래도 소신껏 오후까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우선 흰죽을 쑤어서 먹였다. 잘 못 먹는 것 같더니 죽 먹고 약 먹고 자고 일어나더니 멀쩡한 기색을 보였다. 그러더니 저녁에 이제 안 아프단다. 

다음날 기운이 펄펄 넘쳐서 온 집안을 헤집고 다녔다. 그리고 오후 신종플루 확진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 

아, 정말 SHOW를 했구나!!! 

오늘 다시 유치원에 정상적으로 등원했다. 한 열흘을 못간 탓인지 모든게 또 새로웠는지 가기전의 희색이 돌아오며 우울한 얼굴로 바뀌었다. 그래도 유치원은 다시 간단다. 다시 새롭게 또 적응을 해야하는걸까? 

여하튼 현준이가 아프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이제는 다 나았으니 걱정할 필요도 없지만 마음 한구석에선 차라리 신종이었으면 예방접종 안해도 되는데 싶은 마음이 조금 있었다. 예방접종 부작용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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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1-24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현준이가 고생했군요~ 엄마 맘 졸인거 엄마가 알죠.
아빠들은 몰라요~ 우린 내가 운전할 줄 모르니 아빠가 데려갔다 오죠.
아픈 애기 말고도 둘이나 더 있으니 엄마는 집에 있고요.
나는 꼭 독을 품으면 애가 아파서 내맘부터 풀어야 했어요.ㅜㅜ

꿈꾸는섬 2009-11-24 23:33   좋아요 0 | URL
아이들 아픈게 늘 저로부터 시작인 것 같아 마음이 안좋아요. 제가 좀 더 신경을 써주었다면 아프지 않았겠죠. 운전할 수 있는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할래요.^^

조선인 2009-11-24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궁 엄청 놀라셨겠어요. 그래도 차분하게 잘 대처하신 거 같습니다. 에고.

꿈꾸는섬 2009-11-24 23:33   좋아요 0 | URL
ㅎㅎㅎ신종플루인줄 알고 깜짝 놀랐는데 아니라니 좀 허탈해요.

무해한모리군 2009-11-24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효과는 이거고 이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선택해라 이리 좀 누가 자근자근 설명해주면 좋을텐데요. 참 저도 뉴스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니 무섭더라구요.

꿈꾸는섬 2009-11-24 23:34   좋아요 0 | URL
부작용이 있더라도 맞아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죠. 모두에게 부작용이 있는건 아니니까요. 아직까지 주사맞고 별다른 이상이 없었으니까 별탈없기만을 바래야죠.^^

마노아 2009-11-24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놀라셨어요. 옆지기님한테 서운한 것도 당연해요. 섬님이 운전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어요ㅠ.ㅠ
현준이가 짧게 아프고 회복되어서 참 다행이에요. 그런데 예방접종 정말 우려가 커요. 울학교는 오늘 단체 접종 한답니다. 이 날리 부르스를 얼른 멈춰야 할 텐데요..ㅜ.ㅜ
섬님도 아프지 않게 컨디션 조절 하셔요~!!

꿈꾸는섬 2009-11-24 23:36   좋아요 0 | URL
정말 서운했어요. 정말 살다보니 서로 소원해지는게 맞는듯해요. 그 새벽에 절 보낼줄은 정말 몰랐거든요.
마노아님도 늘 감기 조심하세요.^^

하늘바람 2009-11-24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읽으면서도 진땀이 절로 납니다.
어휴
전 운전을 못해 남편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일거예요.
하지만 참~
거점 병원이 가까운 것도 고마운 일 중 하나군요
어제 신플 접종 에약하며 두근거리네여
제발 부작용없길
그래도 현준이 나아진게 가장 기쁜 일이네요.
님도 마음도 몸도 진정하시고 쉬셔야겠어요

꿈꾸는섬 2009-11-24 23:37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도 예약하셨군요. 태은이도 무사히 예방접종 맞혔으면 좋겠네요.^^

같은하늘 2009-11-25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섬님이 운전을 하셔서 다행이긴한데 그래도 옆지기님 너무하셨네요.
현준이 좋아져서 다행이예요.

꿈꾸는섬 2009-11-26 12:20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정말 너무했죠.ㅠ.ㅠ
 

꿈에 귀신이 나오면 얼마나 무서울까? 

나는 사실 잘 모르겠다. 꿈에 귀신을 본적이 거의 없으니까. 

그런데 남편은 귀신꿈을 잘도 꿨단다. 나랑 결혼하기 전에는 가위에도 자주 눌렸었다는데 도무지 믿기지 않는게 덩치는 엄청 큰 사람이 가위에 눌렸다니 좀 웃겼다. 왜냐면, 난 한번도 가위에 눌려 본 적이 없다. 

예전에 큰언니가 내 옆에서 자는데 가위에 눌린 걸 본 적은 있었다. 어슴푸레한데 검은 물체가 큰언니를 누르고 있었다. 그때 큰언니가 고1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일어나서 언니를 흔들어 깨웠더니 검은 물체도 사라졌고 언니도 정신을 차렸었다. 그때의 기억말고는 귀신을 본 적도 꿈을 꿔본 적도 없다. 

관상을 좀 본다는 이가 내 얼굴은 호랑이상이라 귀신이 범접을 못한단다. 그래서일까 남편도 나랑 결혼하고나서 함께 잘때는 가위에 눌린 적이 없단다. 내가 가끔 친정에서 자고 올때 한번씩 눌렸다고는 하는데 나로서는 이해가 잘 안된다. 

요새 우리 가족들은 모두 거실에 모여서 잔다. 거실에 온열매트를 깔아놓고 거기에 옹기종기 누워서 자는데 남편은 도통 불편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며 침대에서 자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가보다했는데 어느새 남편도 우리 옆에 누워있다. 몇번을 반복하길래 물었더니, 무서워서 혼자 침대에서 잘 수가 없단다. 왠지 귀신이 나올 것 같다나...... 

함께 잘때는 괜찮았는데 혼자 자려니 무섭다니 덩치 큰 남자가 이런 얘길 한다는게 나는 도무지 믿기질 않지만 그는 정말 무서운가보다. 

내게 악몽은 

꿈에 끊임없이 시험을 보는 것이다. 학교에 가서 시험을 본다. 시험 시간 기다리는 것에서부터 시험을 보면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드는데 정말 끔찍하다. 

심지어 몸이 아플징조는 꿈속에서 무지 힘든 일을 한다. 산을 오르거나 고된 노동을 하는 꿈을 꾼다. 그러면 그 다음날은 영락없이 몸살에 일어나기가 힘들다. 

예전에 꾸었던 가장 기억에 남는 악몽은 가족들과 함께 건물에 갇히는 꿈이었다. 화장실에 가려고 들렀던 건물의 입구가 사라지는 꿈, 그 건물로 들어선 사람들 그 누구도 빠져나가지 못했다. 가끔씩 나가는 문이 열렸는데 건물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잡히면 빠져나갈 수 없었다. 이 꿈만큼 무서운 꿈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요새 가끔 꾸는 학교 꿈, 시험보는 꿈은 정말 그만했으면 좋겠는데 시리즈로 나온다. 초등학교 시험, 중학교 시험, 고등학교 시험, 대학교 시험. 그 시절에 맞게 친구들도 바뀌어나오고, 내가 늘 힘들어하던 영어시험을 주로 보는 것 같다. 아, 정말 끔찍하다.  

 

+++잠자리에 들어야할 시간인데, 잠이 잘 오질 않는다. 김장하고와서 이번주내내 너무 힘들어했다. 아이들도 번갈아가며 조금씩 아픈 것 같은데 오늘밤엔 현준이가 구토를 한다. 점심에 친정에서 먹은게 잘못된 듯 하다. 아이들 맡겨놓고 미용실에 다녀왔는데 그 사이 무얼 먹었는지 집에 돌아와서 속이 안좋다고 했는데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배가 고플때도 아프다고 하기에 저녁을 주었는데 밥을 무지 잘 먹었다. 심지어 더 달라는 걸 밥이 부족해서 주지 않았는데 자려고 누운 아이가 갑자기 구토를 시작했다. 몇번 토하고 약을 먹이고 발을 따주고(손을 따려고 했는데 워낙 거부를 해서 남편이 잡고 거의 강제로 발을 땄다) 났더니 몸에서 조금 열이나며 땀도 좀 흘려가며 잔다. 열이 많이 오를까 걱정했는데 다행이 열은 더 오르지 않고 정상온도를 찾아가고 있다. 아이가 잘 자는 것도 행복이다. 아이가 아프지 않은 건 더 큰 행복이다. 현준아, 좋은 꿈 꿔. 내일은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흰죽을 쑤어줄게. 잘 자고 일어나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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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11-21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릴 때 언니들은 가위에 눌릴 때면 꼭 제가 귀신이 되어 나타났다고 해요. 가위에 울리는 날은 오늘은 자다가 눌리겠다..라는 감이 옵니다. 그리고 정말 가위에 눌리죠. 어휴, 그 기분은 참 무섭지요. 시험보다가 깨고, 갇히는 꿈을 꾸고... 꿈꾸는섬님이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나봐요. 아이가 건강한 건 축복이에요. 현준이가 자고 일어나서는 말끔히 나았으면 해요...

꿈꾸는섬 2009-11-21 10:11   좋아요 0 | URL
현준이 데리고 응급실 다녀왔어요. 하도 아프다고 울어서요. 신종인지는 잘 모르겠구요.

후애(厚愛) 2009-11-21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위에 눌릴 때가 많아요.ㅜㅜ
옆지기님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저도 귀신 꿈을 꾸고 난 뒤 밤에 화장실도 그렇고 혼자는 못 자요.ㅜㅜ 새벽에 남편이 출근을 하고나면 어둠컴컴한 새벽에 꼭 누가 저를 보는 느낌을 받아서 몇 번이나 잠을 깨곤 하지요.
체기가 심해서 저도 제 손가락을 따는데 겁을 많이 먹는 편인데 어린 현준이는 얼마나 아팠을까요... 안 아프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해요.

꿈꾸는섬 2009-11-21 10:13   좋아요 0 | URL
후애님 글 보고 사실 섬뜩했어요. 근데 울 남편도 가위에 잘 눌리고 귀신꿈을 잘 꾼다고 해요. 후애님 잠자리도 빨리 편안해졌으면 좋겠어요.
현준이의 상태는 그리 좋진 않은데 나쁘지도 않은 듯 해요. 사실 분간이 잘 안되고 있는 상태에요.

비로그인 2009-11-21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니 지금 들리는 오보와 기타의 이중주 소리가 좀 더 처량히 들리네요. 저는 음악에 빠지기 시작한 이후 가위눌린 적은 없었는데요. 그 전에 종종 눌리던 기억을 되살리면 참 끔찍합니다.

편안한 휴식 되시길 빕니다. ^^
(그나저나 제가 꿈꾸는 섬님 페이퍼 구석 구석에 남긴 댓글이 있는데 심심하실 때 한 번 찾아보세요~ ㅋ)

꿈꾸는섬 2009-11-21 10:13   좋아요 0 | URL
ㅎㅎㅎ종종 남기신 댓글을 보았는데 제가 전부 찾아보진 못했나보군요. 한번씩 살펴볼게요.^^

순오기 2009-11-22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님, 무서운 꿈 꿀까봐 꼭 곁에서 주무셔야겠군요.^^
나는 무서운 꿈 꾸면 꿈 속에서도 '이건 꿈이야~ 날자!' 그러면서 날라가요.ㅋㅋ

꿈꾸는섬 2009-11-23 23:59   좋아요 0 | URL
역시 순오기님이셔요.^^ 이건 꿈이야~~~ㅎㅎㅎ 저도 요샌 꿈을 인식해요.

소나무집 2009-11-22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꿈 잘 안 꾸는데 우리도 남편이 악몽을 자주 꾸더라구요.
정말 넘 힘들어서 그런가봐요. 푹~ 쉬세요.
현준이는 좀 괜찮아졌나요?

꿈꾸는섬 2009-11-24 00:00   좋아요 0 | URL
현준이는 이제 괜찮아요.^^
소나무집님도 이젠 좀 쉬시나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