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사계절 그림책
울프 에를브루흐 그림, 베르너 홀츠바르트 글 / 사계절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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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똥'이야기를 더러워서 싫어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똥'을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똥' 얘기하면 재미있어하고 친밀해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인데 자기 몸에서도 나오는 것이니 그리 더럽다고 느끼지 않는 것 같다.
두더지의 머리 위로 똥이 떨어지는 그림을 보며 아이들이 어찌나 웃었는지 모른다. 도대체 누가 똥을 싼 걸까? 아이들도 함께 호기심 가득해져서 책에 몰두했다.
그럼 누구 똥인지 알아보자.

이건 누구 똥일까? 두더지가 비둘기에게 물었어? 그랬더니 자긴 아니래. 그러면서 똥을 찌익 쌌어. 하얗게 물똥을 쌌네. 두더지 머리에 싼 똥이 아닌거야.

그럼 이건 누구 똥일까? 뭐라고? 맞아, 말똥이야. 말은 이렇게 둥근 똥을 눈다네.

자, 이건 또 누구 똥일까? 토끼 똥이야. 까만 콩처럼 싸잖아. 그럼 토끼도 아닌거지.

이건 마치 까만 새알 초콜릿 같이 생겼지? 누구 똥인지 알아 보겠어? 염소똥이야. 두더지는 이게 마음에 들었대.

이렇게 큰 똥 본 적 있어? 이건 쇠똥이야. 덩치가 크니 똥도 엄청 크지? 두더지는 자기 머리에 똥을 싼게 소가 아니라 무척 기뻤대. 그럴만 하겠지.

자, 이건 누구 똥인지 알겠니? 묽은 똥 무덤이 뿌지직, 돼지 똥이야.

그런데 범인은 도대체 누구냐고? 바로 이녀석이야. 어떻게 알았냐고? 똥을 좋아하는 파리들이 냄새를 맡고 맛을 보더니 바로 알더라구. 그래서 두더지가 개 머리위에 '똥'을 싸고는 다시 땅속으로 들어갔어. 작고 까만 곶감 씨 같은 것이 바로 두더지 똥이래.

동물들마다 다른 똥을 싼다는 것 이미 알고 있었겠지만 정확하게 어떤 똥을 누는지 잘 몰랐다면 이젠 잘 알겠지? 그래, 나도 이제 제대로 구별할 수 있을 것 같아.
두더지의 소심한 복수때문에 배꼽을 잡고 아이들과 함께 엄청 웃었어.
심심할때 꺼내 읽어보면 참 좋을 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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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9-28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똥얘기 무조건 좋아하는 애들... ㅎㅎ 아이들의 고전이에요. 그쵸? ^^

꿈꾸는섬 2009-09-28 00:55   좋아요 0 | URL
우리 애들 너무 좋아해요.^^ 중고샵에 떠돌기에 얼른 잡았죠.ㅎㅎ

같은하늘 2009-09-29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똥~~~ ㅎㅎㅎ

꿈꾸는섬 2009-09-29 23:37   좋아요 0 | URL
재밌어요.^^
 
바빠요 바빠 - 가을 도토리 계절 그림책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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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마을에 사는 마루네 이야기에요. 가을이 오면 모두가 바쁘대요. 무엇이 그리 바쁜지 우린 잘 모르죠. 엄마, 아빠가 벌어온 돈으로 마트에 가서 필요한 물건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면 되니까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매번 다를게 없잖아요. 하지만 마루네는 가을에 특히나 바쁘대요. 왜 그런지 함께 볼까요?

할아버지가 옥수수를 말려요.

할머니는 참깨를 터느라. 바빠요 바빠.

빨갛게 익은 고추를 마당 가득 펼쳐놓고 말리느라 바빠요 바빠. 마루는 닭을 좇느라 바쁘구요.

들판에 벼가 누렇게 익었어요. 참새들은 낱알을 쪼아 먹고 마루와 허수아비는 참새를 쫓느라 바빠요 바빠.

뒤뜰에 떨어진 알밤을 줍느라 바빠요. 다람쥐랑 청설모도 밤을 나르느라 바빠요 바빠.

바쁜 일은 아직도 많아요. 콩도 털어야하고 벼도 베어야하고 감나무에 감이 빨갛게 익으면 감도 따고 곶감도 만들어야 해요.

서리가 하얗게 내리면 무와 배추를 뽑아 김장을 해요. 아빠는 김칫독 묻느라 마루는 동네방네 김치 나르느라 바쁘대요.

가을내내 걷어들인 곡식들이 있는 방이에요. 제겐 낯설지 않은 풍경이에요. 할머니는 콩을 고르고 손자는 짐에 기대어 스르르 잠이 드는 정겨운 그림이 너무 좋아요.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것들을 보여주는 소중한 책이에요. 내가 가졌던 소중한 추억을 아이들에게 살며시 보여줄 수 있기도 하지요. 최근에 낙향하신 시부모님 덕에 우리 아이들도 이런 정겨운 시골의 정취를 느끼며 살 수 있을 것 같아 덩달아 기뻐요. 우리에게 소중한 것들을 잊지 않고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이 가을에 읽으면 더없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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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09-09-29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이들은 모르는 시골 풍경이네요.^^

꿈꾸는섬 2009-09-29 23:38   좋아요 0 | URL
잊고 사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책으로나마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너무 정겨워요.^^
 

드디어 구입한지 4년만에 이 책을 완독했다. 이 책의 재미는 알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이 책만 잡으면 일이 많아지고 읽을 시간이 부족해진다. 일종의 징크스처럼. 

그래도 결국 다이앤 애커먼을 만나고야 말았구나. 감동 그 자체다. 

만치님과 나비님의 극찬을 받을만하다고 생각하며 나 또한 깊이 빠져들고야말았다. 

다섯가지 감각기관을 통해 느끼고 생각하고 연관된 것들을 어쩌면 이리도 아름다운 언어로 자연스럽게 써내려갈 수 있단 말인가. 언어의 마술사가 따로 없다. 

깊이 생각하지 못하면서 살았던 것들에 대한 깊은 통찰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어떤 글을 쓰든 세밀한 관찰과 생각들 느낌들을 제대로 살려서 써내려 갈 수 있다는 건 정말 크나큰 능력이 아닐까. 정말 부러운 사고를 늘어 놓았다. 

그동안 읽고 싶었던 김연수의 <세상의 끝 여자 친구>, 이주헌의 <지식의 미술관>, 김별아의 <미실>. 아, 드디어 너희를 만날 차례다. 기다려줘서 고맙다. 얼른 읽어 줄테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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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9-28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저도 사놓고 아직 못읽은 책이군요. 일단은 두께가 만만치않은지라 손에 잘 안잡히는데 참 읽긴 읽어야 할터인데 말입니다. ^^

꿈꾸는섬 2009-09-28 00:54   좋아요 0 | URL
처음엔 현준이가 어려서, 두번짼 현수가 너무 어려서 읽다가 그만두다 반복했어요. 이번에도 읽으려는데 일이 많더라구요. 그래도 읽다보니 너무 좋더라구요. 바람돌이님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같은하늘 2009-09-29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입하고 읽지 못하고 꼿아둔 책이 어디 한두권인지...
언제쯤이면 마음편하게 책을 읽을까요? ^^

꿈꾸는섬 2009-09-29 23:3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모두 그런가봐요. 되도록이면 미뤄두었던 책을 읽어보려고 해요. 이 책은 만치님의 극찬도 있었고, 보다말다하긴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던터라 끝까지 읽어봤어요. 너무 훌륭한 책이에요.^^
 
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 이호백 아저씨의 이야기 그림책
이호백 글 그림 / 재미마주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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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베란다에 조용히 앉아 있는 토끼, 집안엔 아무 없고 혼자 남아 집을 보는데 토끼가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오네요.

정말 네가 문을 열고 들어 온 거야?

아무도 없는 집에서 냉장고 문을 열고 먹을 것을 꺼내 식탁에 앉아 맛있는 밤참을 먹어요. 그동안 사람들이 밥 먹는 모습을 많이 보아서 식사하는 법을 잘 알고 있대요.

맛있니?

늘 재미있는 비디오가 보고 싶었다는 토끼, 과자를 먹으며 만화영화를 보고 있어요.

너 정말 별걸 다 하는구나.

우리 아이들도 내 화장품 이것저것 만져보고 써보고 싶어했는데 토끼야, 너도 그런거였니? 그런데 너무 예쁘다.

옷장 속에서 예쁜 한복을 꺼냈구나. 이 집 막내의 돌 옷인데 어쩜 네게 이리도 잘 맞니? 너무 예뻐. 사랑스러워.

그리고 아저씨 방에서 책을 읽고 있구나 재미는 있었니?

아이 방에서 장난감 갖고 노는 것도 재미있지? 언제 이렇게 롤러 블레이드 탈 생각을 해봤어? 정말 재미있겠다.

베란다에서 자는 것이 많이 불편했구나. 편안하게 침대에서 자는 모습도 참 예쁘구나.

토끼가 가족들이 사는 곳을 돌아다니며 이것 저것 만져보고 입어보고 별별 일들을 다 해낸다.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 아빠 가족들의 모습을 보고 배우듯이 말이다. 가족들이 돌아왔을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귀여운 토끼의 집안 구경, 아이들과 함께 집안 곳곳 다니며 침실, 놀이방, 부엌, 화장실, 베란다에서 무얼 하는지 무얼 할 수 있는지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집에 있는 귀여운 아이들도 토끼처럼 해보고 싶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가끔 아이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이해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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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9-26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집안 곳곳에 널린 토끼똥을 본 가족들의 반응이 궁금하죠?ㅋㅋ

꿈꾸는섬 2009-09-27 23:01   좋아요 0 | URL
중고샵에서 건졌는데 현준이가 너무 좋아해요.^^
생각할수록 재미있는 책이에요.^^

같은하늘 2009-09-29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운 토끼~~~

꿈꾸는섬 2009-09-29 23:39   좋아요 0 | URL
너무 예쁘죠? ㅎㅎ
 
토끼가 커졌어!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5
정성훈 글.그림 / 한솔수북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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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똑같이 잠자리에 든 토끼,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요? 호랑이에게 쫓기고 있을까요? 아니면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있을까요? 여하튼 잘 자고 있네요.

아침이 되었을때, 뭔가 이상했어요. 토끼가 커진 거에요. 밤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몸집은 커지고 이빨은 무시무시해지고 날카로운 발톱이 생겼어요.

토끼는 집 밖으로 나갔어요. 다른 동물들이 모두 겁에 질려 도망쳤대요. 날마다 도망다니던 토끼한테 처음 생긴 일이었지요. 그런데 기분이 썩 괜찮았대요.
평소 자기를 괴롭히던 여우를 잡아먹고 돌아오는 길에 달려드는 호랑이를 꿀꺽 삼켰어요. 평소의 토끼라면 불가능한 일이었죠. 그리고 아무 이유없이 숲 속의 동물들을 괴롭혔어요. 여러분도 책 속의 토끼처럼 행동했을까요? 그래도 재미는 있었나봐요.

해가 기울면서 점점 토끼의 몸이 작아졌어요. 토끼는 어리둥절해져서 당황했어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거울을 흘깃 보고는 여느 때와 똑같이 잠자리에 들었대요.

해가 밝으면 또 무슨 일이 생길지 궁금해지네요.

토끼가 커져서 벌어진 일들을 보면서 재미있다고 아이가 깔깔깔 웃어대요. 다시 읽어달라고 또 읽어달라고 계속 졸라요. 그래서 제가 물었어요. 만약에 너의 몸집이 커지면 어떻게 할거야? 너도 책 속의 토끼처럼 할 거야? 아니면 너는 어떻게 할 거야? 그랬더니 막 웃어요. 생각만해도 즐거운가봐요. 자기의 모습이 평소의 모습과 달라진다는 것 말이에요. 책 속의 토끼처럼 다른 사람을 괴롭히진 않겠다고 하지만 한번쯤 그런일이 생기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천진하게 웃으며 얘기해요.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고 큰 사람과 작은 사람, 큰 동물과 작은 동물 등 큰 것과 작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주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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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9-26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궁금했는데 이런 내용이었군요.^^
'사자가 작아졌어'도 기회되면 보세용~~

꿈꾸는섬 2009-09-27 23:02   좋아요 0 | URL
아, 사자가 작아졌어도 있군요.ㅎㅎ
너무 재미있어요. 중고샵에서 제대로 건졌어요. 상태도 좋고 현준이가 무지무지 좋아하구요.^^

같은하늘 2009-09-29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자가 작아졌어만 봤는데...
이것도 한번 봐야겠네요.^^

꿈꾸는섬 2009-09-29 23:40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과 같은하늘님이 보신 사자가 작아졌어를 저도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