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방학이 끝나면서 선생님이 바뀐다는 통보는 이미 원장선생님께 들었다. 학기초의 여러가지 일들을 생각하면 속이 시원해야하겠지만 오히려 속이 갑갑하다. 낯가림이 심한 현준이가 바뀐 선생님과 처음부터 다시 유대관계를 쌓아가야한다는게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선생님은 어떤 스타일인지 조용히 지켜보느라 자신도 썩 편하지는 않는 것 같다. 유치원에서의 생활이 편하지 않는지 집에 오자마자 밥부터 달란다. 유치원에서 밥을 조금밖에 먹질 않은 것이다. 또 먹겠다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전 선생님과 함께했던 것과 다른 것들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전 선생님은 우유먹을때도 감사노래를 부르고 헤어질때도 안녕노래를 불렀는데 지금 선생님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것을 얘기하는데 한편으론 또 그러면서 배우지란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 사람마다 방식이 다르다는 것, 성격이 다르다는 것 등 구체적으로 알진 못하겠지만 아이들도 나름대로 무언가 다르고 달라졌다는 걸 알 것 같다. 

이미 바뀐 선생님을 아쉬워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2학기까지 마무리하지 못하고 바뀌게 되어서 못내 아쉽다. 2학기에도 1학기와 마찬가지로 어떤 선생님인가 지켜봐야한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귀찮은 마음도 없지 않아 있다.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한학기동안 자란 아이들을 보면 전 선생님의 세심한 배려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며 고맙다는 말도 하지 못한채 보내드려 조금은 죄송하다. 앞으로는 좋은 경험을 바탕으로 더 좋은 선생님이 되실거라고 믿는다. 조금은 서툴고 실수도 있었지만 아이들을 대하는 선생님의 성정은 늘 바르고 기복이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 믿는다.  

바뀐 선생님과는 원만하게 유대감이 형성되어서 별탈없이 무난하게 2학기 마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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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8-11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선생님이 자주 바뀌는거 정말 안좋은데 말이죠. 현준이가 잘 적응해야 할텐데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꿈꾸는섬 2009-08-12 22:46   좋아요 0 | URL
다시 처음부터라고 생각하니까 좀 힘들어요. 2학기는 잘 보낼거라는 은근한 믿음이 있었거든요.ㅠ.ㅠ

水巖 2009-08-12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초등학교 학년 올라가면 늘 불안했답니다. 차차 적응하겠죠.

꿈꾸는섬 2009-08-12 22:47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도 늘 불안했었거든요. 그래서 더 걱정이에요. 잘 적응하기만을 바라야죠.

무스탕 2009-08-12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준이가 며칠은 나름 혼란의 시기를 보내겠네요. 그래도 아이들답게 잘 적응할거에요. 너무 걱정마세요.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배워나가는거죠, 뭐 ^^

꿈꾸는섬 2009-08-12 22:49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말씀도 맞긴 한데 엄마의 기우죠. 그래도 지금 선생님도 예쁘고 좋다고 그러긴 하는데 아직도 낯설어해요. 그래도 믿어야겠죠.ㅎㅎ
근데 이제는 좀 괜찮으신가요? 건강하셔요.^^
 

제주도에 다녀올때 함께 가져갔던 책이 갑자기 생각나서 찾아보는데 

안보인다. 

조선공주실록도 보이고, 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도 보이고, 여행할 권리도 보이는데, 

넌 도대체 어디로 간거니? 

분명히 짐을 챙길때 트렁크에 담아두었고, 집에서 짐을 풀때도 보았던 것 같은데,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답사여행의 길잡이 11 한려수도와 제주도,  

그만 애태우고 제발 나타나주라. 여행다녀와서 소홀히 군거 미안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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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8-11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손에 들고 다니게 되는 책이니 혹시 흘리신게 아닐까요. 제발 제발 나와주기를... 산 책 또 사는 것 만큼 속쓰린 일도 없잖아요. ^^ 이 책 좋죠? 저희집에도 몽땅 시리즈로 다 갖춰놓고 어디 갈때마다 들고 다닙니다. ^^

꿈꾸는섬 2009-08-11 21:28   좋아요 0 | URL
저도 시리즈 몽땅 갖춰있어요. 근데 제주도편이 안보이더라구요. 여기저기 찾아보는데 안나와요. 너무 속상해요.ㅠ.ㅠ

무해한모리군 2009-08-11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꾸는섬님 꿈꾸는넘님이 생긴거 보셨나요 ㅎㅎㅎ

꿈꾸는섬 2009-08-11 21:28   좋아요 0 | URL
ㅎㅎㅎ그런가요? 몰랐어요.ㅎㅎ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잘 받는 나의 성격에 대해서 예전에 알던 분이 늘 안타까워하셨었다. 그분 말씀에 따르면 나는 사람들의 모든 말이며 행동에 너무도 세심하게 일일이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그런 얘기를 들을때까지도 사실 내가 그런 성격의 소유자인지 몰랐다. 그런데 옆에서 지켜보시던 그분 얘기를 듣고보니 또 그말이 맞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또 스트레스를 받았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 책을 만나고나서야 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나의 가치관이 뚜렷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이목에 신경쓰고 남들의 말에 상처를 받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 없다는 것과 나의 생각을 키우는 일에 집중해야한다는 걸 배운다. 좀 더 자신있게 당당하게 살아가면 될 것을 늘 의기소침하게 소극적으로 살아왔던 것이다. 매일매일 새록새록 배워간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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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8-08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꾸는섬님 주소도 주소도~~
전에 주신거 잃어버렸어요 --;; ^^
 

 

현준이 방학생활 숙제 중에 연극, 영화, 공연 보고 작성해야 할 페이퍼가 있어서 미루고 미루다 오늘 결국 만화영화를 보여주기로 하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점심 이후엔 현수가 낮잠을 자는 관계로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여기저기 알아본 공연들은 대부분 2시, 4시 공연이라 아이들 몸상태와 맞질 않아서 결국 선택한 것이 집근처의 극장(싸이더스9)에 가기로 한 것이다. 

사실 혼자서 아이 둘을 데리고 극장을 간다는게 쉽지 않아서 거의 두주를 미룬 셈인데 이제는 더 미룰 수도 없어서 결국 아이 둘을 데리고 첫 극장 나들이를 했다. 현준이가 두돌 무렵인가 언니랑 이벤트 영화가 당첨되서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 현준이가 하도 울고 어두운 극장의 분위기를 무서워하는 바람에 제대로 영화를 볼 수 없었다. 그때의 악몽이 떠올라 망설이게 된 것인데 그나마 현수는 좀 낫지 않을까하는 바람이 있었던 것 같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었는데 조조할인을 받았고 현준이와 내 표만 끊으면 되어서 만원을 냈다. 그리고 팝콘과 탄산음료를 사서 아이들 손에 쥐어 주었더니 엄청 좋아라 한다. 평소 팝콘과 탄산음료는 구경하기 쉽지 않은 절제 품목이다. 음료수를 사고는 아차했던게 아무래도 음료를 많이 마시면 영화를 보는 중간에 현수가 화장실에 가고 싶어할 것 같았지만 미리 표는 출구와 가까운 곳을 지정해두어서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현수는 거의 한시간 정도는 영화를 봐주었던 것 같다. 그래도 얌전하게. 한시간 정도가 지나면서부터 아이는 걷잡을 수 없이 행동하려고 했고 나는 제지하려고 하고 둘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아이들 데리고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한번 나갔다오니 다시 또 나가고 싶었는지 자꾸만 앞좌석에 매달려서 애를 먹였다. 가방 속에 넣어두었는지 알았던 사탕은 온데간데없고 평소 자동차열쇠에 침을 흘리는 녀석이라 자동차 열쇠 손에 쥐어주고 잃어버리면 안된다고 주의를 주었다. 그뒤 열쇠 만지작거리다가 영화 상영 20여분 남겨두고 얌전히 잠이 들어주어서 어찌나 고맙던지...... 

현준이에게는 기억에 남을만한 날이 되었을 것 같다. 평소 도라에몽을 좋아라하고, 게다가 공룡대탐험이라 어찌나 즐거워하던지...... 

 
도라에몽을 보고 와서 그린 그림이다. 파란색으로 그린 것이 도라에몽, 파란 수염도 있다. 노란색으로 그린 건 진구, 주황색으로 그린 건 피스케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이슬이, 비실이, 퉁퉁이를 그린 거라네요. 

현수가 조금만 더 커준다면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 영화 보러 자주 가고 싶어요. 오늘 하루는 정말 기분 좋은 날이었죠. 하지만 엄청 피곤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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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8-08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라에몽도 공룡도 우리 애들 다 좋아하는데...집 근처 극장에선 다 끝나버렸더라구요. 주말에 보러 갈까 했더니... 그냥 할 수 없이 업이란 영화나 보러 갈까 싶어요. ㅠ.ㅠ
현준이의 주인공 파악능력이 대단하군요. 이렇게 확실하게 구획을 짓다니.... ^^

꿈꾸는섬 2009-08-08 06:50   좋아요 0 | URL
저희 동네에선 도라에몽은 잔여석이 많았어요. 그에 반해 <업>은 조조부터 많이들 보더라구요. 재미있기도 한가봐요.^^

무스탕 2009-08-08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감하게 도전하셨군요. 아가들이랑 극장가기 ^^
정말 처음 애들 데리고 극장가는건 공포였어요. 게다가 현수는 오랫동안 화면을 응시하기엔 아직 어리잖아요?
그래도 현준이가 많이 좋아한듯하여 뿌듯하셨겠습니다.

꿈꾸는섬 2009-08-08 22:1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도 한 걱정하며 보러 갔었는데 그나마 사람이 많지 않았고 현수가 조금만 보채서 다행이었어요.^^
무스탕님 이젠 좀 나으셨나요? 얼른 나으세요.^^

순오기 2009-08-08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애들 어릴 땐 영화보기 힘들어요.
나는 큰아이때 '늑대와 함께 춤을' 본 다음에 거의 10년 세월을 극장 출입 못했으니까요. 삼남매 키우는데 10년을 바쳤다는 얘기구낭!ㅋㅋㅋ 꿈섬님 남 얘기가 아니겠죠?^^

꿈꾸는섬 2009-08-08 22:1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만 겪는 일이 아니죠..ㅎㅎ
그래도 전 점차 나아지겠죠.^^
 
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진실이 거짓을 이기는 날이 오길 바라는 당신이 꼭 읽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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