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도 아침 일찍 밥을 짓는 것도 누군가를 위해 밥상을 차리는 것도 집안 구석구석 먼지를 빨아내고 걸레질을 하는 것도 그리고 빨래를 빠는 것도 

날이 잔뜩 흐려서 잠시 나가 장을 봐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마음 한편에선 오늘은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 한다. 

알라딘 서재를 돌아다니며 좋은 글들 보다가 문득 든 생각은 내가 지금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지... 

아이들 챙겨야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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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8-03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조커가 필요해요..ㅜ.ㅜ

꿈꾸는섬 2009-08-05 09:3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ㅎㅎ 조커가 필요했는데 이젠 괜찮아요.^^

2009-08-03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09-08-05 09:31   좋아요 0 | URL
그럴까 했지만 바쁜 하루를 보냈답니다.^^

진아 2009-08-03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쩐지 마음까지 같이 흐린 날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오늘 그래요~ :)

꿈꾸는섬 2009-08-05 09:31   좋아요 0 | URL
진아, 오랜만^^ 그런날도 있고 저런날도 있는거지.ㅎㅎ 지금은 좋아^^

nabee 2009-08-03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가 지금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지... 에 추천 백개에요~.
저도 제가 이러고 있을 떄가 아니지 하면서도 알라딘 나가다가
님의 글 읽고 또 이러구 있어요~....에휴

꿈꾸는섬 2009-08-05 09:32   좋아요 0 | URL
ㅎㅎ정말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죠.ㅎㅎ

어느멋진날 2009-08-03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그럴 때가 당연히 있죠~ 어떤 마음이신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자기 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혼자 있고 싶을 때,,

꿈꾸는섬 2009-08-05 09:33   좋아요 0 | URL
어느멋진날님 반가워요.^^
막상 혼자면 또 외로워서 견디지도 못하면서 이런 투정을 부리죠.

순오기 2009-08-03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3박4일 아무것도 안하고 친정에서 놀고 먹고 왔어요~
집에 남은 식구들은 손가락 빨고 살았는지 라면 먹고 살았는지 신경 안 썼어요.ㅋㅋㅋ
내가 누리는 휴가는 내식구들 몽땅 떨쳐두고 홀가분히 떠나는거~~~~ 하지만 꿈섬님은 아직 아그들이 어려서 안도지요~~~ ^^
저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빨래도 하고 반찬도 해야지만 우선은 알라딘 순례부터!!

꿈꾸는섬 2009-08-05 09:35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잘 다녀오셨죠? 한비야님 만나고 좋은 시간 보내셨으니 얼마나 좋으셨겠어요. 제게도 그럴 날이 오겠죠. 점점 오고 있는거죠. 우리 아이들도 어느새 쑥 자라서 자기들 앞가림하겠죠. 엄마가 놀아달라고해도 놀아주지 않을만큼 크게죠.

전호인 2009-08-04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럴땐 무조건 쉬는 것이 최고아닐까요?
쉬다보면 다시 또 충전이 되는 거지요.'
결국 사람의 몸도 자연의 일부분인걸요. 휴식이 필요합니다. ㅎㅎ

꿈꾸는섬 2009-08-05 09:38   좋아요 0 | URL
전호인님, 보통 남자들은 집에 있는 여자들은 늘 쉰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제 남편도 보통 남자이기에 퇴근해서 들어와 엉망인 집안 보면 눈살을 먼저 찌푸려요. 그도 힘든 날엔 심지어 짜증까지 부리죠. 그냥 마음이 어지러웠어요.
많은 분들이 함께 걱정해주시고 위로해주시니 힘이 나는데요.^^
이 글을 올린 날, 그러고 싶은 마음 간절했는데 다시 마음을 다잡았죠. 엄마가 이러면 안되는거잖아요.^^
 

27. 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해 

28. 농담하는 카메라 

29. 조선공주실록 

 

 

 

 

 

 

 

30. 외딴방 

두서없이 잡히는대로 책을 읽는다. 제대로된 독서가 불가능하다는 핑계가 늘 꼬리에 꼬리를 문다. 언제부터인가 자꾸만 게으름을 피우며 아이들 핑계에 남편 핑계를 대는 내가 보인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이미 나는 핑계거리를 찾고 있다.

자꾸 나를 꾸짖어야한다. 좀 더 분발하라고, 천천히 사는 것도 느리게 사는 것도 좋지만 나에겐 박차를 가할 그 무엇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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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9-08-02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박차를 가할 무엇을 8월엔 꼭 찾으시길요~.

꿈꾸는섬 2009-08-03 09:20   좋아요 0 | URL
ㅎㅎ8월엔 꼭 찾아야죠.^^

2009-08-02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현준이 유치원 방학, 어느새 아이가 유치원 다니는게 익숙해졌다. 하루종일 집안에 붙어 있으려니 나도 갑갑하고 아이도 답답한가보다. 무작정 차를 갖고 나갔다. 처음엔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피아노 화장실이 있는 남양주 인공폭포로 차를 몰았다. 거세게 떨어지는 폭포라도 보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았다. 그런데 도착하고보니 아이들이 잠잠이 자고 있었다. 잠깐 차를 세우고 문을 여러번 여닫아도 기척이 없다. 그래서 결국 차를 돌렸다. 집쪽으로 다시 돌아가는데 작은아이가 꾸무럭거린다. 조금 있으면 깰것도 같았다. 남편이랑 가끔가던 계곡쪽으로 차를 몰았다. 수동과 대성리의 중간쯤에 있는 곳인데 평소에도 사람들이 참 많다. 물이 얕아서 아이들 놀기에 참 좋다. 그렇게 조금 놀았는데 한두방울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점점 거세게 소나기가 내렸다.

소나기가 내려서 아이들과 우선 방갈로로 옮겼다. 시원하게 소나기가 내리고 내 속도 어느새 시원해졌다. 그렇게 한참을 비가 내렸을때 집 베란다 문을 온통 열어둔게 생각났다. 그 걱정도 잠시, 아이들 노는게 너무 재미있다. 평소라면 비를 맞을 엄두도 못 냈을 건데 방갈로 위로 들이치는 빗물에 머리를 갖다댄다. 처음엔 하지말라고 말렸지만 금새 포기하고 애들 하고 싶은대로 놔두었다.

애엄마 혼자서 애들 둘을 데리고 놀러나온게 남들 눈엔 참 이상해보였던가보다. 어디서 왔느냐는 질문에서부터 애들 아빠는 왜 오지 않았는지 무척이나 궁금해했다. 여자 혼자 아이들 데리고 물놀이 오는건 이상한 일이라는 걸 이제 알았다. 소나기가 많이와서 물이 금새 불었고 황토색 물이 흘러간다. 물을 앞에 두고 물놀이를 못하는 큰 아이가 못내 서운해서 징징거렸다. 근데 우리가 사용하던 방갈로 주인네 작은풀이 있다며 거기서 놀아도 된단다. 그래서 아이들 신나게 놀았다. 그런데 역시 물이 차가웠던가 작은 아이가 조금 있으니 나온단다. 결국 큰 아이 실컷 놀진 못했지만 아이스크림 입에 하나 물려주었더니 불평불만 싹 사라졌다. 

남편도 무척 궁금했나보다. 내가 오늘 아이들과 무얼하면서 놀았는지......그런데 그가 알고 있다. 오늘 거기에서 놀았냐고 대뜸 물어보는데 너무 놀랐다. 

이 책을 보던 남편이 읽어준 한 부분에 그런 얘기가 있었다. 

부부가 서로 다른 일을 할줄 알아야한다고. 

그건 우리 부부의 생각과 같다. 남편이 나만 바라보는 것도, 나도 남편만 바라보는 것도, 우리에겐 불편한 일이다. 누군가때문에 무엇을 못하며 산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속상하고 부당하겠는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이지만 서로에게 불편을 주는 존재는 아니고 싶다. 

서로가 할 수 있는 일을 즐기면서 살아가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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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8-01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랑 즐거운 시간 보내셨군요.
아이들이 더 좋아했겠죠.^^
저 책 참 좋지요. 마음을 좀 내려놓게 하고 '나'를 사랑할 수 있게 하는 구절이
많더군요. '나'를 사랑하는 게 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 중 가장 첫번째 조건
인 것 같아요. ^^

꿈꾸는섬 2009-08-01 23:31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서재에서 보고는 바로 제게 꼭 필요한 책이라는걸 알았죠.^^
조금씩 조금씩 아껴가며 보고 있어요.
 




어느새 현수가 두돌이 되었어요. 양력 생일을 깜박한 엄마가 음력 생일엔 제대로 미역국도 끓여주고 떡집에 가서 수수팥떡을 맞추고 꿀떡과 인절미를 사왔죠. 얼른 케잌에 불 켜고 노래 부르자고 하도 성화를 해서 격식 갖춰 상을 보진 못했네요. 아직 아기라 아무것도 모른다고만 생각했는데 노래 부를땐 박수치고 노래 끝나니 일어나서 촛불도 크고 아빠랑 제법 칼질도 했어요. 게다가 사진 찍을때 늘 하는 V 어설프지만 예쁘고 사랑스럽죠. 

건강하게 잘 자라주니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구나. 사랑한다, 현수야. 그리고 현준이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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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巖 2009-07-31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수 두돌 축하해요. 건강하게 잘자라주기를 빌게요.

꿈꾸는섬 2009-07-31 23:1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수암님도 건강하세요.

마노아 2009-08-01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스런 현수가 두 돌이군요! 아유, 이렇게 작은 아이도 제가 주인공이란 걸 아는 걸까요? 귀엽고 예뻐요! 현수야 두 번째 생일을 축하해~

꿈꾸는섬 2009-08-01 23:32   좋아요 0 | URL
^^ 자기가 주인공이란걸 알고 있더라구요. 박수치며 노래하고 노래 끝나니 촛불도 끄더라구요. 너무 사랑스러워요.ㅎㅎ

프레이야 2009-08-01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수, 축하해요~~
건강하고 예쁘게 잘 자라렴~

꿈꾸는섬 2009-08-01 23:3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진아 2009-08-03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 보기 좋아요~ 축하해요~ 건강하고 영민하게 자라길~^^
 
외딴방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199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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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딴방>을 읽었던 몇년전은 기억조차나질 않는다. 다만 신경숙이라는 작가를 좋아하게 되었던 작품이었고 작가의 진솔함이 좋았던걸로 기억하고 있었다. 물론 그때의 기억 속에 아련하게 떠오르는 저릿저릿했던 그 무엇이 있었던 것도 기억한다. 

  며칠전부터 <외딴방>이 내 손에 들려 있었다. 읽으면서, 맞아. 그랬지. 한다. 

  가슴이 아렸다. 열여섯의 소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가슴이 쓰리고 아팠지만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 누구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을 것이기에, 그게 또다른 나의 모습일지도 모르기에. 하지만 나의 열여섯과 그녀의 열여섯이 온전히 똑같지 않은 건, 사실이고 부끄럽다. 

  내게도 남들에게 쉽게 얘기하지 않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그런 것이 있다. 내가 대학에 입학한게 1999년, 내 나이 스물여섯이었다. 나를 늘 신기하게 생각해온 한 선배조차 '알 수 없는 놈'이라는 말로 일축해버렸다. 그들과의 대화속에 늘 끼지 못했던 건 그들의 학창시절 이야기. 물론 내게도 학창시절은 있었다. 어려운 가정환경속에 대학진학은 일찌감치 포기한 상태였다. 그래서 결정한게 상고를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상고에 진학해서 이런저런 자격증을 따면 취업이 잘 된다는 누군가의 얘기가 작용했을거다. 하지만 난 고등학교에서 늘 걷돌았다. 국영수는 잘해도 주산, 타자는 늘 서툴렀고, 틈틈이 짬나는대로 소설책에 빠져들었다. 그런 나를 늘 이해하지 못하겠다는듯 생각한 단짝 친구는 고3 여름이 끝나가기전에 증권회사에 취업을 했었다. 나는 여기저기 면접은 보았지만 늘 떨어지고 졸업식이 끝날때가지 취업을 하지 못했었다. 그때의 그 부끄러움은 말로 할 수 없었다. 겨우겨우 일자리를 구해도 몇달을 견뎌내지 못하는 나는 직장생활에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랬을까? 그 시절 친구들이며 함께 직장을 다녔던 누군가와 연락도 하지 않으며 지낸다. 나는 한번도 제대로된 나의 소개를 하지 않고 살아왔다. 

  별볼일없이 지내며 책을 파고 들던 나에게 <외딴방>은 글쓰기에 대한 꿈을 일깨워줬었다. 그때의 나는 아무것도 아닌 나였으므로 책 속의 모든 것들이 내게 하는 얘기라고 생각했을거다. 예술을 하는 사람은 나같은 사람이 아니라고 다르게 태어난 사람일거라고 얘기하던 외사촌의 생각과 달리 나의 꿈을 쫓아가며 열심히 노력하면 나의 꿈이 이루어질거라고 얘기하는 작가의 얘기는 아직도 내게 남아 있었던 듯 나는 아직도 꿈을 꾼다. 아직까지 제대로 된 글을 써보지도 못한 내가. 

   
 

  내가 문학을 하려고 했던 건 문학이 뭔가를 변화시켜주리라고 생각해서가 아니었어. 그냥 좋았어. 문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현실에선 불가능한 것, 금지된 것들을 꿈꿀 수가 있었지. 대체 그 꿈은 어디에서 흘러온 것일까. 나는 내가 사회의 일원이라고 생각해. 문학으로 인해 내가 꿈을 꿀 수 있다면 사회도 꿈을 꿀 수 있는 거 아니야? 

 
   

 

 

 

수도꼭지 하나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집에 세를 들어 살아가며 옆집의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문을 열고 밖을 나서던 사춘기 수줍은 소녀가 지금은 아이 둘을 낳은 엄마가 되었는데도 그 꿈은 아직 바뀌지 않고 있다. 언젠가 그녀가 말했던대로 나의 꿈을 이룰 날이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그때도 그랬겠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아도 나에게도 문학이란 그런 것이었다. 꿈꿀 수 있는 것, 그냥 좋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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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30 0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7-30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고시절에 내 감성을 콕콕 찔러대던 신경숙의 감수성..

좀 더 나이들어선 그 감상이 싫어서 결별했습니다만..

꿈꾸는섬 2009-07-31 10:21   좋아요 0 | URL
신경숙 소설의 우울함이 싫다는 사람들 많이 봤어요. 그래도 전 여전히 좋더라구요.^^